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옆집에서 살아온 당신을, 오래전 부터 지켜봐왔다.


물론 몇년전에 내마음을 전해 보았지만 당신은 단호이 말했었다.


"너는 분명히 매력적이지만, 그녀와 함께 있는한 너의 마음을 받을수 없어."


알고있었다. 당신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너무아름다운 그녀, 잘익은 복숭아 빛이 도는 뺨, 보화를 박아 넣은 듯한 눈,

그 밑으로는 어린 버드나무 처럼 낭창낭창한 몸,


그 어느것도 가지지 못한 나와는 다르게 아름다운 그녀였기 때문에, 

안될꺼라 생각하며 언제나 나를 다독여 왔었다.


하지만 너와 그녀를 볼 때마다 가슴이 쓰려오는건 어쩔수 없었나 보다.

가슴이 아려오는 그 광경을 보는것도 익숙해 지려는 무렵,


일때문에 만나는 A가 말했다.


"요즘은 그래도 버틸만 한가봐?. 예전처럼 죽상은 안짓는거 보니."


A는 바다건너에서 넘어온 녀석인데,

만나는 친구들도 돼먹지 못한녀석이고,

A 또한 그 몸가짐이 단정하지 않고 그녀를 희롱하는듯한 행동에

나또한 항상 거슬려 하던 차였다.


"조금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있을테니, 그때 잘하라고."


당신을 향한 나의 마음을 알고있던 녀석답게 헛소리를 하길레,

자리가 자리인지라 차마 말로는 못뱉고 속으로만 욕하고 말았다.


몇일이 지난 후 너의 사고 소식을 들었다.

일하던 현장에서 약품 유출로 빛을 잃어 버린 당신,

당신은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회사를 나와야 했고, 

쥐꼬리만한 보상금으로는 너의 치료와 그녀의 삶을 지켜내기엔 턱없이 부족했을 것이다.


그녀가 당신의 치료를 위하여 일을 구하러 동안, 

내가 당신을 도울수 있어서,

내가 당신의 의지가 되었다는 사실이 좋았다.


"이런 나를 도와줘서 고마워"


행복하다. 

당신은 비록 빛을 못보게 되었지만 

그 목소리, 그 표정, 그 향기, 그 몸짓, 하나하나가 여전히 빛났다.


한도 끝도 업이 고양되어가는 나의 기분,

먹을것하나도 내손으로 직접 먹이고,

자신의 몸도 스스로 닦기가 어려워진 당신을 닦아줄때,

나는 행복하면 죽을수도 있다는 말이 무슨뜻인지 알 것 같았다.


더 좋았던건, 그런 당신을 눈으로 핧듯이 쳐다보아도,

당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


당신이 말했다. 


"화장실에 좀 대려다 줄래요?"


당신을 화장실에 대려다 주고, 나는 잠깐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

문을 닫고 그곳에서 당신의 모습을 지켜본다.

아아. 당신은 그런 모습마저 사랑스럽구나.

사랑해요. 사랑해요.


'나와 같이 있는 모습을 찍어도 모르지 않을까?'


이미 촬영을 시작해 버린 나를 보았을때, 순간적으로 죄책감이 들었지만,

화면에 담긴 너를 보는 순간, 그런 죄책감은 다 사라져 버렸다.


그날밤은 집에 돌아와서 새벽까지 잠들 수 없었다.


이러한 날이 반복되길 몇일째, 

당신을 마음대로 눈으로 핧고, 당신의 모습을 카메라의 담아오던 나는

당신과 밤에도 함께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당신과 둘이서 있고싶어'

'그렇다면 더이상 화면으로 위로하지 않아도 될텐데'

'내가 항상 이렇게 도와주는데, 더 원해도 되는 거야'


언제나 처럼 당신을 화장실에 대려다 주고 

그안에서 나도 옷을 벗는다.

내몸을 당신 숨결이 닿을 곳 까지 밀착 시키며,

화면안에 당신과 나의 그 치부가 담기는걸 보았을때, 

난 이미 제정신이 아니였던것 같았다.

당신이 일을 마치고 나오고,

난 나체로 당신을 보며 스스로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빨래를 핑계로 소리를 감추고, 당신의 옷에 파묻혀 나를 위로하며 발버둥칠 무렵,


"뭐하시는 거에요?"


아. 끝났다...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되지?  이 미친 모습을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그녀는 차가운 눈으로 나를 몰아붙였다.

당신과 그녀 둘만의 삶을 방해하려던 나의 마음을 알고있는 그녀지만,

지금당장 돌봐줄 사람을 필요로 했었고, 그간의 호의를 고마워한 그녀덕분에

나는 어찌저찌 그 행위에 대해, 당신에게 들키지 않고 끝날수 있었다.


"지금까지 돌바줘서 고마워요, 하지만 이젠 오지 말아 주세요."


그녀가 간병인을 구한다고 했다.

어쩔수 없는 일이지, 이런내가 언제 일선을 넘어갈지 모르는 판에..


'아 그녀만 없다면, 그생활로 돌아갈수 있을텐데'

'아니야, 그녀가 없으면 당신은 내것이 되준다고 했어'


움직여야 했다.

지금이야말로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린 나에게 선물을 주어야할 시간이다.

몰랐을 때는 상관없지만, 그간의 행위들로 고양되어 버린 나에게,

이미 그이상의 것 외에는 아무 의미가 없는 상태가 되버린 것이다.


그녀를 어떻게 해야하지? 그녀를 어떻게 해야 할까?


A가 온것도 모르고 생각에 잠겨있었나 보다.

이런모습을 들킨게 기분이 나빠 A를 쏘아보았다.

보나마나 돼먹지 못한 생각을 하고 있었을텐데, 

나쁜생각을 하고있던것을  숨기려 아무말이나 하려던게 정말로 아무말이 튀어나와 버렸다.


"그녀 정도면 충분히 가능성 있지,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녀는 너와 다르게 아름답자나?"

"나에게 그녀를 만날 자리를 만들어줘, 그간의 정을 봐서 도와줄테니"

"물론 너의 부탁이라는 말은 하지 않을께"


A의 능글능글한 미소가 내 마음을 찔렀지만,

순간은 잠시, 나는 그 표정이 천국으로 이끌어 주는 천사의 표정 같았다.


몇일후 A가 다시 찾아왔다.

아무래도 그녀를 잘 설득했나보다.


"내일부터 그녀는 우리와 함께 일하러 갈꺼야"

"일이 끝나면 연락 줄테니, 그동안 즐겨보라고?"


드디어, 그녀가 A를 따라 간다고 했나보다.

아무래도 현실적인 문제들이 지친 그녀에게 그런 선택을 하게 한 거겠지.


아마 그녀가 고용한 간병인이 있을테지만,

그사람은 계약된 기간이 지나면 그만둘 테니까,

아니야, 간병은 내가 한다고 하고 간병인은 나와 입을 맞춰서 그녀에게 연락만 해주면되.

맞아 더이상 기다릴수 없어.

아. 드디어, 드디어, 다시 당신에게 갈 수 있어.

당신, 기다려줘요.

내가 당신옆으로 지금 갈테니,


사랑해요. 학규씨...



씿풋 쓰고나니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