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소설은
이젠 철이 지났지만, 6챕 막혔던 늒네가 왠지 기분이 미쳐서 걸캎세계관을 기준으로 써낸 창작글이야.
따라서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고 

원작붕괴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까 싫다면 뒤로가기 눌러도 돼!(그래도 대놓고 붕괴를 노리진 않으니까 봐주면 기뻐!)

덧붙여 실제 사건, 인물, 배경과는 일체 관련이 없어!


늒네의 말 : 남은 스토리라인 짜는데... 전에 쓴 내용들이 생각이 안남....... 에이, 될 대로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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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평화로운 때가 흘러갔다. 솔직히 폭풍전야의 고요함같은 생각이 들어 마냥 편한 마음은 아니었다. 코코 역시 그 점은 나랑 마찬가지인 듯 했다. 최근엔 불면증에 시달리는 중이라고 나에게 화풀이를 하기 시작했다. 심정은 짐작이 가지만 그게 내 탓은 아니잖아. 물론 항의했다간 저 상태의 코코에게서 좋은 소리가 돌아올 리가 없으니 묵묵히 받아주었다. 하아, 그루니에나 만나러 갈까… 그만큼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조금은 그 놈의 성격 좀 어떻게 좀만 더 순해진다면 원이 없겠는데. 나한테 털어놓은 후로는 여동생티까지 더 내고 있는 것 같고 오빠는 억울한 생물이다……. 잡담은 이쯤하고.


우려하던 대로 되버렸잖아.


나름의 정보망을 통해서 확인한 결과, 동맹군은 현재 꽤 위태위태한 상태였다. 파우스트의 소재 불명과 더불어 구조연구소가 박살이 나서 미친 영향이다. 평소 구조연구소 측에 옹호하던 급진파와 그 반대파들이 대두하기 시작하면서 작은 내분까지 일어난 모양이었다. 그렇다보니 동맹군 측은 R.o.S.E에 신경쓸 여유는 없고 자신들 보금자리부터 수습하기 바쁜 상황인 반면 R.o.S.E는 여유롭게 정보 수집 중, 이란 것이 최종 견해다. 동맹군의 쓸데없는 간섭이 줄어든 것은 좋은데 약화한 건 전에도 말했듯이 인류로서는 그다지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솔직히 이 틈에 ‘은총의 4인’이라던지 ALPHA측이 작정하고 공세를 펼쳐온다면 인류의 존망은 단번에 낭떠러지로 몰릴 것이다. 그렇게 전전긍긍하고있던 나였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런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인류쪽엔 관심을 두지 않고 각지에 나타나기 시작한 BETA랑 견제하고 있다는 것 같다. 마치 거대한 삼파전이 되어버린 양상이었다. 그런 긴장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지새우고 있던 내게 하나의 소식이 날아들었다.



[저번의 그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만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진짜?



언젠가 만나게 될 거라고는 생각했었지만 이렇게 당돌히 연락이 온다고는 조금 뜻밖이었기에 당황하고 말았다. 장소와 시간은 저쪽이 지시하고 있었다. 동반이 허락된 건 나와 레이카 그리고 코코다. 코코에게 얘기를 전하자 조금 주저하는 듯 했지만 동행하기로 되었다. 키리코는 뭔가 감이 있었는지 다만 조심하라는 한마디만 말하고서 더이상 추궁해오지 않았다.



“그나저나 여길 다시 왔네.”


“‘블러디 썸머’의 장소였지.”



코코의 말에 반응한 건 레이카였다.



“뭔가 사건이 있었던 건가요?”


“스파이로 의심되는 첩자 하나가 섬 내부에 침입해서 기어라 불리는 병기를 하나 탈취한거야. 결국 기어는 회수했지만 그 첩자는 붙잡지 못했어. 그러고보면 정체가 뭐였을까?”


“몰라. 하지만 다음에 만난다면 가만두지 않을거야. 덕분에 이쪽은 죽을만큼 시달렸다고!”


“정체도 모르는데? 뭐, 행운을 비마.”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금은 어느정도 정비가 되었지만 아직 군데군데에 그 날의 전투를 엿볼 수 있는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듣기로는 여기서 머릴 다쳐서 큰 부상을 입었다고 했지만 사실은 다른거겠지.”


“미안…….”



코코의 자그마한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됐어. 어차피 과거의 일이고 지금의 난 지금의 나니까. 그거면 충분해.”



역시나 이번에도 레이카가 입을 열었다.



“그 사건이 점장 씨랑 무슨 상관이 있는건가요?”


“사건 자체는 딱히 우연일건데, 호기심이 많은 고양이는 기억을 잃는다, 같은 거려나?”


“…….”


“아, 이해했습니다.”



사실 나로서도 모든 걸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니다. 단지 과거의 자신이 예전에도 지금처럼 자신의 비밀에 접했고 ‘제거’되었다고 어렴풋이 이해했을 뿐이다. 기억이 모호한 건 ‘블러디 썸머’날을 경계로 하는데다 마침 머리의 부상? 경우가 좋은 우연이라고 생각했을 뿐.



“그나저나 슬슬 시간이지 않아?”



휴대폰을 꺼내서 시간을 확인하니 약속 시간이 조금 넘어가 있었다. 딱히 주변에 숨을 곳도 없어보이는 이런 장소에 불러낸 건 미행을 파악하기 위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정작 불러낸 상대가 보이지 않는다.



“온 것 같아요.”



레이카의 말에 주변을 둘러봤지만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대체 어디? 아무도 안 보이는데?”



레이카는 말없이 손가락을 가리켰다. 그러나 그게 또 허공이다. 하지만 레이카가 굳이 거짓말을 할 리는 없으므로 뭔가 놓친게 있나 싶어 살펴보던 나는 순간 소리를 지를 뻔 했다. 하지만 옆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뭐, 뭔가 있어!”



코코도 깨달은 것 같았다. 배경이 묘하게 흔들려 보이는 저것. 아무것도 몰랐다면 심령 현상이라도 해도 믿을 것 같다.



“어서 와.”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눈 앞에 한 여성이 나타났다. 미채라니, 어떻게 되먹은 기술력이야?



“소개는 필요없겠지?”



레이카의 말처럼. 분위기도 체형도 달라져 있었지만 거기에 있던 것은 틀림없는 로코코였다.



“진짜로 나…?”



코코가 멍하니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직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 했다. 아니, 그게 정상이긴 한데.



“안녕, 이곳의 나. 당신에게는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초대해받았어.”


“오랜만입니다, 로코코 아가씨.”


“안녕, 레이카. 너를 주운 게 그 사람이라서 다행이야.”


“처음엔 머리가 이상한 사람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풉.”



웃었어? 인사도 차가워서 냉정하게 보이던 그녀였기에 더욱 놀랐다. 그보다 웃는 포인트야, 거기? 돌아보니 코코도 입가를 가리고 큭큭대고 있었다. 그래그래, 내 취급이 그렇지, 뭐. 웃어라, 웃어!



“크흠. 긴 시간은 없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다만 그에 앞서 제 이야기를 우선 먼저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 날의 일에 대해서 털어놓기 시작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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