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채널도 있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랜만에 동네 친구들이랑 모여서 술 먹다가 생각나서 적는 썰인데 별로 재미있지는 않을거야

지금 생각해보니 얀데레 같기도 하고..


아마 초등학교 졸업식 앞두고 있었던 일 같음

기억하기론 졸업식 이틀 전? 삼일 전? 그랬던걸로 기억함

원래 축구를 되게 좋아해서 그 날도 학교 마치고 친구들이랑 운동장에서 축구 하려고 했던 날임

근데 반에서 그렇게 친하지 않은 여자애가 나를 따로 부르더니 오늘 학교 끝나고 시간이 있냐고 물어보더라고?

일단 여기서 나오는 친하지 않은 여자애를 A라고 부르겠음

그래서 무슨 일 때문에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하더라

알겠다하고 방과후에 걔한테 가니까 한 5분 있다가 학교 건물 뒤쪽으로 와달라고 하더라

5분 기다렸다가 학교 건물 뒷쪽으로 가니까 A말고 같은 반 여자애인 B도 있더라

내가 약간 '이게 뭐지?' 라는 듯한 얼굴로 걔들을 쳐다보고 있으니까 A가 B의 등을 슬쩍 밀어주는게 보이더라

B가 엄청 쭈볏쭈볏하면서 나한테 편지를 건네줬는데 누가 봐도 '러브레터' 그런 종류인거 같았음

정말 어디 게임에서나 보던 하얀색 편지 봉투에 하트 스티커를 붙여놓은 그런거 ㅇㅇ...

B가 당장 읽어주면 고맙겠다고 지금 여기서 읽어달라고 하길래 편지를 뜯어서 봤지

예상하던 바랑 똑같이 그냥 고백 편지였어 근데 난 걔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친하지도 않아서 그냥 거절했지

편지를 준 B도 예상했는지 울긴 우는데 약간 수긍하는? 그런 얼굴이였음

난 정말 미안하다고 그래도 나중에 중학교가서 볼 수 있으면 보자 그런 식으로 얘기를 했었던 것 같음

B는 편지는 나보고 가지고 있으면 정말 기쁠 것 같다고 말해서 편지는 그대로 들고와서 책상 서랍 안에 놔뒀지

한 시간정도 축구를 하고 짐 챙겨서 집에 갈려고 교실에 다시 올라갔고, 가방이랑 신발 주머니를 챙겨서 나오려는데

그 편지가 다시 생각나더라고?

걔 입장에선 되게 공들여서 썼던 거 같고 그걸 이렇게 두고 가는건 예의가 아닌거 같아서 편지를 집으려고 책상 서랍을 뒤지는데

편지가 안보여........

순간 되게 멍해졌지 아까 내가 겪은 일이 그냥 내 망상이였나? 이런 생각도 하고 내가 이미 가방에 넣은 줄 알고 가방도 뒤졌는데

아무곳에도 안보이더라고

포기하고 집에 가려고 교실 뒷문으로 향하는데 쓰레기통이 눈에 보이는거야

아니나다를까 받은 편지가 무슨 빨간색 펜으로 범벅되어있고 커터칼로 마구 뜯어낸거처럼 걸레짝이 된거야

그거보고 ㅈㄴ 소름끼쳐서 소리지르면서 달려나왔어

운동장에 친구들도 있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그것도 모르겠고 바로 집으로 달려갔어

다음 날 등교해서 그 애한테 물어볼려고 하는데 학교에 안나왔고 졸업식까지 계속 안나왔어

선생님 말로는 감기에 걸려서 못나온다고 했었어

근데 좀 찝찝한건 A가 나를 쳐다볼때 뭔가 안다는 듯한 얼굴로 보고있었던거...


결국 그 편지를 누가 그렇게 걸레짝으로 만들어 놓은건진 모르겠지만 만약 B가 그렇게 한거라면

왜 나한테 굳이 편지를 가져가라고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