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산속 오두막에 나무꾼이 살았답니다. 비록 가진 것이라고는 허름한 오두막과 녹슨 도끼 한 자루였지만, 그는 언제나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며 살았습니다. 그는 아침 일찍 일어나 낮까지 나무를 베고, 해가 저물어갈 때쯤에야 장터로 내려와 장작을 팔았습니다. 장작을 다 팔고 나면, 그날 번 돈으로 음식을 사서 집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입을 모아 그의 성실함을 칭찬했고, 마을 어린이들도 곧잘 그를 따르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산을 오르는 노인을 만났습니다. 자신을 왕도에서 온 마법사라고 소개한 그 노인은, 나무꾼에게 그를 산 정상까지 데려다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마음씨 좋은 나무꾼을 흔쾌히 그를 지게에 태우고, 산을 올랐습니다. 정상에 도착하자, 노인은 온데간데없고 번쩍거리는 도끼 한 자루만이 지게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습니다. 마침 쓰던 도끼가 녹이 슬어 잘 들지 않았기에, 나무꾼은 콧노래를 부르며 중턱에 있는 자신의 오두막으로 돌아와 기분 좋게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나무꾼은 마법사가 남겨놓고 간 도끼를 들고, 나무를 베러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나무꾼이 도끼를 들어 나무를 힘껏 내려치자, 족히 한 아름은 되어 보이는 나무가 쿵, 하고 쓰러지는 것이었습니다. 나무꾼은 단번에 그것이 마법 도끼라는 것을 깨달았고, 놀라운 솜씨로 나무를 베어나갔습니다. 

 

마법 도끼 덕분에 평소보다 한참 많은 돈을 번 나무꾼은, 점점 더 많은 나무를 베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고급 음식을 맛보기도 하고, 해진 옷 대신 빳빳한 새 옷을 장만해 멋을 부리기도 하고,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을 허물고 번듯한 벽돌집을 지었습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써도 괜찮았습니다. 나무를 더 베면 그만이었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여름날,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마을에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습니다. 그간 마구잡이로 나무를 베어버린 탓에, 산사태가 마을을 덮쳤고, 수많은 마을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가족과 친구를 잃은 마을 주민들은 분노하여, 농기구와 식칼을 들고 나무꾼을 찾아갔습니다. 산사태 탓에 집이 반쯤 흙더미에 파묻혔으나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나무꾼은, 사람들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오는 줄 알고 열심히 손을 흔들었지만, 그를 반긴 것은 서슬 퍼런 낫과 갈퀴뿐이었습니다. 

 

그가 죽고 나서도 화가 풀리지 않은 사람들은 그의 난자당한 시체를 마을 광장에 매달아 놓고, ‘더러운 욕심쟁이’라고 적힌 팻말을 세웠습니다. 나무가 베인 탓에 살던 터전을 잃어버린 새와 벌레들은, 시체에 날아들어 그의 고기로 배를 채울 수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