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암팡지게 긁어놓은 내 마음이,

더 이상 피흘리지 않을 때,

더 이상 아프지 않을 때,

더 이상 약을 바르지 않아도 될 때,

나의 마음은 아문 것이 아니라

너를 잊어버렸다.

더 이상,

너를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네 마음을 보듬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잊어버렸다.

긁어놓은건 너인데,

왜 당신이 우는 겁니까.

긁다 못해,

칼로 가슴을 에어버렸다.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을,

언제 다시 모아 붙일까.

엉성하게나마 모아놓은 마음이,

그렇게 좋은가.


점점 더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더 이상은 되돌릴 수 없도록.

잿가루가 되어버린 마음을,

다시 모으기 시작한다.

한 톨 두 톨 모으다 보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더 행복했던 날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