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소설은
이젠 철이 지났지만, 6챕 막혔던 늒네가 왠지 기분이 미쳐서 걸캎세계관을 기준으로 써낸 창작글이야.
따라서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고 

원작붕괴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까 싫다면 뒤로가기 눌러도 돼!(그래도 대놓고 붕괴를 노리진 않으니까 봐주면 기뻐!)

덧붙여 실제 사건, 인물, 배경과는 일체 관련이 없어!


늒네의 말 : 전작 설정도 아낌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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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진정됐어?”


“…….”



내가 다시 돌아오고 나서도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코코는 겨우 울음을 멈췄다. 사실 그칠 기색이 없어서 지금은 안아주고 있는 중이다. 내가 코코의 오빠였다고 하니 이 정도는 남매의 스킨십으로 넘어가도 상관없겠지. 의외로 꽤 태연히 받아들이는 나 자신에게 나는 조금 감탄하고 있기도 했다. 솔직히 마냥 무덤덤한 건 아니다. 다만 최근에 일어났던 일들이 그 이상을 넘어서는 범주의 일들이 대부분이라서 감각이 둔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슬슬 떨어지는게? 누군가에게 들키거나 하면 곤란한데.”



안그래도 여성비율이 높은 우리 부대다. 이런 장면을 누군가가 본다면 쓸데없는 소문이 늘어날 확률이 지금까지의 경험상으로 비춰봤을 때 매우 높다.



“…….”


“땡큐.”



코코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주었고 나는 코코에게서 떨어져 맞은편으로 이동했다. 그 직후, 정말로 밖에서 누군가가 찾아왔다. 



“아가씨~ 보고할 사항이… 아. 아직 얘기중이었어?”


“어, 7호잖아. 급한 거야?”


“아, 점장님. 괜찮습니다. 나중에 다시 오도록 하겠습니다.”


“미안~.”


“다음에 커피 한 잔이나 내주세요, 그럼.”



지금의 코코가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으므로 나는 좀 더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나저나 간발의 차였군…. 왠일로 운명의 신이 나의 손을 들어줬어. 떠나는 7호의 뒷모습을 보며 등골에서 식은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던 건 비밀이다.



“어라?”



어느샌가 코코는 자리에 없었다. 안쪽에서 들리는 물소리로 보면 씻으러간 것 같다. 랄까, 여기 간부실은 개인세면실도 갖춰져 있는건가. 코코의 취향인가?



조금 시간을 보내자 한층 말끔해진 모습으로 코코가 나타나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절대로 들키지마…….”


“뭐를?”


“네가 프로젝트에 대해서 안다는 거 말이야.”


“어, 역시 위험? 제거되기라도 한다던지, 하핫.”


“…….”


“어… 진짜?”



내 딴엔 농담식으로 한 말이었지만 코코의 반응을 보고는 핏기가 가셨다. 역시 신은 나를 버렸군……. 아니, 잘 생각해, 나. 그래도 아직 코코는 내 편이잖아? 코코하고만 얘기를 한 건 잘 한거야! 그렇게 정신승리를 거두고 있는 내게 코코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까, 나랑 동명의 협력자는 대체 무슨 얘기였어? 이제 서로 숨길 건 없지?”


“아, 그거 말이군.”


“설마 지어낸 얘기라거나 했다간 용서하지 않아.”


“설마… 그렇게까지 악취미는 없어. 레이카한테서 들은 얘기야.”


“레이카라니.”


“음, 그게 말이지.”



나는 도저히 적당히 숨긴 채 설명할 자신이 없어서 레이카와 했던 얘기를 코코에게 전했다. 솔직히 권력자인 코코가 알고 있어주면 이쪽으로서도 움직이기 쉽기도 하고. 참고로 코코의 반응은 이랬다.



“뭐야, 그게… 이제 상상할 수 있는 범주를 초월했잖아. 넌 대체 무슨 악귀의 화신이라도 돼? 테러블도 적당이 있어야지!”


“내 말이 그렇긴 한데… 오빠라는 사람에 대해서 평가가 너무 박복한 거 아니냐?”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그리고 숨기랬지!”


“아, 예… 명심하겠습니다, 아가씨.”



비아냥이냐고? 아니다. 나도 쥐도 모르새 제거당하는 건 싫으니까 최대한 공손을 담아 얘기한 거다. 고개도 숙였고.



“하아… 일단 알겠어. 매드 사이언티스트로 진로를 바꾼 초위험분자인 저쪽 세계의 내가 넘어왔을지도 모른다는 거지? 뭐야, 이거. 스스로 말하니까 너무 우울해.”


“그런데 왜 아르스와 협력하게 된 거지? 코코, 너는 R.o.S.E의 기술력만으로 성공한거잖아.”



잔소리도 있었으므로 나는 이번엔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코코는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가능성이란거지? 그 로코코는 아마… 실패했다고 생각해.”


“음, 실패인가.”


“아니, 나 때는 기술적으로는 완벽했어. 실패할 요소가 없었으니까 진행한거야. 하지만 아르스는 리아나를 모르는 눈치였으니까. 그녀의 성격이라면 레이카의 존재를 알게될 경우 분명히 간섭해올텐데 리이나를 아예 모른다는 건 이상해. 그러니 어디서 엇갈림이 있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실패했다?”


“응.”



별로 마땅한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기에 나는 다른 의문을 제시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애초에 어째서 그렇게 된거야? 그런 위험이 있었어?”



전부 뭉뚱그리다보니 당사자말고는 전혀 이해 못할 말이 되었지만 코코는 이해해준 듯 했다. 숨을 한번 삼킨 코코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리이나야.”



그 이름이 여기서 나오는건가. 나는 코코의 얘기를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리이나는 자신이 오빠의 약혼자라고 했어. 하지만 오빠는 기억하지 못했지. 그러자 리이나는 모든 게 배신자때문이라고 했어.”


“배신자라면… 아르스?”


“아니, 다른 인물이야. 아버지랑 친구였던 단탈리안이라는 과학자가 있었어. 그의 실수로 오빠는 모든 기억과 힘을 잃고 이 세계로 넘어왔고 우리 아버지가 그런 오빠를 거두게 된거야.”



그러고보니 아르스는 이 세계에서는 없었지. 그나저나 리이나가 배신자라고 부를 정도면… 단탈리안이라는 과학자도 예삿 사람은 아닐 거 같은데.



“어쨌든 그때 단탈리안은 우리 측에 있었기 때문에… 리이나는 우리 모두를 죽이고 오빠를 강탈하려 했어.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고 결국 우리는 오빠를 뺏기고 말았어.”



그 뒤에 이어진 코코의 이야기는 조금 불쾌한 내용이었다.



“뒤늦게 오빠를 찾고 리이나를 몰아세웠지만 도망쳤어. 하지만 이미 오빠의 심장과 뇌를 빼간 뒤였지. 그리고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어. 노파심에 말해두지만 오빠를 되살리려한 건 나뿐만이 아니니까!”


“아, 알겠으니까.”



코코가 살짝 홍조를 띈 얼굴로 외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기에 나쁜 기분은 싹 날아가 있었다. 나는 그런 코코에게 내심 고마움을 느끼면서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이 얘기… 지금 부대원들도 아는 사실이야?”


“전 08소대는 나랑 함께 있었으니까 그리고 지무카와 아이린은 처음부터 선별된 대원이야.”


“알았어, 충분해.”



이제야 모든 의문점이 풀려서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새로운 문제가 생기긴 했지만 역시 모르는 것보단 아는 게 성미에 맞는 것 같다. 어쨌든 잔소리대로 모두 알았다는 걸 들키면 안되겠지. 코코야 알아서 잘할테고 나는 일단 지금처럼대로 행동할까. 간만에 키리코에게 연락이나 해봐야겠군. 이야기를 마친 우리는 작별했고 카페로 돌아온 나는 기다려준 녀석들과 안부를 주고받은 후, 내일을 기약하며 지친 하루를 끝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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