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20층 빌딩 위
옆에는 구름이 보일락 말락할 위치는 아니지만
그래도 까마득해 보여 아래가
왼쪽 손주름과 오른쪽 손주름이 땀이 나기 시작해
소설을 잠깐 쓰려고 뇌로 펜을 하나 잡네
저울을 드는 동상의 정의감을 상징하는 동상이
빛을 발해야 하는 판 검사도 울고갈
돼지우리식 잡아넣기인
X무청의 형식적인 신체검사에서
다한증으로 2급 이하 판정을 받을 정도로
아래를 보면 어지럽고 발바닥부터 시작해
정수리까지 슬슬 올라가는 아드레날린을 느끼며
희열감과 흥분감을 조금씩 천천히 느껴
아래에서 꼭대기를 치켜보면 느껴지는
건물들의 웅장한 높이에 압도되어 슬슬 보이네
인간의 존재라 함은 양산형으로
무슨무슨 성별
무슨무슨 집안
무슨무슨 재력
무슨무슨 유치원
무슨무슨 초등학교 졸업 초등학교 중퇴
무슨무슨 중학교 졸업 중학교 중퇴
무슨무슨 고등학교 졸업 고등학교 중퇴
무슨무슨 대학교 졸업 대학교 중퇴
군대 제대 부적응
무슨무슨 대학원 대학원 중퇴
어디에 들어가서 무슨일을 해서 돈을 어느정도 벌어서
2세를 낳건 말건 독신으로 살건 말건 어느 집에서 살아
몇년도에 태어나서 몇년도에 활동했고 몇년도에 사망해도
마찬가지라네, 예상했으나
터무니 없이 작고 공허함을 느끼기 쉬운 존재이며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