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소설은
이젠 철이 지났지만, 6챕 막혔던 늒네가 왠지 기분이 미쳐서 걸캎세계관을 기준으로 써낸 창작글이야.
따라서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고 

원작붕괴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까 싫다면 뒤로가기 눌러도 돼!(그래도 대놓고 붕괴를 노리진 않으니까 봐주면 기뻐!)

덧붙여 실제 사건, 인물, 배경과는 일체 관련이 없어!


늒네의 말 : 복선도 나름 깔았고 쓰고 싶은 소재여서 쓰긴 했는데 제대로 안된 느낌 ㅋㅋ 이번은 그냥 쉬어가는 개그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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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작전의 피로도 생각해서 전원에게 휴가를 내려주었다. 본래라면 나 혼자 카페를 볼 예정이었지만 레이카와 주노가 나를 돕겠다고 자원했기에 받아들여서 카페를 보고 있었다. 덧붙여서 내부 인테리어 개장이란 명목으로 포장 판매만 하고 있는 중이다. 



“한가하네.”


“뭐, 인기 점원은 쉬는 날이고, 가게도 이런 모양이니까.”



개장이라고는 해도 가구를 교체할 뿐이지만 새로운 가구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가게 내부는 꽤 어수선한 상태였다. 솔직히 장사 자체를 쉬어도 되었겠지만 내가 사실 가만히 있기 좀 그래서 그냥 열기로 했다.



“점장이 생각하는 인기 점원은 누구길래?”


“평범하게 생각하면 소쇼우신? 정체를 들킨 거 같진 않은데 역시 아이돌이랄지 보통으로 손님을 끌어들이는 모양이야.”


“아이돌의 재능이란걸까, 역시 무서운 아이네. 그러고보니 어젠 그다지 못봤는데.”


“아, 여기에 오고나서 금방 매니저한테 끌려갔어.”


“아항.”



그때의 소쇼우신은 반쯤 울상을 짓고 있었지만 나는 그저 손을 흔드는 것 밖에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음, 미안.



“그러고보니 소쇼우신 때문에 카페에 소동도 한 번 일어났었었네. 주노는 없었으니까 모르겠지.”



그렇게 오래된 일은 아니었지만 역시 어제의 하루탓인지, 체감은 상당히 크게 느껴졌다. 주노도 흥미를 가진 듯 물어오고 있었다.



“소동? 무슨 일이었길래?”


“뭐라든, 소쇼우신이 만든 환상의 커피가 넷의 입소문을 타고 흘렀다는 모양이라던데. 소쇼우신도 없고, 커피도 없으니까 금방 잦아들었지만.”



그러고보니 그 넷의 소문이라는 것도 조금 수상쩍다는 모양이던데 애초에 어째서 그렇게까지 소동이 난 걸까. 신기한 사건이었다. 그렇게 감상을 떠올리고 있던 내게 주노가 가볍게 폭탄을 떨군다.



“그거 실제로 있는건데?”


“어?”


“소쇼우신이 만든 커피지? 정확히는 내가 만든 커피를 그 아이가 개량한 셈인데….”



주노가 뭐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잠깐만. 소쇼우신이 만든 환상의 커피란 게 실제로 있다고? 단순한 소문이 아니라?”


“어느 의미로 환상이라고 부를만한 커피라면 커피네.”


“미안, 설명을 부탁해.”


“이 누나, 조금 특이한 요리에 자신이 있거든. 그래서 커피랑 스포츠음료를 섞었는데.”


“잠깐만. 뭐랑 뭐를 섞었다고?”


“커피랑 스포츠음료.”



주노가 너무 태연하게 입에 담아서 순간 내가 잘못 들은 게 맞는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아니, 그보다 그건 특이한 정도가 아닌데? 요리가 특기야?



“마셔볼래?”



내 대답은 들은 척 만체 하고서 주노는 그 괴상한 레시피를 구현해내고 있었다. 아니,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거야?



“자, 이 누나의 특제 커피야.”


“커피색이 아닌데요, 이거.”


“괜찮아. 독극물 같은 건 아니니까. 마신다고 해도 죽거나 하지 않아.”


“흐음. 이런 건 처음 봅니다.”



어느새 나왔는지 레이카가 옆에서 주노가 만든 커피아닌 커피를 들여다보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 레이카도 조금 마셔볼래?”


“아, 그래도 괜찮을까요?”


“물론~.”



레이카가 아무런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아? 그보다 주노, 너는 뭘 그렇게 자연스럽게 권하는거야? 아니, 내가 이상한거야? 내가 당혹감에 빠진 사이 레이카는 재빠르게 그 커피를 한모금 들이키고 있었다. 나는 내심 긴장하면서 레이카의 반응을 지켜봤다.



“음. 나쁘지 않습니다.”


“거짓말…!”


“너무하네, 점장 군은. 한번도 거짓말이라고 한 적은 없어?”


“그렇네요. 저도 거짓말한 게 아닙니다.”



나는 눈 앞에 놓인 커피를 본다. 도무지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의 색은 아니다. 하지만 방금 레이카가 마시는 걸 직접 목격했다. 정말로? 마침내 결심이 선 나는 그 커피로 천천히 손을 가져갔다.



“…… 바보같은.”


“뭐, 공감은 합니다만.”



커피는 정말로 별 거 아닌, 평범한 맛이었다. 아니, 오히려 쓰기만 한 에스프레소에 비하면 낫다고 할 정도…. 어째서? 상식이 부숴지는 일은 최근 여럿 봐왔지만 이만큼의 충격은 없었던 것 같다.



“그치, 괜찮지? 소쇼우신이 거기에 어레인지를 가해서 나온 걸 아마도 그 환상의 커핀지 뭔지라고 부르는 거 같은데.”


“여기에 어레인지를 더했다고?”



이미 상식을 탈출한 레시피에 그 녀석은 대체 무슨 짓을 하는거야?



“뭐, 너무 파격적이어서 메뉴로 올리는 건 그만뒀지.”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거야. 소비자 항의가 들어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레벨이잖아.”



맛이 보통일지라도 미관성을 너무 해친다. 평가는 떨어질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카페 내에서의 에피소드로 그쳤다면 조금 이상한 게 있었다.



“그럼 소문은 대체 어째서 퍼진거야?”



당일 카페는 몰려든 손님으로 상당히 혼잡해서 일시적으로 기능이 마비될 정도였다. 소쇼우신의 커피만으로 벌어진 일이라기엔 너무 우연이지 않을까?



“글쎄. 조사해볼까?”


“아니.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됐어.”



주노가 입맛을 다시는 착각이 느껴질 정도로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하고 있었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어쨌건 이후로 별다른 일은 없었으니까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을거다. 지금은 더 중요한 문제도 많고.



“저기, 점장. 파우스트, 그 자는 정말로 죽었어?”



무심코 주노를 바라봤지만 어딘가 창밖을 바라본 채였다. 나는 씻은 잔에 커피를 새로 내리며 대답했다.



“그래.”


“그렇구나.”



나는 묵묵히 커피를 내리는 작업을 이어갔지만 레이카가 드물게 입을 열고 있었다.



“그 파우스트란 자는 어떤 사람이였습니까?”



레이카가 말할 거라고는 생각못했는지, 주노가 고개를 이쪽으로 돌리고 있었다. 물론 나도 생각치못한 일이였다.



“앗, 뜨!”


“괜찮아?”


“괜찮으세요?”


“아, 미안. 잠깐 한눈팔았어. 하던 얘기 마저해.”



얼얼한 손가락을 찬물에 적신 행주로 식히면서 나는 커피 작업을 마무리한 후 두 사람의 앞에 갖다주었다. 주노는 감사를 표하며 입을 열었다.



“레이카는 점장이랑 같이 있었지.”


“네. 그는 틀림없는 악인이었습니다만 처음부터 그랬는지 궁금합니다.”



그 말에 나는 레이카가 어째서 그런 의문을 가졌는지 깨달았다. 아마도 레이카가 진짜로 알고 싶은 쪽은 아르스일 거다. 내가 느낀 아르스에 대한 감상은 파우스트랑 비슷하다는 거였지만. 실제로 둘의 삶은 꽤 닮은 구석이 있는 거 같고… 그나저나 주노는 괜찮을까? 이코스만큼은 아니더라도 주노도 파우스트에 대해 좋은 인상은 없을텐데. 그런 걱정에 모습을 살피던 나랑 살짝 눈이 마주친 주노는 생긋 웃었다.



“거기까진 모르겠네. 다만 내게 있어서도 악연이 질긴 사람이니까. 그런 사람이 갑자기 죽었다고 들으니 약간 현실감이 없을 뿐이야.”


“아, 저… 너무 민감한 질문이었을까요?”


“응? 아, 괜찮아. 직장도 없어졌지만 누구씨덕분에 나름 개운해졌고 말이지.”



주노가 내 쪽으로 살짝 눈길을 향했지만 나는 모르는 체했다. 솔직히 조금 부끄럽고. 그보다 주노의 뭔가 꿍꿍이를 생각하는 듯한 그 표정을 보자 더 이상 있으면 안 될거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난 재고조사 하고 올게.”


“쳇.”



방금 혀찼지? 나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둘을 남기고 가게 안쪽으로 향했다. 등뒤로부터 주노가 캐서린의 이름을 언급하는 게 작게 들려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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