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시가 소리쳤다.


“안에 없는 건 부차라티다! 프로슈토 형님, 부차라티가 없어요!”


부차라티의 ‘스티키 핑거즈’가 프로슈토의 머리를 갈기려는 순간, 지퍼로 열린 천장에서 바깥의 바람이 흘러 들어와 프로슈토의 머리카락을 움직였고 동시에 프로슈토는 본능적으로 ‘더 그레이트풀 데드’로 공격을 막았다. 프로슈토도, 부차라티도 당황할 만큼 한 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감이 좋은 놈이군… 지퍼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움직임을 눈치 채다니… 게다가 제법 ‘빠른’ 움직임이야…”


하지만 프로슈토는 부차라티 보다도 다른 쪽에 더 관심을 가졌다.


“미스타의 스탠드가 어떻게 여기 있는 거지?! 내 손으로 완벽히 머리통에 총알을 갈겨줬…을 텐데… 어떻게 ‘얼음’을 갖고 여기 있지…?”


“아무튼 이놈을 쓰러뜨리면 된다 이거지? 이 ‘검은 옷의 사내’ 쪽을!”


No.6가 말했다.


“맞아! 부차라티! 이놈을 처리하면 모두의 노화가 해제될 거야!”


그때, 공격을 막고 있던 그레이트풀 데드의 손이 움직이자 No.6가 경고했다.


“놈에게 잡히면 안 돼! 잡히면 엄청난 ‘스피드’로 ‘노화’ 당해!”


스티키 핑거즈는 빠르게 주먹을 거둬들인 다음 더욱 빠르게 주먹을 휘둘렀다. 더 그레이트풀 데드 역시 한쪽 팔로만 공격을 막거나 피하며 끝내 아슬아슬하게 주먹이 턱을 스쳤다. 프로슈토의 목부터 아랫입술까지 지퍼가 달리자 프로슈토는 당황했다.


“빠… 빠르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부차라티는 프로슈토를 몰아붙였다.


“혀, 형님!”


“난 신경 쓸 것 없어! 거북 안에 있는 놈들을 처리해!”


“예?!”


“얼른 해! 녀석의 패거리를 죽여버려!”


페시가 거북에 손을 대려는 순간, 부차라티는 그대로 페시를 걷어 차 유리창에 박아버렸다. 하지만, 그 탓에 부차라티는 프로슈토를 제압하지 못했다.


“허술하군! 부차라티! 미스타 녀석이… 기껏 정보를 가르쳐줬는데 말이야… 동료를 버리는 한이 있어도 보스의 딸을 지키기 위해 날 쓰러뜨린다! 그게 임무 아닌가? ‘간부 실격’이군. 받아라! ‘그레이트풀 데드’!”


그레이트풀 데드의 주먹이 닿기 직전, 부차라티는 스스로 자신의 머리를 ‘지퍼’로 갈라버렸다. 프로슈토가 경악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스티키 핑거즈의 주먹이 프로슈토의 옆구리를 가격해 지퍼로 만들었다. 프로슈토는 옆구리에 지퍼가 열려 덜렁거리며 계기판에 부딪혀 주저 앉아서는 숨을 헐떡였다. 부차라티는 다시 자신에게 단 지퍼를 닫으며 말했다.


“임무는 완수한다… 부하도 지킨다. 네깟 놈을 상대로 양쪽 다 해내는 게 그리 어려운 일 같지는 않은데.”


“빠르군… 확실히… 빨라. 허억 허억… 네 ‘스티키 핑거즈’였던가… 그쪽이 확실히 스피드는 한 수 위 같군… 하지만 말이야… 그런 건 다 알고 있다… 내 ‘그레이트풀 데드’는 에너지를 ‘노화’ 쪽에 쓰고 있으니까… 난 다 알고 있지만… 모르는 건 네녀석이다, 부차라티… ‘스피드’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숨을 몰아쉬고 있지…? 나도… 네녀석도 그렇다… 부차라티… 스탠드의 에너지를 전력 질주하듯 쓴 셈이라 피차 체력을 꽤 소모했어… 마력이 높은 차일수록 차체가 더 뜨거워지는 법… 현명한 녀석이라면 내 말을 이해하겠지…? 몸이 뜨거워지면 어떻게 될 것인지 말이야…!”


그 말과 함께 부차라티는 빠르게 늙어갔다. No.6가 아무리 얼음을 데어도 소용없었다.


“부… 부차라티! 어… ‘얼음’이 더 이상 효과가 없어!”


“어쩔 테냐… 응? 네녀석에게 당한 이 ‘지퍼’… 점점 닫히기 시작하는데… 턱의 지퍼는 이미 사라져버렸다. 어쩔 테냐?”


부차라티는 비틀거리면서도 쓰러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스티키 핑거즈!”


“보인다! 느려, 부차라티!”


그레이트풀 데드는 스티키 핑거즈의 주먹을 가볍게 피하더니 스티키 핑거즈의 주먹이 바닥을 치자 놓치지 않고 팔을 붙잡았다.


“이걸로 네녀석들은 몰살이다! 그리고 보스의 딸은 우리 손에 들어온다!”


“알고 있다… ‘몸이 뜨거워진다…’는 거라면. 잡히는 것도 각오한 바다… ‘임무는 완수한다’. ‘부하도 지킨다’. ‘양쪽’ 다 해내야 한다는 게 ‘간부’ 노릇의 고생스러운 점이지.”


부차라티가 오히려 프로슈토를 꼭 붙들자 프로슈토는 불길한 마음에 아래를 바라보고는 경악했다. 프로슈토가 밟고 서 있는 바닥에서부터 바로 뒤 벽까지 커다란 지퍼가 붙어서는 서서히 열리려 하고 있었다.


“서! 설마! 이… 이 미친 자식!”


“양쪽 다 해내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너만 이 열차에서 내쫓을 수 있다면 말이야… ‘노화’만 해제하면 부하들 다섯 명은 부활한다! 보스의 딸도 지킬 수 있다!”


“이 자식… 이… 이런 미친놈! 이거 놔! 밖은 시속 150km라고!”


“놓긴, 잡은 건 네 쪽일 텐데. 각오는 되어 있나? 나는 되어 있다.”


한순간 부차라티의 눈이 검게 타올랐다. 그와 동시에, 지퍼가 열리며 둘은 열차 밖으로 추락했다.


“우오오오오오오 죽을 셈이냐?! 부차라티! 이 자식!”


지퍼가 열리며 기절해 있던 운 나쁜 운전수는 그대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프로슈토는 부차라티를 매단 채 열차 벽을 붙잡고 소리쳤다.


“페시! 뭐 하고 있어! 페시! 어서 열차를 멈춰!”


기절했던 페시가 정신을 차린 순간, 지퍼가 닫히며 프로슈토와 부차라티는 열차 밖으로 떨어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