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소설은 백합입니다. 백합물이 싫으시면 뒤로 가주세요!
스토리
17. D - 686
"재방문 감사드립니다! 즐겁게 즐겨주세요!"
결국엔 어제 내 체력이 안 돼서 뻗어버리고.. 다음 날!
내가 다시 왔다!
"뭐부터 탈래, 세라야?"
"으으음..."
..생각해보니까 놀이공원에서 기구를 탈 생각을 못 했어...
가을 축제에만 집중하고 있었다고..!
하지만! 놀이공원을 오면서 새로 산 퓨대폰으로 다 검색해봤지!
"롤러코스터!"
"..정말?"
..이게 아닌가?
"놀이공원 오면은 롤러코스터는 꼭 타야 된다고 하던데?"
"으흠~ 그래~"
드르르륵-
...나 뭔가 선택 잘 못 한 거 같아.
살려줘.
"맨 앞줄만 저희가 탈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사..살려줘..
끼기기기긱-
롤러코스터에 타자마자 안전 바가 내려오고,
드르르르륵-
천천히 올라간다.
이..이거 뭔가 승천하는 느낌인데에...?
덜컹-
"꺄악..!"
"세라야?"
"어..어어..?"
"언니 꽉 잡아?"
꽈아아아악-
슈우우우우웅-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악!!!!!!!!!"
"야호~~!!!!!"
너..너무 빨라!!!
너무 빠르다고!! 무서워!! 살려줘!!!!
"꺄아악..!!!!!!"
*
"으에에에에에....."
롤러코스터를 타고난 직후...
몸에 힘이 안 들어가..
"콜록콜록..."
..괜히 인터넷을 믿어가지고...
앞으로 인터넷은 안 믿을 거야..
날 고통스럽게 만들었어...
"세라야 괜찮아?"
"아니이...."
진짜.. 지금 정신도 없고.. 몸에 힘도 없어...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세라가 정신줄을 놔버렸어..."
"으에.."
어지럽기도 하네..
슥-
"우응..?"
"세라야, 아이스크림 먹어."
"웅..."
냐암...
흐으응... 부드러운 우유 맛 아이스크림...
냠냠...
"정신 좀 돌아왔어?"
"우응.. 냐암.."
바삭- 콰작-
콘이라서 더 맛있당..
"그럼 다행이네~ 회전목마 타러 갈까?"
"웅!"
드르륵-
이제는 그나마 잔잔한 회전목마!
..인터넷에선 이건 진짜 안 무섭다고 했는데..
이거 무서우면 지나가는 지렁이만 봐도 무서워서 기절한다고 했어.
"네~ 확인됐습니다! 먼저 입장 도와드릴게요~"
이번에도 만능팔찌! ..의 힘을 빌려서 만저 타고~
"언니! 나 마차!"
"마차? 알겠어~"
아무리봐도 말들은 혼자 타는 용도고.. 같이 탈 수 있는 건 마차뿐인 거 같아!
"꿈과 희망을 가진 우리 모두의 회전목마, 지금 출~발!"
와... 직업정신 대박이다 진짜..
난 저런 거 못 해, 절대 못 해.
지이이이잉-
직원분의 말이 끝나자마자 회전목마가 신 나는 노래를 틀면서 빙빙 돌기 시작했다.
재밌어..!
심지어 위아래로 흔들려서 차 타고 있는 기분이야..!
"이건 어때? 세라야?"
"이거 재밌어!"
그리고 잔잔해서 좋아..!
...나 다시 인터넷 믿을래.
이번엔 정보가 정확했어..! 이제 믿어도 괜찮아!
그냥 놀이공원에서 재밌다고 하는 것만 피하면 그렇게 무섭지도 않고, 줄도...
아, 줄을 신경 쓸 필요 없었지..
찰칵-
"우응?"
"좋은 사진 얻었다~"
우우우..!
"나도 보여줘!"
"..너 사진인데..?"
"그래도 보여줘! 그래야 지울지 안 지울지 결정한단 말이야!"
"그러면 안 보여줘! 내 소중한 사진이라고~"
"이이이..!"
스윽-
"어때? 잘 나왔지!"
"으..으응..."
살만 더 쪘으면 예뻤을 거 같은데..
언니가 보여준 사진을 보니까.. 무슨 미라가 있어..
뺨도 살이 없어서 조금 들어가 있고.. 팔과 다리도 뼈밖에 없네..
"..언니."
"응?"
"나 살 더 찔래.."
푸우우욱-
"나 지금은 그냥 미라 같아.."
"드디어 언니의 마음을 이해해주는구나..!"
"아..아니.. 난 이렇게까지 말랐을 줄은 몰랐지..."
언니한테 본심을 말하고.. 안겨있으니까 마음이 편안해지긴 한데..
얼굴은 엄청나게 빨개졌어..
끼이익...
"즐겁고~ 재밌는 회전목마는 여기까지! 즐겁게 타신 공주님 왕자님들 또 놀러 오세요~"
...진짜 어떻게 하는 거야..?
철컥- 드르르륵-
언니가 맡겨놨던 휠체어도 다시 타고.. 천천히 어디론가 향한다.
투욱...
"응?"
휘이이이잉-
"우와아아..!!!"
갑자기 내 앞으로 낙옆이 하나 떨어지더니...
그 뒤로 많은 낙옆들이 소용돌이를 만들면서 멀리 날아간다.
"언니..."
"응, 여기가 가을 축제 입구야. 예쁘지?"
"응.. 진짜 예뻐.."
드르르르륵.....
그렇게 언니랑 천천히 나무로 만들어진 길로 향하니까..
휘이잉- 솨아아- 후두둑-
"우와아..."
낙옆들이 바람에 휘날려서 돌고래가 수영하듯이 움직이고,
휘이익- 후우웅....
한 번 높게 뛰어졌다가 내려오고,
사아아아....
나랑 언니를 천천히 감싸준다.
"무슨 마법이라도 쓴 걸까..?"
"그러게, 이건 마법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 드네..."
아니면 이 놀이공원 기술력이 이 정도인가..?
뭐가 됐든 다 대박이긴 한데...
"읍.. 퉤퉤..!"
"응? 갑자기 왜 그래 세라야?"
"갑자기 입에 뭐 들어왔어.."
뭔가 하얀 털? 같았는데..
기분탓이겠지?
바스락- 드르륵-
"우와...!"
입에 있던 털... 같은 것도 뱉어내고 낙엽이 밟히는 소리가 들려서 앞을 보니까..
낙엽이 바닥에 전부 깔려있고, 사람들이...
"왜 사람들이 없어?!"
"아, 여기도 전부 빌렸어!"
...너무 막 사용하는 거 같은데..
"그, 그래서 이제 뭐 해..?"
"으음~ 고구마도 먹고~ 감자도 먹고~ 아니면 나무 밑에 앉아서 낮잠도 자고? 그냥 다 할 수 있어!"
다 할 수 있다면...
"나 낙엽으로 고구마랑 감자 쪄먹고 싶어..!"
"그러자~"
낭만..!
이 살살한 가을에 낙엽 잎을 모은 뒤에! 거기에 은박지로 두른 감자와 고구마를 넣어서 쪄먹는..! 그런 감성과 낭만!
가을은 낭만과 감성의 계절이랬어..!
바스락- 바스락- 툭-
화르르륵-
"언제 다 했어..?"
"방금 전에? 이미 다 준비 돼 있거든."
아하.
타닥- 타다닥-
"..이거 주변으로는 안 번지지?"
"으음.. 돌에 막혀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그래도 뭔가 불안한데..
아니야, 괜히 더 불안하다고 생각하면 더 안 좋은 일이 일어나!
그렇게 안 좋은 생각은 잠시 집어넣고.. 30분!
치이익....
물을 뿌려서 불을 끄고...
"후우.. 후우우... 아아~"
"아아..!"
냐아암..!
"마시써..!!"
지금까지 먹어본 감자랑 고구마 중에 제일 맛있어어....
감자도 퍽퍽하지 않고 엄청나게 부드럽고.. 고구마도 달콤하고 맛있어...
이 세계의 감자랑 고구마가 아니야 이거.. 이런 고구마랑 감자가 있었다면 이미 다 팔리고 마트에 들어오자마자 계속 팔렸을 거야!
"냐암.. 허어.. 이거 진짜 맛있네..?"
"여기 고구마랑 감자 좋은 거 쓰나 봐.."
그리고.. 결국엔 고구마랑 감자를 3개씩 더 먹고..
"하므므..."
"우리 세라 낮잠 잘 시간이네~"
낮잠을 잘 시간도 시간인데... 배불러서 더 졸려...
"나무 밑에서 조금 잘까?"
"우웅..."
풀석...
그렇게 잠시 휠체어에서 내려와서 언니 무릎을 베개 삼아서..
"잘 자~"
"우으응..."
평소처럼 낮잠을 잤다.
낮잠 자고.. 또 신 나게 놀아야지이....
*
"...라야~"
우응..
"세라야 일어나 봐~"
"응..?"
분명 언니 무릎에 누워있는 건 맞는데...
등이 너무 딱딱해...
"하아아암..."
꿈뻑꿈뻑-
...나 왜 관람차 안에 있어..?
그리고... 왜 벌써 저녁이야..?!
"어..언니..."
"잘 잤어?"
"그.. 미아안..."
"괜찮아~ 오늘 재밌었어?"
"웅.."
텁- 스윽스윽-
"그러면 됐어! 즐기러 온 건데, 재밌으면 됐지!"
"언니..."
푸우욱...
진짜.. 매일 고마워...
덜커엉-
"꺄아악..!"
"아잇쿠.."
왜..왜 갑자기 멈췄지..?
"이제 시작하나 보네."
"뭐..뭘..?"
피이이이잉....
갑자기 밖에서 뭔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퍼어엉-!
폭죽이...
"낙엽모양..."
그것도 갈색의 낙엽..
아니,
퍼버벙- 펑- 퍼벙-!
붉은색.. 갈색.. 노란색의 낙엽 폭죽들이 차례대로 예쁘게 터진다.
"언니.. 설마 이것도.."
"응, 내가 부탁했어."
뚝.. 뚜둑...
"왜 울고 그래~"
"너.. 흐윽.. 너무 고마워서....!"
푸우욱-
폭죽을 본다고 언니의 품속에서 뺏던 얼굴을 다시 언니 품에 넣는다.
"나..! 나한테..! 이..흐끅.. 이렇게.. 신경써줘서어어..!!"
펑- 퍼버벙- 펑-
밖에는 여러 사람의 즐거움처럼 신 나게 터지며 아름다운 불꽃을 모여주지만,
"하윽..! 흐윽..! 끄으윽... 언니이이..!!!"
이 좁은 관람차 안에선, 한 소녀가.
살 날이 얼마 안 남았음에도, 그런 한 소녀를 위해 모든 걸 신경 써주는 한 주치의에게 너무나도 고마워서.
"흐아아아앙...!!!!!"
그런 고마움과 자신을 신경 써주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기쁨에 눈물을 흘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
*
"언니..... 언..니이..."
폭죽도 다 끝나고, 관람차도 다 끝나고.
세라는 울다가 나한테 기대서 자고있다.
...내가 또 상처를 준 걸까.
아니면 내가 잘한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이 정도의 고마움과 사랑을.. 예전부터 못 받아서 그런 걸까....
저벅저벅...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와주세요!"
저벅저벅저벅....
달칵- 스윽...
쿵...
차로 천천히 들어가서 세라를 뒷좌석에 넣어주고, 깨지 않게 조용히 문을 닫아준다.
달칵.. 쿵...
그리고 나도 조용히 운전석으로 들어간다.
이제 세라를 괴롭히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뭐가.. 세라를 힘들게 하는 걸까....
똑똑똑-
지이이잉-
"누ㄱ..."
"우리 얘기 좀 할까?"
과연.. 메리를 붙잡은 인물은 누구고,
그들은 어떤 대화를 했을지..!
다음 편에..! 공개르으으을!!!
안 합니다!! 완결 나고 외전으로 나오니까 기다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