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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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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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제가 선택을 받게 된다면.... 그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요? 언제나 그랬듯 그 아이들은 날 환영해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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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gonna harm you Not while I'm around.....”


이렇게 노래를 부를 때면, 와주었다. 참 재밌게도 길치인 티모시는 그 소리를 들은 채 곧장 자신에게 달려와 무엇을 봤는지 무엇을 겪었는지까지 전부다 들려주었다. 사슴을 만났다던가 혹은 너무 깊숙히 들어간 탓에 넘어져서 다리가 까졌다던가 라크는 그런 티모시를 혼내주며, 다시는 가지 못하게 하려고 했지만, 그런 훈계보다 자신의 노래에 티모시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 채 자신의 손을 잡았다. 

“어디있니? 티모시..... 이렇게 누나가 노래를 부르면, 따라오던 아이였는데, 혹시 티모시 누나가 만나지 마라고 했던......”

 



'나쁜 아이들과 어울리고 있니?'           

 



나쁜 아이들. 그 대답에 그녀는 붉은 빛의 안광을 발화했고, 그녀의 여린 두 손에서 예리한 나이프가 생성되며 그녀의 손에 가여히 쥐었다. 그 나이프를 잡기만 해도 자신이 무엇을 위해 이 나이프를 잡았는지 기억이 났다. 




“티모시. 누나가 모처럼 공부해서 여러가지 요리를 준비했어. 누나가 오늘..... 맛있는 거 해줄게. 그러니...... 얼른 오지 않으렴? 나쁜 아이들과 어울리지 말고 이 누나에게 오렴.... 누나가 요리 해주고..... 안아주고 재워줄 테니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짙게 깔려진 수많은 나무와 풀잎으로 가득 찬 숲을 거닐고 있었을 때, 엘렌의 눈 앞으로 익숙한 사진이 떨어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엘렌이 자신의 나이프를 숨긴 채 바닥에 떨어진 사진을 주웠을 때, 누가 그 사진을 떨어뜨렸는지 그리고 누가 가지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티모시는...... 참 칠칠 맞은 아이라니까. 이렇게 다치고..... 물건들도 이렇게 놓쳐버리고.”

예전부터 이랬지. 티모시는...... 엘렌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눈에 보이는 티모시의 옷조각과 떨어진 사진을 주우며, 말했다. 전장에 있으면서 쭉 가지고 있었는지 자신과 라크 그리고 티모시가 함께 웃으며, 해바라기 평원에서 찍은 듯한 수많은 해바라기의 모습에 엘렌은 미소를 지은 채 자신의 베이지색 코트에 사진을 넣었다. 넣기만해도 꼬깃꼬깃 접은 채로, 넣었을 것 같은 티모시의 모습에 그녀는 후훗 미소를 지은 흩날리는 바람 속에서, 자신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티모시.....이제 두려워하지 마렴..... 누나가 잃어버린 물건들도 찾고..... 네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과 고통도 누나가 잊게 해줄 테니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거대한 바람의 파도를 속삭이듯 움직이는 숲 속에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핏빛으로 발화된 눈빛이 눈을 뜬 그 사이로, 공포에 질린 듯 히끅거리며, 울었던 어린 티모시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그런 어린 티모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슬프게 우는 어린 아이를 진정시키는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말했다.


 

“nothing gonna harm you. Not while I'm around.......”

 


아무도 없는 짙은 칠흑의 숲에서 그녀는 자장가처럼 속삭이며, 노래를 불렀다. 그녀의 왼손에서는 어린 아이의 손을 쥐고 있는 것처럼 가여히 쥐어져 있었다. 길을 잃지 말라고, 두려움에 떨지 마라고. 자신이 있으니까. 그러니 두려움에 빠지지 말라는 듯 자신의 머릿 속에서, 기억이 되며 노래에 몸을 맡기는 것처럼 대답하며 처벅처벅 거니른 채 짙은 숲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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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루이스 

노스 컨츄리 레크리 에이션 센터 외곽.

 

건물 창문 바깥에서부터, 마치 반딧불처럼 한 곳에서 깜박깜박거리는 불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침묵과 새까만 어둠으로 덮은 창문 바깥에서 깜박이는 빛은 일정하면서 규칙적이었고, 그 빛은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혹할 정도의 호기심을 줬을 지도 모른다. 


이곳이 전쟁터가 아니였다면 말이다. 거대한 레크리 에이션 센터 바깥에서 브라이언은 수풀에 숨은 채 콜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미세한 불빛이 깜박인 채, 계속해서 불빛을 보냈지만 건물 안이나 혹은 건물 외곽에는 어떤 답변도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계속되는 신호에도 응답이 없자 라크는 브라이언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아직입니까?”

“모르겠어. 작업이 끝나는데로 센터 주변에 있다고 신호를 보낸다고 했는데.”

브라이언은 그 의문 속에서 계속해서 라이트를 이용해 수신호를 보냈을 때, 라크는 뭔가를 본듯 브라이언의 어깨를 두르렸고, 브라이언은 라크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옮겼다. 새까맣게 뒤덮은 건물 창문 들 중 오른쪽 끝에서 두 번째 창문에서 2층에서 불빛이 들어오고 있었고, 그 빛은 브라이언이 보냈던 신호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불이켜지고 있었다. 



“저거.... 콜 소위님이십니까?”

“라이트 상으로는 델타세븐 게 맞긴 한데......”

브라이언은 이상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지만, 그 빛이 계속해서 답변을 보내주고 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 채 라크와 티모시에게 이동하자는 신호를 보냈고, 셋은 레크리에이션 센터 내부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건물 내부로 들어왔을 때, 브라이언은 야시경을 활성화시킨 채,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새까맣게 뒤덮은 건물 내부에서는 정적만이 감돌고 있어고 안내 데스크에서는 의자와 책상이 처참하게 널부러진 채 피의 흔적으로 가득차 있었다. 센터 내부에서 보이는 복도에서는 깨진 유리창과 학생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들이 이리저리 널부러져 있었다.


 

주변을 경계하던 사이로, 브라이언은 센터내 중앙 계단이 눈에 보였고, 주변을 수색하던 둘에게 올라가자고 사인을 보냈다. 브라이언을 선두로 천천히 계단으로 올라가는 사이로, 브라이언의 눈 앞으로 섬뜩한 침식체가 보이자마자 브라이언은 곧바로 사격을 가했다. 갑작스러운 사격에 라크가 올라오며 당황한 브라이언을 따라 올라가 전술라이트로 확인했을 때, 눈앞에 비춘 건 침식체처럼 보이는 마네킨이었다. 



“젠장.......”

“괜찮으십니까?”

라크의 대답에 브라이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백업을 해준 라크에게 고맙다는 듯 어깨를 두드린 후, 중앙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갔다. 계단에 다다랐을 때, 라크는 오른쪽 복도 방향으로 라이트가 들어오고 있다며, 브라이언에게 신호를 보내주었고, 브라이언은 야시경을 끈 채, 불이 깜박이며 들어오는 방이 있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전진하기 시작했다. 



 

방에 다다르자 브라이언이 천천히 방 미세하게 열린 틈으로 문을 열었을 때, 안에는 콜이 썼던 전술 라이트가 껏다 켰다를 반복하고 있었고, 콜은 보이지 않았다. 

“뭐야?.....”

“대위님 찾으셨습니까?”

라크가 대답을 하며, 확인하려던 찰나 브라이언은 지켜보던 라크의 뒤로, 레이저 사이트가 라크에게 조준하는 걸 확인하고, 엎드려! 라고 소리쳤다. 라크가 뒤늦게 몸을 돌리는 순간 티모시는 몸으로 라크를 가로막았고, 소음기가 장착된 총에서 발사된 탄이 티모시의 몸에 박히며, 쓰러졌다. 



 

갑작스러운 사격에 라크가 티모시! 라고 소리치며, 응사하려고 했지만 굳게 닫힌 옆문에서 파삭! 거리며, 무너졌고 그 틈으로 중무장한 병사가 둘을 밀처내며, 넘어뜨렸다. 육중한 슬랫지 해머를 든 병사의 옆으로 와일드 독을 상징하는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티모시! 정신차려 티모시!”

브라이언의 부름에도 티모시는 복부에 박힌 총상에 흐윽 거리며, 괴로워하고 있었고, 와일드 독은 티모시를 붙잡은 채 끌고 가기 시작했다. 이거 놔! 브라이언의 외침에도 와일드 독 병사들은 침묵 속에서, 브라이언과 라크를 포박한 채 끌고 간 채, 레크리에이션 센터 내 지하 계단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지하계단 깊숙히 내려오자 와일드 독 병사들은 셋을 일제히 바닥에 처박은 후 일제히 무기를 회수하기 시작했다. 브라이언이 티모시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다가가려고 했지만 슬랫지 해머를 등뒤에 맨 병사가 바로 처박은 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끅 소리와 함께 라크는 눈가에 눈물이 범벅이 된 채 고통을 토해내는 티모시를 보며, 공포에 질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거 놔! 빌어먹을 놈들! 녀석이 다쳤는지 확인해야 한단 말이야!”

“입 닥치고 가만히 있어!”

육중한 병사는 그렇게 말하며 브라이언을 더욱 짓눌렀고, 브라이언은 고개조차 들지 못한 채 바닥에 처박힌 채로 소리쳤다.

“난 델타세븐 소속의 브라이언 대위다! 더글라스 사의 요청으로 침식전 임무를 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왜 우리를 포박하는 거지?”

브라이언의 물음에 와일드 독 병사들은 일제히 침묵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모른 척을 하고 있었지만 와일드 독을 상징하는 인장에서부터, 브라이언은 알고 있었다.



“우린 이 도시를 구하기 위해 이곳에 온 거라고!”

“조용히 해!”

병사는 그 대답 속에서 개머리판으로 후려치는 순간,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고 와일드 독 병사들은 공격을 멈춘 채 천천히 걸어오는 누군가의 모습을 보고 경례를 했다. 그 사이로 와일드 독 병사들의 호위를 받은 흰색 빛의 장교복을 입고 있는 남자가 들어왔고, 그는 어처구니 없다는 시선으로 포박된 셋을 보며, 말했다.



“레이시카 대장님이 죽였다고 생각했던 놈이 살아남아서 도망친 줄 알았더니만 이건 의외군.”

장교복을 입은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델타세븐 완장을 드러낸 남자를 노려보았다. 티모시는 배를 움켜쥔 채 출혈이 계속되고 있었고, 라크는 포박 속에서, 티모시에게 시선이 고정된 채 바라보고 있었고, 브라이언은 자신을 왜 결박하는지 알고 싶다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보아하니 모처럼 지금 이곳에서 대화를 할 만한 놈이 있나본데? 풀어줘.”

그의 명령에 병사들은 포박을 푼 채 브라이언을 일으켜 세웠고, 남자는 따로 얘기하자는 시선으로 시선을 보냈고, 병사 둘은 브라이언을 포박한 채 방 내부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방안에 미세한 불이 켜지는 사이로, 그는 자리에 앉았고 브라이언은 무릎을 꿇은 채 두 병사의 어깨에 짓눌렸다.



“보아하니 우리가 누군지 눈치를 챘으니, 이 이상으로 숨겨도 의미는 없겠지.”

“와일드 독이겠지. 더글라스 사의 사장 직속 태스크 포스. 내가 알기로는 사장 경호를 우선순위로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난 이미 네 부하들에게 내 직함과 이름을 당당하게 드러내지 않고 소개했어. 챔버 지부 소속이라면, 너도 마찬가지로 소개해야 되는 게 인지상정 아니야?”

브라이언의 대답에 그는 그렇지. 라고 말하며, 자신의 명찰이 담겨진 이름을 브라이언에게 보여주었다. 



“와일드 독 제1 부대장... 밀런?”

“밀런이라고 불러. 레이시카 대장님의 명령을 수행중이고.”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왜 우릴 공격한 거지? 그리고 와일드 독이 무슨 이유로 이곳에 있는 거고?”

“넌 모르는 게 좋아. 브라이언 대위. 챔버 지부의 후원 1위 기업에게 불만을 갖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당신이 존경하는 중장에게 얘기를 하지 않았나?”

밀런의 대답만 들어도 자신이 존경하는 중장에 대한 모욕을 하는 대답에 불쾌감이 올라갔지만 브라이언은 도발에 넘어가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침착한데? 그 멍청한 늙다리 년이 꽤나 잘 훈련시켰나봐? 당장이라도 은퇴해서 촌동네 구석탱이에서 찌그러져 뒤져야할 년의 부하치고는 말이야.”

“그건 중장님이 선택하실 일이야. 중장님의 뒷담화나 깔 생각으로 우리을 붙잡았다면, 너네 사장도 꽤나 골치 아프지 않아? 네가 대답한 것처럼 우리도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이곳에 들어왔으니까.”

“임무라..... 알고는 있지. 이곳에서 침식체 소탕을 위해 왔다는 거랑 이 세인트 루이스를 수복하기 위해 왔다고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는데, 자네 소대 중 한놈이 꽤나 재미있는 짓거리를 했던데?”

데리고 와. 남자의 대답에 병사들은 콜 소위를 데리고 왔고, 콜은 남자 옆에 바닥에 처박힌 채 쓰러졌다. 군데군데 심한 구타를 당한 흔적들이 곳곳에 들어왔고, 콜은 그 구타에 의식을 잃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대 침식전 대응 네트워크 시스템. 터널랫츠에 대한 정보는 더글라스 사의 고위직속 임원진만이 알고 있어. 사장님은 우리 외에 다른 태스크 포스에 진입을 승인한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어. 더글라스 사의 니콜라스 부사장의 협력하에서 오픈하는 것 외에는 말이야. 참 재밌게도 자네 소대 친구가 꽤나 이곳을 밥 먹듯이 애용하던데?”

 

남자가 대화를 하는 사이로, 브라이언은 슈트 화면으로 글자가 눈에 들어왔고, 브라이언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내용을 확인했다.


 

'대위님 지금 메시지가 보이면 저에게 시선을 보내주십시오.'

 


콜의 물음에, 브라이언은 콜을 향해 시선을 보냈고, 콜은 지친 듯 고개를 떨군 척하면서 메시지를 입력해서 보냈다.

 


'대위님. 저희가 터널랫츠에 봤던 일들을 절대로 얘기하면 안 됩니다. 그러니 제가 적은 내용대로 대답해주시면 됩니다.'

 


콜의 대답에 브라이언은 침묵 속에서, 콜이 보내는 메시지를 확인 한 후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미 네가 말했듯 니콜라스 부사장님으로부터, 터널랫츠에 대한 이용권한을 허락했어. 즉 너희들은 굳이 우릴 공격할 필요 없었고, 더글라스 사가 위험에 처했기에 이곳에 온 거니까.”

브라이언은 그렇게 말하며, 반론했고 남자는 흐음... 소리를 내며 그의 목소리에 경청을 들었다. 



“그것에 대한 증거는?”

“내 전투기록만 봐도 알 걸? 니콜라스 부사장님과 우리 중장님이 연락한 기록을 보여줄 수 있어. 그리고 너희들이 이 짓거리로 우리 병사를 공격한 것도 다 알고 있을 거고. 게다가 지금 우린 각 태스크 포스와의 통신을 복구하기 위해 파견된 소대라고. 중계기를 활성화해야 태스크 포스 뿐만 아니라 더글라스 사와의 태스크 포스와 작전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고.”

그런가? 남자는 브라이언의 대답에 수긍하는 시선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자신을 압박하던 분위기가 점점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럼 이 녀석이 왜 그 터널랫츠에 있었던 거지? 너네 소대 장비에서 부사장님이 허락하셨던 터널랫츠의 관련 장비가 없었고, 저 놈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지상 병력 상황은 이미 알고 있을 거야. 벨치카가 기습을 당해 추락했고, 우린 벨치카와 지원이나 작전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고. 중장님께서는 벨치카와의 연락망을 확보를 해야 작전을 지휘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가능한 최소한의 장비로 놈들의 눈을 피하면서 들어가야만 했고.”

“그래서 저 놈이 거의 중요 역할을 담당했다 이건가? 이름이... 콜?”

“그래. 지금 이대로 묶으면 묶을 수록 우리 뿐만 아니라 더글라스 쪽에서 점점 손해가 늘어나겠지. 게다가 네놈들이 쏜 총에 우리 부하가 당했고. 사태가 끝나는 즉시 카일 소령님이 이걸 냅둘거라는 생각은 꿈도 꾸지 마.”

브라이언은 그 대답 속에서, 멍청하기 짝이 없는 짓을 하고 있는 그에게 당장 풀어달라는 시선을 보냈고, 남자는 알겠다는 시선으로 그의 포박을 풀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중계기가 활성화 하는데로 터널랫츠에 복귀를 해서 부사장에게 보고를 해야 했단 말이야. 진짜...... 우린 중요한 임무를 하고 있다고.”

“뭐..... 그랬다면야 다행이지. 난 또 뭔 짓을 하나 싶었거든.. 아니 대위님. 저희 회사에 골치아픈 일들을 담당하셨다고 하니, 송구스럽군요.”

개같은 자식. 병주고 약주고도 모잘라 중장님을 모욕한 빌어먹을 새끼에게 침을 뱉고 싶은 충동이 퍼져왔지만, 브라이언은 참은 채 한참을 주시하다가 돌아섰다. 풀어줘. 라고 말하며, 병사들의 포박을 풀려고 했을 때, 안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브라이언이 급하게 나왔을 때, 라크는 이성을 잃은 채 와일드 독 병사들에게 욕을 퍼붓고 있었다. 한참을 소리처던 와중으로 밀런이 브라이언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자 라크는 이를 악물며 막 바깥에서 보고 있던 밀런에게 달려왔다.




“이 개같은 새끼들! 그 임원진을 터널랫츠에 죽인 것처럼 날 죽일 셈이냐고! 놓으라고! 난 이대로 죽고 싶지 않다고!”

“터널랫츠? 임원진이라니?”

“네 놈들이 했던 짓들 다 알아! 아무런 죄도 없던 임원진을 죽였잖아! 미친 살인마 새끼들아!”

라크의 대답에 밀런은 순간 둘을 노려보았고, 브라이언은 식은땀이 흘러내리며, 침묵 속에서, 밀런을 주시했다. 밀런은 호오. 소리를 내며 이성을 잃은 채 소리치는 라크에게 더 가까이 가며, 물었다.




“임원진을 봤다고?”

“그래! 빌어먹을 놈들아! 이제는 그걸로도 모잘라 나까지 골로보내려고 해!? 난 이렇게 죽고 싶지 않다고! 제발 날 풀어줘!”

“퍽이나. 겁나 순진하기 짝이 없어보이지만, 그래도 의외로 도움이 되었어. 라크. 참 저 두 새끼들이 짜고치는 연극에 넘어갈 뻔했으니까 말이야.”

밀런은 그렇게 말하며, 둘을 노려보는 순간 두 병사가 포박을 하기 위해 걸어갔다. 브라이언은 서서히 다가오는 두 병사를 주시하는 순간, 쥐죽은 듯 숙이고 있던 콜은 달려오며, 다가가는 두 병사를 넘어뜨렸고, 브라이언은 넘어진 병사의 총을 들고 곧바로 밀런을 향해 조준했다. 



“다들 물러나! 눈 앞에서 네 놈 대장이 골로가기 싫으면!”

브라이언의 외침에 뒤늦게 반응하며, 다가온 병사들은 굳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브라이언이 밀런의 배후를 붙잡은 채 머리에 총을 겨누었고, 밀런은 개같은 새끼...라고 중얼거리며, 브라이언의 권총에 머리에 댄 채 끌려나갔다. 콜이 라크의 포박을 푸는 동안 라크는 갑작스럽게 바뀌어진 전황에 멍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라크 병장! 당장 일어나! 정신차리라고! 아직 끝나지 않았어!”

콜의 대답에 라크는 이를 악문 채 일어나며,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밀런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라크의 양손에 쥔 돌격 소총이 당장이라도 불을 뿜기 일보직전이었지만, 브라이언은 고개를 저으며 라크를 진정시켰고 라크는 다가가며 밀런의 복부를 주먹을 가격했다.



“개씨발새끼...... 대위님 덕분에 골로 보내지 않은 걸 다행이 여기라고!”

케엑 소리를 내며, 경련을 일으키는 밀런을 뒤로하고, 라크는 조금씩 틈을 노리는 와일드 독 병사들에게 돌격소총을 겨누었고, 콜은 브라이언의 선두에 선 채로, 문을 열기 시작했다. 문을 연틈으로 와일드 독 병사들이 나가려고 했지만, 라크는 철컥 소리를 내며, 한발짝이라도 움직이면 발포하겠다는 듯 경고를 보냈다.



“너네 대장 대가리에 총알박히기 싫으면 얌전히 있어!”

라크의 외침이 복도 내부로 이어지는 사이로, 콜은 선두로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갔고, 브라이언이 콜이 이동한 경로로 따라 내려가려고 했을 때, 배후에 숨어있던 와일드 독 병사가 달려들며 브라이언을 공격하려고 했고, 콜은 뒤늦게 발견하며 돌격소총을 사격했다.

 


아악! 소리와 함께 와일드 독 병사의 몸에 피가 튀며 계단에 굴러떨어졌고,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는 침묵을 산산조각내는 총성으로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라크는 문을 열고 들이닥치려는 와일드 독 병사들을 향해 섬광탄을 투척했다. 강렬한 섬광에 일제히 눈이 먼 틈으로 세명은 빠르게 레크리 에이션 센터 바깥으로 도망쳤고, 밀런은 자신의 두 눈을 가린 채 도망가려는 세명을 향해 소리쳤다.



“당장 저 개새끼들 잡아! 잡으라고 병신 새끼들아!”

밀런의 섬뜩한 외침에 와일드 독 병사들은 고삐 물린 광견들처럼 추격하기 시작했고, 라크는 주변에 잡동사니를 넘어뜨리며 정문을 못 열게 막았다. 쾅쾅거리며, 울리는 문 틈 속에서, 셋은 빠르게 내달리며, 레크리에이션 센터 밖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


 

'티모시! 정신 차려! 티모시!'

 

그 목소리. 누구였을까? 자신을 부르며, 달려오는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다. 뭔가 자신의 몸을 관통한 이후로, 그 이후로는 들리지 않았다. 희미해지는 감각과 시선 속에서, 피로는 더 깊이 몰려왔고, 누군가 자신을 끌고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귀찮은 짐짝 취급하듯 버리는 것처럼, 와일드 독 문양을 두른 병사 둘이 희미한 의식을 가진 티모시를 데리고 어디론가로 데려가고 있었다.



“아 진짜 귀찮게 이 지랄을 해서라도 처리를 해야 돼? 가뜩이나 사내 뒷처리할게 얼마나 많은데.”

“나도 몰라. 하라는 대로 해야지. 우리도 제대로 처리 못하면, 레이시카 대장님이 글룸에게 했던 것처럼 우리도 대가리 총알 박히고 죽었을 테니까.”

“그 전에 빨리 처리하자고. 이 새끼 시체는 여기가 내던지면 돼?”

“뭐, 침식체들이 알아서 하겠지.”

둘은 그렇게 말하며, 깊은 절벽 근처에 도착했고, 티모시를 버리기 위해 들려고 한 순간 병사는 뭔가 기척을 들은 듯 티모시를 내려놓은 채 고개를 들었다. 아 진짜 안 도와줘? 라고 묻는 사이로, 멍하니 바라보는 병사에게 다가갔을 때, 그는 입이 벌어진 채, 굳어버린 듯 움직일 수 없었다.



“야. 뭐가 있길래 병신같이......”

그의 대답도 잠시 와일드 독 병사의 슈트 시야에서, 붉은 안광의 눈빛이 발화된 채 차박차박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고, 그 수풀 속에서, 핏빛의 안광을 드러낸 엘렌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머..... 깊은 숲 속에서, 이런 분들이...... 저기 우리 티모시를 못 보셨나요? 가엾고.... 귀여운 아이인데..... 모처럼 만났는데, 어디있는지 모르겠거든요.”

“넌 뭐야 그림자야? 아니면 침식체!?”

병사는 공포에 질린 시선으로 그녀를 향해 물으며, 총을 겨누었지만, 엘렌은 두 병사들의 총구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눈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요. 전 사랑스러운 동생을 찾으러 왔어요..... 그 아이... 다쳤어요... 전보다 더 상처를 입고....... 피까지 흘리고 있죠. 그 아이를 혹시.....”

그녀의 대답도 잠시 두 병사의 뒤로 티모시가 고통의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고, 엘렌은 눈 웃음을 지었던 가면에 금이 간 채로 차가운 눈동자로 둘을 보며 말했다.




“당신들. 우리 티모시에게 무슨 짓을 한 거죠? 우리 착한 티모시가 무슨 짓을 했길래..... 이렇게 때린 거죠?”

“닥쳐! 미친 침식체 년아! 뭐해 안쏘고!”

와일드 독 병사는 그렇게 소리치며, 그녀를 향해 총구를 겨누며 사격했고, 엘렌은 눈을 부릅뜬 채 자신의 양 손에 쥔 나이프로 핏빛의 섬광으로 둘을 돌파했다. 조준점은 일제히 흩어진 채로 둘은 굳어진 채 움직이지 않았다. 생기도 기억도 일제히 끊어진 채로 움직임이 멈췄을 때, 두 병사의 몸은 수십여개로 조각나며, 바닥에 흩뿌려졌고, 새빨간 피의 웅덩이를 가득히 뿌렸다. 




“후훗 착해졌군요..... 누나의 말대로 안하면, 나쁜 아이라는 걸... 깨달았구요.”

그녀는 눈 웃음을 지은 채 식재료처럼 조각조각나버린 두 병사를 보며 말했다. 그녀의 양손에 쥔 예리한 나이프의 끝에는 짙은 핏방울이 바닥에 툭툭 떨어졌고, 그녀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나이프를 숨겼다. 예리한 섬광의 나이프를 의식한 듯 티모시는 흐윽 거리며, 눈을 떴고 그 앞으로 엘렌이 안타까워하는 시선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엘렌.....누나?”

“티모시..... 괜찮니? 다친 데는?”

꿈일까? 아니면, 티모시는 몇 번이고 희미해지는 의식을 가여히 쥔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긴발이었던 그녀의 머리칼은 단발이었고, 갈색빛의 눈동자는 잠식이 된 것처럼, 붉은빛으로 발화한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나...... 정말로 누나에요?”

“응. 티모시.... 누나란다. 찾고 있었단다 우리 귀염둥이.”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짓는 사이로, 그녀의 예리한 귓가에 총성이 들려왔다. 엘렌은 차갑게 식어가는 티모시의 몸을 확인하고 손을 뻗었고, 그 끝에서 새싹이 피어나면서, 그 새싹에서 핏빛의 피안화가 만개하며, 티모시의 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플거야. 하지만 걱정 마..... 누나가 아프지 않게 노래를 들려줄테니까.”

엘렌의 대답도 잠시 티모시는 예리한 칼날이 자신의 몸에 파고드는 것 같은 통각이 퍼져왔다. 뭔가 강하게 파고들며, 자신의 몸안에 뿌리를 내리는 것 같은 고통이 퍼져왔다. 윽! 소리와 함께 강한 통각에 몸이 들썩였고 엘렌은 티모시의 자신의 가슴 깊이 품에 안은 채 그의 등을 쓰다듬은 채 자신의 품에 안긴 티모시에게 속삭이듯 노래를 불렀다. 



Twinkle Twinkle Little Star How I wonder what you are.......”

그녀는 그렇게 부르며, 티모시를 쓰다듬었고, 고통에 옷자락을 부여잡던 티모시는 힘이 빠지듯 손이 축 늘어진 졌다. 고통에 신음하던 티모시의 호흡이 점차 안정화되자 엘렌은 미소를 지으며, 티모시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형........라크 형.”

“형? 라크도 이곳에 있는 거니?”

“형 제발..... 구해줘..... 무서워. 제발 날....”

티모시는 그 대답 이후로, 의식을 잃은 듯 축 늘어졌고, 엘렌은 방금 자신의 귓가에 스치듯 지나갔던 총성을 알게 된 시선으로 미소를 지은 채 자리에 일어났다. 그 사이로, 그녀의 감각에서 익숙한 피냄새가 느껴졌다. 티모시랑 찰싹 달라붙었던 그 아이의 냄새.

“라크... 곧 갈테니 기다리렴. 널 나쁜 아이로 만드는 그 아이들에게 누나가


 

'착하게 타일러줄테니까.'

 



/

 



“다들 괜찮나!?”

“괜찮습니다! 라크 넌?”

콜의 외침에도 라크는 이를 악문 채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저만치 멀어지는 레크리에이션 센터 건물이 하나 둘 전술 라이트가 활성화되며, 점점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젠장 제법 기동력이 좋은데요? 우린 이제야 건물에서 벗어났는데.....”

콜의 대답도 잠시 와일드 독의 장갑차량이 모습을 드러내며, 길목을 가로막았고, 셋은 다른 방향으로 우회하며, 도망쳤다. 장갑차량의 라이트가 서서히 멎었다고 생각했을 때, 풀 숲에 숨어있는 중무장 병사들이 들이닥쳤고, 셋은 육중한 체격의 병사와 부딪힌 채 중심을 잃은 채 일제히 널부러졌다. 



 

브라이언이 품 속에서 권총을 쏘려고 했지만, 중무장한 병사의 손등에 후려치며, 날아갔고, 얼굴을 후려쳤다. 어억 소리와 함께, 셋은 라이트가 활성화돤 장갑차량이 바깥으로 일제히 나뒹굴어졌고, 후방에서 추격하던 병사들의 전술라이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병사들이 일제히 셋을 향해 총을 겨누었을 때, 셋은 그대로 움직이지 못한 채 와일드 독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자신의 배를 움켜쥔 밀러의 발소리가 들려왔고, 밀러는 자신의 배를 주먹으로 가격한 라크를 보자마자 병사들에게 일으켜 세우라고 시선을 보냈다. 라크가 병사들의 포박에 일으키기 무섭게 당한대로 갚아주겠다는 듯 라크의 복부를 주먹으로 후려치며 소리쳤다.



“개 씨발새끼들이 감히 나에게 주먹을 후려! 네 동생이 골로 간 것처럼 곱게 처 가야지!”

“라크!”

브라이언은 그렇게 말하며, 막으려고 했지만, 두 병사의 개머리판에 등을 맞은 채 쓰러졌다. 몇 번이고 주먹으로 후려친 후 밀런을 라크를 발로 걷어찼고, 라크는 바닥에 나뒹굴었다. 



“씨발새끼들이 감히 우리를 속이고 곱게 도망가려고 해? 앵간해서는 봐주려고했는데, 이딴 식으로 엿같이 해주겠다면, 뭐 원하는 대로 해줘야지.”

밀런을 그렇게 말하며, 배를 움켜쥔 채 괴로워하는 라크를 향해 다가가며, 자신의 권총을 들며 머리에 조준했고, 둘은 포박당한 채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라크를 향해 소리쳤다. 밀런은 입가의 가득히 머금은 피를 뱉은 채, 라크가 어떻게 죽는지 지켜보라는 듯 조소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잘 봐도 개새끼들아. 우리 와일드 독에게 깝치면, 어떻게 골로 가는지 말이야. 마침 이 병신이 제발 자기 대가리에 총알 박아달라고 부탁하니나야 좋지. 똑바로 봐둬라.”

“살려줘! 제발.... 이대로 죽고 싶지 않다고!”

라크는 그렇게 말하며, 두 손을 뻗으며, 공포에 질린 채 그를 바라봤고, 밀런은 우습기 짝이 없는 라크를 향해 권총으로 얼굴을 후려쳤다. 큭! 소리와 함께 바닥에 처박힌 사이로 밀런은 관자놀이에 총구를 겨눈 채 방아쇠를 당긴 순간 예리한 칼날의 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리는 브라이언과 콜을 포박했던 병사의 몸을 스쳤다. 밀런이 뒤늦게 고개를 들며, 병사를 확인한 순간 두 병사의 목에 예리한 날이 베인 것처럼 서서히 핏빛의 살을 드러냈고, 이내 일제히 피를 가득히 뿌리며, 지면에 쓰러졌다. 




“뭐....뭐야!? 방금 그건...!?”

밀런의 대답도 잠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와일드 독 병사는 수풀이 들려오는 곳을 향해 일제히 사격을 했다. 아악! 비명소리가 밀런의 귓가에 들려오자 밀런은 사격중지! 라고 소리치며, 사격을 지시하던 병사들에게 총구를 내렸다. 




“확인해봐.”

“네!?”

“확인하라고 이 새끼야!”

밀런의 공포에 질린 호령에 병사는 하.... 씨발 진짜. 소리를 내며, 수많은 총알에 너덜너덜해진 풀 숲에 전술라이트를 킨 채 가까이 다가갔다. 조심조심 다가가는 그 걸음 속에서, 라이트가 비추어졌을 때, 그 앞으로 처참하게 벌집이 된 채 나뒹군 와일드 독 병사의 시체였다. 시체는 기습을 당한 것처럼 목에 깊게 베인 흔적이 있었고 베인 상처 틈으로 핏빛의 피안화 벌집이 된 몸 밖으로 나오며 기묘한 핏빛의 꽃잎을 드러내고 있었다.




“뭐야..... 어딨는 거지?”

밀런이 무슨 영문인지 모른 채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서치라이트로 확인하는 병사들 정 중앙에서, 핏빛의 눈동자를 지닌 엘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밀런이 입을 벌린 채 소리를 치며, 사격 명령을 내리는 순간 엘렌은 자신의 나이프를 가여히 쥔 채 자신을 의식하며, 서치라이트를 비추려고 했던 와일드 독 병사들을 향해 예리한 칼날의 일격을 휘둘렀다. 



 

목. 심장. 사타구니. 팔과 다리. 그녀의 핏빛의 눈 속에서, 예리한 칼날이 티모시를 쓰다듬던 손처럼 스쳐지나가는 사이로, 밀런의 권총의 방아쇠 소리가 들려왔고, 엘렌은 그런 그의 공격을 비웃듯 권총을 향해 나이프를 투척하며, 총구에 쑤셔넣었다. 총구가 막힌 권총은 역으로 발사되며, 폭발했고, 폭발한 슬라이드는 밀런의 왼쪽 가슴에 꽂혔다.  밀런은 자신의 가슴에 말뚝이 박힌 것 같은 통각에 비명을 질렀고, 와일드 독 병사들은 목과 사타구니와 서서히 살이 벗겨지더니, 일제히 피가 가득히 분출되며 바닥에 쓰러졌다. 



 

10초... 아니 5초도 채 되기도 전에 감당할 수 없었던 와일드 독의 병사들은 일제히 침묵 속에서, 바닥에 처박힌 채 피를 가득히 퍼뜨리고 있다는 사실에 라크는 믿을 수 없는 시선으로 엘렌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들며, 라크를 보았을 때, 라크는 자신의 손에 뭔가를 쥔 듯한 손모양으로 굳은 채 경련이 일고 있었다. 엘렌이 미소를 짓는 그 사이로, 밀런의 허억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녀는 라크를 뒤로 한 채 천천히 핏빛의 웅덩이로 칠해진 길을 걷기 시작했다.


 

콜은 그 틈으로 라크의 포박을 풀고 곧바로 브라이언에게 나이프를 넘기는 사이로, 엘렌은 핏빛의 바닥 속에서 차박차박 걸어가며, 밀런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밀런은 왼쪽가슴에 권총의 노리쇠가 깊숙히 박힌 채 숨조차 헐떡이고 있었고, 그 앞으로 자신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에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도망가려고 했지만, 자신이 도망가려고 했던 곳은 언제부턴가 그녀가 다시 자리를 잡아 있었다. 




“우리 티모시를 괴롭힌 나쁜 아이가.... 당신 인가요?”

“허억....아......”

대답을 하려고 했지만, 폐 깊숙힌 박힌 슬라이드는 그런 그녀에게 어떤 부정의 대답도 꺼낼 수 없었다. 무엇을 대답하든 신경쓰지 않았다. 살기 위해 발악하는 손과 눈동자에서부터, 필사적인 거짓을 만들어내며, 자신의 눈에 비춰지고 있었으니까.

“누나는 말이죠..... 어렸을 때부터, 티모시가 나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장난질을 당하면 따로 만나서 얘기를 했답니다. 왜 괴롭혔는지 무슨 의도가 있었는지, 그리고 알게 되었죠.


 

'그 아이들은 질투를 가지고 있다는 걸 말이죠.'

 


당신도 그 아이들 같아요. 그 아이들에게 전 몇번이고 얘기를 하죠. 아무리 네가 그런다고 해도 넌 가질 수 없다고. 그럴수록 넌 그저 질투에 빠진 채 더 많은 잃게 된다고 말이죠. 만약 네가 우리 동생들을 더 괴롭힌다면, 그때는 네가 가지고 있는 '질투' 의 싹을 잘라내버릴거라고요. 아. 물론 협박은 아니었답니다. 그 전에 그 아이들은 제가 신기했는지, 아니면 저에게 푹 빠졌는지 아무말도 하지 않고 티모시랑 라크랑 친하게 지냈으니까요.”

 


엘렌은 그렇게 말하며, 두 손으로 부드럽게 들어올렸고, 밀런은 뭔가가 자신의 목을 붙잡힌 채 끌려올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목을 움켜쥐고 있지 않았다. 마치 처형장에 교수대처럼 자신의 목을 붙잡은 채 교살시키는 것 같았다. 들어올리는 그녀의 두 손이 멈췄을 때, 밀런은 서서히 조이는 목의 조임에 숨조차 쉬지 못한 채 바둥거렸고, 그녀는 부드럽게 밀런의 뒤에 간 채 그에게 속삭이며 말했다.



“전 제 귀여운 동생들을 괴롭히는 나쁜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 아이들에게 가급적이면 타이르고.... 보내려고 하죠.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 타이름 속에서, 물러났지만 만약 물러나지 않는다면 저 또한 방법이 없지요. 특히 당신은 제가 타이르기에는 너무 깊게 나쁜 아이가 되었으니까요.”

그 대답 속에서, 그녀의 두 손이 밀런의 목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몇 번이고 부드럽게 쓰다듬는 사이로 교살의 고통에서 잊혀지는 그 순간 그녀는 밀런의 머리를 180도로 꺾어버렸다. 뽀각 소리와 함께 밀런은 고통도 느끼지 못한 듯 눈을 뜬 채 바닥에 쓰러졌고, 그녀는 그런 밀런의 모습에 눈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제 착한 아이가 되었군요. 밀런.'



 

엘렌은 그렇게 대답하며, 고개를 들어올렸을 때, 있어야 할 자리에 세 명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핏빛의 웅덩이에서 필사적으로 도망친 듯한 발자국이 드러나 있었고, 그 사이로 라크의 상처에서 나온 듯한 피냄새가 그녀의 후각을 자극했다. 엘렌은 미소를 지으며 도망치고 있는 그들을 보며 말했다.

“라크..... 또 사라진 거니? 혹시나 누나가 널 타이를까봐? 이제 괜찮아. 누나는 네가 했던 모든 행동들을 용서할 테니까. 두려움도 죄책감도 없게 해줄테니까. 오렴. 나에게......”

 


'nothing gonna harm you Not while I'm around.....'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길을 잃고 방황하는 아이를 찾듯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그녀의 노랠 소리는 메아리처럼 침묵과 어둠에 뒤덮은 숲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

 



“일단 벗어난 것 같습니다.”

“추적자들은?”

브라이언의 물음에 콜은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다급하게 도망친 것도 있었지만 그녀를 본 이후로 라크는 넋이 나간 시선이었다.  보통이라면, 이 숲을 벗어나면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숲은 마치 거대한 미궁의 일부인 것처럼 아무리 움직여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불어오는 가지들과 잎의 소리들, 전장임을 계속해서 상기시켜주는 포성 그리고 자신의 귓가에서 익숙하게 들려오는 그 노랫소리.

 

'nothing gonna harm you Not while I'm around.....'

 

그 노래의 가사만으로도 이 끝없는 미궁의 숲에서 누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라크는 자신의 손에 쥔 지도를 혹한의 추위로 얼룩진 공포에 이성마저 잃게 만들었다. 엘렌. 티모시에게도 심지어는 라크 자신까지도 소중한 누나였으니까. 그런 그녀와는 다르게 자신의 곁에 매일 자신을 믿고 따르던 티모시가 없다는 공허함인지 라크는 영혼이 빠져나간 것처럼 비틀거리며 숲을 걷고 있었다.




“라크. 잠깐 멈춰봐.”

“......”

“라크 병장!”

브라이언의 외침에. 라크는 아. 소리를 내며 뒤늦게 돌아봤을 때, 브라이언이 자신의 어깨에 손을 대고 있었다. 걱정하는 브라이언을 뒤로 콜은 한숨 속에서 더 이상 못 봐주겠다는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진짜 너 지금 정신이 반절 나간 상태인데, 계속 멍때리면서 움직이고 있을 거야?”

“죄송합니다. 콜 소위님.”

“나 한테 사과하기 전에 말이야. 지금 너 눈부터 시작해서 움직임까지 완전 좀비 되기 일보직전이라고.”

콜은 한숨 속에서, 정신차리라는 듯 품 속에서 에너지 드링크 한 캔을 던졌다. 




“먹어.”

“하지만... 이대로라면..... 저흰 또 멈추게 됩니다. 그럼 전......”

“명령이야. 당장 먹어.”

콜의 대답에 라크는 네... 라고 나지막하게 말하며, 자리에 앉은 채 에너지 드링크를 한모금 마시기 시작했다. 멀리서만 봐도 브라이언과 콜의 시야게 비추는 라크는 죽음에 직면한 채 수풀을 돌아다니는 연약한 어린 사슴이나 다름이 없었다. 

 


심장의 고동과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한 공포에 짓눌린 몸의 움직임과 경련의 독에 걸린 듯 떨리고 있는 두 손까지. 라크는 한 모금조차 마시기 힘들 정도로 긴장한 상태였다. 가까스로 한모금을 마신 후 라크는 공포의 경련이 독이 퍼진 몸이 진정이 되어갔고, 브라이언은 콜을 대신해서 그의 앞에 자리에 앉은 채 물었다.



“라크 병장. 이제 좀 진정이 되었나?”

“네. 대위님. 좀 있으면 이곳에 나갈 수 있을 겁니다. 누나가 오기전에 얼른 피해야죠. 곧 나갈 수 있을 테니.”

“잘 들어. 라크 병장. 우린 돌아가지 않을 거야.”

“네.....? 그게 무슨.”

 


'티모시를 구한다.'


 

브라이언의 대답에 라크는 굳어버린 듯 움직일 수 없었다. 멍한 시선으로 끝없이 이어진 숲을 바라보려고 했지만 브라이언은 그런 라크의 어깨를 강하게 두드린 후 자신을 보게 하며 말했다.




“라크. 네 동생이잖아. 전부터 누나를 찾기 위해서 동생이랑 같이 가기로 했고.”

“제가 봤습니다.... 티모시가 놈들에게 총을 맞고........ 그대로 끌려나간 채로....... 그리고 누나가 왔고.”

“만약 죽었다고 해도 인식표는 가져간다. 네 동생이 그렇게 비참한 몰골로 수풀에 남겨지는 걸 원하는 거야? 라크? 그동안 티모시를 필사적으로 찾으려고 했던 넌 어디로 간 거야?”

브라이언의 대답에 라크는 정신을 되찾은 듯 브라이언을 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흑거리며, 힘겹게 울음을 참는 그의 호흡에서는 콜은 보기 힘든 듯 근처에 있는 나무에 기댄 채 둘의 상황을 지켜보았다. 




“이제 끝난 일입니다. 대위님..... 굳이 이런 병신 새끼 때문에 다시 한번 가실 필요가 없다고요. 그러니.... 가시면 됩니다. 사실 지옥이나 다름 없는 곳으로 동생을 몰고 간 것도 제 잘못이고. 제가 배후를 확인하지 못해서 티모시가 참변을 당한 것도 접니다. 전 괜찮습니다. 대위님.....”

“다시 말하지만 내가 이 위험한 임무를 수락했을 때부터, 죽을 각오로 뛰어든 거야. 대령님이 우릴 위해서 목숨을 걸고, 지옥 한복판으로 들어 간 것처럼 말이야.”

브라이언은 그렇게 말하며, 그의 어깨를 강하게 두드렸고, 라크는 네... 라고 나지막하게 말하며 자신들을 위해 선봉에 서며 전투에 임했던 제이크를 떠올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운이 좋다면, 티모시는 살아있을 수 있어. 사실 네 누나가 그렇게 놈들을 쓸어버릴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지금의 엘렌 누나는...... 저희를 적으로 인식할지도 모릅니다.”

“맞아. 지금 우리로는 그녀를 쓰러뜨리기는 힘들겠지. 우린 구조된다는 보장도 없고, 그 미친 와일드 독도 우릴 죽이려고 혈안이었으니까. 그건 알아둬 라크 병장. 우리가 겪은 일들에 비해 제이크 대령님이 직접 겪은 건.”

 


'세발에 피에 불과하니까.'

 


반드시 구하고 반드시 임무를 완수한다. 그게 제이크 대령님이 우릴 살린 이유 중에 하나야. 대령님이 나에게 모든 권한을 주고 간 이상 난 결코 내 부하들이 그렇게 고통스럽게 두는 걸 원하지 않고. 그러니 가자. 티모시가 또 울먹이면서, 널 찾을 테니까.”

브라이언의 대답에 라크는 네... 라고 웃으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바보 같이 자신을 찾던 티모시가 떠오른 듯 웃었다. 대령님이 왜 계집애들 같다고 하는지..... 콜은 이해가 되는 장면이기도 했다. 이야기가 끝난 건가? 싶은 생각 속에서, 콜은 으챠 하면서 둘에게 다가갔고, 둘은 콜의 발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원래라면 지긋지긋하게 말리긴 해야겠지만, 지옥의 삼도천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이미 못 말리겠다고 생각했죠. 정말 대위님은 대령님의 그 고집불통까지 배우셔서 클났습니다.”

“그렇게 내가 말하면, 대령님은 웃기지 말라고 하셨지.”

 


'누군가에겐 고집불통일지도 몰라도, 내겐 결코 잃어서는 안 되는 계집애 같은 녀석들이니까.'

 


그랬죠. 콜은 말리지 않겠다는 듯 고개를 저은 채 자신의 무기를 들었고, 브라이언은 진정이 된 라크를 일으켜세웠다. 콜은 감지기의 작동여부를 확인 한 후 무기를 들며 말했다.



“티모시의 슈트에 장착한 기기가 아직 활성화 되어있다면, 감지가 될 겁니다. 누나만 졸졸 따라다니는 그 녀석이 살아있길 바래야겠죠.”

“찾을 거야. 설령 시체가 되어있다고 해도 말이야.”

브라이언은 그 대답과 함께 앞장서 나갔고, 라크는 그 뒤를 따라가며 깊게 뻗은 미로의 숲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

 



'정말 누나는 괜찮은... 아니.. 괜찮은 겁니까?'

 

'문제는 없을 거야. 누나는 잘 있을 거고, 걱정하지 마. 중장님은 우릴 지휘했고, 큰 문제 없이 작전을 수행했으니까.'

 

마치 동화의 이야기처럼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과 동생을 위협하는 늑대라던가 유혹하며, 꾀에내는 마녀로부터, 구할 수 있다던가 하는 달콤한 꿀과 설탕을 버무린 것 같은 소리들을 꺼내며, 엘렌에 대한 걱정을 잊게 해주듯 마시게 했다. 그렇게 단맛에 취하듯 자신의 앞에 있는 두려움을 조금만 이겨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지금 자신을 진정시키게 해주었던 감각들은 이 창백한 숲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때 필사적으로 티모시를 붙잡은 자신의 손과 눈 앞에서 낙인처럼 찍혀진 티모시의 피는 그 단맛의 마취조차도 의미 없게 만들었다. 라크는 몇 번씩 심호흡을 하며, 짙게 어둠이 깔린 숲길을 정처없이 걸었다. 


 

“티모시.......”

라크는 그렇게 말하며, 간절한 시선으로 자신의 손에 쥔 감지기를 움켜쥐었다. 정말로 살아있을까? 아니면..... 젠장. 상상도 하기 싫었다. 생사에 대해 판가름을 한다던가 만약이라는 최악의 순간들을 박아버리는 역겨운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움켜쥔다. 이를 악문 채 주변에 미세한 떨림이라던가 움직임이라던가 혹은 특이한 뭔가라던가 보인다면, 자신은 필사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몇 번이고 다짐한 채 라크는 발걸음을 옮겼다. 걸으면 걸을수록 바람과 차가운 잎사귀들이 서로를 감싸며, 스치는 소리 속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nothing gonna harm you Not while I'm around.....'

 


그 노래. 티모시도 자신도 좋아했었다. 티모시랑 놀다가 돌아올 때면, 집안에서는 언제나 맛있는 냄새가 가득했다. 흠흠 거리면서, 티모시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 때, 그녀는 자신과 티모시를 보면, 반갑다는 듯 눈 웃음을 지어주었다. 어서오라고. 그리고 저녁이 준비되었으니 같이 먹자고. 

 


요리를 끝내며, 자리에 앉기 전 엘렌은 매번 티모시를 확인했다. 언제나 그랬듯 티모시는 길치였고, 라크는 매일 그런 티모시가 혹시나 길을 잃을까 매번 그림자처럼 붙어다녔다. 워낙 길치고 어리버리한 탓에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해서 엘렌은 많이 안타까운 시선으로 티모시를 바라보며, 얼굴을 쓰다듬으며, 안아주었다. 그리고 자신까지. 


 

그 추억에 사로잡힌 것처럼 라크는 침묵 속에서 잠이 들었던 자신의 개인 기기를 꺼냈다. 물론 통신이 끊겨서 외부와의 연락은 없지만. 라크는 기기에서 보이는 갤러리로 적혀있는 아이콘을 터치했다. 그 갤러리 사이로, 수많은 사진들이 모습이 들어왔고, 라크는 그 사진들 중에서 자신의 추억의 향수를 퍼뜨리는 사진이 눈에 들어온 듯 이미지를 터치했다.

 


그 이미지가 확대되면서 라크의 눈에 들어왔을 때, 사진에서는 '나의 동생들과 함께.' 라는 이름과 함께 티모시와 라크가 서 있었고, 그 뒤로 엘렌이 둘을 두 팔로 안은 채 미소를 짓는 사진이 찍혀져 있었다. 

 


'누나는 말이지. 우리 동생들이 제일 좋아. 특히 우리 라크. 정말 티모시를 많이 챙겨줘서 누나는 언제나 고맙게 생각해.'

 


그때, 누나는 요리를 좋아했다. 조만간 세인트 루이스에서 식당을 열고 싶다고 했다. 공부를 마치게 된다면, 조만간 자신과 티모시를 초대해서 자신의 요리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까지 누나는 자신에게 티모시를 맡겼다. 챔버 지부의 태스크 포스에 속하면서, 티모시와 함께 훈련을 받으면서도 자신과 티모시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언젠가 시간이 된다면, 라크는 티모시를 데리고 세인트 루이스에서 돌아가서 모처럼의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 속에서, 라크의 두 눈이 감았다 떴을 때, 온기와 따뜻함이 느껴졌던 엘렌의 모습은 마치 얼어붙은 것처럼 차갑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변한다. 당장이라도 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녀는 라크의 두 눈 앞에서 서서히 멀어진다. 

 


'티모시. 문제 없을 거야.' 

 

'정말이에요? 누나에게 무슨 일이 있을 것 같아서.....'

 

'걱정하지 마. 누나는 잘 있을 거야. 이번에 중장님이랑 벨치카도 도착했으니, 침식체들을 몰아내고 누나도 구할 수 있을 거야.'

 

정말이야? 넌 정말 그렇게 생각한 거야? 동화에서 나오는 권선징악처럼 끝날거라고 생각한 거야? 네가 생각한 동화속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그 이야기는 멀리 날아가는 나비를 붙잡는 것만큼이나 먼지나 다름이 없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걸 모른 채?

 

그 물음에 라크는 초라해지면서 나약하기 짝이 없는 자신에 대한 분함이 퍼져왔다. 조금이라도 빨랐어야 해. 넌 그렇지 않았어. 동생조차 구하지 못한 너 같은 놈이 과연 그녀를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그 의문 속에서, 라크는 뇌속에 낙인을 찍어버리는 것 같은 끔찍한 순간들에 고개를 숙였다. 




“살아있을 거야... 그러니까......”

그 대답 속에서, 라크는 몇 번이고 심호흡을 하며 자신을 진정시켰을 때, 찬 바람이 강하게 느껴졌고, 라크는 본능적으로 눈을 감았다 떴다. 그 사이로 바닥에 기기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고, 라크가 기기를 주웠을 때, 기기의 뒷면에 티모시라고 쓰여져있었다. 라크가 손에 쥐는 순간 휴대용 기기가 켜졌고, 라크는 화면에 비추어진 모습에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아니야. 난....... 티모시를 챙겼어. 살아있을 거야. 그러니까.”

라크는 자신의 두 눈에 들어온 그 사진을 지워버리듯 고개를 저었다. 브라이언 대위와 콜 소위도 같이 찾고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들어올리며, 짙게 깔린 숲으로 향했을 때, 쥐죽은 듯이 조용했던 라크의 감지기에 뭔가가 감지된 듯 깜박이기 시작했다. 라크가 확인했을 때, 감지범위내에서 티모시의 인식표가 감지되고 있었고, 거리는 생각보다 가까웠다. 



“티모시?”

그 대답도 잠시 라크는 티모시가 있는 곳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끝없는 수풀 속에서 벗어났을때  수많은 잎사귀로 가득한 나무 아래 티모시는 나무에 기댄 채 잠을 자듯 눈을 감고 있었다. 


 

“티모시!?"

라크는 그 대답 속에서, 티모시에게 다가가려고 했을 때, 누군가 자신의 뒤를 잡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침식체일까? 싶은 생각 속에서 총을 본능적으로 쥔 것도 잠시 라크의 눈 앞으로 백옥빛 피부로 이루어진 손길이 자신의 목을 쓰다듬고 있었다. 그 뒤로 익숙한 호흡이 그의 귓가에 속삭였고, 라크는 그 안도와 긴장을 푸는 듯한 신음에 몸에 힘이 빠졌다. 그 뒤로 가녀리고 긴 두 팔이 목을 감쌌고, 그대로 강하게 자신의 등을 끌어 안았다.



“마침내..... 만났어. 나의 귀여운 동생. 라크...... 누구보다도 날 사랑했고 티모시를 지켜주겠다고 나와 약속했고. 누나는 말이지..... 그런 라크가 더 든든했어. 그래서 내가 떠나도 네가 있으니까 티모시를 맡길 수 있었고...”

편안해.... 그리고 따뜻하고. 엘렌은 그렇게 말하는 사이로, 눈을 감은 채 라크는 흐읍 소리를 내며, 권총을 들려고 했다. 엘렌은 후훗 소리를 내며, 핏빛의 눈빛을 발화했을 때, 라크의 목으로 예리한 나이프가 자신의 목에 대어졌다. 



“라크. 누나는 다 알아. 그러니.... 두려워 할 필요 없어. 누난 널..... 나쁘게 해하거나 하고 싶지 않아. 그냥.... 모처럼의 너와 우리 귀염둥이 티모시를 보고 싶었으니까. 그러니 긴장하지 마. 누나는 널 죽이거나... 다치게 하지 않아. 우리 라크는 착한 아이니까.”

그 속삭임. 그 대답. 나이프를 가여히 쥔 채로, 더 깊숙히 안으려는 그녀의 체온과 숨소리가 들려왔지만 라크는 이를 악물며, 엘렌을 밀처냈고, 라크는 양손으로 권총을 쥔 채 그녀를 조준했다. 핏빛의 발화된 눈동자 가여히 쥐고 있던 두 자루의 나이프를 쥔 그녀는 입을 벌린 채 그런 라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라크.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 거니? 왜 그렇게 긴장을 하는 거니?”

“당신은.....침식체야... 누나가 아니야......”

“침식체? 무슨 소리니?”

그녀의 물음 속에서, 한 걸음씩 다가갔을 때, 라크는 몇 번이고 겨누며, 그녀를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흐트러진 정신을 가다듬은 채 권총의 총구가 그녀를 향해 조준되어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라크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그녀를 보며 말했다.



“당신은 누나가 아니야..... 잠식이 된 채...... 망령이 되었어. 내가 알던 누나는 이미 그곳에서.....”

“죽었다고? 라크...... 아직도 그런 소리를 이야기를 하면서...... 날 잊은 거니? 라크. 그렇게 날 기억이 지우고, 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나쁜 아이가 되려고 하는 거니?'

 


그녀의 대답과 함께, 피안화가 피어나듯 그녀의 눈빛이 발화되었고, 그녀의 두 손은 예리한 나이프가 가여히 쥐어져 있었다.




“라크.... 누나는 알고 있어. 우리 라크는 자신이 다치거나 혹은 상처가 생길 것 같으면,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아이였다는 걸 누나는 알아..... 하지만 말이지... 때로는 그것을 감당하면서 누나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때도 있다고 생각해. 굳이 그걸 쏘지 않아도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고....”

“그 방법은 결국 인간이라는 걸 버린 채 망령이 되는 거겠죠...... 아무런 목적도 방황도 없이 돌아다니다가 언제 어디서 죽을 뿐이죠. 전 티모시를 그런 고통 속에서 놔두고 싶지 않다고요!”

그의 외침에 엘렌은 침묵을 지켰다. 눈을 감듯 서서히 가늘어진 시선 사이로, 라크의 총구는 숙여지지 않았다.




“지금의 누나는..... 제가 알고 있는 누나가 아니에요. 누나를 감싸고 있는 기운과 그 눈동자는..... 이미 인간이 아닌 침식체라는 것을 얘기하고 있으니까요.”

“처음에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침식체는 우리에게 위험한 존재라고.... 하지만 '선택' 을 받게 되었을 때, 하나 알게 된 게 있어. 아가씨의 선택을 통해서 난 다시 태어날 수 있었고, 너와 티모시를 구할 수 있는 힘까지도 받게 되었다는 걸 말이야. 만약 선택을 받지 않았다면, 라크 넌 티모시가 죽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해..... 라크. 너에게 물어볼게.”

 


'넌 티모시를 정말로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녀의 물음에 라크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눈을 감았다 뜨는 사이로, 저만치 있었던 그녀는 서서히 자신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엘렌은 그 물음 속에서, 피투성이와 피멍이 든 라크의 얼굴을 보며 안타까운 시선 속에서, 쓰다듬으며 말했다.



“라크...... 누나는 알아. 그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도 벗어던지고 싶어한다는 것도. 그러니 깊게 깊게 웅덩이에 묻어버리듯 숨기지 마. 누나는 알고 있으니까. 이젠 누나가.... 지켜줄 테니까. 그러니 내 손을 잡아.”

엘렌은 그렇게 말하며, 손을 뻗었을 때 그녀의 손바닥 속에서, 핏빛으로 얼룩진 피안화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서서히 피어나며, 줄기를 뻗으며, 침식억제 배리어를 두른 라크에게 다가갔을 때, 슈트는 위험을 경고하고 있었다. 그 위험의 경고음 속에서, 라크가 고개를 들었을 때, 엘렌은 두 팔을 뻗으며 말했다.



“라크..... 얼른 오렴..... 두려워하지 말고, 누나에게 오렴. 네가 가지고 있는 나에 대한 '고통' 을 가질 필요 없어. 누나는..... 다 알고 용서해줄테니까.”

그녀의 대답에 라크는 그런 그녀로부터 도망쳐야한다는 공포에 사로잡힌 듯 뒤로 돌아 선채 티모시를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라크가 자신을 등지자 두 팔을 뻗었던 엘렌은 감았던 눈을 뜨며, 자신의 나이프를 쥔 채 달려가기 시작했다. 라크가 티모시를 엎은 채 뒤를 돌아본 순간 엘렌은 눈 앞에서 나이프를 휘둘렀고, 라크는 위협을 느낀 채 티모시를 밀어내며, 그녀의 공격을 피했다. 


 

스쳤을 뿐인데도, 가슴과 얼굴을 보호하고 있던 헬맷과 장갑은 가위에 오려낸 것처럼 조각난 채 떨어지고 있었다. 그 나이프가 다시 한번 눈부신 빛을 발화하며, 휘두르려고 했을 때, 라크는 자신의 몸이 깊게 베임을 느낀 채, 주춤거렸고 피는 바닥에 흩뿌려졌다. 급소를 공격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죽일 생각이 없다는 것처럼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라크.... 내 손을 잡아.... 누나는 널 해치고 싶지 않으니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손에 피어난 피안화를 그에게 건넸지만 라크는 침묵 속에서 시선을 회피했고, 엘렌은 차가운 눈동자 속에서, 고개를 숙인 채 바라보지 않는 라크를 바라보았다. 




“누나는 누나가 아니에요. 내가 알고 있는 누나는 이미 그곳에서......”

“아직도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라크.... 너 언제부터 이런 아이가 되었니?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넌 티모시를 지키고.... 누나를 걱정해주는 아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언제부턴 이렇게 나쁜 아이가 되었니?”

그녀는 손을 뻗으며 라크를 바라보려고 했지만 라크는 눈을 꼭 감고 그녀의 손길을 피한 채 어떤 말도 꺼내지 않았다. 짙게 깔린 수풀 속에서, 바람이 다시 불어왔고, 나이프는 어떤 움직임도 동작도 없었다. 바람이 잠시 그녀의 두 눈을 감게 하면서, 뜨게 했을 때 엘렌이 움직이려고 했을 때, 자신의 눈 앞으로 쥐죽은 듯 움직이지 않았던 티모시가 눈을 뜨며, 나이프를 휘두르려고 했던 엘렌을 막아섰다. 그녀의 나이프는 정확히 라크의 목을 찌르려고 했고, 티모시는 힘겨운 호흡 속에서, 그녀의 나이프를 막고 있었다. 



“티모시.....?”

엘렌의 물음도 잠시 티모시는 눈을 부릅뜨며, 그녀를 향해 주먹을 후려치려고 했고 엘렌은 갑작스러운 공격에 뒤로 물러났다. 그녀가 나이프를 회전하며 둘에게 달려들려고 했을 때, 조용했던 자신의 두 귓가에서 엄청난 엔진음과 프로펠러 소리가 가득히 들려왔다. 그녀가 돌아봤을 때, 엄청난 수의 스패로우와 우드피커들이 날아오고 있었고, 그녀를 인식하듯 공격하고 있었다. 



“라크! 괜찮나?”

“네.....”

라크의 대답 사이로, 브라이언은 수많은 우드피커와 스패로우들의 공격을 피하며, 나이프를 휘두르고 있는 엘렌을 바라보았다. 다른 침식체나 망령들과는 다르게 그녀는 하나하나 빠르게 베고 토막내며, 제압하고 있었고, 바닥에는 파괴된 부품과 잔해가 하나둘 쌓이고 있었다.




“움직여. 콜이 곧 터널랫츠를 활성화 할 테니까. 서둘러!”

브라이언의 그렇게 대답하며, 선두로 달려가는 동안 라크는 힘겨운 숨소리로 자신의 상처를 깜사고 있는 티모시의 손을 붙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라크의 손에 이끌리는 사이로 티모시는 엘렌을 바라보았다. 갑작스럽게 몰려드는 수많은 '비둘기' 들에 둘러 쌓인 틈 사이로, 엘렌은 자신을 의식하듯 바라보는 라크와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리우면서, 다시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눈동자 그런 그녀의 눈동자 속에서, 자신을 향한 '원망' 으로 뒤덮는 것 같은 발화된 눈동자에서 쥔 나이프는 예리하게 움직이며, 자신을 방해하는 기계들을 파괴하고 있었다. 



 

라크는 달렸다. 그토록 그리워했으며, 찾았던 그녀를 뒤로 한 채 활성화된 붉은 빛 터널랫츠가 활성화 된 것을 보고 달리기 시작했다. 브라이언이 뒤늦게 합류하는 라크를 확인하자마자 콜에게 티모시를 맡기는 동안 브라이언은 두 자루의 나이프를 쥐며 돌진하는 엘렌을 향해 섬광탄을 던졌다. 엘렌이 눈 앞에 보이는 섬광탄에 팔을 가린 채 실명을 막는 사이로, 포탈은 빠르게 모습을 감추었고 숲은 짙은 침묵과 고독으로 뒤덮어졌다. 

 



귓가에서 가득히 퍼져오는 이명의 소리가 멎었을 때, 엘렌의 눈 앞에서는 아무도 없었다. 자욱한 연기가 사라진 사이로, 엘렌은 라크가 사라진 빈 자리를 바라보았다. 



“라크. 아직도 도망치려고 하니? 도망친다고 해서 나로부터 영원히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니?”

그 빈 자리가 인식 되었을 때 그녀의 안에서 견딜 수 없는 공허함이 채워지는 것 같은 불쾌한 감각이 나이프를 쥔 자신의 두 손에서부터, 느껴지고 있었다. 그 끝에서, 그녀는 티모시를 기억했다. 그 모습. 자신을 향해 휘두르면서 보던 눈동자. 



“아니야....... 난 틀린 적이 없어. 티모시가..... 그런 마음을 가질수가....”

앨렌은 그렇게 대답하며, 복잡해지는 자신의 머릿 속을 뒤로 한 채 짙게 깔린 칠흑의 숲을 거닐기 시작했다.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라져버린 자신의 동생이 있을지도 모르는 곳을 향해 정처 없이 발걸음을 옮겨고 있었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