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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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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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죽음이라는 문턱에 다다랐을때, 자신이 했던 모든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자신이 깨닫지 못했다는 '후회' 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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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랫츠 포탈이 비활성화되며, 모습을 감추었을 때, 브라이언은 주변을 살펴보았다. 콜은 포탈 진입 이후로, 장비를 확인하고 있었고 뒤이어 들어온 라크는 깨어난 티모시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티모시는 멍한 시선으로 총상이 생겼던 자신의 배를 감싸고 있었다.

“티모시는 어때?”

“출혈은 멎은 것 같은데.... 보여주지 않아서.....”

“출혈이 멎었다고? 내가 봤을 때, 관통상이었고, 치명상이었을 텐데.......”

“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봤을 때도.”

둘은 그렇게 대답하면서, 멍한 시선으로 신기한 듯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티모시를 바라보았다. 




“티모시 너 진짜 괜찮아?”

“......”

“티모시 일병!”

콜의 외침에 티모시는 고개를 들어올리며, 자신을 향해 소리치는 둘을 바라보았을 때, 브라이언은 믿을 수 없는 시선으로 티모시를 바라보았다. 얼굴을 보호하고 있는 슈트 헬멧 사이로, 티모시의 눈은 붉은빛으로 발화된 채 보고 있었다. 발화된 핏빛의 시선으로 뒤덮은 티모시의 모습에 라크는 두려움에 가득 찬 시선 속에서 티모시를 향해 권총을 꺼내려고 했고, 브라이언은 그런 라크의 움직임을 저지하며 소리쳤다.




“라크. 진정해.”

“저건..... 내 동생이 아니야. 이미 침식체가....”

“그게 무슨 소리에요? 형? 나에요. 티모시라고요...”

티모시는 그렇게 말하면서,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바라보았을 때, 라크를 바라보는 눈동자에서는 두려움과 공포로 얼룩지기 시작했다.




“넌 누구야? 하지마..... 날..... 때리지마..... 싫어.... 형 누나.... 누가 나좀.....”

그 중얼거림 속에서, 라크가 쥔 권총의 총구가 서서히 티모시를 향해 조준되었을 때, 브라이언은 멈추라는 손짓으로 라크를 저지하고 두 손을 뻗은 채, 티모시에게 다가갔다. 




“티모시 일병.... 내 말 들려?”

“.....”

“티모시. 나야. 브라이언 대위.”

“누....누구? 너 날 죽이려고 하는 거야? 날....?”

“그렇지 않아. 티모시. 내가 평소 널 부를때 이렇게 어깨를 두드린거 기억 나?”

브라이언은 그렇게 말하며, 평소 티모시를 호출하는 것처럼 어깨를 두드렸고, 티모시는 그 두드림을 느낀듯 브라이언을 바라보았다. 티모시는 흐윽 거리며, 자신의 머리를 감싼 채, 경련을 일으킨 사이로 본능적으로 무기를 쥐려는 듯 홀스터에 있는 권총을 쥐려고 했고 콜은 위협을 느낀 듯 자신의 권총을 두 손으로 쥔 채 상황을 지켜보았다. 언제부턴가 티모시의 두 손에서는 경련이 인 채 자신의 권총을 양손으로 쥐고 있었고, 총구의 안전장치를 풀려 있었다. 당장이라도 자신의 심장에 총알이 박힐 수 있었다. 브라이언은 몇 번이고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티모시. 넌 그런 녀석이 아니야. 기억나? 네 혼자 길을 잃고 침식핵까지 걸어가려고 했을 때, 나랑 제이크 대령님이랑 너 찾은 거? 그 이후로 제이크 대령님에게 신나게 혼났잖아?”

브라이언의 대답에 두 눈을 꾹 감았던 티모시의 눈이 서서히 깨어나듯 뜨기 시작했다. 그 앞으로 새까만 그림자가 보였다. 누구일까? 그 의문 속에서, 다가가는 그 걸음은 익숙한 모습이었다. 자신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침식체라고 하기에는...... 이상했다.




“그리고 약속했지...... 이 도시에서 어딘가에 있을 누나를 찾으러가자고. 언젠가 누나가 준비한 식당에서 같이 먹자고. 너 햄버그 좋아했잖아. 집에 돌아가면 매일 햄버그 타령하면서, 엘렌을 곤란하게 했고.”

“햄버그......? 누나....?”

“그래. 티모시. 지금 너 멍청한 짓하고 있는 거 알고나 있어? 네가 매일 그런 위험에 처해있을 때마다 도와준 나와 라크 병장에게 어리버리하게 겨누고 있는 거야?”

브라이언의 대답에 눈이 부시듯 눈조차 뜨지 못했던 눈을 떴을 때, 그 앞으로 라크가 서 있었다. 




“형.....?”

“맞아. 너네 형이야. 이제 끝났어. 티모시. 그 전에 네 총이 좀 문제가 있어서 말이야. 그 총을 콜 소위가 좀 점검을 해야 할 것 같아. 금방 돌려줄테니까. 잠깐이면 돼.”

브라이언은 그렇게 말하며, 콜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콜은 심호흡 속에서, 자신의 권총을 홀스터에 넣은 채 티모시에게 다가갔다. 콜은 평소 티모시를 부르는 것처럼 어깨를 두드렸고, 티모시는 조심스럽게 콜에게 권총을 주었다. 콜이 티모시의 권총을 가져가자 라크는 본능적으로 권총을 꺼내며 티모시에게 겨누려고 했고, 브라이언은 갑자기 권총을 조준하려는 라크의 모습에 두 팔을 피며 말했다.




“라크 병장. 진정해.”

“비키십시오. 대위님.” 

“상황 종료야. 라크. 뭐하는 거야!”

“라크 병장. 명령이다. 그 권총 내려놔. 티모시 일병은.....”



'잠식 되었습니다.'

 


라크는 그렇게 말하며, 브라이언의 뒤에 있는 티모시를 조준하려고 했고, 티모시는 자신을 죽이려는 라크의 모습에 공포에 질린 시선으로 머리를 감싼 채 소리쳤다. 



“역시..... 날 괴롭히려고 하고 있어! 날.... 죽이려고!... 제발 살려줘... 제발!”

티모시의 중얼거림 속에서, 라크는 그런 티모시에서부터 소름 돋는 위협을 느꼈다. 지금 이 앞에 있는 티모시일까? 라는 의문. 두려움 속에 떨고 있던 티모시는 눈을 부릅뜨며 브라이언을 밀치며, 라크에게 달려들었고, 라크는 위협을 느끼고 권총을 사격했다. 한발의 눈부신 섬광과 총성의 굉음이 터널랫츠 내부에 가득히 퍼졌고, 티모시는 총알이 박힌 그 상태로 넘어졌다. 



 

잠깐의 순간. 조금이라도 방심을 했다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감각이 라크의 몸에 퍼졌다. 티모시는 가뿐 숨을 몰아쉬면서, 자신의 팔에 박힌 총상에 흐윽 거리며, 고통을 느끼고 있었고 라크는 더 이상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듯 다시 조준하려는 라크를 막았다.




“라크! 뭐하는 짓이야! 당장 그만두지 못해!”

“죽여야해.... 난 저렇게 되고 싶지 않아.... 누나처럼 되고 싶지 않다고!”

“라크! 정신 차려! 지금 네 동생이라고! 뭐하는 짓이야!”

콜은 그렇게 말하며, 이성을 잃기 직전인 라크를 향해 주먹을 후려쳤고, 라크는 쥐었던 권총을 떨어뜨린 채 바닥에 나뒹굴었다. 티모시는 흐윽 소리를 내며, 관통된 자신의 팔을 떨리는 손으로 지혈을 시도하고 있었다.




“너 정신 나갔어? 녀석은 살아있다고. 침식체인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아군에게 사격을 해?”

“소위님..... 죽여야합니다. 그것이 제가 알고 있던 동생이든 누나든 간에 말입니다. 티모시는 제가 알고 있는 티모시가 아닙니다. 지금 당장은 우릴 공격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그 삼도천에서 봤듯 티모시는 그들과 하나가 된다던가 그 미친 개지랄 같은 아가씨인지 뭔지하면서 광신처럼 섬기는 그 새끼들과 똑같이 될겁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전 그런 꼴을 당하는 거 보고 싶지 않다고요!”



“피아식별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차별 사격은 곧 소대의 전멸을 앞당긴다는 중장님의 말씀을 잊은거야? 라크! 여긴 훈련장이 아니라 실제 전장이라고!”

“콜 소위님. 지금 죽여야합니다. 지금 당장.....”

라크의 대답에 콜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라크의 길을 막았다. 물러나지 않겠다고? 



“라크 만약 이 이상으로 아군오사를 하면, 내가 용서하지 않겠다. 당장 그만해.”

“싫어.”

“뭐라고!?”

 


'싫다고! 이곳에서 그들처럼 되고 싶지 않다고!'

 


“저건 내 동생이 아니야. 티모시 때문이야. 티모시가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난 이곳에 올 필요도 없었을 거야. 우리 고향. 우리 도시... 우리 집이 처참하게 침식체들에게 불에 타면서... 끔찍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하하하하....”

“라크! 지금 네가 어디 소속이고, 무엇을 위해 이 임무를 진행하는지도 모르고 말이야?”

“그러니 죽여야 돼. 죽여야 한다고!”

라크는 그렇게 대답하며 성큼성큼 다가가자 콜은 권총을 꺼내며, 라크를 조준했다. 자신의 형이 눈 앞에서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낀 듯 티모시는 힘겨운 숨소리 속에서, 라크를 향해 손을 뻗으며 말했다.




“제발 때리지마...... 형..... 누나... 제발 와줘. 누가 좀 도와줘......”

 


티모시의 간곡한 외침에도 둘의 귓가에 들리지 않았다. 라크는 이성을 잃은 채 티모시에게 다가가려고 했고 콜은 그런 라크의 행동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맞선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둘의 싸움이 서서히 격해지려던 찰나 브라이언은 그런 둘의 싸움 사이로 품 속에서, 수신기를 꺼냈다. 

 



터널랫츠 내부이기에 어떤 신호도 수신도 감지되고 있지 않았지만 브라이언은 그것을 꼭 쥔 채 자리에 일어난 채, 싸우고 있는 둘을 향해 수신기를 던졌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둘이 싸움을 멈추고 돌아봤을 때 그 앞으로 피투성이와 넝마나 다름이 없는 슈트를 입고 있는 브라이언의 푸른 눈동자가 둘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이제 그만해. 라크. 그리고 콜. 서로 죽이려고 하지 마. 만약에 그렇게 누군가를 죽여야 속이 풀리면 날 먼저 쏴죽이는 게 좋을 거야. 콜 소위 자네의 플랜이 꼬인 것도 라크 널 그런 광기의 구렁텅이에 몰아넣은 건 모두

 


'내 탓이니까.'

 


그 대답 속에서, 라크와 콜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시선으로 브라이언을 바라보았을 때, 브라이언은 자신의 슈트 헬멧을 벗은 채로 고해를 하는 사람의 눈동자로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대위님 탓이라니요?”

“날 원망해도 돼. 콜 소위. 그리고 라크 병장. 자네 티모시를 그렇게 괴물로 만든 것도.....”

“네? 대위님.”

“처음엔.... 무사히 넘길거라고 생각했었어. 어쩌면..... 우릴 위해서 도망쳤던, 목숨을 버릴 각오로 뛰면서.... 계집애 같다고 울지 마라면서 뛰었던 그 멍청한 사람을 말이야.......”

브라이언의 대답에 둘은 그 멍청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았을 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브라이언이 다시 한번 둘을 바라보았을 때, 콜은 천천히 다가가며, 브라이언에게 물었다.



“.......대위님.”

 


'제이크 대령님을 찾으셨습니까?'


 

“그래. 찾았어. 물론..... 우리가 추격하기에는 대령님은 워낙 날쌘 분이라서 가까이서는 보지 못했지만.”

브라이언은 그렇게 말하며, 터널랫츠 벽에 기댄 채 착잡한 시선으로 둘을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이 쥐었었던 수신기의 특유의 그립감을 기억하듯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었다. 라크는 콜을 뒤로 브라이언에게 다가가며, 질문을 계속했다.



“언제부터였습니까? 대령님을 찾으신게.”

“첫번째 중계기를 깔았을 때부터, 대위님의 인식표가 감지되고 있었어. 대령님이 워낙 선봉에 서는 걸 좋아한 나머지 가끔 단독 상황이 되서 위험에 처할 뻔한 상황이 있었거든. 너희들도 알고 있듯 대령님은 나나 콜 소위나 그리고 라크와 티모시 너희들이 그곳에서 전사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 해. 그래서 실비아 씨에게 부탁을 좀 했지. 대령님이 눈치채지 못하게 인식표에 내 수신기에 감지가 되는 추적기를 부착해달라고. 그 덕에.... 대령님이 어디로 갔는지 알게 되었지.”



“그래서 그곳으로 간 것입니까? 그때 루트를 선택했을때도?”

“라크 내가 자네에게 말했듯 두 곳은 리스크가 분명 존재했어. 라크 자네의 루트도 안전할지도 모르지만..... 이대로 대령님을 혼자 두고 갈 수 없었어. 그래서 만약 가능하다면..... 소대에서 대령님을 구하면서 벨치카까지 갈 수 있다면 희망이 좀 더 있을 거라고.”

“그래서 그곳으로 무리해서라도 제이크 대령님에게 가려고 했던 겁니까? 제가 붙잡아도 말입니까?”

콜의 물음에 브라이언은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 속에서, 브라이언은 눈부신 섬광이 자신의 눈앞에 터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삼도천의 파도 속에서, 그는 보았다. 바리게이트 뒤로 남은 병사들을 대피하면서 최후의 저항을 시도하고 있던 제이크의 모습을. 평소에 자신을 놀려먹으며, 버터끼가 가득찼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움직이며 망령들을 쓰러뜨리는 그의 팔과 얼굴은 망령에 기운이 물들이고 있었다.




“그 안에서 대령님은..... 내가 알고 있는 대령님이라고는 할 수 없었어.”

“잠식되고 있었습니까?”

“아마도. 근데 우습게도 그 상태에서도 대령님은 남은 잔존병력들을 기어코 대피시키면서 혼자 싸우고 있더군. 수천이나 다름 없는 망령들의 삼도천 속에서 말이야. 그렇게 필사적으로 구하려는 모습을 난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 수신기에서 들려오던 그 목소리를 그저 들었던 것처럼. 위험에 처했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

브라이언은 그 대답 속에서, 자신의 머리를 감싼 채 고개를 숙였다. 그때 브라이언이 한참동안 넋을 잃은 채 지켜봤던 것도 제이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니... 콜은 자신의 옆에 있으면서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이 믿을 수 없었다. 




“내 잘못이야. 콜 소위. 라크 병장. 그리고 티모시 일병...... 내가 말아먹었어. 중장님의 말씀대로 원칙적으로 했어야 했지만 나의 멍청한 희망으로 인해서 이렇게 되어버렸어. 콜 소위의 플랜도 꼬인 것도 라크.... 네 누나와 동생이 그 꼴이 되어버린 것도 결국 내 책임이니까. 그러니 서로 죽이지 마.”

브라이언의 대답에 둘은 서로를 향한 권총도 서로를 향한 분노조차 사라진 채 브라이언을 바라보았다. 브라이언은 침묵 속에서, 흐윽 거리며 고통스러워하는 티모시에게 다가가며, 상태를 확인했다.




“티모시 일병. 일어날 수 있나?”

“누구.......?”

아직은 인식을 못하는 건가? 브라이언은 자신이 티모시의 어깨를 잡았던 것처럼, 티모시의 어깨를 강하게 손에 얹었고, 티모시는 자신의 어깨위에 강하게 손이 옮김을 느낀 듯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이 느낌.... 브라이언 대위님입니까?”

“맞아. 네 앞에 널 괴롭힌 녀석들이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건 환상이야. 그 녀석들이 너에게 이런 행동은 하지 않았지?”

“아..... 네..... 그럼 지금 대위님이라고 생각하면 되나요?”

“그래. 잘 들어. 티모시 일병. 지금 넌 다쳤어. 좀 아플 수 있어. 내가 괴롭힌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기억해. 지금 네 앞에 있는 건 '그 녀석들' 이 아니야. 명심해.”

“아니다..... 아니다.”

티모시는 그 중얼거림 속에서, 잔뜩 굳었던 긴장을 풀었고, 브라이언은 침묵 속에서, 티모시의 몸에 박힌 상처를 확인했다. 라크가 쏜 탄환은 팔에 박힌 채 출혈이 계속해서 새어나오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 상처에 브라이언은 자신의 손에 퍼져오는 경련을 멈춘 채 품 속에 있던 비상 수술 키트를 꺼냈다. 


 

티모시의 핏빛으로 변하는 눈동자 속에서, 브라이언을 주시했을 때, 브라이언은 자신이라는 듯 몇 번이고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심호흡 속에서, 마취제를 티모시의 팔에 주입했고, 경련이 오는 두 손의 긴장을 풀며 수술용 집게를 들려고 했을 때, 라크는 수술을 시도하려고 하는 브라이언을 붙잡고 있었다. 




“제가 하겠습니다. 대위님.”

“라크 병장 자네가? 의무병 경력은 없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제가 저질렀으니까요..... 예전부터, 제 동생이 하도 말썽을 부리다가 다친 게 하도 많아서 말입니다. 대위님보다는 제가 더 쓸모가 있을 겁니다. 다만 지금 티모시의 맥박을 확인이 힘들어서... 어떻게 될지는....”

라크의 망설이는 대답도 잠시 콜은 한숨 속에서 다가가며, 동작감지기를 활성화한 후 티모시의 왼쪽 심장에 대었다. 동작 감지기를 활성화 한 후 파동장치를 조절한 후 라크에게 건네줬을 때, 기기는 티모시의 맥박을 확인하듯 일정한 간격으로 삐삐 소리를 내고 있었다. 라크가 콜을 바라봤을 때, 콜은 그런 라크의 의문에 답해듯 대답하며 말했다.




“임시방편이야. 이 이후로는 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총알 제거할 수 있긴 한거야?”

“이 녀석이 계집애처럼 울지 않는다면요.”

콜의 대답에 라크는 네. 라고 대답하며, 어색한 웃음을 드러냈다. 그 대답 속에서, 마취가 된 티모시의 팔을 수술하기 시작했다. 티모시는 자신의 팔에 박힌 총알을 제거하고 있는 라크를 바라보았다.




“형..... 형이야?”

“그래. 나야 임마. 그리고 내가 몇번을 말했지? 군대에서는 형이 아니라 라크 병장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너 진짜 정신 안 차릴 거야?”

그렇게 혼낼 자격이라도 있을까? 정신나간 놈이? 라크는 그렇게 말하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복부에 심지어는 팔에 중상급 상처를 입은 자신의 동생에게 쓸 때 없는 개소리나 쏟아내고 있으니 말이다. 



“죄송합니다. 병장님... 제가 또 멍청하게..... 또.”

“아니야. 아니야. 꽤나 많이 다쳤으니까. 일단 내가 누구인지 알아? 옆에 있는 저 두 사람을 알고?”

라크의 물음에 티모시는 멍한 시선으로 눈을 떴다 다시 뜨며, 둘을 바라보았다. 주시만 했을 뿐인데 이상하게 머리가 지끈거렸다. 불쾌한 기억으로 만든 물을 바게스째로 가득 채운 채 자신의 몸에 쏟아버린 것 같은 기분. 끈적하면서 당장이라도 옷을 벗고 싶은 축축한 감각이 온몸에 눌러붙으면서, 자신의 뇌까지 한기를 퍼뜨리는 것 같았다. 




“절 괴롭힌 애들... 같은데..... 아니죠?”

“뭔 소리야. 그게....”

“무섭지 말입니다..... 다들 아니라고 하지만, 제 눈에서는 보이지 말입니다. 보기만해도 도망치고 싶습니다. 당장이라도 절......”

티모시의 대답에 라크는 절대로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으며, 티모시의 손목을 잡았다.



“그런 녀석이었으면, 내가 가만 안둬. 누나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내가 옆에 있으니까. 알겠지?”

“네..... 그럼 두 사람은 제가 알고 있는 콜 소위님이랑.... 브라이언 대위입니까?”

“그래..... 네가 또 바보처럼 해메서 한참 찾으러 다녔다고. 다행히 찾았으니, 망정이지 참.... 못말리겠다니까.”

라크는 그렇게 말하며, 조심스럽게 총알을 제거한 후 상처를 봉합하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봉합을 하는 사이로, 티모시는 자신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보는 걸까 싶었지만 그 눈은 자신을 보는 것이 아니었다. 그 눈은 두려워하고 있었다. 혹시나 자신을 공격할까봐 필사적으로 라크를 찾는 눈동자였다. 바로 자신이 그 근처에 있는데도, 티모시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티모시가 핏빛의 눈동자로 검은 형체를 바라보았을 때, 그 형체는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왜 그런 걸까? 그 의문 속에서, 자신의 손목을 잡은 그 손은 더욱 더 자신의 손목을 놓고 싶지 않는 것처럼 붙잡고 있었다.

“나라고...... 티모시. 네 형이라고. 너 왜 바보같이 네 앞에 있는 형을 처음보는 것처럼, 보고 있는 거야? 이 멍청아. 아직도 모르는 거야.”

라크는 그 대답 이후로, 자신의 얼굴에서 드러난 눈물을 닦으며, 힘겹게 하나하나 붕대를 감았고, 브라이언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둘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붕대를 감은 후 매듭을 지었을 때, 라크는 티모시의 곁에서 고개를 숙인 채 흐느끼며 티모시의 손목을 꼭 잡았다. 




“형..... 지금 이거 형이야? 날 괴롭히는.. 그런 나쁜 아이들이 아니라?”

“맞아. 나라고. 도대체 너 지금 왜 그런 얼굴로 날 보는 거야.... 왜 첨 보는 사람처럼 그렇게 보는 건데?”

라크는 그 대답에 티모시는 두려움 속에서, 라크의 손을 잡았지만, 그 손을 잡는 티모시의 얼굴에서는 두려움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혹시나 자신의 형이 아닐까에 대한 두려움. 그건 자신이 무슨 짓을 해도 지울 수 없었다. 이대로 자신을 영원히 알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라크는 분한 시선으로 주먹을 쥔 채 동생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 


 

그 둘의 모습에 브라이언은 뒤로 돈 채 끝없는 미궁과 같은 터널랫츠 바닥에 놓은 수신기를 든 채 차가운 발걸음을 옮겼다. 지친다. 쉬고 싶다. 그 수많은 속삭임들로 가득 찬 벽에 기댄 채 자신의 손에서 쥐어지는 수신기를 바라보았다. 비활성화 된 수신기에서는 어떤 반응도 움직임도 감지가 되지 않는 듯 침묵만이 감돌고 있을 뿐이었다.


 


/

 


삑. 삑. 익숙하면서도, 일정한 간격으로 울리는 소리에 브라이언이 눈을 떴을 때, 창백한 벽의 터널랫츠가 아니었다. 지끈거리는 두통 속에서, 눈조차 뜨지 못하고 있었을 때, 브라이언의 귓가에서 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려왔고, 두 눈을 감은 채 허공을 휘두르던 자신의 손은 차가우면서도 둔탁한 뭔가 부딪혔다. 뭐지? 싶은 의문 속에서, 눈을 떴을 때, 자신은 부대 막사에 있었다. 



 

수많은 피의 흔적으로 가득 찬 수술도구함에서는 상처를 수술하고 지혈한 것 같은 피투성이의 붕대가 이리저리 널부러져 있었고 그 병상위로 피에 가득히 얼룩진 채로, 기침을 토해내며, 힘겨운 숨소리를 내고 있는 노장의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전장에서 질리도록 들었던 꺼져가는 생명들을 살리기 위해 켜진 수많은 유지장치들이. 그의 몸에 가득히 이루어져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유지조차할 수 없을 정도로 노인을 살릴 수 없었다. 



“알고 있지 않나? 내가 얼마가지 못할 거라는 걸...... 쓸때 없는 시간낭비라고.”

노인은 그렇게 말하며, 허튼 수작은 치우라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그는 가망이 없었다. 손을 대기에 그의 목숨은 당장이라도 꺼지기 일보직전이었으니까.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죽음을 체념한 듯 그는 자신의 품 속에 있는 원형의 수신기를 꺼내며, 그에게 보여줬다. 



“이 시체나 다름없는 노인네는 그렇다치더라도 그 녀석이 걱정되는 군. 지 아비를 죽도록 싫어하고 있을 테니까. 난 몰라도 그 녀석이 그걸로 뒤틀릴까 걱정이야. 또 원망하고 증오하면서, 지 아비를 멀리하려고 하겠지. 그 전에...... 자네에게 부탁하고 싶네. 브라이언.”

 

무슨 부탁을? 그 의문도 잠시 그의 귓가에서 생명의 꺼짐을 알리는 삐소리가 가득히 들려왔고, 브라이언은 자신의 귓속을 찢어버리듯 파고드는 소리에 머리를 감쌌다. 그 지독한 이명 속에서 정신이 들었을 때, 황혼으로 가득 찬 언덕 위에서 노인의 묘비가 세워져 있었고, 그 뒤로 익숙한 뒷모습이 브라이언의 두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꿈인가? 그럴리가.... 라는 의문에 사로잡힌 채로 브라이언은 천천히 다가가며, 물었다.




“대령님?”

그의 부름에도 제이크는 어떤 대답도 꺼내지 않았다. 차갑게 식어버린 누군가의 무덤 속에서, 두 주먹을 쥔 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의 손에 쥔 수신기는 그라는 것을 알려주듯 빛을 발화하고 있었고, 감지되는 듯 발화되는 그 소리는 매번 브라이언의 귓가에 들려왔다.



“대령님....여기 계셨습니까? 정말.... 보고 싶었습니다. 부하들도 대령님을......?”

“보고 싶었다고?”

그 대답. 평소 자신을 부려먹으며, 장난을 즐기던 그의 목소리가 아니였다. 

“......그렇게 제가 우습기 짝이 없었나요? 저와 가족들과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던 곳을 버리면서까지..... 보고 싶었다고 그런 낯짝으로 당당하게 와서 이야기를 한다고요?”

“대령님? 그게 무슨....?”

브라이언의 의문도 잠시 제이크는 그런 브라이언이 천천히 고개를 돌며,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서는 원망과 증오로 얼룩져 있었다. 




“당신 때문이야..... 당신만 아니었다면.... 당신 같은 인간만 아니었다면....!?”

제이크는 그렇게 말하며, 브라이언을 바닥에 처박으려고 했을 때, 브라이언은 눈을 떴다. 일어났을 때, 심장은 그때의 악몽의 후유증인지 심장이 터질 듯이 뛰고 있었고, 그 고동 속에서 두 눈은 혹시나 적이 있는지 필사적으로 굴리며, 주변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싶은 시간 속에서, 브라이언이 자리에 일어났을 때, 콜은 남아있는 장비와 탄약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 옆으로 티모시는 라크와 한참 떨어진 거리에서 자신의 통증이 느껴지는 상처를 조심스럽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수술이 생각보다 잘 되었는지 티모시는 전과는 다르게 상태는 회복되어 있었다. 라크가 이성을 잃을 정도라면, 다들 지쳤을 것이다. 이 지옥이나 다름 없는 임무에서의 이 시간은 신이 자신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준다고 해야 될지도 모르니까.

 


브라이언이 자리에 일어나 장비를 확인 중인 콜에게 다가갔을 때, 콜은 뒤늦게 그의 발소리를 들은 듯 자리에 일어났다. 

“좀 주무셨습니까? 대위님?”

“그럭저럭.”

“그 대답 치고는 꽤나 꿈이 성가셔 보이는데요? 식은땀이 많이 나고요.”

콜은 그렇게 말하며, 걱정하는 시선으로 브라이언은 바라보았을 때, 브라이언은 뒤늦게 악몽의 후유증으로 얼룩진 자신의 얼굴을 확인했다. 참.... 콜은 한숨 속에서, 분홍빛의 수건을 그에게 건네며 말했다.



“저랑 저 멍청이 둘은 몰라도 대위님은 저희에게 명령을 내리는 소대장이지 않습니까? 대위님마저 무너지면, 저희 소대는 여기서 끝장이라고요.”

“알고 있네. 좀 섬뜩한 꿈을 꾸었거든.”

브라이언은 콜의 수건을 받으며, 자신의 몸에 흠뻑 젖은 땀을 닦았다. 무슨 꿈을 꾸었는지 궁금해지만, 잊으려는 듯 닦는 그의 행동을 막고 싶지 않았다. 



“소대원들은 어때?”

“뭐 조용하죠. 다만 라크 저 녀석 지 입으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엘렌을 만난 이후로 거의 넋이 나간 상황이니까요. 티모시는 다행히 대위님이 했던 것처럼 행동하면, 저흴 공격하지 않지만 지금 티모시 일병에게 장비를 주기에는 위험하긴 합니다. 지금 녀석은 저희가 아닌 '다른 뭔가' 를 보고 있는 것 같거든요.”

다른 뭔가.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것은 티모시를 두려움과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었다. 도망치려고 하게 만들며, 심지어는 자신이 쥔 무기로 죽이려고 할 정도였으니까.



“그 일 이후로 티모시는 장비 점검차로 가져간다는 핑계로 압수를 해놓았습니다. 이 장비들은 가능하면, 대위님에게 위임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티모시는 작전을 수행하기에는 PTSD가 심해진 상황이니까요.”

“알겠네. 각 탄약과 장비들은?”

“일단 벨치카까지는 갈 수 있는 여력은 있긴 합니다만. 문제는 중계기죠.”

콜은 그렇게 말하며, 수신기를 가져오며, 브라이언에게 보여주었다. 화면에서는 포인트 별로 중계기가 설치된 위치와 중계기가 연락망 범위가 원형 형태로 표시되고 있었다.




“대위님이 소대원을 챙기고 있을 때, 중계기의 송신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저희가 터널랫츠에 들어가기 전, 각 포인트는 침식체들의 본거지가 되긴 했지만, 수풀 깊숙히 숨겨놔서 그런지 눈치를 못챈 것 같더군요.”

“각 연락망은 원할하게 되고 있는 건가?”

“네. 저희가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활성화된 걸 보면, 놈들은 나무가지라고 생각하고 지나치고 있겠죠. 이제 남은 건 하나죠.”

콜은 그렇게 말하며, 남은 구역 하나를 브라이언에게 보여주었다. 중계기의 다음 포인트에 대한 위치와 함께 다음 구역은 델 우드 스트리트 구역이 표시 되고 있었다.




“이곳이 최적이긴 합니다만......”

“델우드? 여긴 도심지잖아. 이미 놈들에게 함락이 되었을 거고.”

“가능하면, 이곳에 중계기를 설치해야 합니다. 각 포인트를 확인했습니다만 남은 구역은 이미 침식체들에게 점령되었구요.”

“이곳도 마찬가지야. 게다가 지금 소대원들의 상태로 다시 한번 시내로 진입하는 건......”

“그래서 지금 골치아픈 거죠. 킹스웨이 구역으로 갈라면, 반드시 델우드 구역을 거쳐야합니다. 그리고 이 구역에 중계기를 반드시 설치해야 하고요.”

콜은 그렇게 말하며, 티모시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라크를 바라보았다. 그 일 이후로 라크는 자신이 했던 행동들에 대한 속죄라고 해야 할정도로 티모시의 곁에서 한치도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바싹 붙어있었다.




“라크 병장. 괜찮나?”

“대위님. 이대로 저흰.... 끝나는 겁니까? 동생이 침식체가 되었으니 이제 저희도......”

“말 함부로 하지 말게. 라크 병장.”

“그렇게 말해도 현실을 저러지 않습니까? 언제 어디서 저희 노릴지 장담 못하죠.”

라크의 대답에 브라이언은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라크의 말도 틀린 건 아니었으니까. 티모시의 무장을 해제했다고 해도 티모시는 언제든지 소대원들을 공격할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제가 가능하면 처리하려고 했던 겁니다. 물론 그 과정이 끔찍한 짓이긴 하지만.”

“다시 한번 말하겠네. 라크. 내 허락 없이 티모시 일병에게 총을 겨누는 건 절대 허락하지 않겠네. 이건 명령일세. 라크.”

브라이언의 경고에 라크는 알겠습니다. 그러죠. 라고 말하며, 풀이 죽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 사이로 콜의 손목에 차고 있던 터널랫츠 발신기가 푸른빛으로 활성화 되었고, 콜은 시작인가 싶은 시선으로 브라이언을 바라보았다.




“일단 목적지는 델우드 외곽으로 이동할 겁니다. 그곳에 놈들이 없길 바래야죠.”

“알겠네. 그럼 일단 라크와 티모시를 데리고......”

브라이언의 대답도 잠시 짙은 침묵으로 가득 찼던 터널랫츠 천장에 푸른빛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활성화된 터널랫츠에 브라이언은 콜을 봤지만, 콜은 자신은 절대 아니라는 시선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전 아닙니다. 손대기도 전에 활성화 되었다고요.”

콜의 대답에, 브라이언은 뒤늦게 자리에 일어난 라크에게 시선을 보냈고, 라크는 티모시를 데리고 가며 합류했을 때, 활성화 된 루트에서부터, 묵직한 엔진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려오기 시작했다.



“젠장.......”

“콜 소위. 라크 병장. 당장 장비 챙기고 이동한다. 서둘러!”

브라이언은 그렇게 말하며,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고, 콜은 자신의 손목에 찬 터널랫츠 발신기를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장치가 활성화 되자 콜의 수신기를 중심으로 푸른빛 루트가 활성화 되었고, 콜은 재빠르게 수신호를 가리켰고, 소대원들은 콜을 따라서 활성화된 터널랫츠 포탈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달리는 사이로 멀리서부터 장갑차량의 움직이는 소리가 서서히 가까이 들려오고 있었다.


 

“얼른 가야합니다! 와일드 독 놈들이 오기전에!”

콜은 그렇게 말하며, 활성화된 포탈에 도착하며 빨리 들어오라고 손짓했고, 라크는 티모시를 부축한 채 포탈로 들어갔다. 콜이 마지막으로 이동중인 브라이언에게 손짓하며, 포탈 안으로 들어갔을 때, 브라이언의 뒤로 서치 라이트가 활성화되고 있었고, 둔탁한 샷건의 장전소리와 추적하듯 분주하게 움직이는 발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브라이언은 심호흡 속에서, 포탈로 들어갔고 포탈은 빠르게 작아지며 모습을 감추었다. 


 

포탈을 통해 터널랫츠 바깥으로 나왔을 때, 언덕 밑으로 크고 작은 건물들이 눈에 보였고, 건물 사이사이에서는 핏빛으로 얼룩진 침식의 파편이 장미의 가시처럼 곳곳에 피어나고 있었다. 콜과 라크가 주변을 경계하는 사이로, 티모시는 낯선 공기에 두려움을 느끼 듯 두 눈을 감은 채 자신의 두 손의 주먹을 움켜쥐고 있었다.



“클리어. 주변에는 적이 없습니다.”

“좀만 늦었으면 클날 뻔했습니다. 빌어먹을 와일드 독이 기어코 추척을 했나보군요.”

콜은 그 대답 속에서, 터널랫츠의 수신기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시선으로 브라이언을 바라보았다.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 부대의 소식이 들리자 않고, 임원진이 죽는 것을 목격한 이상 와일드독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쫓아올 것이다. 



“서둘려야 합니다. 놈들의 추적을 피해야 하고, 마지막 포인트에 중계기도 설치해야 하니까요. 라크 병장. 이곳이 대략 어디인지 그리고 우리가 가야할 델 우드로 가는 길이 어딘지 알고 있나?”

콜은 그렇게 말하며, 라크에게 지도를 줬고 라크는 네. 라고 말하며, 콜이 준 지도를 활성화 했다. 지도를 활성화 하는 사이로, 혹시나 싶은 시선으로 티모시를 바라보았고, 브라이언은 걱정하지 말라는 시선으로, 티모시에게 다가갔다. 

 



브라이언의 발소리에 티모시는 경계를 했지만, 평소 티모시를 어깨를 두드리는 방식으로 어깨를 두들렸고, 티모시는 그 움직임만으로도 브라이언이라는 것을 인식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본 채, 브라이언의 부축을 받으며, 라크의 옆에 섰다. 고맙습니다. 대위님. 라고 대답하는 사이로, 라크는 콜과 브라이언의 보는 앞에서 보고하기 시작했다.



“지금 저희가 도착한 곳은 델 우드 근처에 있는 산.... 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산?”

“흔히 말해 동네 산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산에 내려가서 시내로 들어가려면, 저 교량을 건너야 합니다.”

라크는 그렇게 말하며, 시내로 진입할 수 있는 두 개의 교량을 가리켰고, 브라이언과 콜은 골치아프게 된 시선으로 교량을 바라보았다.



“저기 외에 다른 루트는 없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이 산 주변은 대부분은 차량용 도로들밖에 없으니까요. 엄폐가 안되는 개활지고, 놈들에게 걸리기도 쉽죠.”

“그렇다고 저기도 안전한 것도 아니야. 이동 중에 기습을 당할 수 있고.”

“교량 주변에는 폐차들이 있긴해서 엄폐하면서 전진한다면, 진입할 수 있긴 할 겁니다. 콜 소위님. 그 외에는 지금 제가 걸 수 있는 건 없다고 봅니다.”

“뭐.... 개활지에서 나 죽여달라는 것보다는 좀 나을지도 모르겠지.”

모처럼 세이프 존이다 싶었다 생각했는데, 콜이 또 산넘어 산을 만났다는 사실에 한숨을 내쉬는 사이로, 브라이언은 라크의 루트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콜. 우리가 델우드 구역에 도착하면, 중계기를 준비해. 라크. 티모시가 뒤쳐지지 않게 보호하고. 각 대원은 와일드 독이 오기 전에 곧바로 하산해서 교량으로 이동한다.”

라져. 둘은 그렇게 대답하며, 하산을 채비를 했고, 브라이언은 심호흡 속에서, 조심스럽게 하산하기 시작했다. 하산을 하는 사이로, 브라이언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조끼 포캣에 넣여진 수신기를 꺼냈다. 그리고 가여히 쥐었다 핌을 반복하며, 서서히 퍼져오는 긴장을 제어하듯 발걸음을 옮겼다.

 


브라이언 소대가 하산하고 교량에 도착했을 때, 교량에서는 수많은 차량들의 흔적들이 가득이 줄서 있었고, 차량 문은 열려있거나 망가져있거나 피투성이가 된 흔적들이 가득해 있었다. 브라이언은 군데군데 가득히 퍼져있는 피의 흔적과 침식의 흔적들로 가득찬 교량을 향해 한걸음씩 다가갔고, 그 뒤로 콜이 라크는 티모시를 데리고 가며, 진입했다. 이동하는 사이사이로, 반대편 교량을 받치고 있는 철제 와이어가 우웅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있었고, 걷는 사이사이로 슈트내에서는 거대한 포성과 굉음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교량을 반정도 지나치며, 걸었을 때, 티모시는 흐윽 소리를 내며 경련이 일기 시작했다. 라크가 긴장 풀라는 듯 부드럽게 손을 잡았지만 티모시는 두 손에서 퍼져오는 경련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티모시. 괜찮아?”

“......뭔가..... 느껴져. 누군가 날 보고 있는 것 같아.”

티모시의 대답에 라크는 자신의 손에 쥔 돌격소총을 든 채 주변을 확인했지만, 교량 주변에서는 정적만이 가득 차 있을 뿐이었다.



“아무도 없어. 뭐가 있다는 건데?”

“.........”

그 대답도 잠시 티모시는 눈을 부릅뜨며, 이동 중인 브라이언을 가리켰을 때, 라크는 그런 티모시에게서 섬뜩한 느낌에 굳어버린 채 티모시를 향해 멀어지기 시작했다. 주춤거리는 것도 잠시 라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이동하고 있든 브라이언과 콜 소위의 머리에 레이저 사이트가  조준되어있는 것이 느껴졌고, 라크는 위협을 느끼고 반대쪽 교량을 향해 사격을 개시했다. 갑작스러운 사격에 브라이언과 콜이 몸을 숙인 순간 둘을 조준하고 있던 스나이퍼의 총알이 둘을 향해 스치며, 차량에 박혔다. 



“기습이다! 반대쪽 교량!”

“와일드 독 놈들 진짜!?”

라크의 외침도 잠시 반대쪽 교량에서 와일드 독 병사들이 일제히 사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라크가 바로 합류하며, 반대쪽 교량을 향해 엄호 사격을 하는 사이로, 브라이언은 차량 틈새에서 사격을 가하고 있는 와일드 독 병사들과 차량들을 밀어내며, 교량바깥으로 밀어내고 있는 장갑차량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라크! 콜! 내가 피죤 레이디로 던질게. 놈들이 혼란에 빠진 틈으로 남은 류탄 화력 저기다 다 쏟아부어!”

브라이언의 대답과 함께 반대쪽 교량을 향해 피죤 레이디를 활성화시킨 후 투척했고, 잠시후 엄청난 수의 스패로우와 우드픽커들이 날아오며 반대쪽 교량에 와일드 독 병력을 교란시키기 시작했다.



“저거 뭐야? 저 엄청난 수의 스패로우와 우드픽커들은!?”

“빨리 격추시켜! 저 빌어먹을 놈들이 벨치카에 도착하지 못하게 막아야 돼!”

와일드 독 병사들이 혼란에 빠진 채 다수로 몰려오는 우드픽커와 스패로우들을 향해 사격을 퍼붓는 사이로, 브라이언과 라크 그리고 콜은 교량을 받치고 있는 교각을 향해 유탄을 조준했다. 



“내가 신호하면, 정확하게 교각을 향해 사격한다. 하나......둘.....”

셋. 브라이언의 신호와 함께 세명의 피스키퍼들의 돌격소총 하부에 장착된 탄이 고각으로 일제히 발사되었고, 교량을 지탱하던 대들보는 일제히 폭발했고, 반대쪽 교각은 붕괴되면서 사격하고 있던 와일드 독 차량과 병사들은 비명과 함께 새까맣게 뒤덮은 강에 빨려들어가듯 추락했다. 



“다들 이동! 놈들이 곧 몰려올거야! 서둘러!”

교량이 완전히 무너지자 교량 입구에 대기하고 있던 와일드 독 병사들과 장갑차량이 멀리서 사격을 퍼부었다. 수많은 탄환과 중기관포의 포화망 속에서, 셋이 이동하던 찰나 콜은 티모시가 몸을 감싼 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콜 소위! 뭐하고 있나!?”

“티모시가 고립됐어!”

“뭐!?”

브라이언의 뒤늦게 눈치채고 뒤를 돌아봤을 때, 티모시는 공포에 질린 듯 웅크린 채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티모시 일병! 거기서 나와! 당장 나오라고! 빌어먹을!”

콜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티모시는 자신의 머리를 감쌌다. 당장이라도 죽기 일보직전인 상황이 되자 콜은 뛰어가려고 했고, 라크는 콜 소위님! 이라고 소리치며, 달려나가려는 그를 막으려는 순간 근처 차량에 폭발이 터졌고, 라크는 큭 소리와 함께 폭발의 충격에 나뒹굴었다.

 


콜은 심호흡 속에서, 군데군데 널부러진 폐차량들을 엄폐한 채 무기를 등에 맨 채 달려갔다. 수많은 총성이 교량을 향해 퍼붓는 사이로, 공포에 질린 티모시에게 도착하려는 순간 폭발이 발생했고, 악! 소리와 함께 콜은 바닥에 나뒹굴었다. 티모시는 히익! 소리를 내며, 자신의 눈 앞에 파편이 박힌 다리의 비명을 지르고 있는 콜의 모습에 숨조차 쉬지 못한 채 자신의 가슴을 감싸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둘이.......!?”

“안됩니다 대위님! 다리에서 놈들이 계속 몰려오고 있다고요!”

라크의 만류에도 브라이언은 심호흡 속에서, 자신의 품 속에서 폭약을 들었고, 라크는 그가 무엇을 하려는 지 눈치챈 듯 젠장! 소리를 내며, 품 속에 연막탄을 꺼냈다.



“셋을 셉니다. 연막이 끝나기 전에 바로 데리고 오셔야 합니다!"

라크의 대답과 함께 브라이언은 후우 속에서 달리기 시작했고, 브라이언은 곧바로 수신호를 보내며, 반대교량에서 대기하고 있던 다수의 비둘기들을 이동시켰다. 다수의 '비둘기' 들이 교량입구에서 화망을 퍼붓는 병력들과 교전을 버리는 사이로 브라이언은 곧바로 달려나가며, 연막탄을 투척했고 연막은 자욱한 안개를 퍼뜨리기 시작했다. 


 

연막이 자욱히 깔린 사이로, 티모시는 자신의 눈앞에서 나뒹구는 콜의 모습에 숨조차 쉬지 못한 채 공포에 질려 있었고, 콜은 근처 차량에 붙은 채 다리에 박힌 파편을 통증에 저린 손으로 뽑으려고 하고 있었다.




“콜! 괜찮나?”

“다리가...... 파편이 박혀서 움직일 수가.....”

콜은 그렇게 말하며, 이를 악문 채 온몸에 퍼져오는 통증에 숨조차 쉬지 못하고 있었다. 가득히 채웠던 연막은 서서이 옅어지고 있었고, 라크는 멀리서 빨리 나와야한다고 손짓하고 있었다. 브라이언은 그 앞으로 자신을 보며 두려워하고 있는 티모시의 어깨를 두드린 후 말했다.



“티모시. 내 말 들려?”

“......대...대위님 맞죠? 그렇게 말하면서 절 때리려고 하는 건.....”

“괜찮아. 티모시. 지금 보이는 것에 홀리거나 믿지 말고 내 말대로 움직여. 지금 네 앞에 뭔가 보여?”



“보...보입니다..... 근데.... 절 비웃고 있는 것 같은데.... 다리에 뭔가를 떼고 있는 게 보입니다.”

“지금 콜 소위가 부상을 당해서 움직이지 못해. 나 혼자서는 지금 부축하고 갈 수가 없어. 지금 네 앞에 있는 게 널 괴롭히는 녀석이라고 생각하지마. 내가 말하는데로 행동해. 아주 잠깐이면 되니까. 알겠나?”

브라이언은 그렇게 말하며, 티모시의 어깨를 다시 한번 두드려주었고, 티모시는 알겠다는 시선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브라이언과 티모시가 부상당한 콜을 부축하자마자 연막을 통해서 빠르게 교량에 벗어나기 시작했다. 연막이 사라진 후 와일드 독 병사들의 총성이 멀리서부터 들려왔지만, 교량에 가까스로 벗어난 소대까지 닿지 않았다. 



“추적이 멈춘 것 같습니다. 일단 시내로 들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라크는 그렇게 말하며, 병력이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이동하려고 했지만 콜은 추격을 포기할 줄 알았던 와일드 독 병사들이 무너진 교량에서 벗어나며 다른 교량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와일드 독의 무장 장갑차량이 교량에 가득 차 있는 차량들을 바깥에 밀어내고 있었고, 교량에 차량이 강에 빠지고 있었다. 콜은 뒤에서 미친 듯이 추적하는 와일드 독의 모습에 뒤늦게 자신의 손목에 차있는 터널랫츠 장치를 확인했고, 자신을 부축하며 도망치려고 하고 있는 라크와 브라이언을 바라보았다.


 

“곧 놈들을 따돌릴 수 있으니까. 따돌리는데로 곧바로 응급처치를.....”

브라이언의 대답도 잠시 콜은 자신을 부축하고 있던 브라이언을 밀어냈다. 갑작스러운 밀침에 브라이언과 라크가 바라봤을 때, 콜은 근처 건물 벽에 기댄 채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벽에 기댄 사이로, 그의 다리에 박힌 파편이 서서히 흘러내리며, 콜의 군화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먼저 가십시오. 이대로라면...... 모두 다 와일드 독 놈들에게 끝장나니까요.”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이제 시가지에 도착했습니다. 숨을 곳은 충분하니.......”

“놈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우릴 포기하지 않으니까요. 제가 흘린 출혈 때문에 곧 발목을 잡히겠죠. 지금 놈들이 노리고 있는 건..... 사실 상 저나 다름이 없으니까요.”

콜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손목에 착용된 터널랫츠 수신기를 보여주었다. 콜은 그 대답 속에서, 자신의 품 속에 있는 류탄을 둘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대로라면, 잡히는 건 시간 문제죠. 제가 이 빌어먹을 놈을 켜서 시간을 끌 테니까. 먼저 가십시오. 다행히 대위님과 저 멍청한 형제들은 놈들의 추적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

“콜 소위. 그건 할 수 없어. 자넬 두고 어딜.....!?”

브라이언의 대답도 잠시 콜은 심호흡 속에서, 자신의 손에 쥔 류탄의 안전핀에 손을 대었다. 호흡이 멈췄다는 건. 곧 자신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나 다름이 없었다. 콜은 가능하면, 끔찍한 '선택' 은 하고 싶지 않다는 시선으로 둘을 바라보며, 침묵 속에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부탁입니다. 적어도....... 이 멍청이가 짐이 되지 않게 있을 테니, 마저 임무를 수행하십시오. 브라이언 대위님. 이제 거의 끝났으니까요.”

그 대답 속에서, 콜은 쿡 웃으며, 바로 앞에 찾아온 죽음의 사신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에 공허한 미소를 지었다. 그 공허함 사이사이로, 콜의 라크를 보며, 미안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결국 이렇게 쪼개지게 될 줄이야.”

“소위님...... 이렇게 내버려둘 수가....”

“그런 추잡한 소리를 하기 전에 너나 똑바로 정신차려. 그때 너 티모시 죽이려고 한 네 얼굴 지금도 기억나거든? 그 이후로 꽤나 아쉬워하고 말이야. 정신차려 멍청아. 네 눈에 보이는 모든 게 침식체가 아니라고. 그러니 대위님이 너에게 말한 거 확실하게 새겨들어.”

콜은 그렇게 말하며, 남은 중계기를 던졌고, 라크는 콜이 던진 중계기를 받았다. 



“딴 건 몰라도 그건 반드시 지켜야 돼. 그 놈이 있어야 중장님이 준비한 플랜에 차질이 생기지 않으니까. 서둘러. 놈들이 오기 전에...... 얼른!”

“콜 소위님.....”

“얼른 가라고! 멍청아! 네 동생도 챙겨야지! 다들 가라고!”

콜의 외침에 라크는 티모시를 데리고 갔고, 브라이언은 가기전 마지막으로 콜을 바라보았다. 콜은 침묵 속에서 고개를 끄덕인 채 경례를 했고, 브라이언은 두 눈을 감은 채 그의 마지막을 뒤로하고, 침식의 파편이 가득 찬 시내로 들어갔다. 


 

이제 간 건가? 콜은 경련이 일으키는 다리를 힘겹게 접은 채 벽에 기대었다. 감지기에서는 교량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침식체들이 북쪽에서 내려오고 있었고, 와일드 독의 무장차량들이 자신이 있는 곳으로 쫓아오고 있었다. 그 전에 콜은 다리에 박힌 파편의 통증에 이를 악문 채 품 속에 진동제를 한 알 먹은 채, 통증이 멎기를 기다렸다. 


 

자신의 한 손에는 안전핀이 풀린 류탄을 남은 하나는 자신의 권총이 쥐어져 있었다. 멀리서부터, 자신을 추적하던 소리는 서서히 가까이서 들려왔고, 침식체 감지기는 위협을 경고하듯 삐삐 소리를 내며, 당장 벗어나야한다고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콜은 침묵 속에서, 죽음의 직면했다는 공포를 짓누른 채,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샷건의 장전소리와 함께 달려오는 발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자신의 눈 앞에서 그리고 뒤에서 자신을 찢어버릴 듯 들려오고 있었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