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소설은
이젠 철이 지났지만, 6챕 막혔던 늒네가 왠지 기분이 미쳐서 걸캎세계관을 기준으로 써낸 창작글이야.
따라서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고 

원작붕괴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까 싫다면 뒤로가기 눌러도 돼!(그래도 대놓고 붕괴를 노리진 않으니까 봐주면 기뻐!)

덧붙여 실제 사건, 인물, 배경과는 일체 관련이 없어!


늒네의 말 : 뭔가 늘어질 것 같아서 그냥 최종장 분위기를 내보기로 함. 번외라고는 했지만 지금까지의 흐름은 동일, 각 인연이 개별적인 거라고 생각하면 됨.(A의 인연에서 B의 인연은 없던 일이 되는 것.) 근데 이게 늘어지고 있는 거 같네...;;; 이 무슨 주객전도.


전편링크 - [0]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3화 이후 번외편

[인연편1(지무카, 아이린)] [인연편2 (코넬리아, 로코코)]

----------------------------------------------------  


※ 최종장 돌입전, 각 캐릭터와의 개인 인연담같은 느낌으로 써보고 싶어서. 순서는 임의임.

주노, 유키 편




< 인연- 주노 >


“원하시던 처방은 드리겠습니만 그래도 제일 좋은 건 사용하지 않는 거니 말씀드린 방법을 한 번 시도해보세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나는 부대원들 몰래 진료를 받고 있었다. 어떻게 처방전은 받았으니 이제 약국에만 가면 된다. 이곳에도 약국은 있지만 흔적이 남을테니 일반 약국을 이용할 생각이었다. 별로 뒤가 구린 짓을 하는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녀석들에게 괜한 걱정은 끼치기 싫으니….



“음?”



그렇게 약을 구하고 돌아오던 길, 도중에 낯익은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주노?”



금발의 포니테일에 푸른 리본을 하고서 여성으로의 매력을 한층 강조하고 있는 검은 복장. 틀림없이 주노였다. 그런 그녀의 주위에 있는 것은 몇몇 남성. 다만 인상이 험악한 계열은 아니고 소위 잘 나갈 것 같은 그런 부류다. 아무래도 헌팅인 것 같다.



“뭐, 주노는 어쩔 수 없지…….”



복장도 저렇고 미모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고. 남성의 판타지를 마구 자극하는 색기의 요정인 저 주노를 보고서 혹하지 않을 남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본인이 그걸 일부러 즐기고 있다는 악녀일 뿐이라 다가간 남자는 이용당하기만 할 테지만.



“아!”


“앗.”



이런, 무심코 바라보고 있었잖아! 나를 눈치챈 주노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도망칠까도 생각했지만 나중에 추궁당해 무슨 일을 당할지도 두려웠다. 결국 나는 주노에게 팔을 붙잡히고 말았다.



“달링!”


“푸어!”



주노의 입에서 튀어나온 뜻모를 소리에 순간 뿜고 말았다. 동시에 주위로부터 관심이 늘어가는 것을 느꼈다. 언젠가 느껴본 살기가…….



“주, 주노?”


“많이 기다렸다구?”


“읏.”



그녀의 장난이라는 걸 알고있지만 윙크하는 모습에 부질없이 내 심장은 두근거리고 말았다. 밀착해 있는 신체도 그 원인이다. 안그래도 체형을 강조하는 스타일인데 팔짱을 낀 채 딱 붙어있으니 그 신체의 부드러움이나 감촉이 느껴지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위험하다. 남자로서 아무래도 기쁘다고 느껴버린다. 한편 몸이 느끼는 위험 신호가 더욱이 증가하는 걸 느꼈다. 더 이상은 안되겠다고 생각한 나는 주노에게 조용히 애원했다.



“… 살려주라.”


“후후.”



내 항복에 주노는 마치 승리했다는 느낌으로 미소를 띄우고는 아까전의 남성들을 돌아본다.



“그런거니까~ 다른 사람을 찾아보렴?”



주노의 말에 낙담한 표정이 되는 그들. 아니, 그렇다고 날 노려보지는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뒷통수가 따가운 것을 느끼며 일단 나는 주노에게 이끌려서 그 자리를 벗어나게 되었다. 



“자, 그럼 얘기를 들어볼까, 죄인씨~.”


“음…….”



조용해보이는 카페로 들어온 주노는 내 계산으로 주문을 마친 뒤 자리에 마주앉아 심문조로 물어왔다. 뭐, 대충 상황은 이해했다. 아마도 원인은 이 약봉지탓일 거다. 다만 이번은 저번과 같이 굳이 켕기는 짓은 아니기에 나도 입을 열었다.



“불면증 때문에 가벼운 수면제를 일단 받아온거야. 비밀로 한 건 미안하지만 저번같은 그런 건 아니라고.”


“흐응. 뭔가 고민이라도 있는거야?”



고민이야 많지. 하지만 그 고민들은 전부 남들에게는 말못할 사정뿐이라는 게 문제다. 담당의사의 말로는 스트레스가 원인일거라 했다. 고민거리를 털어놓으면 어느정도 부담이 덜겠지만 대체 누구한테 털어놓으면 좋다는 걸까.



“이 누나한테도 말못할 고민인거야?”



내가 대답하지 않고 있자 주노가 그렇게 물어왔다. 그녀에게라면 털어놔도 괜찮을까? 그런 고민을 하던 나는 파우스트의 일이 떠올랐다. 언제나 당당해보이는 주노지만 아무렇지 않을 리는 없겠지. 나는 결국 혼자 안는 편을 택하기로 했다.



“남자의 고민이야. 여성에게는 조금 말하기 그래.”


“그래? 딱히… 아니, 알겠어.”


“응? 어쨌거나 다른 애들한테도 괜히 걱정끼치기 싫으니까 비밀로 해줘.”


“그 정도는 어렵지 않지만. 대신 오늘 하루는 이 누나랑 어울려줘야겠어.”


“네네~ 알겠습니다. 갖다올게.”



마침 진동벨이 울리고 있었기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향했다. 



“솔직하지 못하네, 바보…….”



뭔가 말소리가 들린 듯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보나마나 나를 갖고 놀 흉계나 꾸미고 있겠지. …각오해두자. 그리고 주노의 말대로, 이 날은 주노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 여느때와 같이 희롱당하며 보내게 된 나였다.







< 인연- 유키 >


“안녕, 유키.”


“아, 어서오세요. 점장님.”



언젠가 와보기로 약속했던 신사에 나는 발을 들이고 있었다. 딱히 깊은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었고 이것저것 고민하다보니 자연히 발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무슨 용무라도 있으신가요?”


“으응. 기원이라도 할까 해서.”


“그건 좋은 생각이네요.”



유키의 안내를 받아 새전함 앞으로 향했다. 그러고보니 여기의 신은 고양이신님었지, 아마? 100엔 짜리 동전을 던져넣고 합장. 반신반의긴 하지만 고양이를 떠올리며 작은 소원을 빌었다. 적어도 최악의 사태만은 되지않게.



“점장님, 잠시 차라도 한 잔 들고 가시겠어요?”


“그거 좋지.”



마땅히 할 것도 없었고 나는 유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유키는 밝은 미소를 띄우며 이내 익숙해보이는 듯한 손놀림으로 차와 과자를 내왔다. 그 일련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아서 무심코 넋을 빼앗기고 있었다. 주노에게 세련된 우아함이 있다면, 유키는 고풍스러운 우아함이라고 할 수 있겠지. 이런 연약할 것 같은 소녀가 전투에서는 또 굉장히 의지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점장님?” 


“아, 아. 미안. 고마워.”



유키에게서 찻잔을 받아 조금 들이켰다. 유키의 실력도 있겠지만 향이 좋다. 기분탓인지 머리가 깨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차를 즐기고 있자니 유키가 얘기를 꺼내왔다.



“점장님. 하나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응. 뭔데?”


“점장님은 자기자신에 대해서 의문을 느껴본 적이 있으신가요?”


“응?”



뜻밖의 내용에 나는 무심코 손을 멈추고 유키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레이카 양이 그런 고민을 했다고 들어서요. 무심코 저도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왜, 저는 조금 ‘특별’하니까요.”


“아.”



굳이 우리끼리 언급하지는 않지만 유키의 존재는 암묵적인 것이 되고 있다. 확실히 유키의 힘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지닐 수 없는 거니까.



“뭐, 자기자신에 대한 거라면 누구든 고민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남들과 같다거나 다르다거나 하는 건 관계없다. 살아있는 이상 누구든 할 수 있는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의 경우는 그 환경이 조금 특이했을 뿐이다.



“그런가요.”


“유키는 뭔가 불안한거야?”



유키의 목소리나 표정에서 조금 평상시와는 다른 위화감을 느꼈다. 그게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저는 지금까지 제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존재고 그 힘을 지녔다고 생각해왔어요. 하지만 그런 제 힘도 단지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으으음.”



유키의 말에 떠오른 것은 파우스트의 일이었다. 미처 생각못했지만 유키에게는 그 일이 꽤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내심 반성하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힘이야 쓰기 나름이라고 생각해… 그 자는 다만 독선을 위해서 힘을 썼을 뿐이야. 하지만 유키는 아니잖아? 언제나 타인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유키라면 분명 힘도 올바르게 쓸 수 있을거라고 난 믿어.”


“…….”



유키는 살짝 미소지었고 나 역시 미소로 돌려주었다. 그 표정에 안심해버린 나는 그 미소에 담겨있던 진짜 의미까지는 눈치챌 수 없었다. 한숨을 돌렸다고 생각한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찾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안보이네.”



유키는 내 말의 의미를 바로 깨달은 듯 했다.



“아, 고양이신님이군요. 최근엔 잘 보이시지 않는 듯 해요. 점장님이시라면 혹시하고 살짝 기대하고 있었는데요.”


“하하…….”



왠지 그건 그건대로 터무니없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그냥 웃어두었다. 어느새 찻잔도 비워버렸고 나는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했다.



“대접 잘 받았어. 너무 오래 있어도 민폐니 이만 돌아가볼게.”


“민폐라뇨,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저는 기쁘답니다.”


“그렇게 생각해주는 건 고맙지만. 사실 처리할 일이 남아있어서 말이야. ”



변명으로 말했지만 반은 진실이었다. 급한 일은 아니지만 처리할 안건은 남아있으니까.



“후훗, 힘내세요.”


“응, 유키도.”



유키의 미소에 기운을 얻으면서 나는 신사를 뒤로 했다.



 …… ……

[인연편2] 인연편3 [인연편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