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3장(10편~13편)        4장(14편~17편)         5장(20편~23편{예정})       1장(4편~6편)             2장(6편~9편)

            ㄴ해당 구분은 컴퓨터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편  
https://arca.live/b/lastorigin/9679372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2편   https://arca.live/b/lastorigin/9756344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3편   https://arca.live/b/lastorigin/9875022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4편   https://arca.live/b/lastorigin/11385415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5편   https://arca.live/b/lastorigin/13814933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6편   https://arca.live/b/lastorigin/16908026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7편   https://arca.live/b/lastorigin/19013937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8편   https://arca.live/b/lastorigin/27670962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9편   https://arca.live/b/lastorigin/27801626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0편  https://arca.live/b/lastorigin/27931461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1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114900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2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247502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3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420778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4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532967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5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660379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6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788807

오르카 호는 꿈을 꾼다 17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925951


※해당 작품은 픽션입니다. 이 작품의 설정은 공식 설정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의 보급 담당 C-33 안드바리라고 해요.


저는 조금 전 말씀 드렸다 싶이 발할라의 부대 물자를 관리하고 있어요.


앞에 C-33이 붙는 이유는 레오나 언니, 아니 대장이 부재중일 때 지휘권을 인정받은 개체라는 의미에요.


아무튼 돌아와서 왜 제가 등장했냐구요?


지휘관 회의가 있는데 현재 레오나 대장과 부관인 발키리 언니가 격리실에 있기 때문이죠.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는데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


-



현재 시각 AM 08:40.


오르카 호 대원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일과를 한창하고 있을 때이다.


탐사, 경계, 순찰, 취사, 서류처리 등등 모두가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각 부대를 이끄는 지휘관들을 포함한 수장급 개체 또한 긴급 소집을 이유로 AGS 격납 실에 모이고 있었다. 


평상시의 회의라면 사령관실에서 하겠지만 지금 그들에게 전해진 것은 긴급 소집.


소집대상에 AGS를 포함하기 때문에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사령관보다 먼저 회의 장소에 도착한 이들이 그룹별로 모여 있었다..


스틸 라인 지휘관 불멸의 마리, AGS 로보테크 커맨더 알바트로스,

오르카 호의 해군 부대를 이끄는 무적의 용, 최근에 합류해 사령관의 업무를 보좌하는 레모네이드 알파.


AA 캐노니어 지휘관 로열 아스널,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 보급관 안드바리, 앵거 오브 호드 지휘관 신속의 칸.


페어리 부대의 맏언니 오베로니아 레아, 컴패니언 경호부대 부관 CS 페로, 둠 브링어 지휘관 멸망의 메이까지.


한눈에 봐도 숨이 턱 막히는 라인업이었다.


회의의 시작까지 남은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지 몇몇 지휘관들이 사담을 나누었다.


시작은 마리가 있는 쪽이었다.



"알바트로스, 용. 혹시 이번 회의가 개최된 이유를 아는가?"


「무슨 일이 있나 찾아봤지만, 짐작 가는 건 없다.」


"나 역시 들은 바 없소. 갑작스럽게 결정된 일이라 세이렌한테 급하게 인수인계를 하고 왔지."



약속이라도 한 듯 셋이 서로 모른다고 하자 가만히 듣고 있던 레모네이드 알파가 말을 꺼냈다.



"나흘 전에도 이렇게 잠시 모이지 않았나요? 그때 모인 인원들과 지금 인원이 차이가 있지만요."



그 말에 안드바리를 포함한 몇몇 이들을 제외한 다른 이들의 표정이 급속히 어두워졌다.


일반적인 바이오로이드였다면 지휘관 개체들이 뿜어내는 분위기에 압도되어 물어볼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드바리는 지휘를 염두로 두고 만들어진 개체.


그녀에겐 이런 상황에서도 질문할 용기가 있었다.



"저… 그때 그 자리에 없었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안드바리의 발언에 그 자리에 있던 지휘관들의 시선이 그녀한테 향했다.


아무리 용감한 그녀라도 다수의 지휘관이 바라보는 시선과 정면으로 마주할 깡은 안됐기에 살며시 눈치를 보았다.


하지만 지휘관들은 별다른 뜻 없이 쳐다본 것이지 결코 그녀에게 뭐라 하려 한 건 아니다.


그녀의 옆에 서 있던 로열 아스널이 무릎을 굽혀 안드바리와 눈을 마주치곤 활짝 웃으며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다.



"그리 기죽지 말아라. 명색이 그 레오나의 대리권자인데 이 정도의 분위기에 굴복해서야 되겠느냐?"



아스널의 장난기가 섞인 진심 어린 위로에 안드바리가 멋쩍은 듯이 헤헤하고 웃었다.


그런 안드바리한테 아스널은 며칠 전에 있던 일을 간략하게 알려줬다.


사령관의 갑작스러운 휴가부터 그 당시 열린 긴급 소집 그리고 지휘관들이 단합해 사령관에게 보낸 마음의 편지까지.


전후 사정을 대강 파악한 안드바리는 어째서 지휘관들이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이해했다.


만약 며칠 전에 있던 일이 또 일어난 것이라면 그녀들이 보낸 마음의 편지로도 사령관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는 것이니까.


지휘관들이 암울한 오라를 내뿜는 와중에, 사령관이 드나드는 전용문이 삑 소리와 함께 열렸다.


그 소리에 사령관이 온 것으로 생각한 이들이 급히 자세를 바로 했다.


그런데 그곳으로 들어온 이는 사령관이 아니었다.


사령관의 참모진 중 한 명인 아르망과 사령관이 없던 시절 저항군을 이끌던 라비아타 만이 문으로 들어왔다.


전례 없이 굳어 있는 둘의 표정은 사령관이 사달이 나도 단단히 났다는 걸 지휘관들이 쉽게 짐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장내를 둘러봐 인원수를 점검한 아르망이 라비아타에게 말했다.



"라비아타 부통령. 작전에 필요한 인원은 다 모였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심호흡을 한 라비아타가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인원들에게 사령관이 의식불명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그녀가 꺼낸 말에 장내에 있던 바이오로이드들의 표정이 다 같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뒤에 한마디 더 덧붙였다.



"그리고 언제 회복될지 알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주인님에게 받은 제2 명령권자로서, 주인님의 회복을 위해 이 작전을 실행하려고 해요."



아르망이 책과 같이 가져온 프린트를 한 부씩 지휘관들에게 나눠 주었다.


표지의 제목에는 '작전명: 브레이크 다운 나이트메어'가 적혀 있었다.



"저는 물론이고 여러분도, 그리고 오르카 호의 모든 대원들도 주인님한테 받은 은혜가 있어요.

 그리고 주인님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지금, 그 은혜를 갚을 때가 왔다고 생각해요."



그 말에 굳어 있던 지휘관들의 표정이 펴졌고 가라앉아 있던 눈빛이 형형하게 일어났다.


항상 사령관에게 일방적으로 받기만 해온 것을 조금이나마 되돌려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


-



한편 닥터는 격리실에서 깬 레오나, 발키리, 티아멧, 유미 이렇게 네 명을 자신의 연구실에 데려왔다.


오는 길에 닥터가 미리 말한 것 덕분에 의자 위에 누워있는 사령관을 흔드는 만행을 저지르는 이는 없었다.


닥터에게 일의 자초지종을 모두 들은 이들은 자신이 꾼 꿈에 나타난 사령관이 아직도 꿈속을 거닐고 있다는 소리에 크게 걱정했다.


레오나조차 그녀의 주특기인 포커페이스가 무너질 정도였으니 다른 이들은 오죽했을까?


자신들이 도울 게 없냐는 소리에 닥터가 이제 막 나이트메어의 영향력에서 벗어났다며 넷 모두 안정을 취해야 한다 했지만,

네 명의 고집을 닥터 혼자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집요한 부탁에 결국 두 손을 들어 항복한 닥터가 넷의 역할을 정해 줬다.


레오나와 발키리는 사령관이 깨고 나서 근육통에 시달리지 않도록 사령관이 자는 자세를 수시로 바꿔 줄 것을.


그리고 티아멧과 유미는 격리실에 가서 리앤과 블랙 리리스의 몸에 특이사항이 있는지 없는지 봐줄 것을.


그렇게 티아멧과 유미는 아쉬운 표정을 한 채 격리실로 향했고 닥터도 레오나와 발키리에게 연구실을 맡긴 채 어디론가 가버렸다.


레오나와 발키리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이런 분위기가 마음에 안 드는지 레오나가 말을 걸었다.



"발키리. 너 어떤 꿈을 꿨어?"


"…대장은요?"



질문에 질문으로 받아칠 줄은 몰랐는지 순간 레오나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대장의 우스꽝스러운 반응에 발키리가 풋하고 작게 웃었다.


그 소리를 들은 레오나가 수치심에 물든 새빨간 얼굴로 자신을 이렇게 만든 부관을 째려보았다.



"너…일부러 그런 거야?"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분위기가 이상해서 농담 해본 겁니다."



별일 아니라는 듯이 자연스럽게 흘려넘기는 발키리의 언행에 레오나의 말문이 턱 막혔다.


이내 레오나가 무어라 말하기 직전에 발키리가 먼저 선수를 쳤다.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저는 저 자신과 싸우는 꿈을 꿨습니다."


"…?"



레오나의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에 발키리가 이럴 줄 알았다는 듯이 부연설명을 했다.



"사령관님을 너무나 사랑하는 저 자신과 선을 지키며 사랑하는 저 자신과 피 터지게 싸웠습니다."


"…흐응, 그래?"



한 문장으로 축약해서 말했지만 그걸 이해 못 할 레오나가 아니었다.


말을 마친 발키리가 사령관의 옷을 벗겨 물에 적신 수건으로 그의 몸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그걸 본 레오나 또한 부자연스러운 헛기침을 하며 발키리의 반대편에서 똑같이 사령관에게 봉사했다.


무덤덤한 반응이 예상외인 걸까? 


발키리가 레오나 몰래 그녀의 얼굴을 슬쩍 보았다.


발키리는 자신이 들고 있던 이야기 바통을 맞은 편에 있는 레오나에게 넘겼다.



"제 얘기는 끝입니다. 대장은 어떤 꿈을 꾸셨습니까?"


"…인류의 멸망 전에 있던 내가 내린 선택에 대한 후회, 라고 해야 하나?"



레오나도 숨기고 싶은 건 없었는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멸망 전 한겨울에 산악전을 펼칠 때의 기억.


자신의 오판으로 인해 부대원이 전멸하고 혼자 살아남은 기억.


그러다가 기적적으로 사령관을 만나고 생긴 새로운 추억까지.


레오나의 이야기를 들은 발키리는 자신의 꿈속에서 있던 일과 비교되는 것 같아 부러웠다.


자신도 꿈속에서 사령관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오히려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 애꿎은 사령관이 휘말렸다.


그것뿐일까, 발키리의 눈앞에서 다른 인격의 자신과 그렇게 격렬한 키스를 나누는 걸 봤을 때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때 차라리 같이 사령관을 덮쳤었다면…



'내…내가 무슨 생각을!'



이 이상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음을 느낀 발키리가 머리를 좌우로 격하게 흔들어 잡념을 떨쳐냈다.


갑자기 머리를 흔드는 발키리의 행동에 레오나가 이상하다는 눈길로 쳐다보았다.


그것도 잠시, 둘은 곤히 자고 있는 사령관의 몸을 정성껏 보살폈다.


부디 꿈속에 있는 사령관이 무사히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


시험 떨어진 거 너무 아쉽다... 다음에는 꼭 합격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