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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사령관의 하루 (18)

 

 

 

 

 

닿지 못한다. 나는 확신했다, 이런 것이 가능한 사람은 각하뿐이라고.

 

만약 전쟁의 신이란 호칭이 붙어도 되는 인간이 있다면, 오직 그 분뿐이다.

 

불굴의 마리

 

 

 

 

 

 

56

 

기록보관소. 평소에 여기 오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드물게 중요한 자료를

 

찾는 이들이 여길 방문했다. 바로 지금 내가 그랬다.

 

“굳이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정확히 말하자면 보여주고 싶은 게 있는 것이지.”


나의 뒤로 아스널이 따라 들어왔다.

 

따라오지 않을까 조금 걱정했지만, 그녀는 순순히 따라왔다.

 

“너는 그 때 거기 없었지. 본 적도 없을 테고 말이다.”


“그러니까 뭘 못 봤다는 건지 모르겠다만.”


“철의 왕자. 너도 이름 정돈 들어봤겠지?”


아, 그 인간이었던 철충. 아스널이 말했다.

 

“아스널. 사령관 각하께서 실전에서 지휘하는 모습을 본 적 있나?”


“그러고 보니 거의 없군. 보통 우리한테 맡기고 대략적인 임무만 전달해주는 방식이니까.”

 

“초기에는 각하께서 직접 지휘하셨지만, 나나 칸, 레오나가 합류한 뒤론 그렇게

 

하고 계시지. 애초에 사전 작전 계획은 각하가 세우시고 우린 거기 따르는 식이니.

 

아무튼……너는 내 의견에 반대했지. 인류 재건을 계속하자는 거 말이다.”

 

“정확히는 사령관을 혹사시켜가며 전쟁하는 것에 반대하지.”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지, 이걸

 

보고 나면 너도 납득할 거다. 어째서 각하가 필요한지 말이다.”

 

나는 기록용 디스크 중에서 철의 왕자와 싸웠던 전투를 기록한 디스크를 꺼냈다.

 

“일단 봐라.”

 

“…….”


디스크를 장치에 삽입하고 작동 버튼을 누르자, 영상이 재생됐다.

 

이걸 보고도 네가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아스널…….

 

 

 

 

 

 

57

 

‘사령관, 철충이 집결하고 있어. 지금 그쪽으로 가는 중이야.’

 

레오나 대장의 무전이 들렸습니다.

 

오메가를 제압한 직후, 갑자기 연구소가 흔들리더니 어디론가 동력이

 

공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어쨌든 이건……위험합니다.

 

“폐하, 대피하셔야 할 것 같아요.”

 

“잠깐 기다려주시길, 아르망.”


‘거길 포위하고 있어. 사령관, 지시를.’

 

“……2, 3제대는 저희가 대피할 수 있도록 길을 뚫으십시오. 6, 7, 9제대는

 

공중에서 2, 3제대를 지원합니다. 저는 경호대와 앵거 오브 호드와-”

 

그 순간, 연구소의 불빛이 모두 꺼졌습니다.

 

“뭐죠!?”


낮게 윙윙거리는 소리와 함께 저희 주위로 붉은 빛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문이 열리며……‘그것’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붉고 하얀 기계. 철충들이 주위로 모여들어 양떼처럼 무리지어 있었습니다.

 

인간을 닮으면서도 철충에 가까운 그것이……붉게 타오르는 두 눈으로 저희를 보았습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폐하의 질문에 그것이 철충들을 의자삼아 다리를 꼬며 앉았습니다.


“내가 누구냐고? 하, 하하하하하……!”


나는 구원자다. 선지지다. 새로운 시대의 왕자다.

 

“육체라는 굴레를 지고 필멸의 삶을 살아가는 우민들을 영생의 길로 인도하는 구원자.

 

그리고 나를 따르는 양떼를 미래로 이끄는 선지자다. 나는, 철의 왕자다.”

 

철의 왕자! 설마 이런 곳에서 조우할 줄은 몰랐습니다.

 

“아, 당신이 그 철의 왕자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사령관이라고 불러주시길.”


“꽤나 예의바르군 그래. 나에 대해선 아는 것 같으니 길게 설명하지 않으마.

 

그리고 우선……이 신성한 자리에 배석한 버러지들부터 치우도록 하지.”

 

철의 왕자가 앞으로 나서자, 모두들 무기를 꺼내 준비했습니다.

 

“불쾌하군. 정말 불쾌해, 만들어진 인형들 주제에 나를 노려보다니.”


“저는 되도록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서로 갈 길을 가는 게 좋다고 봅니다만.”


폐하의 말에 철의 왕자가 짧게 웃었습니다.

 

“하! 자기 주제를 아는 모양이군? 싸워서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나?”


“저는 제가 정한 무대가 아니면 싸움을 피합니다. 단지 그뿐입니다.”


폐하께선 그렇게 말씀하면서도 손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태블릿으로 2, 3제대와 나머지 제대에 작전 지시를 내리시고 계시는군요.

 

“이래저래 서론이 길어지는 건 싫어합니다. 당신은 인류의 적입니까?”


“그렇다.”


철의 왕자가 팔을 펼치자, 철충들이 전투태세를 취했습니다.

 

“알겠습니다, 아무래도 싸움을 피할 순 없는 모양이군요. 예정에 없는

 

일을 처리하는 건 성가시니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겠습니다.”


“항복하면 네 목숨 정돈 살려줄 수 있다만?”


“싸우기도 전부터 항복하는 멍청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가. 철의 왕자가 말한 뒤, 손을 앞으로 뻗자- 철충들이 달려들었습니다.

 

“적 접근 중. 폐하, 위험하니 뒤로 물러나시길.”


“아뇨. 오히려 잘 됐습니다, 저희는 지금부터 이 자리에서 지휘합니다.

 

아르망, 보조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금부터 2, 3제대를 보고 있겠습니다.”

 

폐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뒤 태블릿을 눌러 경호대와 호드에게 지시를 내렸습니다.

 

실시간 지휘 모듈. 폐하의 명령으로 개발된 그 모듈은 0.01초 간격으로 

 

명령을 지시받아 뇌에 전달합니다. 말이나 글이 아닌 생각으로 곧장 명령을

 

받기에 명령이 새어나가거나 반응이 늦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죽어라.”

 

철충들의 총탄이 날아옵니다. 

 

그러나 폐하께선 조금의 미동조차 없이 그 자리에 서서 태블릿에만 집중하셨습니다.

 

“무례하긴. 어딜 감히 주인님께 총구를 들이대?!”


리리스가 저희 앞을 가로막아 실드를 전개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 머리로 온갖 명령들이 입력됐습니다.

 

분명 폐하께선 2, 3제대와 나머지 제대를 지휘하고 계시지만 동시에

 

저희들을 지휘하고 있던 겁니다. 저는 그저 내리신 지휘들을 토대로 

 

보조만 하고 있습니다. 그 때, 폐하께서 ‘플랜 A’를 명령했습니다.

 

“……과연. 조금 위험한 전략이지만 따르겠습니다. 리리스, 부탁드릴게요.”


“맡겨두렴. 여긴 내가 맡고 있으니 아무 문제없어.”


그러는 사이에, 호드는 벌써 저 멀리 나아가 철충들을 박살내고 있었습니다.

 

방금 전에 오메가의 AGS들과 싸운 직후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앞을 가로막는

 

적을 무자비하게 도륙했습니다. 과연 폐하께서 비장의 카드로 쓰실만하군요.

 

“쓸모없는 것들. 고작 저 정도도 못 잡나.”


철의 왕자가 움직였습니다. 목표는 자기 쪽으로 돌진해오는 호드입니다.

 

“더러운 버러지들 주제에 내게 다가오지 마라.”

 

철의 왕자 주위로 붉은 창의 형상을 띈 에너지체가 나타나 발사됐습니다.

 

그 순간. 하치코가 나타나 그 공격을 튕겨냈습니다.

 

“호드, 전진! 페로, 포이는 교란!”


 그녀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페로, 포이 두 사람이 철충들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와 철의 왕자에게 달려들었습니다.

 

“냐하핫! 느려, 느려!”


“방심하지 마세요. 그리고 저희들은 어디까지나 교란입니다.”

 

스걱, 스걱! 철의 왕자가 팔을 들어 공격을 막았습니다.

 

“큭. 뭣들 하는 거지? 고작 둘도 못 막나!”


철의 왕자가 주위에 마구잡이로 창을 날렸지만, 두 사람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전부 빗나갔습니다. 그리고 날카로운 발톱이 왕자의 살갗을 파고들어

 

갈기갈기 찢었습니다. 큰 피해를 줄 순 없지만, 무시할 정도는 아니어서

 

적의 신경을 돌리는데 충분했습니다.

 

전투 시작 8분, 그 시점에서 폐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쪽은 대강 정리됐습니다. 자, 판을 키워보죠.”


“벌써 다 끝나셨나요?”


“사전에 대비해두었습니다. 제가 아무 준비 없이 오르카를 나설 리가 없잖습니까?”

 

그럼 연구소를 포위하려던 철충들은 전멸했거나, 어쨌든 유의미한 전투력을

 

상실한 상태. 고작 8분 만에 그 많던 철충들을 모조리 처리하시다니…….

 

“이 파리 새끼들이! 왜 공격이 맞질 않는 거냐?!”


“……당신은 스스로를 철의 왕자, 구원자라고 불렀습니다.”


폐하께서 철의 왕자를 바라보며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군요. 그 말에는 여러 가지 결점이 있습니다.”


“뭐라?”


“우선 구원자라고 했는데, 당신은 아무것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구원자라고 

 

칭하는 건 잘못됐습니다. 그리고 왕자라는 단어는 왕의 아들을 뜻합니다.

 

제가 알기로 당신의 혈통에 왕족은 없었을 텐데, 그럼 왕자도 아니겠군요.”

 

“네 놈이 스스로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고 있나? 감히 나를……!”

 

그런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지시는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과연, 저희는 이미 승리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스스로를 철, 철충이라고 말했죠. 하지만 당신은 철충이 아닙니다. 몸은

 

철충일지도 모르지만 그 정신은 한없이 인간에 가깝습니다. 애초부터 인간이었죠.

 

철도, 왕자도, 구원자도 아니라. 그럼 당신은……아무것도 아니군요.”

 

“그 시건방진 아가리를 당장 찢어주마!!”


고 에너지 반응! 철의 왕자가 팔을 뻗자, 커다란 에너지 구체가 모였습니다.

 

“뒈져라!”


“폐하!!”

 

콰앙! 발사된 구체가 아슬아슬하게 빗나가 벽을 뚫고 폭발했습니다.

 

칸이 발사한 총탄이 팔에 명중하면서 궤도를 틀어버렸습니다.

 

“우릴 두고 한눈을 팔면 쓰나.”


“뭣……! 나의 백성들은!?”


“이미 처리했다. 과연, 양떼는 양떼로군. 약해빠진 게 딱 양 같으니까.”

 

철의 왕자가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그의 주위를 감싸고 있던

 

병력들이 모두 파괴됐습니다. 전투 시작 10분 만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이게 무슨……그 잠깐 사이에……!?”


“10분이면 충분하지. 자, 정신 바짝 차리는 게 좋을 거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니까.”


콰아앙-! 귀가 터질 것 같은 폭음과 지진이라고 착각될 정도의 진동.

 

연구소의 천장이 무너지며 공중 병력이, 벽이 무너지며 지상 병력이 들어왔습니다.

 

“바깥의 백성들은……말도 안 돼. 불가능하다, 그 잠깐 사이에 모두 파괴했다니!”


“총합 20분. 그 시간 안에 당신……아니, 널 제거하겠다. 아무것도 아닌 너를 말이지.”


철의 왕자가 날개를 펼쳐, 뚫린 천장을 통해 바깥으로 달아났습니다.

 

“각자 할 일은 전달해뒀습니다. 여기까진 제 예측대로 됐군요.”


“오랜만에 위기인가 했더니 별 거 아니잖아. 자, 토끼 사냥을 시작할까?”


레오나 대장의 말과 함께 병력들이 일제히 움직였습니다.

 

“에이다 Type-G. 위성 화면 연결 부탁합니다. 드론도 준비해주십시오.”


‘벌써 연결했습니다.’

 

에이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희 주위로 위성 화면이 나타났습니다.

 

지금부터가 진짜. 폐하께선 달아나는 철의 왕자를 발견하고 태블릿을 눌렀습니다.

 

“여기는 6제대! 지금부터 발을 묶겠다!”


“7제대. 6제대를 지원합니다.”


“2, 3제대는 추적을 시작한다! 그리고 메이는 언제 도착하지!?”


“앞으로 7분 40초 뒤에 도착합니다. 자, 대장. 오랜만에 활약 좀 해보죠.”


서로의 무전이 들리는 도중에, 저는 폐하께 말씀드렸습니다.

 

“폐하, 이번 지휘는 저번보다 약간 조급하셨던 것 같아요.”
 
“눈치 채셨습니까? 사실 갑자기 기습당한 거라 그렇습니다.”


“정말 기습당하신 거 맞으세요? 전부 예측하신 줄 알았어요.”


“제게 미래를 보는 능력은 없습니다. "

 

화면으로 눈을 돌리니 공중 팀이 철의 왕자 주위를 날아다니며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처음엔 무시하고 달아나려 했지만 공격이 거세지니 주위를

 

향해 마구잡이로 공격을 날렸습니다.

 

“이 버러지 새끼들이!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이 내게 이딴 굴욕을 주다니……!”


“2, 3제대 포위 완료! 공격 개시!”


그 잠깐 사이에 포위를 끝낸 2, 3제대가 가세해 어마어마한 기세로 공격했습니다.

 

철의 왕자가 계속 공격하긴 했지만 유의미한 피해는 주지 못했습니다.

 

“불가능해. 불가능하다! 불가능하단 말이다!! 나의 백성들이 이렇게 허무하게 당할 리 없다. 

 

이 철의 왕자가 이까짓 벌레 새끼들 하나 못 죽이는 게 말이 안 된단 말이다!!”

 

그 때, 페하께서 마이크를 잡으셨습니다.

 

“그 말대로다. 너는 네가 그렇게 무시한 바이오로이드조차 못 죽인다.

 

하물며 내 목을 딸 수도 없었고, 네 철충들도 순식간에 전멸 당했지.

 

자, 이제 좀 구원자가 된 기분이 드나? 아무것도 아닌 ‘인간’이여.”

 

“크아아아아악!!”


조금씩, 조금씩. 철의 왕자가 먼지처럼 바스라지고 있습니다.

 

분명 저 힘은 어마어마하게 강력합니다. 아마 저희 한 명, 한 명이 상대한다면

 

아무도 이기지 못할 겁니다. 분명 그것이 진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이 모두 모이면, 폐하께서 저희를 지휘한다면 ‘패배’란 절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저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벌레에겐 벌레의 싸움법이 있는 법이지. 네가 그리 무시한 ‘벌레’들한테

 

짓밟혀 죽어라. 멸망의 메이, 좌표 전달했습니다. 실컷 대접해드리길.”

 

“자, 멸망의 시간이다!”


둠 브링어가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철의 왕자 위로 어마어마하게 많은

 

폭탄을 떨어트렸습니다. 

 

“이 빌어먹을 벌레 새끼들이!!”


------!!

 

어마어마한 섬광과 진동 끝에 피어오르는 흙먼지.

 

그 너머로 철의 왕자가 비틀거리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렇게 폭격당하고도 형체를 유지하다니, 맷집 하난 죽여주네.”


“하지만 이미 끝났습니다. 전투 능력 상실 확인, 마무리를-”

 

그리고 그 순간-

 

느닷없이 하늘에서 그것이 내려와 주위로 충격파를 발사했습니다.

 

“!##@@#%.”

 

연결체 익스큐서너를 닮은 철충이지만……그 익스큐서너보다도 압도적인 박력이

 

느껴졌습니다. 화면 너머로도 이런 기백이라니……!

 

“전원 공격 중지.”

 

‘저건’ 위험하다. 폐하도, 저도, 저희 모두가 그걸 느꼈습니다.

 

“%^^()!_@#.”

 

뜻 모를 말을 중얼거리며 익스큐서너가 왕자를 들어 올렸습니다.
 
“아직……아직 끝나지 않았단 말이다……!”


“*^^%##!!@)&$.”

 

도망치는 건가요. 그 때, 폐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의 교황한테 전해라, 다음은 너다.”

 

“((&##^%.”

 

그리고 두 철충이 그대로 하늘로 날아가 사라졌습니다.

 

“추적할까요?”


“아뇨, 적의 전력을 모르는 상태에서 무리한 추적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원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희들의 승리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말이죠.”

 

병사들의 환호 소리 속에서, 저는 들었습니다.

 

“……다음에도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좋겠군.”

 

굳이 대답할 필요조차 없겠죠.

 

페하께선 또, 언제나 그렇듯 승리하실 테니까요.

 

 

 

 

 

 

 

58

 

“……이렇게 21분 만에 처리했다는 건가? 사령관이 지휘한 걸 감안해도 너무

 

빠른 것 같군.”

 

영상이 끝나자마자 아스널이 말했다.

 

“사실 우리들은 오메가가 달아나거나 지원을 불렀을 때 대응하기 위해

 

그 주위에 숨어있었다. 갑자기 철의 왕자가 나타나서 당황하긴 했지만

 

사령관 각하께서 우릴 지휘해 전부 처리했다. 수는 많지만 오합지졸이더군.”

 

“그럼 동시에 두 곳을 지휘한 건가? 하여간 괴물 같은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군. 게다가 일부러 도발해서 공격을 유도해서 호드와 경호대를

 

지키면서 1초도 틀리지 않고 적이 공격할 타이밍을 쟀어.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였나?”


“그걸 따라할 수 있겠나?”


내 질문에 아스널이 손을 저었다.

 

“인간, 아니 바이오로이드도 못 따라할 짓이군. 게다가 기습당한 걸 감안하면

 

평소 실력의 절반조차 안 나온 것 같으니……소름이 다 돋는군 그래.”

 

“이게 내가 각하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그 분 이외의 우리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자는 존재하지 않아. 적이 아무리 많든, 아무리 강하든

 

각하께선 답을 찾아낼 것이다. 그런 재능, 그런 능력을……포기할 순 없지.”

 

“하지만 내 의견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령관은 인간이다. 물론 그 능력은 인간의 그것을 아득히 초월했지만

 

어쨌든 인간이야. 계속 이런 식으로 가면 어느 시점에선 분명 무너진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런데도 사령관이란 역할을 강요할 테냐?”


어쩔 수 없다.

 

그 분 이외에, 우리를 이끌 존재는 어디에도 없단 말이다.

 

“만약 그게 승리로 향하는 유일한 길이라면, 그렇다.”


“……하여간 너나 나나 쇠고집이군.”


대화는 거기서 끝났다. 우리는 결국 서로를 납득시킬 수 없었다.

 

하지만 언젠가 인정해야 할 것이다.

 

‘사령관’은 오직 그 분만이 할 수 있다는 걸.

 

 

 

 

 

 

 

 

 

 

 

철의 왕자를 털어먹긴 했지만 갑자기 기습당하고 정보도 없는 상태라 사령관은

자기 능력의 100%를 발휘하지 못했다. 원래 스타일은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족치는 것.

 

추가로 지휘관들의 사령관을 생각하는 느낌

 

메이: 평소엔 답답하지만 전시일 때는 100% 신뢰할 수 있음. 

 

지휘관으로서의 사령관은 이상적이지만, 인간으로선 영 못 미더운 듯.

 

마리: 일종의 신앙. 군인으로서 사령관을 일종의 신처럼 여김.

 

다만 인간으로서의 사령관은 보지 못해 그 역할을 강요하게 되는 듯.

 

용: 이상적인 지휘관이자 훗날 인류를 다스릴 왕으로서 생각함.

 

그렇기에 지금의 약한 부분마저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함.

 

칸: 신뢰할 수 있는 전우이자 지휘관. 평소의 그런 모습도 재미있고

 

귀엽다고 생각하지만 입 바깥으로 꺼내진 않는다. 조금 더 인간다워지길 바람.

 

아스널: 평소의 그 상태를 부끄러움을 타서 그런다고 생각함. 일단 한 판 하고나면

 

고쳐질 거라고 생각하는 중. 약한 부분마저 긍정한다.

 

레오나: 이성으로서 좋아하지만 본인 성격 탓에 입 바깥으로 못 꺼냄.

 

지휘 스타일이 비슷한데다 겉과 속이 다른 부분도 일치하고, 성향도 은근히

 

비슷해서 동질감을 느낌. 다만 사령관으로서 흔들리는 걸 용납하지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