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소설은
이젠 철이 지났지만, 6챕 막혔던 늒네가 왠지 기분이 미쳐서 걸캎세계관을 기준으로 써낸 창작글이야.
따라서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고 

원작붕괴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까 싫다면 뒤로가기 눌러도 돼!(그래도 대놓고 붕괴를 노리진 않으니까 봐주면 기뻐!)

덧붙여 실제 사건, 인물, 배경과는 일체 관련이 없어!


늒네의 말 : 전편이 짧았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개인적으로 쓰면서 고민도 많이 했고 여러의미로 슬펐던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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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와의 전쟁은 마신 아르스가 참전하면서부터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아르스는 후세로 전해지는 72마신보다도 오래된 존재라고 하며 그 힘은 원초의 마신으로 불릴 정도로 강대했기 때문에 강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문조차도 버거웠을 정도라고. 페르세우스, 알로켈, 레라제, 리이나 같은 인물들은 있었지만  ‘은총의 4인’으로 불리진 않았다. 이미 아르스가 확실한 실력자로서 군림하고 있으니 그런 것 같았다. 그런 와중에 리이나가 나를 탈취해가거나 그걸 되찾거나 쳐들어오는 ALPHA의 군세와 싸우거나, 점점 치열해지는 전투속에서 ‘나’와 라신이 죽었다고 했다. 거기에 라신을 죽인 건 아르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엇갈림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2명의 주춧돌을 단번에 잃은 로코코는 큰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덩달아 R.o.S.E내의 그녀의 영향력도 줄어들었다. 아마도 그녀를 지지하던 라신이 죽었다는 것이 크게 한 몫을 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내 사체를 확보해 간 것이 구조연구소였다. 나의 사체는 실험재료가 되었고 뒤늦게 그런 사태를 깨달은 로코코는 그런 나를 어떻게든 구해내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 로코코에게 접근해온 인물이 다름아닌 아르스였다. 아르스는 어디선가 나에 대한 정보를 들은 듯 했다. 로코코는 당시엔 그게 리이나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아르스는 리이나를 모르는 눈치였다. 그 점은 우리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다. 대체 리이나는 어떻게 된 걸까?


어쨌거나 로코코는 그렇게 나를 구하기 위해서 R.o.S.E를 배반할 결심을 했다. 아르스에게서 소생 기술을 받는 것을 목적으로 나를 넘긴 것이다. 아르스의 연구가 성공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나의 정체에 대해서 아는 그녀가 그걸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심신 모두 지쳐있던 그녀는 그저 나의 소생을 바라고 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니 용서를 바라지는 않는다고. 코코에게도 마찬가지로 나를 살려내려 했다면 공감할 수 있겠지만 자신을 용서하지는 말라고.


그렇게 둘은 협력하게 되었고 구조연구소에 있던 나의 사체를 빼돌려 아르스는 나의 복제품인 레이카를, 로코코는 나를 본딴 레이샤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로코코가 만들어낸 레이샤는 완전하지 못했다. 내 인격을 완벽히 재현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로코코는 레이카를 연구하면서 재실험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아르스가 약속을 깨버린다. 레이샤의 완성에 손을 빌려주기로 한 그는 어느새 광기에 물들어있었다. 결국 레이카도 버리고 다른 실험에 빠지기 시작했고 로코코는 혼자서 레이카를 돌보았다. 모든 걸 버린 그녀가 이제와서 돌아갈 곳은 없었고 오직 남아있는 건 레이샤뿐인 그녀가 매달릴 수 있는 건 그뿐이였다. 얼마나 흘렀는지는 모른다. 다만 지금의 코코보다 조금 성장한 외견을 봐서는 꽤 시간이 지난 것 같다. 아르스는 한 차원 실험을 행했고 마침 연구소에 있었던 로코코는 거기에 휘말렸다. 정신을 차리니 낯익은 장소였고 조금 알아본 결과, 프린세스 아일랜드와 로코코가 이곳에 있다는 걸 알아서 그녀는 모든 걸 이해했다. 그리고 그녀가 가장 처음으로 행한 건 저쪽에서 미처하지 못했던 복수였다. 구조연구소가 궤멸상태가 된 건 다름아닌 로코코의 짓이었다.



“의미없는 화풀이란 건 알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들을 도저히 그대로 둘 수가 없었어.”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없었다. 아마도 그녀에게 위로의 말을 전해줄 수 있는 건 그녀가 소생시키려 한 나, 레이샤뿐이겠지.


자신이 알고있는 구조연구소의 거점들을 파괴하면서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아르스와 파우스트를 목격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변으로 아르스의 목적을 알았기에 급히 연락한 거라고 그녀는 이야기를 마쳤다.



“아르스는 두 차원을 융합하려 하고 있어.”


“뭐?”


“하아?”



너무나 스케일이 큰 이야기에 뇌의 사고가 따라잡지 못하고 바보처럼 되물을 수 밖에 없었다. 코코도 나의 동지였다. 다만 레이카만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새삼 레이카의 범상치않음을 재감했다.



“아마도 차원의 문을 만들고 그걸 열기 위한 열쇠로 당신과 레이카를 사용할 생각인 거겠지. 애초에 그의 계획대로 문이 열리고 두 차원이 융합하게 되어버리면 그 충격이 두 차원에 존재하는 모든 개체들에게 미칠거야.”


“모두 죽는건가?”


“어떻게 보면 죽는 것과 다름없어. 지금의 자아를 유지하지 못하고 새로운 뭔가로 다시 태어나게 될 테니까.”


“연구자들은 왜 다 하나같이 미친 놈들 뿐이야?!”


“스스로 말하기는 뭐하지만 자신의 말에 공감해.”



코코, 기분은 알겠지만. 나름 정상인 사람들도 있으니까? 왜, 그 이코스라거나… 아니, 얘도 좀 정상은 아닌가.



“하아, 얘기는 대충 알겠어. 그래서 우리는 어쩌면 되는건데?”


“아르스가 곧 당신과 레이카를 노리고 올 확률이 높아. 지금은 ALPHA때문에 견제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상 그를 막을만한 힘은 없겠지.”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일텐데?”


“그나마 가능성이 제일 높은 건, 선생님. 그리고 가능하다면 ‘은총의 4인’과의 임시동맹을 제안할게.”


“뭣….”


“에엣?”



나랑 코코의 올라간 목소리가 겹친다.



“그들도 이대로 가만히있다 멸망하고 싶진 않겠지. 가치는 있다고 보는데?”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확실히 일리는 있다. 하지만 그들이 이쪽 제안을 타올지도 모르겠고 만에 하나 배반의 여지도 있으니… 무엇보다 저기엔 그 리이나가 있다고?



“그들의 설득은 내가 하겠어. 당신들은 찬동만 해주면 돼.”


“잠깐만.”



나는 급히 코코에게 손짓했다.



“나는 생각을 포기할래.”


“어이, 아직 그건 이르다.”


“무, 무슨 짓이야!”


“으헉!”



반사적으로 코코의 손을 붙잡았다가 맞았다. 처음부터 그런 말을 하지 말던가… 하아.



“위에는 말해봤자 소용없겠지?”


“당연한 거 아냐? 미친 소리 취급하면서 부대도 해산될 게 뻔해.”


“라신 주임은?”



코코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입을 열었다.



“사실을 말하면 도와는 줄 것 같아. 대대적인 건 무리겠지만… 뭐야, 진짜로 그들과 협력하게?”


“그녀 말대로 그게 가장 베스트니까.”


“미쳤어! 저기엔 그 망할 여우년도 있다고! 어떻게 믿으란 거야!”


“그래, 여기엔 그녀가 있구나…….”



코코의 목소리가 컸는지 뒤에서 그녀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조금 씁쓸해보이는 표정이었다. 나는 다시 코코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건 감수할 수 밖에 없어. 솔직히 나로서도 이 일은 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을 모르겠어.”



정보는 모여있다. 충분할 정도다. 하지만 수가 없다. 상대는 거의 무적에 가까운데 이쪽은 그렇지 못하다. 게임으로 따지면 스타트 지역이 최종보스 성 앞이나 다름없는 무리한 게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버둥쳐야만 한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난 코코를 믿으니까. 그러니까 그녀를 믿겠어. 그렇다고 무책임하게 모두를 맡길 생각은 아니야. 그러니까 동료들에게도 부탁해볼거야.”


“또 그런 번지르르한 말만… 하아.”



코코는 나를 노려보더니 이내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녀 역시 마땅한 수는 없는 것이다. 사실상 우리는 눈앞에 내던져진 유일한 구제책인 저 제안에 탈 수 밖에 없었다. 그녀에게 알겠다는 의사를 전하자 그녀가 대답했다.



“리아나는 이쪽에서 어떻게든 해볼게. 나도 그건 걱정이 되니까. 대답은 며칠만 기다려줘.”


“아르스쪽은 괜찮은거야?”


“아직 한 달 정도? 저 게이트 나름 활성화에 시간이 걸리는 거 같으니.”


“그건 확실한 거?”


“미안. 보장은 없어. 개인조사에 따른 추측이야.”


“그래.”


“그럼….”


“그보다 너는 미래의 나란 거지?”



용건도 끝난 것 같고 나는 슬슬 작별인사를 꺼내기 위해서 입을 열려했지만 코코가 끼어들고 있었다. 그녀가 무슨 일이냐는 듯 나를 향해 시선을 보내왔지만 코코의 말에 답해주라고 해두었다.



“큰 차이는 없겠지만 아마도 내 쪽이 조금 뒤겠지. 왜?”


“흐응, 성장한 나는 그런 체형인거구나…….”



뭔가 아저씨스러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는 코코. 그 시선을 받는 그녀조차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조금 움찔거릴 정도였다.



“후후… 나의 미래의 가능성은 살아있어…….”



이번엔 저편으로 가서 뭔가를 중얼중얼대고 있다. 조금 무서운데?



“쟨 또 왜 저런대냐.”


“으음, 아마도.”



내 중얼거림에 반응한 건 그녀였다. 묘한 손짓을 따라가니 흉부가 보인다. 그런가!



“확실히…….”



자세히 본 건 아니지만 지금의 코코랑 달리 그녀에겐 불륨이 있다고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과연, 코코의 저건 성장하는건가? 내심 내가 감탄하고 있자니 조용히 그녀가 말하고 있었다.



“이거 가짜야…….”


“아.”



세계가 멈춘 듯 했다. 그녀는 분한 감정을 드러내듯 입술을 씹고 있었다. 자기 자신의 행복한 한때를 굳이 박살내고 싶지는 않은지 쓴표정으로 그저 바라볼 뿐.


미안, 코코. 너의 그걸 지켜주지 못해서.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나 역시 아무말도 못한 채 속으로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 ……

[이전편] 33 [인연편1]

[다음편(최종장-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