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


아리게 시리는 겨울 바람

그 위에 홀로 불면서도

나는 가본 적 없는 여름을 그리워했다


아아, 너는 어디에 있나


정오에 이글거리는 태양처럼

한없이 타올랐다

꽃망울에 맺힌 싸락 결정처럼

한없이 녹아 내렸나


봄과 가을이 방해하는

너와 나의 허망한 소망은

기어코 이 대지 위에 뿌리 박아

한그루 나무로 남아 있는다


그루터기의 나무테는

이젠 오랜 세월, 꿈 뿐이라

세월을 지나는 사람에게

작은 안식처가 되어 주고


우리의 조각난 바람은

그들에게는 산들바람으로,

봄과 가을에 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