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되는 날에 나는 대공작의 또다른 비밀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대공작은 갑자기 시무룩한 얼굴로 물어봤다。
대공작 曰 양이 작은 나무를 먹을 수 있다면 꽃도 먹겠지?
나 曰 양은 먹을 것을 가리지 않아。닥치는 데로 먹지。
대공작 曰 가시 있는 것도?
나 曰 그럼。그것도 먹지。
대공작 曰 근데 왜 꽃에 가시가 있지?
내가 그 이유를 알리가 없다。더욱이 그 때、나는 고장난 전투기의 너트를 푸느라 정신이 없었다。
대공작 曰 아재、근데 가시가 왜 있어?
대공작은 분명한 답을 들을 때 까지 물어본 것은 다시 물어보는 버릇이 있다。나는 짜증나 대충 답했다。
나 曰 가시는 필요 없어! 꽃들이 괜히 심술 부리는 거야!
대공작은 잠시 잠자코 있더니、내게 화를 냈다。
대공작 曰 지랄마!。꽃들은 연약하고 순진해。꽃들은 있는 힘을 다해 스스로를 지키려고 하는 거야。그래서 자기가 가시를 가지고 있으면 무섭게 보일 수 있다고 믿는거지!
그 때、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이번에도 너트가 빠지지 않으면 대공작의 대갈빡을 으깨버릴거야 라고 말이다。
대공작은 자꾸만 날 귀찮게 했다。
대공작 曰 아재는 정말로 꽃들이 그런다고 머릴 돌리고 있어?
나 曰 아니 진짜 나 바뻐。
대공작 曰 뭐가 바쁜데?
대공작은 너트따위에 진땀을 흘리고 있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대공작 曰 아재는 어른들 처럼 미쳤어! 모든을 마구 섞어버리고 있다고!
대공작은 정말로 화가 나 있었다。
대공작 曰 헤헤헿。 내가! 알고 있는 어떤 별에는 얼굴이 뻘건 병신이 살고 있어。그 병신은 한번도 꽃향기를 맡아 보지 못한 사람이야。또 별을 쳐다본 적도、누구를 사랑해 본 적도 없어。하루 종일 계산만 하면서 「나 중요한 일 하고 있다。」라고 으스대기만 하。그 병신은 사람이 아니야。똥막대지야!
대공작은 흥분해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대공작 曰 아주 옛날부터 꽃들은 가시를 가지고 있었어。양들도 이미 수천만년 전부터 꽃을 먹어왔고。그런데도 꽃들이 왜 아무 쓸데도 없는 가시를 그토록 애써 만들려 내는지 알려는 것이 중요치 않다는 거여? 꽃이 양에게 먹히는 일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야? 그건 얼굴 뻘건 병신의 계산보다 더 중요하지도 않다는 거야。그리고 이 세상에서 오직 내 별에만 있는 단 하나밖에 없는 꽃을 내가 알고있다 떠올려봐。양이 어느날 그 꽃을 먹어치운다면야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거야?
대공작은 얼굴이 벌거지도록 말을 이었다。
대공작 曰 만일 어떤 사람이 수백만개의 별들 가운데서 단 하나밖에 없는 꽃을 좋아한다면、그 사람은 그 별을 볼 때마다 기쁠거야。근데 양이 그 꽃을 먹어 치운다면 그에게는 모든 별들이 갑자기 빛을 잃은 거나 같아。근데도 그게 중요한 일이 아니야?
대공작은 흐느끼고 또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벌서 해가 지기 시작했다。나는 손에 들려진 스패너를 놓고 말았다。고장난 전투기 따위는 아주 하찮게 여겨졌다。
지금 내앞에 그 무엇보다 소중한 대공작이 있었기 때문이다。나는 대공작을 품에 꼭 안고 다정하게 말했다。
나 曰 니가 사랑하는 그 꽃은 위험하지 않아。내가 너의 양에게 씌울 굴레를 하나 그려줄게。 니 꽃에는 든든한 갑옷을 그려줄께。
어찌해야 대공작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 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