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는 비가 내립니다. 저 높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우산에 ‘퉁’하고 튕깁니다. 빗방울이 우산을 타고 또르르 굴러갑니다. 우산에서 못내 떨어지는 빗방울이, 물웅덩이에 ‘톡’ 떨어집니다. 구두의 딱딱한 밑창은, 물웅덩이를 첨벙이며 가르고, 땅을 ‘또각’ 거립니다.

 비오는 날의 습기가, 피부에 진득하게 달라붙고, 빗방울이 산산히 부서지어, 물방울이 차갑게 와 닿습니다. 

 그럼에도 사람이 없는, 조용한 도시의 거리를, 차가운 빗방울을 헤치고, 축축한 버스를 타고서, 찝찝한 우산을 들고서, 젖은 옷을 입고서, 항상 가는 길을 갑니다.

 어느새, 얼마 되지도 않는, 도시의 짧은 지평선에, 건물이 한 채 떠오릅니다. 

 오래되어 칙칙한 건물이지만, 풋풋한 추억이 잠들어 있습니다.

 저 건물을 보고선, 설레는 마음에 기대감에, 사람 한 명을 떠올립니다. 

 사람 한 명을 떠올려, 가슴이 요동쳐 두근거림은, 분명히 추억이 되겠지요.

 그 생각에 나는, 괜히 걸음을 서두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반갑게 웃으며 반겨주는, 좋아하는 사람 한 명과, 응원해주는 사람 한 명이, 그 건물엔 있습니다.

 오늘도 역시나 저는, 두근거리는 마음의 소리와, 오늘은 빗소리도 들으며, 항상 가는 그 길을, 서둘러서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