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페시는 프로슈토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것만 같았다.


“페시! 뭐 하고 있어, 페시! 열차를 멈춰!”


페시가 정신을 차렸을 때, 열차 벽의 지퍼가 서서히 닫히고 있었다.


“형님!”


그와 동시에 지퍼가 닫히자 프로슈토는 비명을 질렀다.


“이걸로 너도…! 네 ‘노화의 능력’도 사라진다… 그리고 부하들이 ‘부활’해 보스의 딸을 ‘보호’ 할 것이다!”


“이 자시이이익 부차라티이이이이!”


페시는 발을 동동 구르며 계기판을 바라보더니 이내 ‘비치 보이’를 꺼냈다.


“멈추는 법 같은 거 몰라요! 너무 늦는다고요! 형니이이이이임!”


페시는 열차 뒤를 향해 비치 보이를 휘둘렀다. 비치 보이의 낚시 바늘은 열차의 여러 사물들을 통과한 끝에, 아슬아슬한 순간 프로슈토의 오른손을 꿰어 벽에 붙였다.


“프로슈토 형니이이이임!”


“페… 페시!”


하지만 부차라티도 놓치지 않고 프로슈토의 발목을 붙잡았다. 프로슈토는 페시의 활약에 당장이라도 잔뜩 칭찬을 해주고 싶었다.


“자… 잘했다, 페시! 잘했다! 덕분에 살았다! 센스 있는 녀석!”


페시는 낑낑거리며 낚싯줄을 당겼다.


“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못 봤지만… 위… 위험했어! 아슬아슬했지만 걸려서 다행이야…! 그리고 이 바늘은 절대로 빠지지 않아!”


페시는 운전실의 거북을 돌아보았다.


“그… 그치만 지금 이 자세론 열차를 감속시키기도, 저 ‘거북’을 잡기도 불가능해요… 형님~! 그리고 이 ‘무게’의 느낌은 ‘2인분의 체중’! 부차라티 녀석도 함께 매달려 있는 게 분명해!”


프로슈토는 자신의 발목에 매달린 부차라티를 다른 발로 힘껏 걷어찼다.


“네녀석은 차체에 올라탈 필요 없다!”


부차라티는 정말 땅에 닿기 직전이었고, 땅에 닿으면 그 마찰력으로 인해 나가 떨어져 방금 전에 죽은 운전수처럼 될 것이 자명했다. 프로슈토는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까 네녀석에게 ‘간부 실격’이라 했는데 그 말은 철회하지… 네녀석은 ‘의지’가 있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수 있는 ‘의지’가 말이야… 보스가 ‘딸’의 호위를 네녀석에게 맡겨도 되겠다고 판단한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 정정하지, 부차라티. 네녀석은 ‘운이 없는 간부’다!”


프로슈토는 연거푸 부차라티를 걷어 찼다.


“떨어져라! 시속 150km의 지옥으로!”


“스티키 핑거즈!”


“잊은 거냐! 네 노화는 아직 ‘진행중’이란 사실을! 느려!”


그 순간, 부차라티는 프로슈토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 그 손으로 주먹을 날렸다. 프로슈토가 일순간 당황했지만 그뿐, 자유로운 팔로 쉽게 공격을 막아버렸다.


“헛수고를 하는구나! 부차라티!”


프로슈토의 주먹이 부차라티의 복부를 갈겼다.


“떨어져라아아!”


“역시 가드했군… 아니… 그래서 양손을 놓았던 거다. 네가 가드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말이야! 하여튼… 네 그 아우뻘 되는 녀석이 너를 당기는 그 ‘줄’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프로슈토는 경악했다. 스티키 핑거즈는 프로슈토를 공격한 것이 아니라… ‘비치 보이’의 줄을 공격한 것이었다.


‘노렸던 건 내가 아니야…! 서…설마… 운이 없었던 건… 나였나! 미스타 녀석이 살아있던 것부터 이상했어… 총알을 머리에 세 발이나 박아줬는데 놈이 살아 있는건… 태양이 서쪽에서 뜨는 것만큼! 말도 안 되는 일이었어!’


No.6가 소리쳤다.


“내가 와서 가르쳐준 정보야… 낚싯줄을 공격하는 힘은… 낚여 있는 자에게 되돌아간다!”


프로슈토의 오른손이 지퍼가 되어 풀리자 낚싯줄이 손에서 빠져나왔다.


“이럴 수가!”


부차라티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왼손을 비치 보이의 낚싯바늘에 꿰었다.


“부차라티이이이!”


단말마와 함께 프로슈토는 바닥에 추락했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한 페시는 미소를 지었다.


“잘 했어요! 형님! 체중이 1인분 줄어어요! 부차라티를 떠밀어 버린 거죠?!”


프로슈토(Prosciutto)

생년월일 - 1969년 3월 17일 나폴리 외곽

신장 - 178cm, 체중 - 84kg

스탠드 - 더 그레이트풀 데드

좋아하는 것 - 생 햄, 깔끔하게 정돈된 양복

싫어하는 것 - 페시가 약하게 구는 것

기타 - 고아원에서 자라 독립한 이후 뒷골목의 양아치로 살았던 적이 있다. 1997년 파시오네에 들어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