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결투표(自決投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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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소파에 앉아 TV를 바라보다가 하품한다.

 

그러다가 문득 인기척을 느끼고 백이란은 옆을 돌아보았다.

 

“책 다 읽었나봐?”

“응.”

 

강문희가 옆에 앉으려는 것을 보고서 그는 옆으로 살짝 비켜주었다.

 

“재밌어? 괜찮으면 나도 다음에 읽어볼게.”

“주인공 친구가 범인이고 주인공이 죽어.”

“야, 잠깐.”

“거짓말이야.”

 

백이란이 미간을 찌푸리며 째릿 흘겨보자 강문희는 키득키득 웃었다.

 

조금 전에 추리소설을 읽는다며 서재로 들어갔던 그녀였다.

 

물론 대부분의 일반적인 집에 서재는 없고, 있다고 해도 이만한 규모의 서재는 없으리라.

 

백이란과 강문희는 납치되며 시작된 게임을 끝마치고 성란이 마련해준 자택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학교는 자퇴한 상태다.

 

성란은 백이란을 어딘가 가둬놓고 싶어했고, 강문희는 어쩌다보니 거기 편승하는 형태가 되어버렸다.

 

솔직히 말해서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학력이라는 점에 염려도 있었으나,

나름 백이란과 같이 시간을 보내다보니 꽤 만족스러웠다.

 

애초에 후견인이 그 성씨 집안 아가씨인 시점에서 학력이고 뭐고 의미가 없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마냥 아무것도 안 하고 놀려니 영 마음이 불편해서 강문희는 최근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모양이다.

 

“아, 맞다. 이란아.”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강문희가 손을 내밀었다.

무슨 일인가 하고 살펴보니 손가락에 약간 상처가 나있었다.

 

“종이에 베였어.”

“조심 좀 하지 그랬어.”

 

예나 지금이나 덜렁거리는 건 변함없는 그녀였다.

 

그 모습에 쓴웃음을 지으며 백이란은 상처를 쓰다듬었다.

희미한 온기와 함게 상처가 점차 아물어간다.

 

“다음부터는 제발 조심해.”

“맨날 그 소리야.”

“그만큼 네가 다치니까 그러지.”

 

게임이 끝나고 시설 바깥으로 나가기로 되어있던 때,

거기 있던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호박 괴인과 눈이 마주친 뒤 의식을 잃었다.

 

그리고 깨어났을 때는 자기 방의 침실이었다.

 

신기한 것은 2주 정도를 감금당해 있었는데도 바깥에서는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점.

 

실종신고 같은 것은커녕 다른 사람들과 넌지시 이야기를 나눠보면

애초에 그들이 다른 곳에 있었다는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것만 같았다.

 

솔직히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백이란은 이내 납득했다.

 

그 호박은 어차피 사람에게 초능력을 멋대로 줬다 뺐었다 할 수 있는 녀석이다.

이만큼의 일은 그리 고생도 아니었을 테다.

 

그리고 그 능력의 이야기를 하자면 대부분은 능력은 회수되었다.

 

백은하의 경우만 생각해봐도 그게 사회로 나갔을 때 발생할 경제적 문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다.

 

다만 예외가 있다면 백이란이었다.

 

그저 실수로 빼먹은 것인지 아니면 어차피 나가도 유사 감금생활을 하게 될 게 뻔했기 때문인지

백이란에게는 여전히 능력이 남아있는 채였다.

 

거기에 딱히 불만은 없었다.

주변 사람이 다쳤을 때 바로 고쳐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 만족스럽다고도 할 수 있었다.

 

“이란아, 드라마 저거 본방이야?”

“아니. 재방송. 본방은 금요일이야.”

“그렇구나. 재밌어?”

“그럭저럭?”

 

스윽 고개를 들이밀며 물어오는 강문희였다.

 

백이란은 어깨에 기대듯 몸을 붙이는 그녀의 모습에 피식 웃고는 살포시 끌어안았다.

 

“읍…?”

 

잠시 그러고 있다가 강문희는 갑자기 그의 머리를 붙잡고는 입을 맞췄다.

 

침이 흘러나올 정도로 질척질척 격렬하게 혀를 섞는다.

 

입이 막힌 탓에 미묘하게 가빠진 호흡을 내뱉으며 백이란은 얼굴을 붉혔다.

 

“……헤헤. 아직 키스밖에 안 했는데.”

 

한참 그의 입을 탐하다가 강문희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곤 그의 사타구니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지내게 되며 그에게 허락된 복장은 가운 한 장뿐이었다.

 

그 너머로 우뚝 솟아오른 페니스를 강문희는 살살 간질이다가 그를 밀쳐 소파에 눕혔다.

 

“역시 이란이는 억지로 당하는 걸 좋아하는구나.”

 

이윽고 그녀는 순식간에 가운을 벗겨버리곤 백이란의 양손을 모은 뒤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았다.

 

“흐윽, 문희야. 너무 갑작스럽…”

“아음…….”

 

그러다 강문희는 입 안에서 침을 모으는가 싶더니 불알을 단숨에 삼켜버렸다.

 

피부에 비하면 조금 뜨겁게도 느껴지는 웅덩이 속에 구슬이 잠긴다.

 

오싹한 쾌감이 허리를 내달렸다.

순식간에 흥분감이 몰려온다.

 

그러나 강문희는 움직이지 않고 그 상태로 백이란을 올려다보며 눈웃음을 지을 뿐이다.

 

“무, 문희야… 거기 말고… 하으으…….”

 

백이란에게 아직 능력이 남아있다는 것은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까지 개발된 그때의 정력 역시 그대로였다는 말이었다.

 

간질간질한 쾌감만이 계속 미약하게 전해져오는 이 상황은 그에게 있어 너무나도 참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문희는 그저 입 안에 불알을 삼킨 채 이따금씩 혀로 굴리기만 했다.

 

본래 백이란을 최대한 존중해주려 했던 그녀였으나

시설에서의 게임이 끝난 이후로는 조금씩 가학적인 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쾌락에 몸부림치는 그가 너무 귀여워서 참을 수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 상태로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이 각도에서는 시계가 보이지 않았기에 백이란은 정확히 얼마가 흘렀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시계가 보였다고 한들 제대로 볼 수 있는 상태였을지는 알 수 없었다.

 

강문희는 조금도 그를 풀어주지 않고 그 자세를 유지했고

페니스에서는 망가진 수도꼭지처럼 쿠퍼액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백이란은 반쯤 넋이 나가 전신을 움찔거리며 허공에 허리를 흔들어보지만

그마저도 강문희가 억누르고 있는 탓에 제대로 움직이질 못했다.

 

“──다녀왔어.”

 

현관문이 열리고 박선정이 들어온 것은 그 무렵이었다.

 

“뭐야. 오늘은 내가 1등이야?”

“우으음. …푸하. 언니 얼른 와요. 이란이 예열해뒀으니까.”

“그래, 우리 문희 잘했어.”

 

박선정은 거실로 들어오자마자 두 사람의 모습을 보더니 가학적인 미소를 지었다.

 

이내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하의만을 벗어 풀썩 주저앉고 다리를 벌린다.

 

“자, 이란아. 싸고 싶은데 못하게 해서 힘들었지?”

 

박선정은 스스로의 비부를 문질러 적시며 백이란을 바라보았다.

 

페니스를 껄떡이며 백이란은 무언가에 홀린 듯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

 

그러다 문득 고개를 돌려 강문희와 눈을 마주친다.

 

강문희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얼굴을 붉히는 것이 누가 봐도 과하게 흥분한 상태였다.

 

그 눈동자에 가득 찬 기대감을 알아채고서 백이란은 눈을 질끈 감고 페니스를 박선정의 비부에 가져다대었다.

 

끈적한 애액이 귀두에 휘감기는 감촉만으로도 무심코 신음성을 흘릴 것만 같았다.

 

“…하으윽?!”

 

심장이 당장이라도 터질 듯이 요동치던 침묵 가운데 박선정은 갑자기 그의 허리에 다리를 휘감더니 끌어당겼다.

 

순식간에 페니스가 그녀의 안쪽으로 틀이박히며 머리가 새하얘질 듯한 쾌감이 덮쳐왔다.

 

쌓이고 또 쌓여있던 쾌감이 한 번에 터져나가며 삽입만으로 사정하고 만다.

 

그러나 몇 번이고 절정을 유예당한 육체는 사정하고 있으면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멋대로 허리를 움직여버린다.

 

차마 언어가 되지 못한 신음을 내뱉으며 두 번째 사정이 찾아왔다.

 

“흐으으… 진짜 왜 이렇게 좋은 건지 모르겠다니까.”

 

그와 함께 가벼운 절정에 달한 것인지 박선정은 어깨를 파르르 떨었다.

 

“아직 혼자니까 조금만 더…… 쳇, 양반은 못 되겠네 진짜.”

 

이번에는 백이란을 밀어뜨리고 위에 올라타려던 박선정이었으나 곧 들려온 도어락 소리에 혀를 찼다.

 

“뭐에요. 벌써 시작했어요?”

“으으, 첫 발이 제일 진해서 좋은데에…….”

 

성란은 거실로 들어오더니 미간을 살며시 찌푸렸다.

그 뒤에서 덥수룩한 앞머리를 얇은 핀으로 정리한 박루미도 따라들어온다.

 

“저 옷 벗을 동안 루미 양이 봉사해줘요.”

“응… 이란아, 잘 먹을게.”

 

이내 박루미는 바닥에 쓰러진 백이란에게 다가와 쪼그려앉더니 페니스를 입에 머금었다.

 

민감한 곳을 혀로 간질이는 감각에 무심코 허리가 떠버린다.

 

“흐윽…….”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움직임은 정액을 쥐어짜기 위한 것으로 변했다.

 

박루미는 눈을 번득이며 격렬히 입에 들어온 이물을 빨아들이기 시작했고

어느새 박선정도 백이란의 곁에 붙어 유두를 살살 긁어대고 있었다.

 

“하아, 뭘 멋대로 쥐어짜고 있는 건가요.”

 

박루미는 금세 또 토해내지는 정액을 입에 머금는다.

 

최대한 음미하겠다는 듯 볼을 부풀리며 오물거리는 그 모습을 보더니 성란은 한숨을 쉬더니

그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백이란 위에 올라탔다.

 

쉴 틈도 없이 다음 번 쾌감의 파도가 몰려왔다.

 

“우와. 학교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벌서 이 꼴이에요?”

 

성란이 허리를 연신 내리찍으며 쾌락을 탐하고 있을 무렵 백은하도 돌아왔다.

 

꽤나 급히 달려온 것인지 달아오른 피부에는 땀이 살짝 흐르고 있었다.

 

“자, 오빠. 뛰어왔으니까 냄새 엄청나겠지만… 이런 게 좋지?”

 

그러곤 그녀는 옷도 벗지 않고 백이란의 얼굴 위에 걸터앉았다.

치마 속에 머리를 파묻게 하고는 얼굴에 비부를 문질러대는 그녀였다.

 

“참 그렇지. 이게 중요한 게 아니었는데 말이야.”

 

그러다가 백은하는 문득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엉덩이를 치워주었다.

 

여성의 냄새를 문자 그대로 코에 들이박히고 있던 백이란은 갑자기 자유로워진 호흡에 숨을 세차게 들이켰다.

 

“문희 언니. 아직도 제대로 하고 있죠?”

“…응.”

 

이후 백은하가 부른 것은 강문희의 이름이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백이란이 무심코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백이란을 보고 자위하고 있던 강문희가 어깨를 흠칫 떨었다.

 

이내 백은하는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붙잡아 백이란이 있는 곳까지 이끌고는 그녀의 속옷까지 단숨에 벗겨버렸다.

 

“어서 보여주세요? 오빠한테 줄 선물이 있잖아요.”

“그, 그렇지만…….”

“에이,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러며 백은하는 강문희의 어깨를 붙잡더니 몸을 홱 돌려버린다.

 

백이란의 시야에 그녀의 살짝 붉게 달아오른 엉덩이가 들어왔다.

 

“이, 이건…….”

“문희 언니 보지가 너무 좁아서 제대로 못 즐겼다면서?”

 

강문희의 항문에 무언가 박혀있고 손가락을 걸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고리가 삐죽 나와있었다.

 

부끄러워하는 강문희를 무시한 채 백은하는 키득대며 엉덩이를 잡고는 벌려서 백이란에게 더욱 잘 보이게 내민다.

 

“오빠 거 크기를 생각하면 조금 더 개발해야겠지만 그래도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은 거 같네.”

 

백이란은 그녀의 모습에 눈을 떼어놓을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이 되어서도 그가 품은 가장 큰 감정은 강문희에 대한 연심이었으니 말이다.

 

얼굴을 붉히며 치태를 드러내는 연인의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 없을 지경이었다.

 

“제가 이란 씨랑 사랑을 나누고 있는 데 그런 음란한 모습으로 유혹하지 마세요!”

“…흐그으윽?!”

 

그리고 그 순간 성란이 역정을 내며 강문희의 애널에 박혀있던 고리를 붙잡아 홱 뽑아버린다.

 

질척한 젤에 젖은 몇 개의 구슬이 순식간에 뽑혀나오며 강문희는 쾌락과 고통이 뒤섞인 괴성을 내질렀다.

 

“하아… 이란 씨도 다른 데 시선 돌리지 마요. 알겠죠?”

 

갑작스런 충격에 다리 힘이 풀린 것인지 풀썩 고꾸라지는 강문희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백이란을 노려본다.

 

눈을 살짝 크게 뜨고 송곳니가 드러날 정도로 입가를 끌어올려 미소 짓는 그녀였다.

 

그리고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조금 전의 벌을 받아내겠다는 듯이 더욱 격하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란이 언니도 참… 가끔 감정을 이상하게 표출한다니까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백은하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바닥에 쓰러지려는 강문희를 붙잡아 다치지 않게 내려놓았다.

 

“응? 루미 언니?”

 

그러다가 박루미가 슬쩍슬쩍 시선을 향해오는 걸 알아차리곤 고개를 돌린다.

 

“으, 은하야… 혹시…….”

“설마 언니도 이거 해보고 싶은 거예요?”

“으응…….”

 

수줍은 듯이 얼굴을 붉히는 박루미였다.

핀을 뽑아 모처럼 정리해둔 앞머리로 다시 예쁜 눈을 덮더니 손으로 입까지 가려버리며 우물쭈물한다.

 

“그래요. 애널 쪽 동정도 문희 언니가 아니라 다른 사람한테 줘버릴까요. 문희 언니 생각은 어때요?”

“윽… 그건…….”

“네, 대답 고마워요.”

 

그리 물어보더니 백은하는 답변을 듣기도 전에 강문희의 사타구니에 손가락을 문지르더니

그녀 눈앞에 가져와 손가락 사이로 실을 그리며 늘어진 애액을 과시했다.

 

“대신 제가 루미 언니 개발하는 거 도와줄 테니까 오늘은 제가 먼저 할게요.”

“어? 그, 그건…….”

“싫으면 안 하셔도 되긴 하는데.”

“으…….”

 

한참 갈등하는가 싶더니 결국에 박루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보더니 백은하는 생글생글 웃으며 백이란 쪽으로 다가가서 그를 애무해대었다.

 

“…….”

 

마지막으로 이시연이 집에 돌아온 것은 나머지 그녀들이 서로 차례를 몇 바퀴 정도 돌리고는

만족스럽게 백이란을 부둥켜안은 채 휴식을 취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교사로서의 일을 마무리하고 와야 했던지라 다른 여성들보다 늦게 도착한 이시연은

들어오면서부터 정장 셔츠의 단추를 거칠게 풀어헤치고 있었다.

 

“이란아, 얼른 세워보렴.”

 

성큼성큼 걸어오며 옷을 벗어던지는 그녀는 얼핏 분노한 것처럼도 보일 정도로 거친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오로지 성적인 흥분에 의한 것임을 여기 있는 모두가 알았기에 염려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시연의 귀가 시간이 늦다보니 항상 있던 풍경이나 마찬가지여서 다들 적응한 것에 가까웠다.

 

성란과 백은하가 소파에 앉은 그 양옆에 팔짱을 끼고 있었으나 이시연은 아랑곳 않고 다가가 그의 페니스를 쥐었다.

 

아래에서 핥아올리며 몇 번 문지르자 백이란의 물건은 순식간에 빳빳해졌고

이시연은 속옷까지 벗어던지더니 그것을 아무런 주저 없이 스스로의 안쪽에 밀어넣었다.

 

“와아, 선생님 진짜 터프하네요.”

“흐응… 너희가 남들 다 즐기고 있을 시간에… 하아, 기다려야 하는 기분을 아니?”

 

포식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격하게 움직이는 이시연의 모습에 백은하는 키득대었다.

감탄스럽다는 듯이 박수를 치지만 경의는 전혀 담겨있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후아…….”

 

박루미는 아무 말 없이 그의 다리 사이로 파고들어선 불알을 입에 머금는다.

 

“보고 있으니까 또 달아오르네…….”

 

그녀의 행위를 바라보다 박선정은 스스로의 비부를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이내 못 참겠다는 자기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박루미 옆으로 가선 그녀의 볼을 콕콕 찌른다.

 

박루미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박선정을 바라보다가 이내 조금 물러서기로 한 것인지 구슬 한 쪽을 뱉어낸다.

 

침으로 반들거리는 그것을 박선정은 거리낌 없이 삼키곤 혀로 마구 간지럽혔다.

 

“으… 이란아…….”

 

겨우 끝났나 싶었던 음란한 연회가 다시금 시작된 것을 바라보며 강문희는 어깨를 떨었다.

 

눈앞에서 연인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범해지는 광경에 후회가 몰려왔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배덕적인 흥분이 몸을 덮쳐와서 저항할 수가 없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비틀거리며 그에게로 다가갔다.

 

벌벌 떨리는 손을 뻗어 백이란의 손을 맞잡았다.

그의 온기가 전해져온다.

 

“문희야, 흐으, 앗…….”

 

그녀를 알아차린 것인지 백이란은 마주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고개를 움직여 그녀에게로 시선을 향해 눈을 맞춘다.

 

쾌락에 풀어진 입가를 움직여 신음 섞인 흐느낌 사이에서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이란아.”

 

저릿저릿한 흥분감이 마치 가슴을 콕콕 찌르는 것만 같았다.

 

그 배덕 가운데서도 그의 애정이 전해져오는 걸 느끼며 강문희는 웃었다.

 

“사랑해. 정말로 사랑해.”

 

이 세상 무엇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을 만큼.

자기 자신을 얼마든지 내어줘도 괜찮을 만큼.

 

그런 거창한 수식어는 없었으나, 백이란의 눈빛에서 자신의 마음이 전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문희야, 나도 사랑… 흐읍.”

 

그리고 백이란이 그녀에게 답을 돌려주려는 찰나 곁에 있던 성란이 입술을 겹쳐 막았다.

 

입에 있는 수분을 죄다 들이마실 듯이 격하게 빨아들이고 혀를 섞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철퍽. 강문희의 허벅지에 미지근한 정액이 튀었다.

 

그는 여전히 범해지는 중이었고 그치지 않은 피스톤질에 결국 또 사정하고 말았던 모양이다.

 

“사랑해, 이란아…….”

 

강문희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어느새 그녀는 백이란의 손을 붙잡아 자신의 음부로 가져가고 있었다.

자신의 손가락이 아닌데도 닿는 순간 축축한 감각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이 가운데서도 차마 견딜 수 없을 정도의 흥분감을 느끼고 있었다.

명백히 자신의 감각이 뒤틀려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너무나도 행복했다.

망가져버린 이 관계가, 왜곡된 이 음란한 연회가.

 

다시금 그의 이름을 중얼거려본다.

 

제아무리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는, 앞으로 거의 한평생 이어질 이 욕망의 관계 속에서,

강문희는 망가진 자신과 그를 바라보곤 눈물을 글썽이며 쾌락에 몸을 맡겼다.




이걸로 거의 한 달쯤 걸린 이 소설도 끝. 참 길기도 길었다.

예전처럼 백스토리나 폐기된 설정 같은 걸 풀고서 다음 작품을 쓸 예정.

구상하고 있는 걸 쓴다고 하면 신화나 전승 기반으로 해서 쓰게 될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