와 ㅅㅂ 대회내일까지였네 ㅋㅋㅋㅋ

1 https://arca.live/b/yandere/10054105




그 때의 짤막한 해프닝 이후로 진아의 기분은 어딘가 언짢아 보였다. 겉보기엔 다를 바 없었지만 예전에는 그저 웃고 넘어갈 일에 대해서 틱틱 댄다던지,쓸데없는 잔심부름을 더 시킨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미 사랑에 빠진 불나방에게 그 정도쯤은 사소한 일이다.


더불어서 진아는 나와 자주 이야기하면서 나에 대한 경계심을 풀었는지 무방비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몸을 움직이면서 슬쩍슬쩍 가슴골이 보인다던가 기지개를 피면서 몸매가 강조된다던가.....솔직히 눈 둘곳이 없어서 곤란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진아가 그런 행동을 하기 전 버릇인지는 모르겠지만 슬쩍 나를 쳐다본다는 것이다. 진아는 모르겠지만 눈썰미가 꽤 좋다고 자부하는 나로서는 그걸 눈치채고 그러한 행동을 보일 때마다 슬며시 눈을 돌렸다.









"오늘도 실패니?"


"일부로 저러는 거 아니에요? 한 번도 반응을 안하네. 그렇게 내가 매력이 없나...."


"에이,눈을 돌렸잖니. 그냥 부끄러워하는 것 뿐이야. 그냥 아예 시원하게 톡 까놓고 이야기하지 그러니?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아뇨,아직 때가 아니라 생각해요. '시험'에 완벽히 떨어진 것도 아니고 하니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의미없을 것 같긴 하지만...."



"흐응,그렇구나. 우리 진아 아가씨도 꽤나 유해졌네? 여타같았으면 벌써 혼자 책이나 읽어야겠다 할 줄 알았는데."


"조,조용히 하세요! 아직 쳐내기에는 빠르다고 생각한 것 뿐이라구요!"


"예이예이. 그런데 아마 저 아이는 변하지 않을걸? 네가 어떤 수를 쓰든. 후훗,내 남편 젊었을 적 보는 것 같다니까."


"아,그러고보니......아주머니 결혼하셨었죠?"


"얘! 내가 남편을 데려온 게 몇 번인데 아직도 그런 소리를 하고 그러니? 아줌마 섭섭해."


"아뇨. 너무 사이가 좋아보이시길래....보통 부부 사이는 그렇게 원만하지 않다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아주머니네는 뭐랄까...."


"서로가 서로의 전부같다고?"


"네,맞아요! 딱 그 표현!"



"그래. 그게 이상적인 부부의 관계야. 나랑 그이도 처음에는 그렇게 쉽게 만났던 건 아니었지만 내가 계속 대쉬했지. 그리고 성공했고"


"대쉬요?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어떤 방법을 썼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아직은 이르지. 내게 질문을 구하는 건 명확하게 마음을 정하고서 할 것! 지금 스스로도 갈피를 못 잡겠지?"


".....네."


"게다가 나와는 다르게 너는 특히 더 결혼이니 연애니 이런 한 글자 한 글자에 신경써야 하는 위치고. 나도 낮은 위치에 있던 건 아니지만 여의사랑 재벌 3세랑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잖니. 

재현 학생은 스스로 자기가 어떤 사람과 이야기하는지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지만. 아니,그것도 어쩌면 배려인가?"



"......잘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그냥 다른 남자랑 똑같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이렇게 계속 만나고 다른 남자들이랑은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되니까....후,아주머니 말대로 아직 혼란스러운 것 같네요. 이야기는 나중에 들을게요."


"바로 그거야. 내가 쓴 방법이면 아마 어떤 남자든,특히 재현 학생과 같이 순진한 경우에는 특히 더 잘 넘어올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여자쪽에서 마음을 안 정하면 이도저도 아닌게 되버리거든. 

그러니까 며칠 더 시간을 갖고 재현이랑 너와의 관계를 어떻게 하고 싶은지 잘 정할 것!"



"반대는....안하시는 건가요?"


"어머,내가 왜? 나도 병원 원장의 위치에서 일개 직장인이랑 결혼한 사람이야. 아무 이야기가 없는 한 나는 너를 기업의 뜻에 맞게 가도록 안내하겠지만 진아 네가 스스로 마음을 잡았다면 아주머니는 그걸 최대한 응원할 거란다. 한 번 사는 인생,스스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니?"


".....그렇네요. 고마워요,아주머니. 덕분에 조금 할 일이 명확해진 느낌이에요. 하지만 일단은....조금만 더 기다려봐야겠어요. 제가 가진 이 감정이 뭔지,어디서 비롯된 건지 전부 밝혀낸 다음에...."



"그래. 그럼 나는 슬스 퇴근해도 괜찮지? 오늘 결혼기념일이거든."


"아,그럼 빨리 가보셔야죠! 오래 붙잡고 있어서 죄송해요."


"아냐,됐어됐어. 진아가 이렇게 속마음을 탁 터놓고 이야기했다는 걸 봤다는 점에서만으로도 난 만족이야. 그럼 난 간다? 혹시 무슨 일 있으면 벨 눌러. 병원에는 아직 간호사분들 많이 계시니까."


"네. 들어가보세요. 얀붕 아저씨한테도 제 안부 전해주시고요."


"그래 그럼 나는 이만-"





간호사는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등 뒤로 소녀가 꾸벅,하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즐거운 퇴근길, 그녀의 가방에 매달린 얀순♥얀붕이라 써진 하트 모양 액세서리가 이리저리 휘날린다.


그건 또 다른 그들만의 이야기-












오늘 걍 2편 써야겠네 엌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