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도 잘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에 3명의 남자들이 눈을 가려져 있는 채 의자에 묶여있다. 검은색 옷을 입은 5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남자는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을 지르며 깨어났다. 그러자 그 옆에 있던 정장을 입은 30대 초반쯤의 남자도 갓 잡은 물고기마냥 팔딱거리며 깨어났다. 

 “뭐야, 여긴!”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가 말했다.

 “당신은 누구야!” 

 옆에 있던 정장을 입은 남자가 말했다.

 “그러는 당신은? 여기가 어딘지 아시오?”

 “아뇨. 저도 모르겠어요. 여기가 어디죠?”

 “젠장, 눈이 가려져서 뭘 볼수가 있어야지.”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는 청테이프로 의자에 묶여있는 자신의 손을 풀기위해 이리저리 움직였다. 하지만 피가 안통할 정도로 두껍게 청테이프가 묶여져있어 아무리 힘을 세게 줘도 헛수고일 뿐이었다.

 “시발, 손이 안움직여져. 어ᄄᅠᆫ 새끼가 우릴 납치했는진 몰라도 아주 꽁꽁 묶어놨구만.”

 “누가 우릴 납치한걸까요? 설마 무슨 장기매매 같은 건 아니겠죠?”

 “장기매매같은 소리하네! 난 남한테 빚같은 거 진적없어!” 

 검은색 옷의 남자는 상기된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이런 짓을 저지를 정도면 조폭이나 인신매매단 같은 거 아닐까요?”

 “몰라, 시발. 어떤 사이코 새낀지 오기만 하면 내가 아주 작살을 내버릴라니까.”

 “혹시 기억나는 거 있으세요? 전 원래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퇴근하던 길이었어요.”

정장은 기억하는게 힘들었는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난 우리 마누라랑 애 얼굴 밖에 기억안나. 그것도 이젠 이혼해서 못보게 됐지만.”

 검은색 옷은 약간 목이 쉰 상태로 내뱉었다.

 그때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늙은 백발의 남자가 마지막으로 거친 숨을 내뱉으며 깨어났다. 

 “뭐, 뭐야! 이 곳은!”

 “우리 말고 한명 더 있었나 보구만.” 

 검은 옷은 놀랐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누구요!” 노인은 손을 풀려고 안간힘을 쓰며 소리질렀다.

 “꽁꽁 묶여 있어서 아무리 풀려고 해도 소용 없어요.”

 정장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왜 내가 여기 있는 거지? 당신들은 누구고?”

 “우리도 몰라. 깨어나보니 여기였어.”

 “그,그럼 누가 우릴 납치했다는 건가?”

 노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