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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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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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숙녀 여러분. 여러분들의 두 눈을 호강시킬 '살아있는' 인형들의 연극을 시작하겠습니다. 즐겁게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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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랫츠 네트워크 발신장치를 착용한 카일이 군수시설 바깥으로 나갔을 때, 공장 정문에서부터, 포탈이 활성화 되어있었다. 대원들이 신기한 듯 포탈을 지켜보는 사이로, 카일은 갑작스럽게 생성된 포탈을 보며 걱정할 필요 없다는 시선으로 대원들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각 대원들은 각 장비를 확인한 후 포탈에 진입해주시기 바랍니다! 터널랫츠 네트워크에 진입한 후 해당 네트워크에서 저희가 구출하게 될 임원진이 있는 포탈로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진행 과정에서 차질이 없게 행동하십시오. 지금 저희가 구출하게 될 임원들은 더글라사에서 중요한 임원진들입니다. 침식체들의 공격을 받기 전에 해당 쉘터에서 그들을 구출해야 합니다!”
카일의 브리핑에 대원들은 일제히 경례를 했고, 카일은 그 앞으로 활성화 된 포탈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활성화된 포탈로 진입했을 때, 내부에서는 창백한 백색빛의 벽과 바닥 그리고 수를 헤아릴 수 없는 통로들이 카일과 대원들의 눈 앞에 드러났다.
“여기가..... 터널랫츠입니까?”
“보기만 해도 미아 되기 쉽겠군요.”
대원들이 돌격 소총을 쥔 채 서서히 산개하며,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통로들의 입구를 전술라이트로 확인했을 때, 카일에게 수신이 들어왔고 카일은 수신기를 활성화 했다. 화면에서는 니콜라스 부사장에게 서류 보조를 도와주던 비서의 모습이 드러나 있었고 명찰에는 에이린 이라는 명찰이 그녀의 가슴에 붙어 있었다.
“누구시죠? 이 수신은 델타세븐 혹은 더글라스 사외에는 확인이 안되는 기밀회선입니다만.”
[에!? 아... 그게 저...... 부사장님께서 카일?...으... 소령님이 오시면 네트워크 안내를 도와드리라고 하셔서.... 지금 터널랫츠 네트워크에 카일과 대원들의 신호가 잡히는데 안에 들어오셨나요?]
“네. 포탈로 통해 진입은 했습니다만...... 원래 이 네트워크 통로가 이렇게 복잡하게 되어있습니까?”
카일의 물음에 에이린은 자..잠시만요. 라고 말하며, 서류를 뒤적거리는 소리가 대원들과 카일의 귓가에 울려퍼졌다. 한참을 찾던 사이로, 아 이건가... 라는 그녀의 중얼거림이 들려왔고, 에이린은 설명을 이어나갔다.
[루트를 복잡하게 만든 것은 이곳에 침식체들이 진입했을 경우를 최대한 저지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하셨습니다. 범인이라면 이곳에 진입하게 되면 미아가 되기 쉽지만 카일 소령이 끼고 있는 발신장치는 곧 이동하시게 될 쉘터 포탈이 활성화 되어있는 루트로 대원들을 안내해드릴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곧.....]
그녀의 대답도 잠시 카일의 발신기의 푸른빛이 발화되었고, 그 빛을 중심으로 창백한 백색빛으로 도배되어있던 통로들 중 하나의 루트가 푸른빛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금 이곳에서 푸른빛이 활성화 되어있는게 시야에 보입니다.”
[그곳으로 진입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임원진들을 구출하시면 발신기를 통해서 다시 이곳에 들어오시면 되고요.]
“알겠습니다. 진입을 하면..... 이곳에서 연락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함이... 에이린 대리님?”
카일의 물음에, 에이린은 어...어떻게!? 라고 물으며, 당황한 시선으로 물었고, 카일은 명찰에 이름이 보인다는 듯 손으로 가리켰다. 뒤늦게 자신의 정장의 명찰을 확인하자마자 그녀는 아 그렇구나.. 라고 말하며,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조심하세요. 시내는 위험하니까요.]
그녀의 당부와 함께 수신이 끊겼고, 카일은 에이린의 모습에 반해버린 듯 속삭이고 있는 대원들을 바라보았다.
“보아하니 에이린인가? 이쁘던데?”
“맞아! 특히나 그..... '마음' 이 커보이고! 진짜 그렇게 '마음' 이 큰 대리님은 처음 본다니까!”
“에헤헤...... 나중에 시간이 되면 만나볼까나? 중장님이 세인트 루이스에서 볼일이 있다고 하면 그때.....”
“잡담은 다 끝내셨습니까?”
카일의 독사 같은 질문에 대원들은 힉! 소리를 내며, 그를 바라보았다.
“작전 중에는 불필요한 잡담은 삼가입니다. 특히나 대 침식전에서 잡담은 더더욱 능률을 저하시키고 목표에 대한 제압 및 전투 능력을 더더욱 악화시킵니다.”
“아...아닙니다 소령님! 저희는 작전에 대한 '효율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까? 에이린 씨에 대한 얘기가 아니고요?”
카일의 송곳 같은 질문에 대원들은 크흠흠 거리며, 시선을 회피했다. 카일은 지켜보겠다는 시선으로 활성화된 루트로 이동하자고 손짓했고, 대원들은 너 때문이야! 속삭이며, 투닥거리며 카일의 뒤를 따랐다.
푸른 빛이 루트로 다가갔을 때, 해당 지점에는 푸른색의 포탈이 활성화 되어있었고, 카일은 심호흡 속에서 선봉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푸른빛의 포탈을 통해 이동했을 때, 주변에는 포격과 포성이 들려오고 있었고, 카일의 눈 앞으로 상공에서 대기 중인 벨치카 함과 주변에 함선들이 상공에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위치를 확인 해주십시오.”
“위치상으로는...... 대피가 완료 된 쉘터 구역입니다.....”
보고를 하는 대원의 얼굴에서는 긴장한 시선이었고, 쉘터가 있는 방향을 가리켰을 때, 쉘터의 입구는 뭔가에 공격을 받은 찌그러진 채 부서져 있었고, 군데군데 침식의 흔적들이 남겨 있었다.
“각 대원! 목표가 침식체들에게 공격받지 않게 빠르게 구원해주십시오!”
카일은 그렇게 말하며, 달려나가기 시작했고, 대원들은 카일을 따라 부서진 쉘터 내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끝도 없이 이어진 지하 계단을 통해 내려오며, 전술 라이트를 활성화시키고 있을 때, 지하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고, 전술라이트 사이사이로 침식체들이 카일과 대원들을 확인하고 올라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전술방벽 활성!”
카일의 대답과 함께 빠르게 계단을 올라오며, 공격하려는 침식체의 머리 위로 전술방패가 떨어졌고, 카일은 돌격소총으로 사격하며 침식체들을 사격하기 시작했다. 카일이 사격하는 틈으로, 샷건을 든 대원이 선봉에 서며 침식체들을 몰아내기 시작했고, 침식체들은 주춤거리며 계단에서 굴러떨어지기 시작했다. 쉘터 입구까지 있는 계단에 다다랐을 때, 거대한 계패문을 파괴중이던 침식체들의 모습이 보였고, 카일과 대원들은 일제 사격을 퍼부우며, 문을 부수려는 침식체들을 제압했다.
“클리어. 쉘터 상태는?”
“다행히 내부로 들어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외부에 민간인이 다수 감지. 목표인 것 같습니다.”
대원의 보고 사이로, 굳게 닫힌 쉘터 문 위로 카메라가 움직이며, 카일과 대원들을 의식하듯 주시했고, 카일은 자신을 바라보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자신은 적이 아니라는 제스처를 보여주었다. 한참을 주시하던 감시카메라에서 치지직 거리며 음성이 들려왔고 그 음성은 작어졌다가 서서히 커지며, 카일과 대원들을 향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누구죠?]
“델타세븐입니다. 세인트 루이스에 침식사태를 막기위해 파견되었습니다. 더글라스 사의 임원진 분들 맞으십니까? 이제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도와드리러 왔으니까요.”
[정말입니까?! 정말로 우릴 구해주러 오신 겁니까?]
“맞습니다. 현 쉘터는 침식체들에게 발견되어서 위헙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쉘터에서 나오고 나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카일의 대답에 그는 가슴을 쓸어내리듯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고 기다려주십시오. 라는 목소리와 함께 굳게 닫혀있던 쉘터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문이 서서히 열린 틈으로 은빛 독수리 문양을 두른 임원진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성함이....?”
“카일 웡 소령입니다. 델타세븐 소속이며, 더글라스 사의 니콜라스 부사장님의 요청으로 임원진들을 구출하려고 왔습니다.”
“그렇군요...... 침식체들에게 포위당해서 이대로 끝인가 싶었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임원진의 대답도 잠시 쉘터 바깥에서부터 섬뜩한 굉음이 들려왔고, 카일은 그 굉음이 울리는 소리가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다는 위험을 느꼈다.
“일단 이곳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해당 쉘터에 곧 침식체들이 몰려올 것입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카일의 대답에 따라 임원진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며, 카일과 합류했고. 대원들은 쉘터 밖으로 하나 둘 벗어나기 시작했다. 나가기 전 카일은 기폭장치를 활성화 시킨 후 쉘터내 지하 계단 밑에 던진 후 빠르게 이탈했다.
일행이 쉘터로 나간 이후 망령에 잠식된 침식체들이 몰려오며, 쉘터 내부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잠시후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쉘터 내부가 와르르 무너지기 시작했다. 자욱한 폭발 연기 속에서, 카일은 긴장하고 있는 임원진들에게 안심하라는 시선으로 그들을 보며 말했다.
“이렇게 하면, 놈들이 추적하지 못할 겁니다.”
“놈들이 곧 폭발한 곳으로 몰려올 겁니다. 카일 소령님. 세이프 하우스까지 서둘러야 합니다.”
대원의 대답에 카일은 곧바로 수신호를 보냈고, 소대원들은 모인 임직원들을 데리고 비교적 침식체들의 감지가 되지 않는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조그만 가면, 가옥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당분간 몸을 피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대원의 대답도 잠시 비교적 외진 구역에 가옥이 보였고, 샷건으로 무장한 델타세븐 무장 대원들이 실내로 진입했다. 실내에서 위험요소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카일에게 신호를 보냈고, 카일은 임직원들을 데리고 내부로 들어갔다. 집 내부를 하나 둘 바리게이트를 설치하는 동안 임원진들은 세이프 하우스 도착에 안도의 시선 속에서 카일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흴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버뮤다에서 가까스로 도망쳤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서 침식사태가 발생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으니까요.”
“버뮤다 라면....?”
“네. 저흰 더글라스 사에 연구센터에서 인원들입니다. 버뮤다 침식사태 당시 생존자들었죠.......”
더글라스 사가 버뮤다를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 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은 관리국 내에서도 떠돌던 소문들 중에 하나였다. 당시 발견된 버뮤다 섹터는 현재 다른 이터니움 사업보다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사업이었기에 챔버 관리국에서는 더글라스 사에서 시작된 새로운 사업에 관해서 여러가지 '비즈니스' 적인 협의를 준비하고 있었다. 경호라던가 혹은 채굴과 관련된 작업중에 호위함에 대한 군사적인 계약이라던가, 벨치카 함대의 대규모 원정 이후로는 버뮤다 섹터에 관련된 위험은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곳에서 침식사태가 발생했다니.....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입니까?”
“사실 그 사태의 원인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더글라스 사에 보고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가능하면, 이 관련 사항은 극비라서 외부인에게는 이야기하지 말라고........”
“이미 버뮤다로부터 시작된 침식사태는 이곳 세인트 루이스까지 번져버린 상황입니다. 또한 추후 사태 종결 이후로 챔버에서도 후속 조사단이 조사를 시작하실 거구요. 저 또한 리플레이서 사태 당시 조사단 경력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사항에 대해서는 최대한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셔야 합니다.”
카일의 대답에 임원은 마른 침을 삼키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긴장 되어보였다. 두 주먹을 움켜쥔 채 침묵을 지키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카일은 그를 붙잡았다.
“왜 두려워 하시는 겁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입니까?”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감시망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감시요?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누가 감시를 하고 있다는 겁니까? 방금 말씀하신 대답은 누군가로부터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것처럼 들립니다만?”
카일의 날카로운 의심에 임원진은 아.. 아니. 라고 부정을 했지만 카일은 믿을 수 없는 시선으로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누굽니까? 누가 지금 당신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죠?”
“....그건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이 이상으로는 알게 되면 소령님도 위험합니다. 부디........”
임원진의 대답도 잠시 세이프 하우스 바깥으로 차량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고, 카일은 대기하고 있던 대원의 수신호를 확인한 후 자리에 일어나며 나머지 임원진들과 함께 바깥으로 나갔다. 바깥으로 나왔을 때, 그 앞으로 은빛 독수리 문양을 두른 장갑차와 함께 무장 병사들이 하나 둘 내려오며,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저들은?”
“더글라스 사의..... 와일드 독입니다.”
와일드 독? 카일의 물음도 잠시 옆에 있던 대원들이 무기를 겨누자 와일드 독 휘장을 두른 대원들 또한 경계를 하듯 총을 겨누었다. 서로 간의 짙은 경계가 퍼지는 사이로, 누군가가 손을 들며 무기를 내리라는 수신호를 보냈고, 와일드 독 대원들은 조준했던 총을 하나 둘 내리기 시작했다. 차량 바깥으로 내리는 사이로 홀스터에 권총을 두른 금발의 레이시카가 성큼성큼 나오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무기를 내리십시오. 저희는 와일드 독. 더글라스 사장님의 명령으로 더글라스 사의 임직원들 구출 작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아하니 다들 멀쩡하시군요.”
레이시카는 그렇게 대답하며, 임직원들을 바라보자 그들은 두려움에 가득 찬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카일은 조준하고 있던 대원들에게 경계를 풀라는 시선과 함께, 무기를 내려놓았고 레이시카는 자신의 대원들의 일부를 데리고 카일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이 이후로 임직원분은 저희 와일드 독이 인솔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임직원들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야 침식사태를 막기위해서 이곳에 온 것이니까요. 원래는 저희 델타세븐에서 해당 임직원들을 구출 임무를 맡고 있었습니다만 더글라스 사장의 직속 태스크 포스도 같이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카일 소령. 현재 시내에 있는 임직원들은 저희의 인솔아래에서 구조작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침 저희 부대가 수색 중이었던 찾아주셨군요. 협조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레이시카는 눈 웃음을 지으며, 그 뒤에 있는 임원진에게 살기 섞인 실눈으로 주시했다. 임원진이 긴장 속에서,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못했다. 카일은 뭔가 이상함을 느낀 시선으로 레이시카를 바라보며 물었다.
“임직원분들을 구조하기 위해 집적 오셨다고 했죠?”
“그렇습니다.”
“현재 더글라스 사장님의 태스크 포스는 현재 완화되어 니콜라스 부사장님에게 모든 지휘권을 맡겼다고 들었는데..... 더글라스 사장님을 호위해야하는 태스크 포스가 이렇게 무리해서라도 저희가 담당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데리고 가는 거죠?”
카일의 물음에 레이시카는 팔짱을 어처구니 없다는 시선으로 카일을 바라보며, 그에게 경고하는 시선으로 말했다.
“카일 소령. 당신의 델타세븐은 저희 더글라스 사의 후원아래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걸 봤을 텐데요? 저희 사장님은 이런 쓸 때 없는 잡담으로 시간 낭비에 대해서는 원치 않습니다. 임원진은 저희 더글라스 사의 소유물이며 동시에 저희가 관리해야하는 인재들입니다. 그러니 안심하시면 됩니다.”
“그 전에 확인하고 싶군요. 브리핑에서 니콜라스 부사장님의 정보에서 더글라스 사장님의 태스크 포스가 합류하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없습니다. 만약 변동이 있었다면, 저희가 터널랫츠에 있을 때, 확인되었어야 했는데 왜 보고가 안 되어있죠?”
“임무를 진행 중이라고. 내 말 안들려? 그렇게 돌대가리처럼 굴면 내가 쓸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어.”
레이시카는 그렇게 말하며, 성큼성큼 다가갔고 델타세븐 병사들은 그런 그녀의 살기에 굳어버린 듯 움직일 수 없었다.
“보아하니 네 장비랑 월급을 누구로 부터 받는지 모르나 본데 우리라고. 내가 달라고 말하면 넌 아가리 닥치고 저 병신새끼들을 우리한테 넘기면 돼. 알겠어?”
“그 말. 협박으로 인식해도 되겠습니까?”
살기.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압박에도 카일은 결코 자리를 비키지 않은 채 돌격소총의 안전장치를 푼 채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둘의 대치상황이 길어지던 찰나 레이시카는 아 진짜 병신 새끼가....중얼거린 채 카일을 바라보며 말했다.
“좋아 좋아.... 그렇게 병신 같이 돌대가리처럼 내놓지 않겠다면야 할 수 없지. 그토록 듣고 싶다면, 사장님에게 연락할 테니까 네 대가리에 제대로 박힐 때까지 듣는 게 좋을 거야.”
신호기 줘. 레이시카가 대원에게 수신기를 받은 채 연락하고 있는 사이로, 카일과 대원들은 그녀의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네. 바꿔드리죠. 라고 말하고 레이시카가 카일에게 수신기를 건넸고 카일은 총을 내려놓고 수신기를 받는 순간 카일과 소대원들의 손목에 차고 있던 시커장비가 빛을 잃은 채 바닥에 떨어짐을 느꼈다.
“이건!?”
카일의 의문도 잠시 중심으로 한 소대원들은 자신의 눈 앞으로, 보랏빛의 뒤틀린 형체들이 자신들을 향해 모이고 있음을 느꼈다. 카일이 안전장치를 풀며, 조준을 하려는 순간 망령들은 일제히 카일과 소대원들을 덮쳤고, 그들은 일제히 비명과 광기에 휩쌓이기 시작했다.
“설마했지만.... 그 쉘터에서 벌어진 일들은!?”
그의 대답도 잠시 레이시카는 자신의 권총을 꺼내며 임원진들을 향해 사격을 퍼부었고, 임원진 한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일제히 총알이 박힌 채 피를 흩뿌리며, 쓰러졌다.
“우릴 등지고 도망칠 생각을 하지 말았어야지. 이깟 병신 같은 돌대가리 새끼에게 보호를 받으면서 유유히 나갈 거라고 생각했어?”
“제발....살려줘... 날 죽이지 마라고!”
“네 아가리에 총알 박히기 싫으면, 가만히 있어 병신 새끼야.”
데려가. 레이시카의 대답과 함께, 블랙호크 대원은 피투성이가 된 임원진을 끌고 갔고, 레이시카는 손목에 착용된 수신기를 활성화시켰다. 수신 화면에서 니콜라스의 모습이 들어왔고 그녀는 보고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와일드 독의 레이시카. 방해꾼을 '레테'에 맡겼습니다. 정말로 잠식을 당하면, 그 기억을 잃는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더글라스 사장님?”
[그래. 뒷처리는 망령들이 처리할 거야. 가능한 이 과정에서 우리가 후원하는 태스크 포스에 문제가 생기면 안돼. 남은 타겟들은?]
“곧 처리할 예정입니다. 다만 그 전에 저희의 움직임을 제한하려는 것들이 많아서 말이죠. 일단 그 목줄들을 확실히 끊어놔야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시작된 이상 현 와일드 독의 모든 권한 내가 가지고 있어. 방해하면 물어뜯고 죽여버려. 무슨 일이 벌어지든 간에.]
더글라스의 대답에 레이시카는 입가에 진한 미소를 드러내며, 고개를 끄덕였고 수신은 종료되었다. 수신이 끝난 후 레이시카는 자신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와일드 독 대원들을 보며 말했다.
“들었지? 식사시간이야. 모처럼 사장님이 주신 이 선물을
'즐길 시간이야.'
레이시카의 대답에 대원들은 일제히 이동할 준비를 했을 때, 그녀의 눈 앞으로 붉은 빛의 터널랫츠 포탈이 활성화 되었다. 와일드 독이 모습을 감출 때까지 망령은 서서히 카일의 몸을 잠식하며, 파고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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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루이스 외곽 지점
맥켄지 가 극비 쉘터.
“델타세븐이 오고 있다고?”
“네. 방금 수신을 받았습니다. 현재 터널랫츠를 통해 구조팀이 오고 있으며, 엔터프라이즈 기함이 곧 이곳으로 도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알겠네. 각 쉘터내 구성원들을 확인해주게. 난 당주님에게 가보겠네.”
론은 그렇게 말하며, 오퍼레이터에게 어깨를 두드려준 후 관리실 바깥으로 나갔다. 그가 나가자마자 맥켄지를 상징하는 은빛 독수리 문양을 두른 문이 2중으로 닫혀지며 격리되기 시작했고, 그 문 옆으로 은빛 독수리 문양을 두른 무장 병사들이 입구를 지켰다. 론이 나가자마자 두 병사는 긴장했던 어깨를 풀며, 긴장을 풀듯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살떨리게 하는 군. 론 보좌관님도 참.....”
“그럴 수밖에, 버뮤다에 침식사태가 퍼졌고 지금 샤레이드가 난리가 났다고 했으니까. 게다가 더글라스의 맥켄지가 파티에서, 5종 침식체가 들어왔다고 하니 더더욱 미칠 수밖에.....”
“보아하니 당주님이 5종 침식체를 집적 목격하신 이후로 멘탈이 나갔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이야?”
“말도 마..... 보좌관님이 진짜 붙잡고 데려와서 망정이지. 론 보좌관님이 안계셨으면, 당주님은 그 자리에서 침식체가 되었을 테니까.”
“다행히 델타세븐에서 구조하러 온다고 했는데....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네.”
“정신 똑바로 차려. 세인트 루이스에서 관리실패가 터진다니 뭐니 말이 많은 상황이니까.”
두 병사의 대답 속에서, 문득 두 병사의 눈 앞에서, 뒷짐을 진 채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그림자를 느꼈다. 누구지? 라는 의문의 시선 속에서, 무기를 든 채 주시했을 때, 남자는 짙게 깔린 그림자의 숲에서 한 걸음씩 벗어나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봐! 여기는 맥켄지가의 쉘터라고 게다가 여긴 극비 구역이라고!”
“아. 그러신지요? 모처럼의 찾아온 '손님' 에게 이렇게 홀대를 해도 좋다고 콜빌 당주님이 그렇게 가르쳐주셨는지요?”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
병사의 물음도 잠시 브링어가 짙게 가려졌던 눈을 떴을 때, 둘은 굳어버린 듯 움직일 수 없었다. 고작 눈을 떴을 뿐인데, 둘의 눈 앞에서 보인 남자의 주변으로 보랏빛의 기운이 가득히 퍼져오고 있었다.
“이런이런...... 저희 재경그룹에서 가장 먼저 갖추야할 기본적인 덕목인 '예의' 에 대해서 확실히 새겨들어야겠군요. 저 또한 모처럼 하등한 자들과의 '교육' 을 즐기는 편이니까요.”
그의 대답 속에서, 두 병사의 눈 앞으로 두 번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뒤틀린 망령의 절규와 비명이 귓가와 시야에 가득히 들어왔고, 2중으로 격리된 관리실 문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수많은 망령들의 파도 속에서, 브링어는 고개를 든 채 천천히 맥켄지 가의 쉘터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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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다. 관리자들의 보고에서부터는 안심이 되긴 했지만 론은 쉽게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았다. 전투에 대한 긴장이었다면, 차라리 싸우면서 풀어버렸겠지만 이 긴장감은 그동안 당주를 경호하면서 느꼈던 긴장감이 아니었다. 자신의 귓가에 속삭이며, 정신을 가다듬기 힘들게 만드는 기운. 손을 뻗으며, 눈 앞에 있는 인간을 단 번에 망령으로 만들어버리는 남자.
잠식과 광기의 웃음과 함께 더글라스 본사에서 파티를 벌였던 그의 모습은 자신의 머릿 속에 낙인처럼 박힌 채 떼어낼 수 조차 없었다. 특히나 그 광경을 봤을 때, 콜빌의 모습은 자신이 알고 있던 콜빌이 아니었다. 수십년 동안 가문을 위해 헌신하며, 더글라스 사를 빛냈던 그였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그는 다시 돌아온 브링어의 모습에 정신조차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것. 론은 그런 자신이 바보스럽게 느껴졌다. 성큼성큼 걸어가는 사이로 론은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었다. 이대로 그가 공포의 늪에 빠진 채 허우적거리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는 건 수십년동안 그를 보좌하며, 신념을 가진 그에게 있어서 가문의 수치나 다름이 없었으니까.
콜빌이 있는 룸에 다다르자 론은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잠이 든 건가? 싶었지만 그의 방 내부에서는 익숙한 아이의 웃음소리와 함께 영사기 특유의 필름을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론이 문을 두드렸을 때, 틱 소리와 함께 아이의 웃음소리가 멈췄고 방 내부는 짙은 적막함으로 가득찼다.
“누구인가?”
“론입니다. 당주님.”
론의 대답과 함께 방 내부에서는 콜빌 특유의 둔탁한 발소리가 들려왔고, 굳게 닫혀있던 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브링어 사태 이후로, 공포에 질렸던 그의 모습은 전과는 다르게 많이 회복된 모습이었지만 수많은 시간 속에서 새겨지기 시작한 주름 사이사이로 그의 움직임에서는 미세한 경련이 퍼져오고 있었다. 론이 안타까운 시선으로 그를 보자 콜빌은 뒤늦게 자신의 추잡한 내면을 드러냈다고 판단한 듯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
“들어오게. 나도 마침 심심했던 참이었으니,”
콜빌의 대답과 함께 론은 안으로 들어왔다. 방 내부에서는 구식 영사기가 있었고, 그 앞으로 콜빌과 소년이 놀고 있는 듯한 영상이 멈춰져 있었다. 콜빌이 영사기를 틀려고 했을 때, 론은 그런 콜빌 대신해서 영사기를 틀기 시작했다. 영사기가 들어오자 소년의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오며 방 내부를 채우기 시작했다.
[아빠 여기에요! 여기!]
[참 못 말리구나 숀. 누굴 닮았는지 날렵하게 움직이고 말이다.]
[물론이죠! 아빠는 맥켄지 가문의 당주시니까요! 저도 커서 가문의 사람들을 이끌거에요! 할아버지나 큰 할아버지나.... 그리고....]
[증조 할아버지도. 참...... 엄마와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참 숀 넌 성격은 날 닮아서 클났다니까.]
콜빌의 대답에 자리에 앉아있던 두 명은 쿡 웃으며 미소를 지으며, 뛰어다니던 숀이라는 이름의 소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재생되던 영사기가 서서히 멈췄을 때, 화면은 꺼졌고, 콜빌은 여운을 잊지 못하는 시선으로 영사기를 통해 보여줬던 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저때 숀 도련님은 당주님을 닮으셨죠. 특히나 모험심이 있었고, 장난꾸러기인 탓에 가문 사람들도 못말린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만큼...... 날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을 테니까. 만약 숀이 살아있었다면, 자네만 했겠군.”
“저보다는 어리겠죠. 도련님은 콜빌 당주님과 마찬가지로 맥켄지 가문의 피를 이어받은 카운터들 중에 한 명이었으니까요.”
론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숀의 모습을 떠올랐다. 청년이 된 채 콜빌의 지도 아래에서 자라왔던 모습. 사격술과 전투까지도 출중했던 모습. 언제나 가문의 일원들에게 차기 당주로서 지목을 받았음에도 겸손했던 모습.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채 자신의 눈 앞에 쓰러진 모습.'
그 기억이 머릿 속을 스쳤을 때, 론은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주먹을 쥐었다. 콜빌은 그런 론의 모습에서, 뇌리를 후벼파는 듯한 끔찍한 트라우마가 터졌음을 느꼈다. 론의 눈 앞에 보인 백지의 화면에서는 그의 트라우마의 필름이 들어간 영사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숀 도련님! 위험합니다! 거기서 벗어나십시오!]
[저마저 도망치게 되면, 아버님이 위험합니다!]
[숀 도련님!]
그의 외침과 함께 손을 뻗는 순간 콜빌을 구하기 위해 총을 사격하던 숀의 눈 앞으로, 자신의 두 눈으로는 결코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거대한 형상의 '침식체' 가 광기의 눈을 부릅뜨며 입을 벌린 채 표호를 하고 있었고, 수많은 침식의 육체를 구성된 손이 콜빌을 구하려는 숀을 향해 휘둘려지고 있었다.
“제 탓입니다....... 당주님의 말대로 숀 도련님을 지켰어야 했는데...... 도련님은 아버님을 구하려고 했죠....... 제가 조금이라도 빨랐다면.....”
“자책하지 말게 론. 아무리 빨랐다고 해도 놈은 자네나 혹은 내 아들 둘 중 하나를 데려가려고 했을 테니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
콜빌은 그렇게 말하며, 그의 머릿 속에서, 고통과 경련을 일으키며 재생되는 영사기를 끄듯 어깨를 두드려주며 말했다. 론이 다시 눈을 감았다 떴을 때, 자신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그 장면은 사라진 뒤였다.
“그동안 숀 도련님의 끝까지 지켜보면서도..... 관리실패 이후로, 당주님을 보좌하면서도 항상 의문이 든게 있었습니다. 제가 물어보려고 하면 당주님은 언제나 과거의 일이라고 했고, 그 일보다는 미래가 중요하다고 매번 이야기를 하며 그 답을 회피해왔었죠. 하지만 이제는 알고 싶습니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제 머릿 속의 트라우마를 떨쳐낼 자신이 없으니까요.”
'저희가 도착하기 전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입니까?'
론의 물음에 콜빈은 침묵 속에서 자신의 손에 쥔 잔을 만지작 거릴 뿐이었다.
“그건 말했듯 그 누구에게도 감당할 수 없는 사실이야. 그렇기에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걸세.”
“그렇다고 하시기에는 당주님은 지금 두려워하고 있지 않습니까!”
론은 그렇게 소리쳤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있었지만 그의 머릿 속에서도 트라우마의 필름이 돌아가고 있었다. 차라락 소리를 내면서, 하나하나 드러내는 화면 속에서 당장이라도 못 참겠다는 듯 꿈틀거리는 죄책감과 고통의 경련이 그의 몸 밖으로 빠져나오듯 일고 있었다.
“아무리 당주님이라고 하셔도 그 끔찍한 짐을 혼자서 들고 가실 필요가 없단 말입니다! 전 믿고 있습니다. 당주님은 완고하며, 결단력이 있는 분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혼자 짊어지시지 마십시오! 숀 도련님 또한 당주님이 그런 짐을 혼자 짊어지는 걸......”
“이 이후로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군. 지금은 브링어의 위협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중요하니까.”
콜빌은 그렇게 말하며, 단호하게 고개를 저은 채 그를 바라보았다. 자신과는 다르게 그의 머릿 속에 돌아가는 영사기를 멈출 수 없었다. 끝까지 짊어지실 것인가? 그의 선택에 론은 하는 수 없다는 시선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련과 고통의 필름 속에서 돌아가는 숀의 모습 속에서, 콜빌은 자신의 홀스터에 차고 있는 독수리 문양을 두른 맥켄지 가문의 권총을 꺼냈다.
“만약 그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적어도 내 앞에 네가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그 대답 속에서, 콜빌은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숲을 헤매는 기분이었다. 쉘터에서 비춰지는 뒤틀리며, 당장이라도 시선을 두기 싫은 자줏빛과 녹색으로 뒤덮은 자욱한 연기 속에서, 거대한 침식수는 바람에 흩날리는 갈대처럼, 서서히 움직이며 수많은 도시의 생명을 흡수하듯 성장하고 있었다.
마치 자신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침식수는 이 도시를 자신만의 '정원' 처럼 도시 안에 있는 모든 생명을 움켜쥐고 있었다. 가꾸며, 자라나며, 그리고..... 먹어치운다. 맥켄지 가문의 쉘터 속에서 론이 대피를 시켰지만 이곳 또한 안전하지 못한다. 아니. 다음 '먹이' 가 될 때까지 아무것도 모른 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연회장에서 보였던 브링어가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에서부터, 콜빌은 영원히 감출 수 있을 것 같았던 공포를 느꼈다.
콜빌은 당장이라도 꿈틀거리며, 미칠 것 같은 두려움을 억누르듯 자리에 일어났다. 성큼성큼 쉘터의 철제 바닥을 걸은 채 각종 술이 담겨진 함에 다가갔을 때,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다. 론인가? 싶은 생각 속에서 콜빌은 자신을 포함한 빈 술잔을 더 가져온 채 탁자에 내려놓은 채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론?”
콜빌의 물음에도 자신이 있는 문 밖에서는 어떤 반응도 하지 않았다. 긴급상황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침식파가 쉘터내에 퍼진 것도 아니었다. 짙은 침묵 속에서, 자리 잡은 짙은 그림자로 가득 찬 문 틈 사이로, 새까만 그림자가 지나갔고, 그 그림자 속에서 자신의 귀를 의심할 정도의 괴로워하는 신음과 절규의 비명이 속삭이듯 지나갔다. 정적과 침묵도 잠시 문 손잡이가 서서히 돌아갔고 콜빌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남자의 모습에 굳어버린 듯 움직일 수 없었다.
“오랜만이군요. 콜빌 당주님.”
“.......권세율......?”
“호오? 이름도 아시는 건지요? 몰락한 저희 근위대의 부대장 이름을 알고 계시다니, 영광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콜빌 당주님.”
브링어는 그렇게 말하며, 눈 웃음을 지은 채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콜빌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뒷 짐을 진 채 성큼성큼 다가가는 그의 뒤로 차가운 주검이 되어있는 더글라스 사의 병사들이 한 가득히 쓰러져 있었다.
“네놈...... 기어코 날 죽이려고 온 건가?”
“그랬다면, 이렇게 당당하게 정문으로 들어오지 않았을 겁니다. 당주님. 전 어디까지나 케빈 맥켄지가 우리 재경그룹을 몰락시켰던 것에 대한 '대가' 를 치루는 것 뿐, 맥켄지 가문까지 몰락시킬 생각은 없으니까요.”
브링어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손가락을 가볍게 들었고, 열려져있던 문은 끼익 소리와 함께 닫혔다.
“편하게 있으십시오. 당주님. 보아하니 절 위해 이렇게까지 친히 술을 대접하지 않으셨습니까? 자. 모처럼의 환대에 집적 응해드리지요.”
브링어는 그렇게 말하며, 의복 속에서 반정도 드러난 손으로 자리에 앉으라는 듯 손짓을 보냈고 콜빌은 긴장의 끈을 짓눌러버릴 듯 움켜 쥔 채 자리에 앉았다. 콜빌이 앉자마자 브링어도 자리에 앉았고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은 채 시선으로 굳게 닫혀있던 버번 위스키의 뚜껑을 따고, 빈 잔에 술잔을 채우기 시작했다.
“저와 당주님이 이 자리에 함께한지 언제였는지 기억나시는 지요?”
“40년. 자네의 재경그룹이 관리실패로 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이후로는 처음이겠지.”
“40년이라..... 진짜 긴 세월이군요. 저에게는 그저 하룻밤의 꿈이라고 생각이 들었긴 했는데 말이죠.”
브링어는 그렇게 말하며, 검은색 장갑 속에서, 버번을 한 모금을 마셨다. 그의 움직임에 따라 술잔을 마셨을 때, 방 내부에서는 잠잠했던 심장의 고동을 자극하는 망령들의 비명과 절규가 방음이 된 방에서까지 들려오고 있었다,
“고작 이 술잔 때문에 내 숨통을 끊지 않는 건 아닐거고..... 무슨 목적으로 날 만나러 온거지?”
“그렇게 서두르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콜빌 당주님. 모처럼의 이 도시에서 제가 당주님을 위해 베푸는 연회인데, 편안하게 즐기시는 게 예의가 아닌지요? 당신이 처리하지 못했던 케빈 맥켄지가 저희에게 베푼 '목마' 를 받은 감사의 보답으로 이렇게 직접 '보답' 을 했으며, 동시에
'이 챔버는 곧 저희 재경그룹의 또 다른 시작의 양분이 될 테니까요.'
다 죽일 셈인건가? '양분' 이라고 말했을 때, 콜빌은 그의 눈 웃음 속에서 드러난 심장을 옥죄어오는 것같은 올가미 같은 그의 눈동자 속에서 콜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연약한 새였다. 그나마 남아있는 숨통을 붙잡듯 입을 벌리며, 자신이 준비한 올가미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하는 수많은 낙인의 기억을 지니고 있는 새.
“그럼 지금 당장 내 숨통을 끊어놔도 될 텐데, 왜 살리고 있는 거지? 내가 두려워하며, 미쳐버린 채 나뒹구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그런 건가?”
“그 광대의 공연극은 이미 케빈으로부터 충분히 즐겼습니다. 뭐, 당주님이 그렇다시면, 저 또한 무대를 준비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걸 즐기기에는 여러모로 절 가만두지 않는것들이 많아서 말이죠.”
브링어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저은 채 대답했다. 긴장과 공포를 억누르기 위해 마셨던 콜빌의 잔을 의식한 듯 가볍게 검지를 들었고, 콜빌은 천천히 탁자 위에 술잔을 내려놓은 채 브링어가 잔을 가득히 따르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가만두지 않는 것들이라면, 너도 골치아픈 것들이긴 하나보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 골칫거리들이 있을 때마다 당주님은 언제나 절 찾아와 해결해주지 않으셨습니까? 당주님은 언제나 친절하셨죠. 저희 재경그룹과 저. 그리고 소정 어르신 뿐만 아니라
'당주님의 아들인 숀까지 말이죠.'
그 대답 속에서, 콜빌은 본능적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브링어는 그 반응을 기다렸다는 듯 조소의 향락에 취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에도 당주님의 도움을 통해서 저희 재경그룹을 위한 첫 번째 안내를 하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제가 망령들에게 내 던지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내가 미쳤다고 뒤틀린 망령이 된 널 도와야한다고!?”
콜빌은 자신의 술잔을 내려놓은 채 자리에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넌 그 이후로 사라져버린 자들 중에 하나야. 아무리 네놈이 다시 만든다고 해도 네가 생각하는 재경그룹의 모습이 아니야. 수많은 자들을 죽인 채, 핏빛으로 물들인 괴물일 뿐이라고!”
“호오...... 거절하시겠다는 겁니까? 당주님?”
“차라리 내 머리에 총을 쏘겠다.”
그렇게 대답하며, 콜빌은 자신의 홀스터를 꺼낸 채, 권총을 가여히 쥐었다. 사지에 몰렸다고 해도 콜빌은 필사적으로 그 위험에서 벗어나긴 했었다. 그 움직임은 아무리 세월이라 부르는 무딤과 죽음의 흙을 뿌린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당주님은 오래전부터 고집이 강하신 분이셨죠. 뭐.... 오래전부터 소정 어르신 또한 당주님의 그런 굴하지 않는 '강인함' 을 배우라고 하실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당주님이 가지고 있는 약점이기도 하지요.”
“그게 무슨 소리지??”
콜빌의 물음도 잠시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렸고, 문이 열린 틈으로 론은 어떤 감정도 없는 시선으로,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 고집으로 인해서 시작된 그 결과는 우습게도 이런 거 였죠. 당주님의 아들 또한 그 '결과' 를 맞이했고 그렇기에 그 권총에 적힌 감옥 속에서, 끝없이 고통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권세율...... 도대체 무슨 짓을?!”
“제가 원하는 건 단 하나입니다. 당주님. 오래 전 저에게 맡기신 '물건' 이 있지 않습니까?”
물건. 그 단어에서부터, 콜빌은 브링어가 자신을 왜 살려주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콜빌은 잠식당한 듯 멍한 시선으로 스스로 자신의 머리에 권총을 대고 있는 론의 손가락이 서서히 방아쇠를 향해 대고 있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보았다.
“그 물건을 돌려주신다면, 당주님이 아끼시고 있는 가장 소중한 자의 목숨을 살려드리죠. 이 이후로 망령들은 당주님과 론을 건드리지 않을 겁니다.”
“그건 절대로 열면 안 되는 물건이야. 우리 맥켄지 가문에 비극을 안겨준 물건이라고!”
“그와 동시에 지금의 더글라스 사를 만들어낸 장본인이 아니지 않습니까? 만약 정말로 당주님이 원하지 않으셨다면, 저의 부탁을 그때 거절하셨겠지만 당주님은 허락하지 않으셨는지요? 회사 뿐만 아니라 가문의 몰락의 시발점이 될 지도 모른 최악의 순간을 타파하기로 말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당주님의 가문은
'챔버 관리국에 의해 모조리 죽음을 맞이했을 테니까요.'
그런 당신의 모습은 수십년이 지났다고 해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부정하신다면 말리진 않겠습니다만, 그렇다고 당주님이 허락했던 그 사실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요.”
브링어의 대답에 콜빌은 필사적으로 허우적거리며, 부정의 물살을 튀겼던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건 사실이었으니까. 그걸 알고 있기에,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을 이용하려고 한다. 거부한다면, 자신의 눈 앞에서 잠식당한 론은 스스로 권총을 발사한 채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어떤 영문도 사실도 모른 채 죽음을 맞이하겠지. 브링어의 대답에 콜빌은 눈을 감은 채 자신의 손을 쥐고 있던 권총을 서서히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맞네. 그 사실들은...... 전부 내가 짊어진 채 무덤까지 가져갔어야 했던 사실이니까. 그 결과로 인해서 내 아들 숀이 그렇게 되었다는 것도 우리 가문을 파멸로 몰아넣었던 그 괴물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는 사실까지도..... 감당해야 했으니까.”
“그렇기에 비록 그들이 아무리 비열하며, 복수의 감각을 일으킨다고 해도 가져와야 하는 것입니다. 콜빌 당주님. 이미 그 결과는 본인 또한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이제 그걸 저에게 넘기면 됩니다.'
아주 간단하죠? 그러면 모든 것이 풀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자유가 되는 거죠.”
브링어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옆에 있는 론을 향해 손바닥을 피자 콜빌은 하는 수 없다는 자리에 일어나 자신의 책상을 향해 걸어갔다. 서랍을 쥐던 그의 주름이 가득한 손에서 뭔가를 찾았을 때, 그의 손에서는 맥켄지 가문의 문양이 담겨진 함을 브링어의 눈앞에 놓여 있었다.
“암호는 이미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네. 그러니 론을 당장 풀어주게.”
“물론입니다. 저야 원하는 걸 가져가도록 허락하셨으니, 소인 또한 당주님의 애결한 '부탁' 을 들어드려야 겠지요. 이제 아셨겠지요? 론 멕켄지.”
'당주님이 당신에게 무엇을 숨겼는지 말이죠.'
브링어의 물음에 콜빌이 눈을 부릅뜨며 론을 쳐다보았을 때, 침묵 속에서 권총을 겨눈 채 콜빌을 바라보던 론의 몸은 경련이 일기 시작했다. 잠식이 되었다고 생각했던 그의 몸은 분노의 이끌리듯 경련이 퍼져오고 있었고, 권총을 쥔 손은 당장이라도 폭발하기 직전처럼 쥐어져 있었다.
“당주님은 오래 전부터 저희 장용영과 맥켄지 가문의 협의하에 파괴되기로 했던 고대종 사르크 투스의 인자를 담은 '타르타로스 코어' 를 파괴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가문이 관리국에 의해 몰락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자신의 아들을 죽이며, 가문의 파멸을 일으킨 것을 통해서 발전을 시작했지요. 그것이 지금의 앞에 있는 이 남자. 콜빌 맥켄지의 진실입니다.”
“.......처음부터 빙의를 했다고 했잖나!?”
“무슨 소린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사실은..... 그 사실은 결코 그 누구에게도 알려지면 안되는 이야기라고! 이걸 알게 되면....... 우리 맥켄지 가문은......!?”
“두려우신 건지요? 그토록 신념 속에서 믿고 있던 자에게 추악함과 동시에 거머리처럼 들러붙은 채 살아남으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말입니까?”
브링어는 그렇게 말하며, 제대로 보라는 듯 론에게 시선을 보냈고 론은 천천히 다가가며,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되어버린채 굳어버린 채 자신을 바라보는 콜빌을 바라보았다.
“모두가 그렇게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평화가 왔다고.... 그렇기에 그 일을 감당했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당주님을 믿고 따랐죠. 저 또한... 그에 대한 책임을 느끼며, 아직 깨어나지 않은..... 당주님이 살아계실 때까지, 아니. 관리 실패가 발생할 때까지 재경그룹내 의료시설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숀을..... 책임을 지며 간호했었습니다. 그건 그저... 허황된 호접지몽에 불과했다는 것입니까?”
“론. 그건.....”
“당주님. 지금 당주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지금의 가문과 회사에 '최악의 선택' 을 저질렀는지 아시기나 합니까? 당신의 아들입니다! 당신의 아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그 괴물을..... 거짓으로 묶어버린 채 묻어버리려고 했던 것입니까!”
론은 그 대답 속에서, 그를 믿고 따랐던 그때의 '자신' 을 저주하듯 절규와 비명을 터뜨리듯 소리쳤다. 그 외침 속에서, 론은 눈 앞에서 벌어졌던 관리실패의 영상이 떠오르듯 자신의 얼굴을 감쌌고, 콜빌은 호흡조차 얼어붙은 듯 움직일 수 없었다.
“그 장면을 보셨으면서....... 당신의 아들이 재경그룹과 함께 소멸되는 그 모습을 봤으면서, 그렇게 저희에게 거짓말을 하셨다는 겁니까! 그 거짓 속에서, 사라진 숀에게 무슨 면목으로 볼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 이걸 구성원들이 알게 된다면, 저희 가문의 명예는 어떻게... 되돌리실 작정이십니까!”
론의 외침 속에서, 콜빌은 어떤 대답도 꺼내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자신의 추악한 내면을 알게 되었다는 공포감. 그토록 믿었던 자는 거짓으로 자신과 가문을 이용했다는 것에 대한 끔찍한 배신감. 이 수많은 감정 속에서 빚어낸 술의 맛은 달콤하기 그지 없었다.
“당신의 손에 쥔 총은 저희 가문대대로 이어받은 무기이면서 동시에 숀 도련님께서 자신을 잊지 말라는 유품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관리실패 속에서 사라진 숀 님의 얼굴을 당주님은 볼 면목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우린 모두다 관리국에 의해 반역죄로 죽음을 맞이할 상황이었어! 관리국은 후환을 남기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를 죽이려고 했을 거고!”
“그 후환을 이미 당주님이 만들고 계시지 않습니까! 당신이 입고 있는 옷과 맥켄지 가문의 문양조차도 이미 침식체만큼으나 타락해버렸다는 것을 모르고 계시는 겁니까! 그것이 설령 가문의 몰락을 부른다고 해도 차라리 그 죄값을 달게 받고 말죠!”
“그럼 나보고..... 지금의 선택에 대해서 무엇을 했어야 했단 건가? 그저 우리 가문 일원들이 개처럼 끌려나가면서 머리통에 총알이 박히는 꼴을 지켜보자는 말인가?”
콜빌의 물음에, 론은 단호하게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당주와는 다르게 론은 자신이 집적 손을 대고 싶을 만큼의 '고결' 함이 느껴졌다. 최악을 눈앞에 두고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 특히나 그의 모습은 자신의 초대 대장이었던 소정조차도 칭찬할 정도였으니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당주님. 권세율이 말했던 그 물건을 델타세븐에 넘기십시오. 그리고 이 사태 이후로 모든 것을 밝히시는 겁니다.”
“버린다고요? 호호. 그렇게 무모한 수단을 강행하면서까지, 그토록 저에게 넘기고 싶지 않다는 것인지요?”
브링어는 그렇게 말하며, 부드럽게 자리에 일어나며, 자신의 옷을 다듬었다. 둘의 눈이 감았다 뜬 찰나의 순간 그는 뒷짐을 진 채 콜빌의 뒤에 서있었다.
“론 당신 또한 이미 알고 있을 텐데요? 가문에 뻗은 고대종의 심장은 이미 맥켄지의 가문 속에서 뿌리를 내린 채 뻗고 있다는 걸? 그런 단순한 문제로 넘기기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그건 그저 자신의 목을 옥죄는 길 뿐이죠?”
그렇게 말하며, 브링어가 눈을 부릅뜨자 론은 순간 자신의 목을 움켜쥐는 것 같은 숨막힘을 느꼈다. 컥 거리며, 무릎을 꿇는 사이로 그의 주먹은 필사적으로 움켜쥐고 있었다.
“역시 카운터의 육체로군요. 보통의 인간이라면, 사지와 영혼이 분리되어 저의 손아귀에서 춤을 췄겠지만, 역시 대단하십니다. 론 맥켄지. 뭐 이제는 거기까지겠지만요.”
그의 대답 속에서 오른손을 들었고, 그 저항마저 짓눌러버리듯 굴복시켰다. 서서히 힘이빠지는 그 사이로 그의 눈 앞에 영혼이 눈에 들어왔고, 당장이라도 움켜쥐고 싶은 '탐닉' 의 충동이 가득히 퍼져왔다.
“약속하지 않았나! 론과 날 보내주기로 도대체 왜....!?”
“물건을 넘긴다는 건 곧 가문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 그런 짓을 순순히 허락할거라고 생각하셨는지요? 그 물건을 쥔 순간부터, 이미 사르크 투스와 맥켄지 가문은다시는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당주님. 그것을 넘긴다고 해도 그곳 또한 맥켄지 가문과 똑같은 최악의 운명을 반복하겠지요. 원래라면, 조용히 보내고 싶지만 그럴수록 더욱 완강하게 거부하시는 것 같군요.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터.”
그렇게 말하며, 브링어는 자신의 왼손을 들어올렸고, 그 움직임은 콜빌의 홀스터에 차있는 권총을 쥐게 만들고 있었다.
“당주님께서는 매번 저에게 말씀하셨지요. 맥켄지의 존속과 아들을 위해서라도 이 힘은 곧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고 말이죠. 그것이 어떤 대가를 치루게 된다고 해도 말이죠.”
'지금 그 대가가 바로 앞에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의 물음에 콜빌은 굳어버린 듯 움직일 수 없었다. 자신의 손에는 권총이 쥐어져 있었고, 언제부턴가 총구는 론을 향해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조준한 사이로 브링어는 아주 가까이 다가며,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가문은 존재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이 방해꾼은 처단하셔야 하고요. 이건 단순한 살인이 아닙니다. 당주님. 더글라스와 맥켄지를 위해 그리고
'재경그룹과 아가씨를 위한 일입니다.'
그의 속삭임에 콜빌은 총구가 론을 향했다는 것에 대한 양심과 두려움을 느낄 수 없었다. 자신의 안에서 끓어오던 감각은 식어버린 것처럼 인형처럼 공허해진 것 같았다. 그는 뒷짐을 쥔 채 서서히 물러났고, 론은 이를 악물며 자신의 눈 앞에서 벌어지게 될 최후의 순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시설내부에 갑작스럽게 정전이 발생했고, 콜빌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이런 쉘터에 정전이라 참 당주님도 여간 최악의 장소를 골랐.......”
브링어의 대답도 잠시 자신의 문 앞으로 전기가 가득히 퍼져옴을 느꼈고, 그 퍼져옴은 곧바로 자신의 몸을 퍼뜨리며, 순식간에 감전을 시켰다. 갑작스러운 전류와 함께 벽 전체가 무너졌을 때, 제이크는 전류로 가득찬 자신의 주먹을 브링어를 얼굴을 후려쳤고, 브링어는 그 일격에 맞은 채 날아가며 쉘터 벽을 뚫어버렸다.
“여기는 델타세븐의 제이크 워커 대령. 맥켄지 가의 콜빌 당주님과 론 맥켄지 씨 맞으신지요? 뒤틀린 녀석들이 난동을 부르길래 한바탕 정리하느라 늦었습니다.”
제이크는 그렇게 말하며 선글라스를 내리며, 가볍게 윙크를 보내자 콜빌과 론은 믿을 수 없는 시선으로 제이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파직파직 거리며, 온몸에 전류를 퍼뜨리고 있는 제이크는 속이 시원했는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구출해야 하는 둘을 보며, 가볍게 경례를 하고 있었다.
“단순한 임원진 구출인 줄 알았는데, 역시 중장님은 절 실망시키지 않았군요?”
“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희 델타세븐은 실패라는 건 없으니까요. 그리고 모처럼 재수없는 놈 낯짝을 후려서 속이 시원하기도 하고요.”
제이크는 그렇게 말하는 사이로, 뚫린 채 짙은 침묵으로 뒤덮던 벽에 절규와 고통의 울부짖음이 멀리서부터 소름돋을 정도로 가까이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당주님. 지금 움직일 수 있으면, 이곳에서 당장 나가주십시오. 이 안에 있으면, 당주님도 통구이가 될 테니까요.”
그의 대답에 콜빌은 론을 부축한 채 곧바로 방 바깥으로 나갔다. 둘이 나가자마자 제이크는 잠잠했던 자신의 몸에 전류를 폭발시키듯 분출하기 시작한 순간 그 앞으로 수많은 망령들로 이루어진 절규와 비명으로 얼룩진 파도가 들이닥쳤고, 제이크는 지면에 발로 밟으며, 엄청난 전류를 일으키며, 저항했다. 수많은 망령의 파도와 전류가 얽혀지는 틈으로, 제이크의 눈 앞으로 브링어가 빠르게 날아오며 주먹을 휘두르자 제이크는 전류를 발동시키며, 곧바로 브링어에게 반격했다.
전류로 뒤덮은 그의 주먹을 회피한 틈으로 브링어는 제이크의 목을 움켜쥐려고 했고 제이크는 곧바로 지면을 발로 내리찍고 전류를 일으키며 브링어를 밀어냄과 동시에 다시 한번 얼굴을 후려쳤다. 전류로 뒤덮은 거리며, 얼굴을 박살냈나 싶었지만, 파열된 얼굴이 경련을 일으키며, 수많은 망령들이 제이크를 삼키려고 했고, 제이크는 위협을 느끼고 바로 벗어났다. 벗어난 틈으로 수많은 망령들로 이루어진 액체는 제이크의 선글라스를 떨어뜨렸고, 1초도 채 되지 않은 채 빠른 속도로 녹여버리고 있었다.
“아 진짜.... 모처럼 이쁜이한테 선물 받은 선글라스인데...... 짜증나게 하는데?”
“모처럼의 연회를 방해한 것에 대한 '대가' 라고 하셔야겠죠? 제이크 대령.”
“호오 내 이름도 잘도 알고 있어? 내가 쓸어버린 침식체들 중에 도망간 놈들이 너에게 알렸나본데?”
“이미 충분히 들었지요. 그 브리핑에서 말입니다.”
브리핑? 제이크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을 때, 브링어는 쿡 웃으며, 전류에 찢기고 타버린 얼굴과 몸이 수많은 망령들의 기운의 흡수를 통해 재생시키고 있었다. 서서히 재생되며, 자신의 오른팔을 가볍게 접었다 피며 손을 핀 후 뒷짐을 진 그의 모습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망령기운이 서서히 모아지며, 그의 주변을 채우기 시작했다.
“브리핑이고 자시고 간에, 곧 튀겨 죽을 네놈 입장에서 할말이 아닌 것 같은데?”
“그 말씀은 오히려 제가 해야 될 것으로 사례되옵니다만, 아. 모르시는 겁니까? 그렇긴 하겠지요. 저를 다시 이루는 수많은 망령들의 속삭임과 비명을 당신의 손목에 착용하고 있는 '시커 타입' 이 가로 막고 있으니 모를만도 하죠.”
시커 타입? 고개를 갸웃하며, 모른다는 포커스를 취했지만 브링어는 우습기 짝이 없는 그의 부정을 비웃듯 미소를 지었다.
“아니면, 좀 더 재미있는 얘기를 해드릴까요? 당신의 이곳에 온 곳은 더글라스 사의 임원진 구출 및 가동이 멈춰진 세인트 루이스의 공업구역을 확보하는 임무겠죠? 당신은 제 얼굴에 주먹을 꽂고 싶어 안달이 난 상황이고요. 마침 한이 될지도 몰랐던 그 일을 시원하게 푸셨으니, 만족하셨겠군요.”
“.....이 자식 어떻게 그걸 알고 있지? 당시 브리핑은 외곽에서 했었을 텐데?”
“망령은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법이지요. 다만 저의 손짓에 모두가 침묵 속에서 기다리고 있을 뿐이죠. 아. 이미 시작되었겠군요. 벨치카와 당신네의 그 잘난 델타세븐이 이 안에서 들어왔을 때부터 말입니다. 뭐 궁금하시다면 보셔도 됩니다. 제이크 대령.”
브링어는 그렇게 말하며, 수신기를 꺼냈을 때, 선두함이었던 벨치카를 중심으로 화망이 전개되기 시작했고, 함선은 갑작스러운 화망의 공격을 받으며, 화염에 휩쌓인 채 불시착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개자식...... 무슨 짓을 한 거냐?”
“후후후 그렇습니다. 그래야 당신의 가면이 깨지면서 절 노려보는 그 즐거움. 이래야 좀 신파극의 서론의 시작이지 않겠습니까?”
“네 놈의 주둥이에 그 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끔 해주겠어.”
“저야 즐기고 싶긴합니다만, 아쉽게도 제가 또 이렇게 당신과 어울리면, 소정 어르신이 가만두지 않으셔서 말입니다. 대신..... 이렇게 저에게 유흥감이라는 것을 피어나게 해준 감사의 선물을 드리지요. 여봐라! 손님께서 심심해 하시지 않느냐? 얼른 우리 대령님께 대접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
대접? 제이크의 의문도 잠시 굳게 닫힌 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고, 그 앞으로 카일이 비틀거리며 쉘터 내부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의 손목에서는 시커장비는 파괴된 채 빛을 잃은 상태였고, 그의 주변에서는 브링어와 마찬가지로 깉은 망령의 기운이 잠식이 된 것처럼 퍼져오고 있었다.
“제 하인들이 워낙 아가씨의 눈에 들고 싶어하는 '광기' 에 차서 말입니다. 마침 좋은 선물이 있다고 하길래 대령님께 보내드린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카일 소령?”
그의 거대한 신탁 같은 울림 속에서 카일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서서히 들어올리는 눈동자 속에서, 카일은 '제이크' 를 의식하고 있지 않았다. 눈 앞에 펼쳐진 것은 델타세븐의 부하들과 실비아와 제이크의 시체 그리고 자신의 눈 앞에서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인 마리아의 모습이었다.
“안 돼.... 중장님. 중장님!”
“카일! 정신 차려! 카일 소령!”
제이크의 외침에도 카일은 무릎을 꿇은 채 자신의 눈 앞에서 브링어에게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마리아의 모습에 머리를 감싼 채 괴로워 하고 있었다. 제이크는 이를 악물며 브링어의 멱살을 잡았고, 브링어는 킥킥 거리며 이성을 잃은 채 산산조각난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 개자식! 카일 소령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중력이란 참 재미있지 않습니까? 저렇게 고집불통에 완벽한 플랜을 준비한 자를 그저 가볍게 '밀어넣기' 만 해도 저렇게 순식간에 떨어진 채 절망하고 있다니 말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브링어의 웃음 속에서 제이크가 주먹을 후려치는 순간 자신의 뒤로 카일의 돌격소총이 발사되었고, 제이크는 브링어를 내 던진채 몸을 피했다.
“카일 소령?”
“......난 지켜야 해... 이대로 가면 중장님이.... 중장님까지 죽게 돼... 모두를 지켜야 한다고....”
'카일 소령. 이 자일세. 이 자를.... 당장 죽여야 하네.'
방금 그 목소리? 자신의 귓가에 퍼지는 섬뜩한 목소리에 제이크가 고개를 돌렸을 때, 브링어는 자신의 한손으로 입을 가린 채 마리아의 목소리로 카일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델타세븐을 위해서...... 부디...... 이 브링어를 처단해주게. 이대로가면 난......”
“중장님...... 중장님을 죽이게 할 수 없어... 이대로 죽게 냅둘 수 없다고!”
그의 외침과 함께 제이크의 앞으로 방패가 떨어졌고, 제이크는 곧바로 몸을 피했다. 그의 두 손에 쥔 돌격소총의 총구는 그를 향해 겨누어져 있었다. 자신조차 식별하지 못할 정도로 잠식이 된 걸까?
“예전부터 우리 소령님은 내사과 출신이라 몸이 완전 종잇장이긴 했지. 잘못 후리다간 바로 골로 갈거란 말이지......”
제이크는 그 생각 속에서 브링어의 위치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브링어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쥐새끼 같은 자식. 처음부터 카일을 이용해서 도망칠 생각이었던 걸까? 제이크가 카일의 위치를 확인하려는 순간 카일의 라이플에 장착된 레이저 사이트가 곧바로 반응하며, 사격했고 제이크는 아차 싶으며, 엄폐를 했다.
“참..... 살살 때려도 빈사가 될 거고.... 그렇다고 얘기를 하자니, 정신이 나가버린 상태고,”
그 대답 속에서 제이크는 설치된 방패 속에서 비틀거리며 나오는 카일의 발소리가 가까이서 들려옴을 느꼈다. 윽 소리를 내며, 방패에 기댄 채 머리를 감쌌을 때, 제이크는 곧바로 달려왔고, 카일은 뒤늦게 반응한 채로 제이크를 향해 사격했다. 카일의 총탄이 제이크의 어깨를 스쳤고, 제이크의 전류로 뒤덮은 손은 곧바로 카일의 목을 붙잡은 채 바닥에 처박았다.
“중장님을 지켜야 돼....... 중장님을 지키지 못하면 난......”
“진짜 어지간히도 제대로 뻗어버렸네. 내가 아직도 그 쥐새끼로 보이는 거야?”
“모두를 지켜야 해. 그렇게 하기위해서 난 델타세븐에 온 거라고...... 그렇게 안하면 난.......”
카일은 자신의 손에 무기가 없어진 것을 느낀 듯 자신의 홀스터에서 권총을 꺼내려고 했고 제이크는 어설프기 짝이 없는 반격을 가볍게 손등으로 후려치며, 제압시켰다. 망령에 잠식된 이상 신체에 깊숙히 잠식 된 '망령' 을 제거하지 않는 이상은 잠식에서 풀려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지.
“뭐.... 방법이 없는 건가? 이대로 기함에 복귀시키다가는 함선이 난리가 날 테니까.”
[대령님? 맥켄지 콜빌당주님과 론 보좌관님의 후송이 완료 되었습니다. 마리아 중장님의 기함이 잠시후 그곳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브라이언 이 멍청이가 하필..... 뭐, 지금 브라이언이나, 중장님은 이 상황을 모를 것이다. 꾸물거릴 틈이 없었다. 지금 잠식된 카일에게 시커장비는 없다. 그나마 자신의 손목에 있는 장비 덕분에 망령에 먹이감이 되지 않도록 해주고 있긴 하지만, 그 전에 카일의 몸을 뺏고 있는 이 개자식부터 처리해야한다.
“좀 아플 거야. 카일. 뭐 전쟁에서 이런 통증은 좀 익숙해져야지?”
제이크는 그 대답 속에서, 눈을 부릅뜨며, 카일의 몸에서 꿈틀거리는 망령의 기운을 느꼈다. 제이크의 전류로 가득찬 주먹이 카일의 심장을 향해 내리찍었을 때, 카일은 컥 소리를 내며, 비명을 질렀고 그 전류 속에서 망령이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한 채 카일의 몸 밖으로 빠져나왔다. 망령이 머리를 감싼 채 괴로워하며 비명을 지른 틈으로 제이크는 주먹을 움켜쥐며 카일의 몸에 잠식되었던 망령의 얼굴을 후려쳤다. 망령은 바닥에 처박히자마자 새까맣게 재가 되며 사라졌고, 카일은 심장의 고동이 멈춘 카일의 몸에 전류를 담은 두 손으로 심폐소생술을 하기 시작했다.
“내사과에서! 재수없는! 노친네 같은 놈인 줄 알았더니만! 나와 부하들과 중장님을! 챙겨주는 핸썸가이라니! 나도 좀 본받아겠어!”
그 대답 속에서, 계속해서 멈춰버린 심장에 전류로 자극을 준 후 계속해서 심폐소생술을 계속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심장이 굳어버린 듯 멈춰지지 않았던 카일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고 카일은 켁켁 거리며, 자신의 심장을 감쌌다. 다행이긴 하지만 이대로라면...... 다시 망령에 잠식이 될 것이다. 빈사 직전이 카일이 다시 망령에 잠식되면 그때는 단순한 '자극' 수준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제이크는 훗 웃으며, 자신의 손목에 착용되어있던 시커 장비를 풀고 카일에게 손목을 착용시킨 후 곧바로 연락망을 가동했다.
[여기는 델타세븐의 제이크 대령. 브라이언 대위. 지금 차용가능한 부대가 있는 데로 이 신호기를 통해서 쉘터 내에 카일 소령을 데리고 가도록.]
[곧 가겠습니다. 대령님은?]
[좀 골치아픈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말이야, 우리 핸썸가이에게 '선물' 이 있을 테니, 그걸 회수하는 대로 중장님에게 보고해.]
[네? 대령님?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그리고 카일 소령님이 쉘터내에 계시다니요? 카일 소령님은 더글라스 사 임원진 구출 작전을 진행하고 있지 않았습니까?]
내 부하들이 아니랄까봐 평소에는 재수없고 버터끼만 잔뜩 있는 놈이 갑자기 이런 난데 없는 얘기를 하고 앉았으니 말이다. 자신의 연락망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듯 무슨 일이야? 는 시선으로 후송을 담당했던 부하들이 하나 둘 모이며, 제이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브라이언 대위. 이 이후로 스테이츠 오브 원 휘하 부대원들은 자네가 지휘하도록. 특히 브라이언 자넨 피스키퍼들 중에서 출중한 '멍청이' 란 사실은 알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저와 부하들에게 무엇을 숨기시려는 겁니까! 말하지 않았습니까? 부대내에서 위험이 발생하면, 대령님과 저와 부하들 서로 지키기로 명심하지 않았습니까!]
브라이언은 그렇게 외치며, 눈시울이 붉어진 채 그를 바라보았다. 정말 계집애 같은 자식이라니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제이크는 부하들이 다치거나 전사를 할때, 울었던 그의 얼굴과 모습은 잊지 않았다.
[다른 건 몰라도 저희가 있는 건 제이크 대령님 덕분입니다. 그러니 저희가 가겠습니다! 방법이 있을 겁니다!]
[왜? 모처럼 재수없고 네놈들 겁나 부려먹으면서 뒷담화나 까던 것들이 내가 없어지니까 무서운 거야?]
[그게 아니지 않습니까! 대령님? 지금 손목에 시커 장비는 어디에....!? 장비는 어디에 두신 겁니까!]
[잠깐 이 재수없는 놈이 휴가 다녀온다고 생각해. 그때까지 중장님 말 잘 들어. 알겠어?]
[대령님!.. 잠시만 대령님?!]
계집애들처럼 울기는 브라이언과 부하들이 다급한 목소리로, 수신기를 붙잡는 순간 제이크는 연락을 끊었다. 연락망을 끊자마자 제이크는 카일과 지신의 부하들로부터 최대한 벗어나기 위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수많은 전류를 뒤덮은 채로 달리던 그의 뒤로 델타세븐의 기함이 서서히 하강하고 있었고, 제이크는 잠깐 멈춘 채 상공에서 대기하고 있는 델타세븐을 향해 경례를 취했다.
“제 부하들이 워낙 멍청한 놈들이지만 중장님에게는 실망시키지 않을 겁니다.”
그 경례이후로, 제이크는 자신의 주변에서 느끼지 못했던 절규와 비명의 기운이 자신을 중심으로 모여드는 것을 느꼈다. 슬슬 시작인가? 싶은 시선 속에서 제이크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수많은 망령들을 의식한듯 피식 웃으며 말했다.
“자..... 와라. 썩은 시체 놈들아. 저 멍청이보다는 내가 더 먹음직스러울 테니까. 날 붙잡고 괴롭히고 싶은 자식들은 당장 내 앞으로 와.”
그 대답과 제이크는 필사적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고, 망령들은 '그릇' 을 향한 탐욕과 광기의 비명 속에서 제이크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