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이 더욱 있을까 싶은 맑은 날인데도
날 때부터 앞을 볼 수 없었던 이 맹인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보지만 해를 볼 수가 없다.

후덥지근한 더위와 얼굴을 그을리는 빛이
해가 있음을 일러주어 그 존재를 모를 수 없기에
이 맹인에겐 존재를 어렴풋 알 뿐 그 모습을 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