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소설은
이젠 철이 지났지만, 6챕 막혔던 늒네가 왠지 기분이 미쳐서 걸캎세계관을 기준으로 써낸 창작글이야.
따라서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고 

원작붕괴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까 싫다면 뒤로가기 눌러도 돼!(그래도 대놓고 붕괴를 노리진 않으니까 봐주면 기뻐!)

덧붙여 실제 사건, 인물, 배경과는 일체 관련이 없어!


늒네의 말 : 뭔가 늘어질 것 같아서 그냥 최종장 분위기를 내보기로 함. 번외라고는 했지만 지금까지의 흐름은 동일, 각 인연이 개별적인 거라고 생각하면 됨.(A의 인연에서 B의 인연은 없던 일이 되는 것.) 근데 이게 늘어지고 있는 거 같네...;;; 이 무슨 본말전도.


전편링크 - [0]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3화 이후 번외편

[인연편1(지무카, 아이린)] [인연편2 (코넬리아, 로코코)] [인연편3 (주노, 유키)]

----------------------------------------------------  


※ 최종장 돌입전, 각 캐릭터와의 개인 인연담같은 느낌으로 써보고 싶어서. 순서는 임의임.

리타, 소쇼우신 편.




< 인연- 리타 >


“점장, 불러서 왔는데.”


“아, 리타. 들어와.”



나는 보고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리타에게 가벼운 인사를 건넨 후 의자를 내주었다. 리타는 어딘가 불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


“아, 그렇게 긴장안해도 돼. 갖고 오라던 건?”


“갖고 오래서 갖고는 왔는데.”


“그래, 몸은 좀 어때?”



내 말에 리타가 조금 굳은 표정이 되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 심각한 건 아니고 아마 어떤 일을 상상한 거겠지만.



“물론 문제없다! 봐라, 퇴원도 했다 아이가!”


“흐음.”



실은 아까 전에 보고 있던 서류는 리타의 부상경과에 대한 보고서다. 그리고 이번에 갖고오라고 한 건 현재 상태에 대한 진단서. 실제로 부상은 거의 회복되었고 퇴원도 정상적으로 마친 상태다. 하지만 당장 내일, 본격적인 작전이 실행되는 만큼 그녀를 실행부대에 참가시켜야할지 말지 나는 고민하고 있었다. 리타의 성격을 생각해본다면 컨디션이 나빠도 반드시 참가하겠다고 고집을 피울 것임에 틀림없을 거고. 아니나다를까, 지금도 자기주장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고.



“점장아, 거짓말이 아니고 내 진짜로 문제없데이.”


“근데 급한 돈은 해결된거지?”


“다시 모아야 된다!”



리타의 주장은 알기쉽다. 요컨대 수당을 원하니까 작전수행부대에 배치시켜달라는 것. 하지만 역시 지휘관으로서는 조금 주저되었다. 부상에서 막 복귀한 그녀를 곧바로 이런 실전에 투입시키는 건…. 물론 리타의 동물적 감각이나 생존능력은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그거랑은 별개의 문제다. 무엇보다 적이 너무 강하니까. 여느때보다도 신중해지는 건 당연지사였다. 물론 무작정 참가금지 명령을 내릴 생각은 없다. 정말로 이상이 없는데 굳이 전력을 놀릴 이유가 없다. 그럴 여유도 없고.



“으음, 그 부분은 다시 얘기할 필요가…….”



진단서를 자세히 읊어본다. 예상은 했지만 문제없음인가. 회복능력 뛰어난 거 같고 말이지. 여전히 불안한 듯 이쪽을 바라보는 리타를 살짝 곁눈질했다. 많은 고생을 했다고는 들었지만 건강미 넘치는 피부나 신체를 보고 있자니 전혀 그런 생각은 들지 않는 그녀다. 가치관은 확실히 남다르지만서도….



“내 뺏삐면 시위할기다!”


“걱정마, 그럴 생각은 없으니까. 싫다는 소리해도 안봐주고 굴릴거니까 각오해. 그보다 내가 흥미로운 소문을 하나 들었거든?”


“바라던 바데이! 근디 소문이 와?”


“리타, 너 사실 저축해 놓은 거 남아있지?”


“으, 응? 무, 무슨 소리고? 내는 잘 모르겠는디….”


“시치미 떼지 마! 여긴 그래도 생각해서 도와줬더니 거짓이렸다!”


“후앗!”



리타가 입원했을 당시에 보상금 문제로 내게 애원했고 나는 그런 그녀를 위해서 조금이나마 지원을 해주게 되었지만 알고보니 리타는 딱히 그런 도움없이도 자력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던 문제였던 것이다. 사실을 알고 난 나는 기가 막힌 걸 넘어서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하아, 리타. 네가 돈 좋아하는 거 알고 아끼고 저축하는 데 목숨거는 그 성격도 알지만 적당히 해야지. 나한테까지 속이고 그러는 건 좀 심하지 않냐. 솔직히 서운한데.”


“으응, 그…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여오는 리타의 모습을 보자 나는 왠지 허탈한 기분이 되었다. 뭐랄까,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녀석이랄까. 나는 작은 한숨을 내쉬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후우, 이번만 눈감아줄게. 딱히 갚을 필요도 없어. 다음부턴 처신을….”


“고맙데이, 점장!”


“어, 어잇!”



갑자기 리타에게 끌어안기는 바람에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자, 잠깐, 맞고 있다고! 야!



“역시 점장밖에 없다!”


“돼, 됐고 떨어져!”



간신히 리타를 떨어뜨리고 나는 놀란 가슴을 추스린다. 이 무경계한 녀석을 대체 어쩌면 좋을까. 저번엔 이상한 아르바이트에 연루되서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 나는 다시 한번 머리가 아파져오는 것을 느꼈다.



“하아, 이만 가봐라.”



한손으론 이마를 짚고 남은 한손을 흔들며 리타에게 돌아가라고 전했다.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리타는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하면서 방을 나갔다.



“… 잠깐 쉴까.”



기력이 솟아나질 않는다. 결국 나는 잠시 눈을 붙이기로 했다.







< 인연- 소쇼우신 >


“아, 점장님. 맛있어 보이는 게 있어요!”


“그래.”


“사주세요!”


“…그래.”



소쇼우신은 기쁜 표정으로 내 손을 잡아 끌었다. 딱히 저항할 의지도 없는 나는 그런 그녀가 이끄는 대로 움직였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 번화가지만 소쇼우신은 지금 간단한 변장중이므로 주위의 이목을 끌고있지는 않았다. 뭐, 자세히 보면 깨달을지도 모르는데. 어쨌거나 어째서 내가 소쇼우신과 함께 이런 시간을 보내고 있느냐면 무엇을 숨기랴 바로 내 입이 문제였다. 입은 만악의 화근이라 했던가, 내가 사실 소쇼우신을 잊고 있었다는 걸 약간의 말실수로 본인에게 들키고 말았고 용서하는 대신 일일데이트를 요구받고 말았다. 당시 무카나 아이린 등 다른 애들의 시선이 굉장했지만 소쇼우신의 고집을 꺾는 건 불가능했고 결국 이렇게 되었는데…….



“아, 라즈베리에요. 맛있네요~.”


“그렇구나.”



사실 소쇼우신이랑 일일데이트라는 거엔 불만이 없다. 아니, 아이돌이잖아? 거기다 미소녀. 이런 거에 불만을 토로했다간 세상 남자들에게 몰매를 맞을 거다. 하지만 아까부터 내 신경을 자꾸만 뺏어가는 존재들이 문제다.


들키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개인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나름의 인원수가 더해지니 아무래도 스킬이 조잡해지는 모양이다. 부대원들이 우리를 미행하고 있었다. 처음 깨달았을 때는 소스라치게 놀랐는데. 하지만 소쇼우신은 뭔가 눈치채지 못한 듯 자연스러웠다. 덕분에 불편하게 된 건 나뿐이다.



“아, 점장님! 이번엔 저기로 가봐요!”


“알겠으니까.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줄 알겠다. 아직 시간은 많아?”



미안, 누가 쫒는 건 사실이다.



“아, 헤헤. 죄송해요. 들떠버렸네요.”



그녀의 웃음을 보고있자니 왠지 죄책감이 조금 밀려왔다. 하지만 팔이 꽤 아파오고 있었으므로 나로서도 어쩔 수 없다.



“괜찮아. 자, 저쪽이지?”



대신 이번엔 내가 앞장서기로 했다. 추적자들은 신경쓰이지만 어쨌든 직접적으로 관여해 올 생각은 없어보이니 최대한 무시하자. 그렇게 소쇼우신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점심 때가 되어 인근 식당으로 들어갔다. 최근 개업한 해외요리 전문점이라고 한다.



“오, 이거 한번 먹어보고 싶었어요!”


“그럼 나는 무난하게 이걸로 할까.”



소쇼우신이 고른 건 이름부터 난해한 정체모를 요리다. 적어도 나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내가 고른 건 크림파스타. 조금 기다리자 요리가 나왔고 허기가 져있었던 우리는 대화보다는 식사에 집중했다. 데이트로서는 조금 모습이 나쁠지도 모르겠지만 마땅히 할 얘기도 떠오르지 않고…….



“아, 맛있었네요.”


“그러게. 곧 유명해져서 예약하지 않으면 못 오게 될지도.”



식사를 끝낸 우리는 간단한 디저트를 시켜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아무래도 대화를 해야 할 타이밍인 거 같다. 나는 억지로 입을 열었다.



“즐기고 있어?”


“네?”


“아니, 이런 건 재주가 없어서 말이지. 따분하진 않은가 하고.”


“후훗. 괜찮아요! 점장님과 보내는 건 즐겁고 저는 모두의 아이돌, 소쇼우신이니까요! 점장님이 즐거우시면 그걸로 된답니다~ 호, 혹시 재미없으신가요?”


“아냐, 아냐. 나도 소쇼우신과 보내는 건 즐거우니까.”


“헷, 그럼요. 당연하죠! KIRA~.”



자신의 마스코트라고도 할 수 있는 대사를 꺼내는 소쇼우신을 보며 나도 미소로 돌려주었다.



“그럼 오후부턴 뭐하지, 생각한 거 있어?”


“글쎄요. 뭐가 좋을까요?”



점심도 금방 끝냈고, 조금은 소화거리가 있으면 좋겠다싶지만… 그러고보니 얘들도 점심하러 갔나? 어느새 녀석들의 모습이 눈에 띄지 않았다. 잘 숨어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왠지 불안한데…….



“무슨 일 있으세요?”


“응? 아니, 조금.”


“… 조금?”



내 태도를 수상하게 여겼는지 다가온 소쇼우신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그 순간, 핸드폰이 울었다. 발신인을 확인했더니 이코스였다. 우릴 미행하던 그룹의 일원이다. 아까 느꼈던 불안한 예감이 현실이 되는 광경을 환시하면서 나는 전화를 받았다.



“나야.”


[죄송해요.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거에요.]


“뭐하는 거야, 너희들….”


[꺄아! 지, 진정해! 우와아!]



아니,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



[이, 일단 빨리 와주세요. 위치는 따로 문자로 보낼테니까요.]



전화는 당돌하게 끊겼다. 곧이어 메시지의 도착을 알리는 진동이 느껴졌다. 나는 조금 두통을 느끼면서 잠시 멍하니 서있었다.



“아무래도 데이트는 여기까진가 보네요~.”


“으응, 미안.”


“음, 그럼 오늘 못채운 나머지는 다음 번으로 해주세요~.”


“아, 응.”



어라? 다음 번이란 건 또 데이트를…?



“자, 그럼 서둘러 모두에게 가자구요, 점장님!”


“아, 자, 잠만!”


“KIRA~.”



나는 또 맥없이 밝은 미소를 뿌리는 소녀에게 끌려가는 것이었다.



…… ……
[인연편3] 인연편4 [인연편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