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죽음에 갇혀 사는 소녀를 만났음

죽기 직전의 소녀를 동결건조하고

뇌를 시간가속장치에 연결해

가상세계에서 사는 친구였지


17살은 됐을까 싶은 앳된 친구와

캡슐 같은 제 방에서 빠져나와 우주를 함께 날았어

버둥거리며 신기했는데 소녀는 놀랍도록 표정이 없었지


끝없이 펼쳐진 우주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 무엇인지 아느냐

그보다 더 지독한 건

이 영원한 찰나에서 가끔씩 말을 걸어 오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들과 나누는 대화는 몇 마디 뿐인데도

나는 친구들에게 대꾸하려면 몇 달이 걸린다고...

근데도 그게 너무 기다려지고

내가 그 대화를 끝내지 못하고 죽을까봐 너무 무섭다고

그러고 내가 '그렇구나' 하려는데 우주밖으로 빨려나가면서 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