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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죄인 고개를 들라 "


 이곳은 대도시 데카르트의 대법원 입니다.

 대법관 앞에는, 앳돼 보이는 소년이 서 있습니다.

 소년의 발에는 족쇄가 걸려있고, 손은 수갑으로 채워 져 있었습니다.

 나이로 치면 15살 정도 일까요. 소년은 눈을 부릅뜨며 대법관을 노려 봅니다. 


 " 최후의 변론을 시작 하라. "


 소년은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말할 수 없는 것이 옳겠군요.


" 읍... 읍...! "


 소년의 입에는 재갈이 물려 져 있었습니다.

 너무나 기이한 상황이지마는, 이를 문제로 삼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짝 짝 짝 짝


 마치 그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관중석에서 박수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의 근원지는 금발의 머릿결을 가진 소녀였습니다.

 사파이어를 박아 넣어 놓은 듯 한 그녀의 푸른 눈동자가 욕망에 일렁입니다. 

 그녀의 박수 소리를 시작으로, 점점 박수 갈채가 더해져 갑니다. 


 " 역겨운 쓰레기 "


 " 빈민굴의 더러운 쥐새끼 "


 관중들을 그를 향해 욕설을 퍼 붓습니다. 마치 그녀에게 잘 보이려는 것처럼 너도 나도 그를 질타하기 시작 합니다.

 대법관은 법원에서의 불경함을 제지 하기 위해 손을 슬며시 들지마는, 이내 손을 다시 거둡니다.

 그녀가 대법관을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법관이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이야기 합니다. 


 " 제1심이 당시 XX에 해당하는 피고인에 대하여 살인죄 및 사체유기죄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제60조 제1항 단서에 대한 특칙에 해당하는... "


 소년의 시야가 흐려집니다. 눈물이 그의 볼을 타고 흘러 내립니다. 두려움에 몸을 떠는 것 일까요, 분함을 이기지 못해 몸을 떠는 것 일까요.

 생기가 넘치던 소년의 두 눈에는 어둠이 드리워집니다. 

 더 이상 대법관의 말은 소년에게 들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 ... 이상 죄인에게 노예형을 선고한다. " 


 땅! 땅! 땅!


 눈을 질끈 감은 대법관은 한동안 눈을 감은 채 자리에서 꿈쩍 하지 않았습니다. 

 대법관의 공명정대 했던 망치는 한 사람에 의해 색을 바랬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소년은 15살이 되던 해에 살인자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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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만간 너를 데리러 갈게. 그때까지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렴♡ " 


 " -! "


 소년은 눈을 떴습니다. 바닥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을 정도로 악몽에 시달린 모양입니다. 


 ' 씨발... '


 소년은 아침인지 밤인지 모를 이곳에 온지 한달이 흘렀습니다.

 축축하고 쌀쌀한 이곳은 지하의 노예 수용소 입니다.


 " 다들 빨리 빨리 움직여! "


 경비원이 노예들의 나태함을 다그치듯이 철장을 두드립니다. 

 경비원들이 철장 사이로 화장품을 넣어줍니다. 물론, 여성들 만의 특권입니다.


 " 허억... 허억... 내가 여자로 태어 났어야 됬는데! "


 " 형님... 그럼 이번에 오는 노예상한테 어필을 하세요... 성접대 쪽으로... "


 " 말이 그렇다는 거지 임마! "


 남성 노예들은 체력단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 허억... 이봐 동생.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네. "


 " 후... 오늘 낙찰이 된다면 말이죠. "


 " 오늘 드디어 네놈의 귀여운 낮짝을 보게 되는구나! "


 " 형님... 오해 할 만한 발언은 삼가 해 주세요 "


 소년은 중후한 목소리를 가진 옆방의 룸메이트와 같이 이야기를 하며 단련을 하고 있습니다. 

 얼만큼 시간이 흘렀을까요. 경비원들은 노예들에게 족쇄와 수갑을 채우고, 쇠창살의 문을 열어 노예들을 한곳에 불러 모읍니다.


 " 모두 주목! "


 쩌렁쩌렁한 경비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소년은 이때다 싶어, 여태껏 목소리로만 듣던 지하실의 룸메이트들을 둘러보았습니다.

 두려움에 귀가 축 처진 수인들, 

 눈물을 훔치는 관능적인 육체를 가진 엘프,

 뿔이 달린 아인들.

 이렇게나 많은 인원들과, 다양한 종들이 노예로 왔다는 것이 소년은 마냥 신기한 모양입니다. 


" 전원 전체 탈의! "


 소년은 눈이 휘둥그레 해 집니다.

 순간 소년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와 정반대로 익숙 한 듯, 재빠르게 탈의하는 노예들.

 자신의 육체가 무기라도 되는 듯이 자랑스럽게 드러냅니다. 


 " 지휘관님! 남자들은 하의라도 입게 해 주십쇼! "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소년.

 소년은 한눈에 그가 옆방의 "형님" 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벌떡 일어난 사내는 당당하게 하의를 벗어 제끼고는, 자신의 근거를 몸으로 설명 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병사는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정적.


 " ...좋다. 남성들은 상체만 탈의 하도록. "


 일순간, 여성들은 남성들을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봤지마는,

 남성들은 사내에게 엄지를 치켜 세우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 형님... 진심으로 존경 합니다. "


 " 그래... 어차피 안 볼 사이들이다... "


 사내는 자신을 "형님"으로 부르며 속삭이는 사내를 보자마자 깨달았습니다. 옆 방의 "아우" 인 것을.


 " 어이 거기 둘! 밍기적 거리지 말고 빨리 탈의 해! "


 " 저... 혹시... 상체도 입고 있으면 안됩니까? "


 " 너희들이 내세울 것은 육체 하나 뿐이다. 그것 만큼은 허락 할 수 없다! 한 달 동안 팔리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겠지! "


 입술을 비죽 내밀며 투덜거리던 소년은 상의를 탈의하자, 모두의 이목이 집중 되었습니다. 

 아직 앳돼 보이는 얼굴 아래로, 수많은 흉터들과 야생마 같은 근육의 탄력이 모두를 놀라게 한 것이지요. 

 주위 남성들은 소년이 어떤 삶을 살아 왔는지 짐작 할 수 있었습니다.

 지옥과 같은 빈민굴의 삶.

 하루하루가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이였으며, 살아남기 위해 소년은 싸웠습니다. 

 물리기 전에 물고,

 죽기 전에 죽인다.

 빈민굴에서 살아남은 소년은 농담으로라도 유약하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 자! 자! 준비됐으면 모두 이동! "


 149번 이라는 문자가 적힌 팻말 옆에 소년은 서 있습니다. 

 이윽고, 지휘관이 뒷짐을 지고 노예들 앞을 거닐며 이야기 합니다. 


 " 다들 잘 들어라. 너희들은 단상에 서 있을 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그리고 시선은 전방을 주시해라! "


 뒤를 돌아 왔던 길을 다시 거닐며 이야기 합니다.


 " 만약, 상대가 원하는 것을 요구 할 때에는 주저없이 실행 하도록 해라. "


 소년은 내심 초조한가 봅니다.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 누가 내 주인이 될 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탈출 해 주마. '


 소년은 그런 단순한 생각을 하며 불안감을 떨쳐 보았습니다. 

 이윽고, 지하 암매장의 문이 열립니다.

 문이 열리자 노예상으로 보이는 여성과 남성들이 줄줄이 들어 오는군요. 

 개인의 사노예를 구입하기 위해 들어온 귀족들도 적지 않습니다.


 " 살아 생전 순종 엘프를 보는 날이 올 줄이야! "


 " 흐응... 이 남자는 나이가 너무 들었네... " 


 각자 그들만의 품평회를 열고 있습니다. 

 노예들의 상태를 확인 해 보겠다며, 몸을 더듬는 파렴치한 짓도 서슴치 않습니다.

 노예들은 수치심을 꾹 참으며 정면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소년의 눈에는 그저 탐욕에 절인 돼지들을 보는 느낌입니다.

 그 순간.


 " 내가 왔다 냥~ "


 왜소한 체구를 가진 그녀가 등장합니다.

 짧은 단발의 은빛 머릿결을 휘날리는 그녀.

 그녀의 머리 위에는, 쫑긋 세운 귀가 있습니다.

 데카르트 암매장의 주인 "그렉"입니다.

 아주 잠깐이지만 노예들은 물론이며, 귀족부터 노예상까지 정적에 휩싸이는군요.

 쿵-! 하며 쓰러진 육중한 문의 경첩은 그녀의 힘을 받아 들이지 못해 떨어져 나갑니다.

 가녀린 체구에서 나올 수 없는 무자비한 괴력입니다.

 인상적인 그녀의 등장입니다. 


 " 오늘의 「노예기사」는 누가 올라왔냥? "


 그르릉 소리를 내며 새빨간 안광을 번뜩이는 그녀는 자신의 노예를 찾고 있습니다.

 단상에 오른 거대한 기골을 가진 노예들도 그녀를 두려워 하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마치 최대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군요.


 " 13번의 남성! 제법 근육이 다부지다 냥! 손을 볼 수 있겠냥? "


 13번이라고 칭해지는 노예는 인간 남성입니다. 국경을 넘다 연행된 망국의 기사지요. 

 덜덜 떨며 손을 그렉에게 향해 보입니다.


 " 흐응~ 일단 보류다 냥!"


 흥미를 잃은 듯, 그녀는 이곳 저곳을 누비며 자신의 노예를 물색 합니다.

 1번부터 100번까지의 노예들을 봤지만,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 입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다음 그룹의 노예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순간.

 그녀의 안광이 가장 밝게 빛나며, 눈동자가 세로로 길게 수축 합니다.


 ' 특상 이구냐! '


 꼿꼿하게 세워진 꼬리 끝을 살랑거리며 소년에게 다가갑니다.

 

 " 이봐 거기 너. 전신에 힘을 꽉 쥐어 보거라. 다리를 만져 봐야 겠구나. "


 " 저런, 이런 흉터가... 내가 보듬어 줄게... "


 " 어머, 엉덩이 근육이 다부지네...♡ 너... 내 사노예 할래? " 


 그 시각 소년은 무척 난감 한 상황에 직면 해 있습니다. 

 소년을 둘러싼 여럿의 여성들이 소년을 괴롭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돈 많은 아줌마들이 젊은 청년을 유혹하는... 


 ' 이... 이 아줌마 어디에 손을 넣는.... ' 


 울긋불긋 해진 소년은 손을 뿌리치려던 찰나였습니다. 


 " 응긋... 흐윽! "


 방금 내뱉은 신음이 자신의 것인지 뒤늦게 깨달은 소년은 깜짝놀라 입을 틀어 막았습니다. 

 소년의 몸을 더듬던 여인들은 힘이 잔뜩 들어간 소년의 근육이 순간 풀린 느낌을 받았습니다. 


 " 찾았다...♡ "


 소년의 목 부근에서 섬세하게 정찰하던 여인의 손이 소년의 민감한 부위를 찾아낸 것입니다. 

 바로 앞에서 흐트러진 신음을 들은 여인들은 즉석에서 경매를 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귀족들의 요구로 헐레벌떡 달려오는 경매사.

 

 " 10금화 " 


 " 20금화 "


 " ...50금화 "


 여인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그렇게 150금화에서 끝나는가 싶었지만.

 두 귀족의 노예 공유를 조건으로, 200금화에서 최고점이 찍히고 맙니다.


 " 200금화 이상이 없으시면 ... "


  경매사가 망치를 내리기 바로 직전 이었습니다. 


 " 300 있다냥~ "


 여인들은 두 눈과 귀를 의심했습니다.

 금액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렉이 입찰을 시도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 그, 그렉경... 오랜만입니다. "


 " 냐~ 레이디 엘폰하츠! 오랜만 이구냥~ " 


 " 그렉경은 이 사내가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


 " 냥~ "


 그렉은 안광을 번뜩이며 그렇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 여기 모인 레이디들은 소년이 꽤나 마음에 든 모양이냥? "


 여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렉은 무언의 긍정이라고 받아 들인 것 같군요.


 " 냐~ 그럼 냐와 거래를 하지 않겠냥? "


 하며, 그렉이 소년을 지긋이 바라봅니다. 


 " 냐가 이 사내를 책임지고 마성의 남자로 만들어 주겠다 냥 ♪ "


 " 하...하지만 그렉경... 당신은 「노예기사」 ... "


 " 그것은 개인의 역량에 따라 결과가 다를 뿐이다 냐~ "


 " 그렇다 해도 「노예기사」는 너무 위험합니다! " 


 " 그렇다면 마계서를 작성해도 좋다 냐! "


  소년은 당최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것 같군요.

  확실한것은, 소년은 전례 없을 정도로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 상처가 나면 회복을 시켜주겠다 냐! 병이 들면 간병인을 붙여 주겠다 냐! "


 그렉의 눈동자가 점점 붉어집니다.


 " 세상 모든 쾌락을 이 사내가 선사 할 수 있게 만들어 주겠다 냐! "


 그렉의 눈동자에 핏대가 세워졌습니다.


 " 만약...이 조건을 거부 하겠다면... 막대한 자금으로 사내를 사들여 「노예기사」 소속의 기사로 쓸 것이다 냐! "


 여인들은 그녀의 광기에 사로잡혀 고개를 끄덕 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렉은 방긋 웃으며 원래대로의 그녀로 돌아왔습니다.


 " 냐~ 경매사! 들었냥? "


 " 네...넵! "


 " 입찰을 취소하고 재경매로 시작하라 냥! "


 " 네....네?..."


 " 1골드 "


 경매사는 이 횡포를 받아들이는 것 같군요.


 " 1...1골드 상회입찰....없습니까... "


 정적이 흘렀습니다.


 " 낙찰...되었습니다. "


땅!

땅!

땅!


 " 소년의 경매는 때가 되면 알려 주겠다 냥! "


 그렇게 소년은 1골드로 그렉에게 팔려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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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욱한 피 비린내가 가득 채운 경매장에 금발의 팔짱을 낀 소녀가 서 있었습니다.

 그녀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은 허리까지 내려 와 있었고, 늘씬하고 탄탄한 몸매를 가진 아름다운 소녀였습니다. 

 매혹적인 사파이어 빛깔의 푸른 눈동자를 이리 저리 굴려봅니다. 

 마치 누구를 찾고 있는 듯 하군요.


 ' 안보여... '


 몹시 기분이 언짢은 듯 한 그녀는 버럭 화를 내며 경매사를 부릅니다.


 " 설마 이 나보다 먼저 온 사람이 있나? "


 " 그...그럴리가... 당치도 않습니다... 전언대로 경매 전에 올 수 있는 사람은 아가씨 뿐 입니다... "


 " 다시 묻겠다. 검은 흑발의 소년. 있는가? "


 " 어...없습니다... " 


 이곳은 사형 직전의 죄수들만이 수용되는 곳 입니다.

 이곳이 존재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장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전장에 투입이 되는 「노예기사」를 선별하거나,

 지하 콜로세움에서 살육전을 펼칠 「노예기사」를 선별하거나, 

 마녀에게서 받은 약물을 실험 할 「노예기사」를 선별하는 데에 쓰입니다. 

 살인, 강도, 강간, 마약 등등 중범죄의 흉악한 범죄자들만이 들어 올 수 있죠.

 이럴 리 없을텐데... 하며 골똘히 생각 합니다. 


 " 집사! "


 " 예 아가씨. "


 " 대법관을 당장 내 앞에 데려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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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게 봐주라...


 냥냥체 쓰다가 현타와서 담배 ㅈㄴ피구 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