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히 뚝딱



가을이 끝나가는 걸까요? 따뜻한 햇볕 아래에 앉아 있음에도 공기가 싸늘하게만 느껴집니다. 따뜻한 털실로 옷을 짓고 있지만, 손이 괜히 시렵게만 느껴집니다.


 안 되겠다 싶어, 저는 잠깐 일어서 괜히 벽난로 앞을 서성거립니다. 괜히 부찌깽이를 뒤적거리며, 불쌍한 불꽃을 괴롭혀 봅니다.


 벽난로의 작은 장작들은 은은한 연기와 소리를 내며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것의 작은 불꽃은 타닥거리며 나무를 천천히 파고 들어갑니다. 저는 괜히 그 위에 작은 장작을 하나 더 얹어 두고는 되돌아 옵니다.


 다시 창가에 앉아 잠깐 놔두었던, 뜨개질을 계속해 봅니다. 하지만, 왜일까요. 뜨개질이 잘 되지 않습니다. 방금 만든 코가 마음에 들지 않아, 괜히 다시 풀어내 봅니다.


 이리 고치고, 저리 고쳐 보아도, 역시 성에 차지 않습니다. 


 저는 뜨개질을 멈추고 괜히 창 밖을 바라봅니다. 집 앞마당, 훌륭한 고목의 앙상한 나뭇가지가 눈에 띕니다. 그것의 훌륭했던 외투는 바람에 날아가고, 땅바닥에 떨어졌습니다.


 그뿐 아니라, 같이 즐거운 추억을 쌓았던, 앞동산의 풀들도 생기를 잃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요. 이 모든 건, 어쩌면 외로워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