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치카 함의 기록 


챕터 1


1편  2편  3편  4편  5편  6편  7편  8편   9편  10편


챕터 2


12편 13편  14편  15편  16편  17편  18편  19편 20편 21편  22편 23편 24편  25편  26편  27편 28편  29편  30편


31편 32편 33편 34편 35편 36편 37편 38편 39편 40편 41편



"분열은 아주 조그마한 틈새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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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버 관할구역

미국 세인트 루이스 더글라스 본사.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한 거지?”

그 물음. 자신의 눈 앞에 존재하는 흑빛의 그림자는 절망과 절규에 사로잡히기 직전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 그림자에게 다가오는 게 될 수많은 침식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쓰나미가 다가오고 있었다. 아리사가 그 그림자에게 어떤 감정도 대답도 꺼내지 않았다. 

 

'넌 어차피 사라질 거 잖아?'

 

네가 날 원망해도, 죽음의 늪에 떨어진 채 내가 죽는 것을 기다린다고 해도 난 쉽게 죽지 않으니까. 결국 넌 떨어질 뿐이고, 난 계속해서 올라가게 될 거야. 다만 넌 올라가던 중 발을 헛디뎌 굴러떨어질 뿐이지. 난 올라 갈 거야. 무슨 짓을 해서라도 올라갈 거고.

 

그 생각 속에서, 눈을 감았다 떴을 때 눈이 부시는 조명이 자신의 두 눈을 부실 정도로 앞을 가렸다. 호흡조차 누그러뜨릴 정도로 날카로운 빛에 눈이 적응되기 시작했을 때 그림자가 있던 곳에서는 더글라스 사의 상징인 은빛 독수리 문양을 두른 다수의 기록관과 더글라스 사의 임원진들에 자신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임원진의 맨 뒤에서는 니콜라스 부사장과 더글라스 사장이 청문회가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고, 더글라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작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쥐죽은 듯한 속삭임과 같은 지시가 내리자마자 임원진 중 한 명은 곧바로 청문회를 시작했다. 

 


“이름은?”

“아리사 빈센트. 벨치카 함대 프람 소대의 대장이며, 더글라스 사의 의뢰를 받아 버뮤다 섹터 구역 장악을 위한 작전 지휘 및 전투 담당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요청한 데이터 베이스를 회수 및. 기록 확보를 진행했습니다.”

그녀의 대답과 함께 기록관들은 빠르게 키보드들을 일제히 타이핑했고 타다닥 거리는 소리는 그녀의 심장을 심하게 요동치듯 두드려왔다. 그녀의 정면 앞으로 더글라스 사장과 니콜라스 부사장이 포함된 위원회 의원들이 홀로 서있는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수많은 임원진들 속에서 은빛 독수리 문양을 두르고 손목에 금빛 워치를 착용한 금발 머리칼의 와일드 독 레이시카가 손을 들며, 그녀에게 질문을 꺼내기 시작했다.



“아리사. 우리 회사가 요청한 담당 임무들은 로알 제독이나 혹은 제 3자에게 이야기를 했나?”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얘기하지 않았다.....하지만 당시 자네의 연락 교신 당시 켈빈에게 연락을 했더군?”

그 대답에 아리사는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그녀는 곧바로 다음 자료를 넘긴 후 아리사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켈빈은 당시 작전에서 제 조력자이기도 했으며, 벨치카 소속이 아닙니다. 니콜라스 부사장님의.....”

“그래. 켈빈은 니콜라스 지부장님의 휘하에 있었지. 말했듯 회사가 자네에게 내린 임무는 자네의 '단독임무' 일세. 아무리 자네의 조력자라고 해도 그 임무는 어디까지나 자네가 처리해야 할 임무고. 지금 회사가 내렸던 지시를 자네 식으로 해석한 건 아니겠지? 아리사 빈센트?”

그녀의 지적에 아리사는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수많은 기록관들의 타이핑 소리와 더글라스 사장과 니콜라스 부사장을 포함한 수많은 시선들 속에서, 그녀는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맞습니다. 제가 켈빈이랑 연락을 했습니다. 테라노바 함선을 발견하는 즉시 더글라스 사에 보고를 해야 하는 것이 주 임무였으니까요.”

“그래. 니콜라스 부사장님도 당시 버뮤다 섹터의 지부장이기도 하셨으니 전달을 해야겠지. 처음으로 돌아가지. 섹터 B구역 작전 진행 중 테라노바 함선을 발견했나?”

“맞습니다.”

“함선을 발견 직후 자네는 켈빈에게 연락을 해서 데이터를 수거하라고 지시를 했고?”

“그렇습니다. 당시 테라노바 또한 저희가 수거해야 할 대상이었기 때문에 함선 내에 저희가 확인하지 못한 추가적인 '내용' 이 있으면, 곧바로 조사팀을 파견해서 회수를 하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켈빈은 부사장님에게 요청 당시 저희가 진행했던 '작전' 외에 추가적인 기록과 정보를 회수 후 회사에 전달했습니다.”

아리사의 대답에 레이시카의 시선은 차갑게 변했다. 그녀는 아리사에게 이빨을 드러내듯 자신의 와일드 독이 문양이 담긴 와치를 가볍게 흔들었다. 



“다시 한번 묻겠네. 당시 회사가 요청한 기록들을 모두 회사에 제출을 했나?”

“네. 그렇습니다. 이미 그 기록이 저희가 회수한 내용의 전부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아닌 거 같은데?”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와일드 독 보좌관으로부터 받은 기록을 아리사에게 보여주었다. 가여히 쥐고 있던 그녀의 볼펜은 섬뜩한 손놀림 속에서, 회전하기 시작했다.

“당시 자네가 노르망디로부터 회수한 기록들 중에서 재경그룹이 진행했던 '여귀' 프로젝트의 정보 내용이 누락되어 있었네. 이 사실을 알고 있었나?”

“몰랐습니다.”

 


'켈빈이 당시 그 기록을 우리 더글라스 사외에 다른 회사에 제출 할거라는 사실은?'


 

회전하던 그녀의 볼펜이 어느순간 메모지를 꿰뚫어버리듯 꽂혔을 때, 아리사는 그런 그녀의 의심에 절대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몰랐습니다. 그건......”

“아리사. 내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네와 켈빈은 더글라스 사에서 비공식 작전팀을 꾸렸고, 작전을 참여했던 걸로 알고 있어. 더글라스 사에 소속 되었을 당시 켈빈은 너의 참모관 중에 한명이었고 켈빈 혼자서 서류 문서 조작. 군함과 용병 고용에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도주로까지 그 모든 걸 독단적으로 처리할 수가 없어. 자네의 보고대로라면, 당시 탈취한 내용들 중에서 우리가 찾고 있던 프로젝트 '여귀' 가 분명 있어야 되었는데, 아무것도 없단 말이야.”

레이시카는 말도 안 된다는 듯 두 손을 피며, 그녀에게 의문을 추궁하자 아리사는 목이 타들어가는 감각 속에서, 그렇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이미 보고서대로 켈빈은 제가 보내라는 그 요청을 무시하고 단독으로 저지른 행동입니다. 또한 켈빈은 이미 그 기록을 보냈을 수도 있구요.”

“그렇다 치더라도 왜 노르망디 함선 통신 기록에서 그 내용을 보낸 기록이 하나도 없었는데 모순되지 않나? 켈빈은 당시 자네와 함께 재경그룹의 '목마' 를 진행한 참모관었어. 재경그룹 기밀시스템을 밥먹듯이 들어간 녀석이 여귀의 관한 기록을 몰랐다고?”

그녀의 압박에 아리사는 초조한 시선을 드러냈다. 그녀는 이미 절벽의 끝자락에 서있었고 살짝 밀어버리면 끝나는 상황이었다. 레이시카가 밀어내려는 순간 니콜라스는 충분하다는 시선으로, 손짓을 했고 레이시카는 확실하다는 듯 니콜라스에게 속삭이며 말했다.



“확실합니다. 부사장님. 저 박쥐 같은 년은 켈빈이랑 작당하고 경쟁사에 팔아넘기려고 했습니다.”

“일단 아리사와 대화를 해보겠네. 정말 아리사가 우릴 배반했는지 궁금하고 말이야.”

니콜라스의 속삭임에 레이시카는 운이 좋은 줄 알아. 라고 대답하는 시선으로 그녀에게 드러냈던 송곳니를 숨겼다. 니콜라스는 자신의 손목에 시계를 확인하고 자리에 일어나며, 숨막히던 청문회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듯 말했다.

“일단 휴정을 하죠. 30분 뒤에 다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휴정이 끝나고 아리사가 밖으로 나가기 무섭게 흑빛 독수리 문양을 두린 가드가 그녀를 인식하고 하나 둘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돌처럼 굳어버린 채 멈춰버린 그 사이로, 니콜라스의 중후한 발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는 호흡조차 가다듬기 힘들 정도로 긴장한 그녀를 보며, 눈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모처럼의 휴정이니 시간을 즐겨보도록 하지요. 괜찮겠지요?”

그의 대답에 아리사는 나지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니콜라스는 자신의 가드들에게 손짓을 했고 그들은 곧바로 그녀를 끌고가듯 함께 걸어가기 시작했다. 셋이 본사 메인 홀로 들어왔을 때, 건물 내 바깥 창문으로 더글라스 사의 건조 된 함선들이 세인트 루이스 상공으로 서서히 움직이며, 본사 건물을 지나치고 있었고, 메인 홀 정중앙에서는 더글라스 사를 상징하는 날개를 핀 은빛 독수리 문양이 로비 안내 데스크 정중앙을 크게 장식하고 있었다. 



“박쥐구만......”

“왜 안 처리하는지 모르겠군.....”

로비를 지나는 사이로 아리사는 더글라스 사의 수많은 사원들의 시선에서 참을 수 없는 수치와 굴욕감을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들은 당장이라도 자신의 충동을 꿈틀거리듯 자극하고 있었고 홀스터에 차고 있는 권총에 손을 쥐게 끔 만들게 했다. 

 


당장이라도 저린 채 쓰러질 것 같은 자신의 다리에 힘을 주면서 걸어간지 어느정도 지났을까? 싶었을 때, 니콜라스 부사장의 앞으로 두 명의 가드가 미팅룸에 대기하고 있었고, 그들은 그를 인식하자마자 문을 열어 안으로 들여보냈다. 니콜라스가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적막으로 가득 채우던 내부의 불이 하나 둘 불빛이 들어왔고, 그는 편안하게 자신의 자리를 찾으며 자리에 앉았지만 아리사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앉으셔도 좋습니다.”

그의 허락에서야 아리사는 그 끈을 풀듯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았다. 그런 그녀의 뒤로 가드 둘이 두 손을 모은 채 그의 명령을 기다렸다. 안경을 낀 그의 눈으로만 봐도 아리사는 레이시카에게 심리적으로 말리고 있었다. 운이 좋게도 그가 목줄을 당기며 진정시켰을 뿐. 레이시카의 살의가 뒤섞인 이빨을 드러내는 짖는 소리가 지금도 그녀의 귓가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당신과 켈빈이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습니다.”

니콜라스의 대답과 함께 아리사는 켈빈의 통화기록과 함께 그와 함께 있었던 사진들을 그녀에게 보란듯이 펼쳐주며 말했다. 그녀의 눈 앞으로 엄청난 양의 극비 자료들이 한가득 펼쳐져 있었다.




“당시 우리에게 정보를 넘겼을 당시 켈빈은 우리에게 '조사할 게 있다.' 라는 이유로 기록을 넘기지 않았죠. 그리고 자네와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통화 이후로 침식체가 되어버렸죠.”

그 대답 속에서, 아리사는 더더욱 의문을 추궁하는 그의 얼굴을 올려다볼 수 없었다. 몸은 이미 그의 손아귀에 넘어간 듯이 움직일 수 없었고 자신이 했던 행동들을 세세히 설명하는 그의 입은 자신의 심장을 서서히 올가미처럼 조이며 미친듯이 뛰게 만들었다.



“그리고 아리사 당신은 노르망디에 진입했을 때, 이미 그 기록을 가져갔죠? 관리실패가 발생하기 전에 가져가려고 했던 '프로젝트 여귀' 를 말이죠. 그 프로젝트가 뭐길래 우리를 배신할 정도입니까? 레이시카의 생각과는 다르게 전 아리사 당신이 저희 더글라스에 대한 열정이 있다는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건 켈빈의 판단이었습니다. 그리고 함선 내부에서는 그 기록은 없었습니다. 당시 청문회에서 말했던 대로 전...... 그게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았고요.”

그녀의 어설프기 짝이 없는 변명에 니콜라스는 눈을 부라리며, 조소가 섞인 시선으로 아리사를 바라보았다. 그는 가볍게 심호흡을 하며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이를 가르치는 교사의 목소리로 아리사에게 말했다.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군요. 아리사. 지금 다시 한번 회사의 규율을 알려드리죠. 아무리 능률과 효율이 좋다고 해도, 제 앞에서는 의미 없습니다. 제가 특히나 회사에게 가장 중요시 하는 규율은 

 


'신뢰입니다.'

 


그 대답과 함께, 예리한 피아노 줄이 그녀의 목을 감쌌다. 아리사가 자신의 카운터 능력을 발휘하려고 했지만 검은색 양복을 입은 그의 손목에서는 워치가 보였다. 켁켁 거리며, 바둥거리며, 자신의 권총을 쥐려고 했지만 니콜라스는 곧바로 그녀의 권총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신뢰는 그 누구보다도 상대와 본인의 가치를 인정하고 받아드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만약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탐욕에 눈이 멀어 탐닉하는 순간, 그에 대한 대가가 시작되겠죠.”

“뭘..... 뭘 원하죠? 왜 절......”

“이미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당신의 소대가 구했던 서재경이라는 소녀. 그녀가 평범한 생존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긴 본인은 이미 봤을 겁니다.”

 


'그 아이가 어떻게 자신의 창조물에게 죄값을 치루게 해주었는지 말이죠.'


 

니콜라스는 그렇게 대답하며, 자리에 일어나자 피아노줄을 조이던 가드는 말 고삐를 당기듯 더 강하게 당기며 아리사가 니콜라스를 강제로 올려다보게끔 했다. 입이 벌어질정도로 숨이 조여오는 그녀의 시선 속에서, 니콜라스는 자신을 죽이기 위해 다가오는 양복입은 사신으로 느껴졌다.

 


“그 아이는 당신이 가지고 있던 프로젝트 여귀와 관련이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미 보셨을 듯 서재경은 평범한 그룹 총수의 장녀가 아니니까요.”

니콜라스의 대답에 아리사는 서재경이 했던 그 모든 행동들을 떠올렸다. 인간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인간인 존재. 현계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었지만 이면세계에서는 그 형태조차 '존재' 한다고 이야기를 하듯 살아있었다. 

“그 아이에게는 침식체 그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죠? 그렇기에 켈빈은 더글라스에게 파멸을 안기기 위해 다른 경쟁사에다가 그 기밀을 팔아넘기려고 했을 거고. 물론 결국 제 명을 재촉했지만 아리사 당신이 그 기록을 몰래 갖고 팔아넘길 생각을 한다면, 포기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들개들은 어디에 있든 없든 상관없이 자네 목을 뜯어내려고 할 테니까요.'



니콜라스가 가볍게 손을 뻗자 가드는 자신의 피아노줄을 거뒀고, 그녀의 머리를 책상에 처박아버렸다. 케엑 거리며, 자신의 목을 감싸는 그녀의 앞으로 니콜라스는 다리를 꼬고 자리에 앉은 채 공포에 질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 자료들을 곧바로 레이시카에게 넘겨서 당신의 몸이 찢겨나가는 걸 보고 싶습니다만, 저희 회사의 의뢰를 해결한 공로도 있으니 특별히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드리겠습니다.”

니콜라스의 대답과 함께 검은 색 양복을 입고 있던 남자가 서류를 가져왔고 그는 놓여있던 자료들을 치운 후 헐떡이며 침조차 삼키지 못한 질질 책상위에 흘리고 있는 아리사에게 서류를 내밀며 말했다. 



“이 문서의 서명을 한다면 당신은 제 휘하 아래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겁니다. 당신이 발표한 그대로 회사를 향한 배신은 모두 그의 단독적인 범행이 될 거고 아무도 당신을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만약 이 서명을 거부하거나 다음에도 이런 행동으로 절 실망시킨다면,

 

'들개에게 던져버리겠습니다.'

 

“네.....하...할게요. 그리고.... 정보를 드릴게요......”

자신의 살을 짓누르는 목소리에 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품 속에 있던 USB를 꺼내 그에게 주며 곧바로 문서에 서명하기 시작했다. 니콜라스는 그녀로부터 받은 USB를 살펴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두드리며 말했다.

“현명한 판단을 하신 겁니다. 프람 소대의 대장님.”

 


/

 


“저 박쥐같은 년을 그대로 내버려 두신다는 겁니까? 저는 그 결과를 믿을 수가 없습니다!”

갑작스러운 더글라스 부사장의 결정에 레이시카는 강하게 반발했다. 청문회가 시작되기 10분 전에 들려온 청전벽력 같은 소식 속에서, 그녀는 지금의 사실을 결코 받아드릴 수 없었다. 니콜라스는 이해하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레이시카. 말했듯 모든 증거와 증언은 켈빈에게 집중되어 있네. 물론 켈빈이 아리사의 조력자긴 하지만 이 이상으로 자네의 본능을 자극할 정도의 내용은 나오지 않았네.”

“니콜라스 부사장님. 기밀 탈취만으로도 이미 아리사는 처단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켈빈과 마찬가지로 아리사도.....!?”

“나 또한 켈빈의 처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아리사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편일세. 자네가 예전부터 아리사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지만 지금은 지켜보도록 하지.”

니콜라스의 대답에 레이시카는 이를 악물며, 주먹을 움켜쥐었지만 그녀는 결국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니콜라스는 돌아가도 좋다는 손짓을 보내는 사이로 레이시카는 바로 옆에서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은 아리사를 노려보며, 그녀의 어깨를 강하게 부딪히며 지나갔다. 


 

아리사는 욱신거리는 통증 속에서 그를 바라보자 그는 눈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뒤로 하고 자신의 심장을 겨누던 청문회는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끝나버렸다. 그의 보좌관인 장준수는 사내에 스파이 혐의로 켈빈을 지목했고, 니콜라스를 지지하는 많은 인사들이 일제히 손을 들었다. 


 

켈빈과는 다르게 아리사에 대한 처벌은 사실 상 무혐의로 끝나자 더글라스는 한참동안 니콜라스를 주시했다. 청문회가 끝난 후 더글라스는 곧바로 자리에 일어나며, 장준수 보좌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그에게 다가갔다. 



“정말로 저 박쥐가 우리에게 배후를 들이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나 부사장?”

“그럴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장님. 그 이빨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길들였으니까요. 그리고 아직 쓸모있는 말을 사지로 보낼 필요는 없고요.”

그는 그렇게 대답하며 아리사를 바라보자 그녀는 곧바로 복종하듯 고개를 숙였다. 전과는 다르게 추하다 못해 한심하지 짝이 없는 생쥐가 되버린 아리사의 모습을 확인했지만 그는 그런 쥐가 사내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거북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자네의 길들임 때문에 회사 전체가 뜯겨나가지 않을까 걱정되는 군.”

“그 걱정보다 회사의 미래에 대해 집중하시면 됩니다. 더글라스 사장님.” 

니콜라스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듯 그의 앞으로 USB 기록을 내밀었다. 더글라스는 만족한 시선으로 USB를 가져간 후 그의 어깨를 손을 얹으며 말했다. 

“그래..... 지금 저 박쥐보다는 버뮤다에 대한 새로운 비전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지.”

더글라스는 그렇게 대답하며 손짓했고, 흑빛과 은빛 독수리의 문양을 두른 다수의 경호인원들의 호위 속에서, 사장과 부사장의 모습이 로비에 들어오자 안내원을 포함한 다수의 더글라스 사원들이 일제히 둘을 보며, 깊게 인사를 했다. 


 

둘은 서서히 안내데스크 로비를 지나 본사 정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을 때, 바깥에서는 다수의 태스크 포스 병력들이 계단을 중심으로 서있었고, 상공에서 더글라스 흑빛 독수리 문양을 두른 센티널 구축함이 상공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니콜라스가 손을 뻗으며, 그를 안내하자 다수의 태스크 포스와 병사들이 일제히 경례를 했고, 더글라스는 손을 흔들며 그들의 경례를 받아주었다.

 


니콜라스와 더글라스가 흑빛 독수리 문양을 두른 전용차량에 탑승하자마자 상공에 대기하고 있던 센티널 구축함이 차량에 속도에 맞춰 이동하기 시작했고, 그 뒤로 다수의 무장차량이 호위하기 시작했다. 차량 내부에서 니콜라스가 품 속에서 더글라스가 애용하는 시가를 꺼내며, 그에게 건네주었고 더글라스는 시가를 입에 문 채 짙게 들이키며 시가를 피웠다. 그의 짙은 호흡 속에서, 니콜라스는 곧바로 그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버뮤다 섹터의 70%은 저희 더글라스가 장악했습니다. 장악한 구역에서는 현재 채굴이 진행 중이며, 저희 자사 직원들이 채굴함을 통해서 섹터 내에 이터니움을 채굴하고 있습니다.”

“현 원정대는? 아직 30%가 남지 않았나?”

“당분간은 대기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섹터 C구역이 도심지라서 저희 수색대가 현 도시의 침식체 잔당들을 소탕하고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원정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하셔아합니다. 특히나 당시 발견된 재경그룹 구역은 저희 플랜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였으니까요.”

니콜라스의 대답과 함께 차량 내 수신 화면에서, 당시 벨치카함에서 진행되었던 작전구역 영상과 사진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당시 재경그룹의 상징이었던 재경빌딩과 폐허가 되어버린 역내 그리고 각 재경빌딩 내부의 흔적과 다수의 무장병기들의 흔적들까지. 더글라스는 그 사이로 재경빌딩의 남아있던 포탈장치가 신경쓰이는 듯 한참을 바라보았다.



“재경그룹의 관련 데이터들도 지금 그곳에 있는 건가?”

“아리사가 일부를 가져오긴 했었습니다만 워낙 방대한 데이터와 회사기밀 구역이었기 때문에 현재 사내 조사팀들이 빌딩을 장악하고 그룹과 관련된 정보들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조만간 포트폴리오를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시가지 내의 이터니움은?”

“섹터 C구역은 저희가 그동한 채굴했던 이터니움의 수십배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시 구 관리국의 장비와 기술 또한 대거 매장되어있기 때문에 추후의 무기 산업 확장에도 유용하게 쓰일 거구요.”

기술과 자원 심지어는 몰락한 그룹이 가지고 있던 기록들까지.... 모든 것을 손에 넣었다는 사실에 더글라스는 흡족한 시선을 드러냈다. 


 

“이제 이 이터니움으로 경쟁사들을 농락할 시간인 것 같군. 놈들도 짜증나긴 할거야. 독점을 당한 채 기존보다 더 끔찍한 비용을 내면서 우리의 이터니움을 사게 될 테니까.”

“버뮤다 섹터의 이터니움을 시장에 공개하지 않으실 생각이십니까?”

“난 그렇게 할 예정일세. 전반적인 이너티움 사업권을 쥔 이상 우리가 놈들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니까.”

독점권 강화를 시키면서 동시에 상대기업에게 사업을 내주지 않겠다는 것. 더글라스는 그렇게 상대기업을 옥죄면서 함부로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이터니움에 대한 자원권을 우선순위로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혹은 반대로 그들에게 사업권을 허용하면서, 저희 자사의 제품을 이용하도록 강매시키는 방법또한 좋지 않을까 합니다.”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나? 지금 버뮤다 섹터는 현재 놈들이 발견한 이터니움 지역보다 엄청난 크기일세. 놈들이 자원에 말라서 허덕이는 동안 우리는 계속해서 그 자원을 수급해서 팔아넘기면서 시장을 독점할 수 있지 않겠나?”

“어디까지나 경쟁사가 '신대륙' 을 발견하지 않았을 경우의 이야기지요. 하지만 만약 상대 기업에서 저희보다 거대한 대륙을 발견하게 되고, 더 많은 이터니움 매장량을 찾게된다면..... 사장님이 생각중인 사업은 큰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습니다.”

니콜라스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사업 계획이 담겨져있는 포트폴리오를 활성화시키시며, 그에게 보여주었다. 이터니움 러시의 추후 사업에 각 내용에서는 자사에서 새롭게 디자인하고 개발된 '하베스터' 채굴함과 함께 채굴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들이 상세하게 기록 되어 있었다.



“경쟁사에게 '신대륙' 대한 자극보다는 그들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면서 '신대륙' 에 대한 필요성을 없애버리는 거죠. 그리고 저희 자사 제품이 이 대륙에 맞춰서 개발되었다고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결국 구입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골드러시의 최후의 승리자는 금을 캐러온 개척자들이 아닌 그들에게 장비를 팔았던 상인들이었으니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꿈을 찾으러간 자들에게 성공이라는 보상은 존재하지 않았고, 그들에게 장비와 물건을 팔며 이윤챙긴 자들이 성공이라는 대가를 가져갔었다. 니콜라스는 그렇게 조언했지만 더글라스는 내키지 않는 시선으로 시가를 깊게 내뱉은 채 말했다.



“그때는 이렇다 할 수단이 없었지만 지금은 현대일세. 니콜라스. 원정대의 희생으로 만든 그 땅을 놈들에게 바치기에는 너무나도 아깝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 놈들의 채굴함이 그곳에서 발도 대지 못하게 틀어막아버리는게  더 낫다고 판단하네. 굳이 놈들에게 파고들 틈을 만들어버릴 바에는 말일세.”

“사장님이 준비하셨던 플랜은 어디까지나 골드러시에서 비롯된 플랜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미 역사에서는 승자가 누구인지 확실하게 알려주고 있죠.”

양보하지 않겠다는 건가? 니콜라스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준비한 플랜에 대해서 확신을 갖고 있었다. 더글라스는 침묵 속에서 물고 있던 시가는 더 자욱하게 차량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결국 플랜의 방향이 어디로 갈지는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네만.”

“만약 그 방향으로 가게 된다면, 콜빌 당주님이 겪으셨던 사태가 다시 재현될 수 있습니다.”

그 대답에 더글라스는 차가운 시선으로 니콜라스를 바라보았다. 짙은 침묵 속에서, 그의 시가는 서서히 타들어가며 대기된 재떨이에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다.


 

“이 건에 대해서는 조만간 결정이 끝난다고 알고 있게.”

"사장님의 결정이니... 저 또한 따르겠습니다."

니콜라스의 대답도 잠시 차량은 서서히 세인트 루이스의 차원 게이트에 도착했고, 두 명의 가드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그가 나가기 전 니콜라스는 침묵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조만간 당주님께서 사장님을 뵙길 원하십니다.”

“알겠네. 연회를 준비할테니, 당주님에게 전해주게.”

당주라는 대답에서부터, 더글라스는 불쾌한 느낌을 뒤로 한 운전사에세 손짓했고, 탑승한 차량은 서서히 자신의 본사를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서서히 상공에서 하강하는 센티널의 앞으로 장준수와 아리사가 대기하고 있었다. 장준수는 궁금한 시선으로 그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어떻게 되었습니까? 부사장님.”

“쉽지는 않을 것 같군요. 결국은 회사를 다시 한번 지옥이 빠뜨리실 것 같군요.”

“저희와 전문가들이 이야기했듯 사장님의 플랜대로 간다면 추후의 여러가지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사장님의 플랜은 경쟁사의 '신대륙' 을 자극할 테니까요.”

“이터니움은 어디에나 있으니까요.”

니콜라스의 대답에 장준수는 고개를 가로저은 채 나아갔고 아리사는 쓰라린 자신의 목을 어루만진 채 대기 중인 센티널 함선의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센티널 함교에 들어왔을 때 담당 함장과 승무원들이 일제히 경례했고 니콜라스는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받아주었다. 고도를 낮추던 함선은 서서히 고도를 올리며, 상승하기 시작했을 때, 그는 겁에 질린 아리사에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제 자유입니다. 아리사. 프람소대의 대장이신 분이 그렇게 겁을 먹으시면 누가 지휘를 맡겠습니까?”

“.........죄송합니다.....부사장님....”

그녀의 대답도 잠시 그가 천천히 다가가자 아리사는 자신의 목안에 가시가 쑤시며, 파고드는 섬뜩한 통각을 느꼈다. 그는 품 속에서, 검은 독수리 문양의 인장이 박힌 편지를 그녀에게 주고 있었다.



“추후 지시가 있을 때까지는 벨치카 함대는 대기하시면 됩니다. 섹터 C구역은 당분간 저의 태스크 포스부대가 담당할 것이니 모든 섹터 구역의 사전 작업이 끝날 때까지 고향으로 돌아가시면 됩니다. 특히 이 편지는 제독님께 반드시 전해주십시오.”

“.......명심하겠습니다.”

그 대답 속에서 경련이 인 채 그의 편지를 받았을 때, 센티널 함선내에 함장이 다이브 시퀀스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함선은 세인트 루이스 게이트웨이를 통해 광속의 빛을 뿜으며 모습을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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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대를 대기시키라는 얘긴가?”

“그렇습니다. 제독님. 추후의 섹터 C구역에 대한 전반적인 소탕 및 작업은 니콜라스 부사장님의 지휘아래 처리한다고 하셨습니다.”

아리사는 그 보고를 끝으로 로알에게 편지를 건네주었다. 편지의 내용에서는 벨치카 함대 소속의 모든 함대원들에 대한 대기 및 휴가 권장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져 있었다. 모든 내용을 확인 한 후 로알은 알겠네. 라고 말하며, 그의 요청을 수락했다.


“벨치카는 니콜라스 부사장이나 혹은 더글라스 사장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는 대기 명령을 내리겠네.”

“그리고......”

“그리고?”

“이 이후로, 니콜라스 부사장님의 요청으로 인해 프람소대의 대장에서는 당분간 지휘를 맡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 관련된 지휘 권한은 제독님이나 혹은 서미라에게 양도할 예정이니, 그렇게 아시길 바라겠습니다.”

인수인계인가? 그 의문도 잠시 로알의 시선에서 아리사의 목에 찍힌 듯한 낙인이 눈에 들어왔다. 그 전투 이후의 부상인가 싶었지만, 상처는 최근에 생긴 것처럼 보였다. 아리사는 로알이 자신의 목에 새겨진 상처를 보고 있다는 걸 느낀 듯 고개를 숙이며, 상처를 가렸다.



“추후 지휘와 관련된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네만.......”

“프람소대는 더글라스 사의 후원을 통해 창설된 소대이니까요. 특히나 니콜라스 부사장님의 후원이 가장 컸다는 것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리사는 당장이라도 나가고 싶다는 듯 짤막하게 끊어서 대답하자 로알은 그런 그녀를 보내야 겠다고 판단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가는 그녀의 뒷 모습은 전과는 다르게 초조해 보였고, 올가미에 걸린 짐승마냥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녀의 공백이 생기자 로알은 곧바로 엘리샤와 연결을 했다. 


 

[제독님. 부르셨습니까? 새로운 원정인가요?]

 


엘리샤의 물음에 그건 아닐세 말하며, 아리사에게 보고를 받은 내용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엘리샤는 정말요? 라고 물으며, 그에게 믿을 수 없다는 시선이었다.


 

[함대에 대한 휴가가 생겼다는 건 좋은 소식이긴 합니다만..... 아리사 씨가 프람소대에서 나간다는 건 생각 못했어요.]

 


“추후의 소대는 가능하면 없애지 않고 내 휘하에 가드로 둘 생각일세. 그동안 전장에서 활약한 전과가 있는데, 그걸 무시한 채 없애버리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하니까.”


 

[하긴..... 그동안 많은 섹터에서 전투를 치뤄왔을 때, 프람 소대만큼이나 든든한 전력은 없었죠.]

 


“각 함대와 소속 병사들에게도 전달해주게.”

 


[네. 걱정 하지 마세요. 제독님.]

 


엘리샤의 보고를 끝낸 후 로알은 자신의 품 속에서 캐서린으로 부터 받은 전화를 꺼냈다. 자신이 집에 도착하거나 자신이 다치거나 혹은 걱정이 되면, 연락을 해달라고 준거였는데....... 지금 전화를 하기에는 그녀는 잠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는 생각이 들었다. 

 


로알은 언제라도 그녀가 볼 수 있도록 조그마한 메시지를 하나 둘 입력을 한 후 보내기 버튼을 눌렀다. 문자를 보내고 난 후 로알은 모처럼의 일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시선으로 옆에 놓인 니콜라스 부사장의 편지를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