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3장(10편~13편)          4장(14편~17편)          5장(19편~22편)           1장(4편~6편)             2장(6편~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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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작품은 픽션입니다. 이 작품의 설정은 공식 설정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편 아르망과 라비아타가 소집한 긴급회의가 마무리됐고, 지휘관들의 명령에 따라 오르카 호의 대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사령관이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그들의 행동을 재촉했다. 


약 한 시간 뒤, 오르카 호의 전방 시야에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섬 하나가 모습에 잡혔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나이트메어가 있다고 추정되는 안개의 섬.


그 이름에 걸맞게 섬 전체가 한 치의 틈도 없이 안개에 둘러싸여 실루엣만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오르카 호는 섬에 곧바로 내리지 않고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멈춰 섰다.


각 부대의 지휘관이 구성한 대(對) 나이트메어 부대들도 출격 포트에서 대기했다.


이들이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이유는, 오르카 호의 상공에 포진한 둠 브링어 부대가 보여주고 있었다.


안개의 섬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거리를 벌린 채 개미 한 마리도 지나가지 못하게끔 막고 있는

지니야와 실피드, 다이카로 이루어진 다수의 편대.


커다란 울타리처럼 쳐진 경계선 바깥에 위치한 둠 브링어의 지휘관 멸망의 메이와 부관 나이트 앤젤 그외 다수.


그 중심에는 옥좌에 도도하게 다리를 꼬아 앉은 메이가 싸늘한 눈빛으로 섬을 내려다보곤 이를 갈았다.


아마 그녀가 태어난 이래 가장 큰 분노를 느낀 때가 바로 지금일 것이다.


자신의 옆에서 나란히 비행 중인 부관에게, 메이가 물었다.



"사령관을 곤란하게 만든 철충이 저기 숨어있다 이거지?"


"네, 대장. 명령을."


"큰 거 한방 먹여주자고 부관. ALCM 사용 허락을 받아 놨으니까. 다이카, 신호 퍼트려."



메이는 자신을 화나게 한 저 안개 안에 있는 철충을 위해, 그녀의 이명에 걸맞은 화끈한 선물을 준비했다.


메이의 명령에 다이카가 대기 중인 오르카 호와 상공에 있는 다른 다이카들한테 신호를 전했다.


그 신호에 울타리의 형체가 찢어지며 울타리를 이루고 있던 구성원이 일제히 뒤로 멀리 물러났다.


메이의 주위로 패널이 어지럽게 뜨더니 곧 'MISSILE LAUNCH' 패널 하나가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다.


작은 손을 움켜쥔 메이가 씨익 미소지으며 패널을 내리쳤다.


그녀의 주위에 떠 있던 몇 개의 패널들에 DANGER라는 수식어와 해골 마크가 나타났고,

메이의 왕좌에서 불꽃 쇼를 알리는 신호탄이 발사됐다.


쏜 미사일이 안개의 섬에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개를 뚫고 나온 시뻘건 불길과 함께 솟아오른 버섯구름이 그 섬에 자리했다.


메이는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활활 불타는 섬을 감상했다.


하지만 구경도 잠시, 구름이 걷히면서 안개의 섬 내부에 있던 스카우트 계열 기동형 철충들이 메이가 있는 본대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많지는 않지만 적다고 볼 수 없는 물량에 메이가 지시했다.



"다들 적당히 상대하면서 본진으로 후퇴하라고 해!"



둠 브링어의 역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뒤는 저격수부대와 공중전의 주인인 스카이 나이츠에 맡기면 될 뿐.


메이 대장이 기수를 뒤로 돌렸고 그녀를 따라 둠 브링어 전체가 움직였다.


적절하게 난입한 스카이 나이츠 덕분에 부상자가 생기는 일은 없었다.


그녀들이 철충의 공격을 피하며 전장을 종횡무진 활약하는 동안 오르카 호는 안개의 섬 근처에 당도했다.


출격 포트에서 이번 작전을 수행할 인원들이 네오딤의 도움을 받아 섬의 육지에 발을 들였다.


메이의 폭격으로 안개는 완전히 사라져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는 없었지만, 그들은 조심스럽게 섬 안으로 진입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사령관 없이 진행하는 대규모 작전이었다.



-


-



한편 사령관은 유미의 꿈이 끝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시커먼 공간에 머물러 있었다.


그의 앞에는 덩굴 같은 식물로 감싸인 두 개의 커다란 문이 있었는데 그가 아무리 열려고 해도 꼼짝하지 않았다.


결국, 남은 선택지가 기다림 뿐이란 걸 안 사령관은 무중력 상태의 공간을 부유하면서 곰곰이 생각했다.



'악몽을 꾸는 인원 여섯 명 중 어떤 식으로든 꿈에 들렸던 이가 넷.'



악몽의 원인인 나이트메어를 같이 처치하고 헤어진 레오나.


어찌저찌 나뉜 인격을 다시 합쳐 꿈이 깨진 발키리.


다른 이에게 말 못 할 과거를 조금이지만 알게 된 티아멧.


모종의 이유로 꿈속 세계가 깨져 헤어진 유미까지.


남은 인원이 리앤과 리리스이고 저 문이 각각 둘의 꿈속으로 향하는 것이라는 가정하에, 어째서 저 문이 열리지 않는 걸까?


사령관은 하나씩 가설을 지워나갔다.


첫째. 오르카 호의 기상 시간이 되어 여섯 명 모두가 잠에서 깼다.


만약 그랬다면 자신도 이 공간이 아닌 현실에서 눈을 떴을 테니 패스.


둘째. 아직 저 둘이 꿈을 꾸고 있지 않은 경우.


가능성은 작지만 있음 직한 일이다. 보류.


셋째. 나이트 메어가 꿈을 완전히 침식해 출입문을 틀어막은 경우.


현시점에서 가장 그럴듯해 보이지만, 바라지 않는 최악의 상태이다.


나이트메어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꿈의 주인이 정신력 싸움에서 패했다는 이야기였으니까. 


그렇게 문 이외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던 사령관은,

문 쪽에서 들려온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휙 돌렸다.


놀랍게도 덩굴에 묶여있던 두 개의 문 중 하나가 빛을 내며 서서히 열리고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꿈속에 들어갈 절호의 기회를 놓칠 그가 아니었다.


망설임 없이 사령관은 있는 힘껏 문에 뛰어들었다.


문 안쪽의 흰 공간에 닿은 사령관이 빛의 입자로 화해 사라졌다.


사령관이 들어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다시 굳게 닫혔다.



-


-



열린 문을 통해 어딘가로 이동한 사령관의 앞에 리앤의 뒷모습이 나타났다.


평소에 다른 대원들을 위로해주는 긍정적인 마인드는 사라진 채 음울하게 만드는 오러가 그녀의 몸에서 흘러나왔다.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안 좋아 보여 리앤의 어깨를 잡으려 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닿는 순간, 마치 유령을 만진 것처럼 손이 그녀의 신체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몇 번을 더 해봐도 똑같은 현상에 사령관이 앞으로 가서 그녀의 모습을 보려 했으나 그것조차 그녀의 형체가 흩어짐으로써 무산됐다.


그리고 풀죽은 리앤의 목소리가 사령관에게 들렸다.



'셜록이 불의의 사고를 당한 그 날부터 지금까지. 결국 나는 어떤 사실도 증명해내지 못했어.'



그녀가 말하는 셜록의 사후 이후에 그녀가 해온 일을 들은 사령관이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리앤이 악몽을 꿀 이유는 이것밖에 없겠지.'



최근에 합류한 그녀에게 트라우마를 심을 만한 기억은 아마 없을 것이다.


악몽을 꾸는 이유는 과거에 있던 일 말고는 없겠지.


키리시마 스캔들 이후 셜록의 갑작스러운 사고사, 그리고 그 이후에 그녀가 잡혀가기 전까지 벌인 수사.


분명 전에 그렇게 납득했다고 했지만 역시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는 그 사건에 대한 의심이 남아있는 것 같다.


아니, 생각해보니 그녀는 그 이후에 다른 말로 돌렸을 뿐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던가?


사령관은 그때 리앤과 자신이 주고받은 대화를 하나씩 떠올렸다.



[셜록은…]


[죽었어. 스캔들이 터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건?]


[으응, 아니야. 사고였어. 조금의 의혹도 없는, 완벽한 사고.]


[그럴 리가…]


[확실해. '내'가… 잡혀가기 전까지 모든 걸 바쳐서 검증해봤으니까.]


[…]


[어쩌면… 사람에게는 평생 이룰 수 있는 업적의 한계치가 있는지도 몰라.]



리앤은 그 당시에 유일한 친구인 셜록을 잃은 후 커다란 상심과 함께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사건을 조사했을 것이다.


잡혀간 게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짧든 길든 결국 그녀는 셜록의 사망요인을 다른 것으로 검증하지 못했다.


리앤의 성격상 자기혐오에 빠질 법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같이 살아 온 친구를 우연한 사고로 허망하게 떠나 보내버렸으니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돌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리앤한테 무엇을 해줘야 악몽에서 벗어날까?


셜록을 지키지 못한 것이 네 탓이 아니라는 위로?


지금 이런 꿈을 꾸고 있는 이유가 단순히 나이트 메어 때문이라는 사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사령관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한 결과 이 말이 제일 적절하다고 느껴졌다.



"너는 최선을 다했어… 해줄 말이 이것밖에 없네."



사령관의 한마디에 이 공간이 그녀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처럼 크게 출렁였다.


그러곤 그의 앞에 갑자기 리앤이 팟 하고 나타나 그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


그러고는 다른 손으로 수갑을 꺼내 한쪽은 사령관의 손목에, 다른 한쪽은 그녀 자신의 손목에 걸었다.


의미 모를 행동에 사령관이 의아해했지만 분명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여 잠자코 무언가 변하기를 기다렸다.


그의 생각이 맞았는지 리앤과 자신이 서 있는 곳부터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아무것도 없던 흰색공간이 하나의 방으로 변하는 과정이 눈에 들어왔다.


세련되게 바뀌었지만,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정겨움에 사령관은 '설마?'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리앤에게 확인차 질문했다.



"셜록의 사무실?"


"맞아. 가구 같은 게 많이 바뀌고 나서 일 텐데 용케 알아챘네?"



어느새 채워있던 수갑을 풀었는지 리앤이 먼저 셜록이 쓰던 컴퓨터 앞에 놓인 두 개의 의자 중 하나에 앉았다.


남은 의자에 시선이 간 사령관이 조용히 그녀를 따라 옆에 의자에 앉았다.


앞에 놓인 화면에 리앤이 찾아 정리한 자료들이 날짜별로 줄지어 놓여 있었다.


이것만으로 그녀가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이 한눈에 들어왔지만, 

리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아마 자신이 내린 검증에 대한 피드백이 아닐까 싶었다.


정리해 놓은 파일들을 보며 리앤이 회상에 잠긴 눈으로 사령관한테 부탁했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내가 수집했던 정황과 증거들은 모두 생생하게 머릿속에 담겨있어."


"…"


"이참에 왓슨도 같이 찾아줘. 혹시 몰라? 내가 놓친 걸 찾을지도?"


"좋아, 네가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을 너의 친구인 내가 검증해볼게."



추리물을 즐기진 않지만 리앤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감내할 자신이 있었다.


이걸로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 놓인 짐을 덜어낼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사령관은 첫 번째 파일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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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 파트 기획만 세 번이나 갈아치운 거 실화인가 정말 뇌가 웅장해진다...


2021/07/03 11:30 수정: 문장 들여쓰기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