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배고파.'

 

몸이 붕 뜨는 기분과 함께, 야식 먹던 습관이 남아있는지 잠결에 깨버렸다. 나는 가물가물한 정신으로 눈을 끔뻑끔뻑하는데 갑자기 잠이 확 달아났다.

 세상이 흑백으로 보였다.

 너무 놀라 괴성을 지르려고 했다. 하지만 가래 끓는 소리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짐승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입을 다물고 두리번거렸다. 이번에는 머리의 무게감이 훅 느껴졌다. 순간 이 모든 게 갑작스러웠고, 무서웠고 벌떡 일어나려고 했지만 일어날 수 없었다. 뭔가 몸이 이상한 느낌이었다. 나도 모르게 팔을 들어 손을 보려 했으나 내 눈 바로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내가 고개를 내려야 했다. 그리고 보았다.


거대한 갈퀴보다 두꺼운 손톱과 커다란 4개의 손가락, 비늘이 뒤덮인 몸.

분명 이건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다.

천장을 보았다.

창밖을 보았다.


*

 

하늘은 유구한 잿빛

 

*

 

 처음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 모습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회색 집에서는 전화가 몇 번 울렸다. 조그마한 스마트폰은 잡기 힘들었기도 했지만, 터치는 더더욱 할 수 없었다. 손으로 가리는 스마트폰이 아주 작게 보였다. 목소리는 여전히 가래 끓는 짐승의 소리가 났고 말은 더더욱 나오지 않았다.


 ‘이게 뭐지? 갑자기 이게 뭐냐고!’


 마음속 외침과는 다르게 배에서 천둥이 울리는 소리가 났다.

배고프다는 신호였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지만, 도저히 음식을 시킬 수 없었다. 거대한 갈퀴로 스마트폰을 박살 내버리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이대로 굶어 죽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갑자기 변하고 싶어서 변한 것도 아닌데 이대로 죽는 것도 억울했다. 어이없고 화났다. 이렇게 조그마한 집구석에서 꼼짝없이 있어야 한다고? 입안이 뜨거워지고 늘어진 꼬리는 흥분으로 위아래로 움직이며 바닥을 후려쳤다. 순간 부서졌나, 하고 힐끔 봤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배에서는 끄르릉,  하고 자연재해가 발생할 뿐.

 아무거나 먹을 것이 보이는 대로 부숴서 먹었지만, 간에ㅡ간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ㅡ기별도 안 갔다. 내가 뭘 하지도 않았는데 굶어 죽는 건 억울했다. 그렇다면 지갑을 다 털어 이 몸을 먹여 살려야 하는데 왠지 이 몸은 거울을 안 봐도 짐작 가는 형태였다. 설마, 아니겠지 계속 생각하였다. 부정 속에서 거울을 보지 않고 한참 참았는데 이대로는 배고파 이성을 잃어버릴 것 같아서 굳게 마음먹고 엉금엉금 기어 거울 쪽으로 갔다. 나는 결국 내내 미뤄왔던 거울을 보기로 했다. 

 그리고 거울 앞.


 ‘맙소사.’


보자마자 알았다.

 

 뱀의 몸통과 사슴의 뿔, 커다랗고 앞으로 튀어나온 악어 같은 입, 부리부리한 눈, 기다란 몸통에 달린 작은 다리 여러 개.

용의 모습이었다.


*


내가 인간의 모습으로 산 지 30년이 넘었는데 이렇게 난감하고 어이없는 건 처음이었다. 이 모습으로 어떻게 나가야 하지? 나는 걸 자동으로 알 리는 없었다. 잘 때 분명 몸이 둥둥 뜨는 기분이 들긴 했는데 확실하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문 열고 나가고 싶지만,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기에는 몸을 다 접기가 애매했다.


 ‘배고파 뒤지겠네.'


 조금은 넓은 거실로 기어갔다. 대단히 두껍고 큰 몸은 좁은 거실을 두르고도 똬리를 틀어야 했고, 이곳에서 나는 연습을 하기에는 너무 비좁았다. 어떻게든 날아오르는 연습을 해보려고 했지만, 물건 몇 개랑 전등이랑 티비를 부수고 나서야 마음을 고쳐먹었다.

 결국 새벽에 계단으로 조용히 뱀처럼 계단을 타고 흘러가기로 했다. 점점 더 식욕이 몰려와 거대한 코에서는 김이 뿜어져 나왔다. 온통 회색으로 보이긴 하지만 밝은지 어두운지 정도는 구별할 수 있어서 더 깜깜해진 하늘과 시계를 보고 문 앞에 기어갔다. 난 한참 동안 손ㅡ손인지 발인지 갈퀴인지 나도 이제는 모르겠다. ㅡ 으로 문고리를 열려고 시도하다가 꼬리로 해본 끝에 드디어 열고 나갈 수 있었다.

 다행히 이 시간에는 아무도 없었다.

 한참 바짝 엎드린 용이 도마뱀처럼 파다닥 가는 걸 상상하니 용인지 뭔지 상황만 더 비참해졌다.  다행히 도시에서 좀 빠져나가면 산이 있었지만, 거기서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도 막막했다. 내내 땀 뻘뻘 흘려가며 작은 다리로 열심히 가면서 무수히 많은 생각이 스쳤다.

 돌아갈 수 있을까, 이대로 끝나는 건 아닐까, 내가 이 모습을 들키면 어떻게 되지?

 많은 생각이 스쳤고, 나는 벽과 벽이 가로막힌 좁은 공간에서 저기 가로등 위 CCTV를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이대로 쭉 가다 보면 CCTV에 잡힐 대로 잡힐 게 분명했다. 별은 빛났지만, 회색 하늘의 별은 이상한 기분이었다.


 ‘겉모습만 용인 건가?'


코에서는 김이 뿜어져 나오고 입안이 뜨거워졌다. 뭐 이런 욕 나오는 상황이 다 있어, 한참 욕하고 발버둥 치고 엎드려 시간을 보낼 때 즈음.


 “으악!"


 사람 소리가 들렸다.

 남자가 바지를 내린 채로 나자빠지는 것이 보였다. 취했는지 허둥지둥하였고, 팬티도 내려가 있었다.

 나는 안 그래도 흥분했던 상태에서 놀라 코를 벌름거리며 김을 뿜었다. 도망을 가야 하는데 이놈의 긴 몸통은 짧은 다리로 움직이지도 않고, 입안만 점점 뜨거워졌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스치는 순간.


 “사람 살려!!"


 불을 뿜었다.


*


 그 뒤로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비명과 갑자기 멀어져 발밑에 내려앉은 도시, 그리고 정신을 제대로 차려보니 날고 있는 나 자신. 고개를 올려 비행기 밑을 보고 나서야 깨달았고, 하늘을 헤엄치듯 지금 유영하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아까 그 사람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는 차마 확인할 수 없었다. 그냥 죽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이 몸으로 뭘 먹으려면…'


 정중하게 말을 건넬 수도 없고, 내 생각을 글로 전할 수도 없고, 배가 고프다는 생각에만 빠져 지갑은 놓고 왔고  정말 개 같은 상황만 계속되었다다행인 건 내가 날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고 해서 갑자기 뚝 떨어져 버리는 건 아니라는 거다게다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불 뿜는 것까지 터득했으니...


 ‘그런데 이제 어쩌지?'


 나는 건 성공해서 집에 들렀다가 지갑을 가져와서 편의점 앞에 지갑을 놓고 먹을 걸 가리켜볼까, 그럼 혹시라도 이해해준 누군가가 빵이라도 사갔고 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전설에는 용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잖아.'


다소 안일한 생각이지만, 나는 이성적인 용이니까 신사적인 방법으로 부탁하고 싶었다.

 또 계단으로 들어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창문을 잠그지 않고 나왔던 것이 떠올랐다. 아직 새벽이기도 하고 어떻게든 창문으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그게 맘처럼 쉽지는 않았다.


창문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놀라서 그 커다란 몸을 움찔 떨었다. 집안이 엉망이 되었지만, 엉망이고 뭐고 난 배가 고팠다.


다행히 어제 외투에 지갑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외투를 통째로 집었다. 그리고 유유이 유리를 통과해서 다시 날아올랐다. 집 주변 편의점 몇 개를 돌다가 알바생이 나오는 것을 보고 외투를 그 앞에다가 떨어뜨렸다. 배고픔이 해결될 수 있을까, 하고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는데 알바생은 뭐지? 하는 표정으로 외투를 쳐다보다가 외투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올려 떨어진 곳을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그 눈동자는 점점 커지다가,


 “괴, 괴물……!”


공포로 뒤범벅되었으며,

빈 외투를 움켜쥔 채로 말했다.


“괴물, 괴물이…!”


“사람을 먹었어!"


*


도망쳤다.

 나도 모르게 늘 가던 사람이 없는 골목으로 도망쳤고 아까 벽에 대고 물줄기를 쏘려던 그 아저씨를 본 곳을 지나치려는데 그곳에는 경찰이 있었다. 그리고 아까 그 술 취한 아저씨도 보았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나는 숨고 싶다는 생각과 어서 이 상황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아저씨는 옷이 홀라당 탄 채로 “내가 괴물을 봤다니까!!”하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었다. 나는 더 멀어지려고 했다. 더 마주치면 안 된다고, 이대로 가면 무슨 큰일이 일어날지도

  불현듯 그 둘은 위를 올려다보았다.

 모른다고.

눈이 커지며 어떻게 저런 게 있지 하는 얼굴이었다. 나는 급히 더 날아올랐다. 다른 곳을 찾으려면 이대로 집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  재빠르게 방향을 틀면서 내려다보니 경찰은 무전기에 급히 무언가를 말하는 듯했다.

 그리고 배는 점점 더 심하게 고파왔다.

 나는 산으로 가야겠다고 본능적으로 생각했다. 하늘은 점점 더 밝아지는 것 같았다. 이대로 밝아지면 숨기 힘들어질 것이 분명했다. 경찰은 나를 뒤쫓으며 계속 무전을 했고 난 그보다는 한참 빨랐기 때문에 점점 멀어졌다. 하지만 얼마쯤 도망쳤을까 어딘가에서 경찰차가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가까워지진 않았지만, 지나다니는 사람과 차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난 결국 굶주린 채로 산에 도착하였지만, 먹을 거라고는 없었다.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산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점점 흐릿해지는 것 같았다. 나는 수풀 사이 쓰러지듯 몸을 뉘며 흐릿해지는 의식 사이로 벌써 떠오른 해를 보았다. 먹이를 찾아 수풀 사이를 마구 헤집었다. 한참 헤집어도 이 겨울에 동물은 보이지 않았고, 해는 떴으며 두두두 소리가 들렸다. 낙엽이 힘없이 몸을 떨고 날아갔다.

 고개를 올려 위를 올려다보았다.


잿빛 하늘과 쭉쭉 뻗은 검은 나무, 하염없이 돌아가는 헬리콥터를 보았으며.

이성을 잃었다.


*


 뱀처럼 요사스럽게 생긴 괴물은 헬리콥터 몸체를 거대한 몸으로 감았다. 아슬아슬하게 날며 겨우 균형을 유지하던 헬리콥터에 아주 긴 몸을 감아 점점 더 힘을 주고 있었다. 결국 헬리콥터는 으스러지며 폭발했고, 그건 산책하던 한 시민이 스마트폰으로 찍어 온갖 SNS에 퍼지게 되었다.

불을 뿜으며 마을을 불태우는 모습까지.

 그리고 그건 조회수가 폭발하며 온갖 매체에 실리게 되었다.

 뉴스에서는 긴급 속보라며 보도했다.


 “오늘 새벽 5시, 하늘에서 괴물이 나타나......”


 온갖 매체에는 갑자기 괴물이 나타났고, 정부에서는 갑작스럽게 괴물이 나타났다는 소식에 군대를 보내겠다며 비상 대책 회의를 열었다. 괴물이 나타난 지역은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본인들의 짐을 싸들고 달아나기 위해 안간힘이었다. 괴물은 지상으로 내려와 무언가를 와그작와그작 씹을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면 지역 경찰은 총을 쏘고 헬리콥터는 다시 괴물에게 덤볐으며, 괴물은 포악하게 소리를 내며 불을 뿜었다.

 가스가 폭발하고, 살림살이가 불타버렸다.

 도시에서는 대피하라는 소리가 울렸다.

 괴물은 무언가 소리를 듣고 다른 곳으로 가려는 듯 위로 올라갔지만, 일찍 도착한 전투용 헬리콥터가 뒤를 쫒았다. 프로펠러의 소리가 도시 상공에서 울리며 기관포를 쏘았다.  영화와 같은 지금 상황에 사람들은 자동차를 타고 마을을 벗어나려고 했고, 신호등은 소용이 없었으며 욕설과 잡음이 난무했다. 가끔 괴물이 자동차 위를 지나갈 때면 등골이 서늘한 채 거대한 괴물의 몸통의 그늘을 보며 욕설이 난무하던 도로에는 공포에 질린 침묵이 가로지르는 상황이 난무했다. 

 그리고 초반과 달리 인명피해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전차는 뒤늦게 도착하였지만, 이제는 너무 위에서 싸우고 있는 괴물에게 한 발도 못 쏘고 허망하게 하늘을 바라보았다.

 주위를 둘러싼 공격용 헬리콥터와 전투용 헬리콥터 몇 대가 용을 둘러싸고 대치하고 있었다. 그 안에서는 급박하게 짠 작전이 오갔다. 그리고 그 상황에, 아무런 공격을 할 수 없는 헬리콥터가 상공에 날고 있었다. 

 그건 생중계로 전하기 위해 기자가 자원한 카메라 맨과 조종사가 탄 방송국 헬리콥터였다. 문이 활짝 열려있어 머리카락과 옷자락이 바람에 거세게 날리고 있었다. 마이크에 침 튀겨가며 열심히 보도하는 사이 괴물은 폭탄을 피해서 겨우 날아올랐다. 이쪽으로 날아오자 기자는 기겁하며 떨어질 뻔한 걸 겨우 중심을 잡았다. 사람들은 괴물이 또 헬리콥터에 덤벼드는 거 아니냐며 수많은 실시간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괴물은 헬리콥터에 직접 달려들지 않고 카메라 쪽을 정면으로 보았다. 분명 눈을 마주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만한 파충류의 눈은 민간 헬리콥터를 피해 군대의 헬리콥터로 향했다. 괴물이 괴성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카메라 맨이 카메라로 초점을 변화시켜 괴물을 가까이 보자, 눈 한쪽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사이에도 계속 공격이 쏟아지고 괴물은 공격을 쏟는 모든 것들을 향해 불을 뿜으며 하늘을 구불구불 날고 있었다. 그러나 날아오르는 게 힘에 부치는지 점점 지상으로 낮게 날았다. 비명소리같은 괴성이 괴물의 입에서 나와 세상을 가로지르고, 마지막 힘을 다하는 듯하게 날아오르려고 노력하는 듯 했다.

그리고 기자가 가지고 있던 무전기에서 치지직ㅡ 소리가 나며 군대 쪽에서 상황이 전달되었다.


“폭탄을 떨어뜨릴ㅡ."


 기자가 타고 있던 헬리콥터는 그 말을 듣자마자 조종사에게 소리쳤고 급박한 상황에 헬리콥터는 더 높이 더 멀리 떨어졌다. 군대의 헬리콥터에서는 더 날아오르지 못하게 공격을 퍼부었다. 카메라맨은 초점을 다시 한번 조정하여 요격하기 전 죽어가는 괴물을 자세히 찍었다. 옆에서는 기자가 뭐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카메라맨은 최대한 괴물한테 집중하여 마지막으로 발버둥 치는 것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괴물은 조금씩 힘이 딸리는 듯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헬리콥터를 거대한 얼굴로 바라보며 전차를 거대한 몸통으로 으스러트리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군대의 젊은이들이 저기서 죽는거냐고 안타까워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괴물은 헬리콥터를 보며 계속 공격하라는 듯이 피를 흘리는 한 쪽 눈으로 바라보았다.

 

 무전기는 한동안 시끄러웠고, 폭탄이 떨어지기 직전 카메라맨은 이상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 저 괴물 뭔가.”


폭탄이 마지막으로 떨어지고 굉음이 울려 퍼지는 그 순간에


“죽으려고…….


목소리는 묻혔다.


*


“안타까운 젊은 우리 국민들의 희생이 있었지만…….


도시는 많은 손상을 입었지만, 괴물은 물리쳤다며 연일 뉴스에 보도했다.  '인간의 승리'라는 댓글이 쏟아지고 몇몇 괴물이 우는 걸 본 것 같다는 사람들에게는 '그건 악어의 눈물'이라며 비난이 쇄도했다. 그러자 반박하던 사람들의 댓글은 묻히고 도시의 재건과 희생에 시선이 쏠렸다.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을 애도했고, 나라는 희생당한 사람들에게 훈장을 주며 기렸다.  초반과 비교해 인명 피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건 정부의 도움이 컸다고 많이 기뻐했다. 정부는 도시의 파괴로 인해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게 예산을 나눠 도시 재건설에 힘쓰겠다고 선언하였다.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괴물의 무서움에서 벗어나 차츰 도시로 돌아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두려움에서 서서히 벗어났고, 으스러진 전차는 애도의 물결을 타게 되었다.


그리고 재건 사업을 하러 관계자들이 전차를 드러냈을 때,

얼굴만 남은 30대 인간이 한쪽 눈에 피를 흘리며 뭉개져 있는 걸 발견했다.


*


죽기 전 마지막 몽실몽실한 구름과 하늘 사이로 지나온 세월이 스쳤다.

 뿌옇게 흐려지는 눈 사이에 비친

여전히 파랗고 깨끗한


*


'하늘은 유구한 잿빛.'


完.






참고로 고증 안 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