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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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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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은 널 감옥에 가두지만, 희망은 널 감옥에서 해방시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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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원 관리국.

관리자 등록번호 : 2662115

승인 확인.

 


[어서오십시오. 관리자님. 지난 새벽에 개시되었던 '브로큰 돌' 에 대한 작전 보고서가 관리국 의회에 전달되었습니다. 현재 관리국 의회에서는 당시 작전에 대한 추가적인 내용 및 상황에 대해 추가적인 질의를 위해 미팅을 원하고 있습니다.]


 

미팅이라.... 관리자라 부르는 남자는 자욱히 깔린 그림자 속에서, 하나 둘 불이 들어온 4개의 성인 남성의 크기급의 장치가 활성화 되어있는 것을 확인한 후 버튼을 눌렀다. 4개의 장치들은 서서히 움직이며, 각각 자리 잡기 시작하며 움직였고, 이윽고 그 4개의 장치들은 해당 관리자를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어둡게 깔리던 4개의 장치들은 적색, 청색, 녹색, 황색으로 활성화 되었고, 관리자는 활성화된 장치를 의식하고 뒷짐을 진 채 고개를 들며, 장치들을 바라보았다.


 

[관리국 등록번호와 지역을 말씀하십시오.]

 


“관리자 번호 2662115. 그라운드 원 관리국 소속이며, 관리국 의회에 질의 미팅을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흠...... 목소리와 움직임에서부터 관리자 2662115 가 맞군요. 원래라면, 관리자의 번호를 통해 대화를 나눠야 겠지만, 상황인 상황인만큼 '관리자' 로 통합을 할 것이며, 황색은 델타 적색은 감마 청색은 오메가 녹색은 베타로 진행하겠습니다. 사항은 저희 관리국에서도 꽤나 중요한 사안이니까요.]



청색빛으로 활성화된 기기의 불이 깜빡였고, 나머지는 동의하듯 서로 불을 깜빡였다. 관리자가 뒷짐을 쥔 채 곧은 자세를 유지하는 사이로, 그의 귓가에 서류가 넘어가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최근의 작전이겠지. 


 

처음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관리국 의회의 호출에서부터, 관리자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의회에서 자신을 불렀다는 건, 당시 진행했던 작전이 생각보다 심각하게 흘러갔다는 얘기로 밖에 해석될 수 없었으니까. 5분 후 황색빛으로 활성화 된 장치가 질의를 던지겠다는 듯 깜박였고, 관리자는 황색빛의 기기가 있는 곳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일단 당시 작전 내에 있던 관리자가 밀수를 했다는 건 확실하군요. 관리자. 당시 차량 내부에서는 싯가 수백만의 가치를 지닌 이터니움이 응축된 시신들도 발견되었고요.]

 


“맞습니다. 델타 의원님. 해당 관리자는 관리구 전대에 시신들을 몰래 반입하며, 암시장에 거래를 하려고 했으며, 해당 물품들을 회수 및 파기 과정에서 사살되었습니다.”

 



[사살이라........ 가능하면 생포하라고 분명 제가 지시를 했지 않았습니까?]


 

델타의 지적에 관리자는 대답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기기에서 보이지 않았지만 델타는 난감한 시선으로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원래 작전 내용이라면 밀수혐의를 받고 있던 관리자는 저희 관리국내에서는 가장 중대한 원칙 중 하나라 일컫고 있는 '배신' 을 한 상황이었기에, 언제부터 배신했는지 왜 그가 우리 관리국에 등을 돌렸는지까지 추궁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야 저희 관리국 내에 누가 배신을 했으며, 그 관련자들이 누군지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알고 있습니다. 델타 의원님. 그렇기에 그에 따라 생포를 지시했지만,”


 

'완강한 저항을 했으며 결국 사살했다.' 라고 보고서에서는 적혀있죠.'


 

감마 의원의 지적에 관리자는 그에 대해서는 어떤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건 사실이었으니까. 의회에 자리에 있는 이상 그들은 '변명' 에 대해서는 용납하지 않았다. 자신의 입가에 이야기를 꺼내면 꺼낼수록 더더욱 모순이 생길 것이며, 그 모순은 더더욱 지금의 상황을 서서히 균열을 일으키며 쪼개버리려고 할 테니까.


 

[물론 지금 그 배신자가 한명이라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만약에 한 둘이 아니며,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오히려 그들에게 도움을 준 행동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관리자. 특히나 그 작전은 관리국 내에서는 치명적인 실수라고 판단하고 있지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 또한 인정하는 편입니다. 감마 의원님.”

 


[그렇기에 지금 의회에서는 해당 전대가 이 이후로 이외에도 추후 작전 진행에도 큰 영향이 있을거라고 생각하지요. 관리자 당신이 확실하게 '정리' 를 하지 않는 이상 말이죠. 물론 그 배신자에 대한 제거는 저희 의회쪽에서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만 저희가 원하는 건 목표를 생포하는 것이라는 걸 확실하게 인지를 못한 부분이 있지요.]


 

[결국 그 작전 지시에 대한 이해도가 없었다. 밖에 저희 의회에서는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관리자. 그동안 침식체와 관련된 위협으로 해당 전대가 공헌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지만 당시 진행 과정에서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감마라 표시 되어있는 화면에서 불이 깜박이며 대답하자 관리자는 침묵 속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모여있는 흑빛의 마름모 형태로 활성화된 장치들을 주시했다. 감마의 의원이 대답 이후로 오메가의 청색 빛이 활성화 되었다.


 

[관리자. 이 작전 이후로 관리국 내부의 추가적인 배신자라던가 혹은 당시 이 유통과정에서 적대세력과 연계되었다던가 하는 흔적이 있었습니까?]

 


“저희 작전팀이 확인을 했습니다만 관련된 증거는 없었습니다. 실험을 한 흔적 외에는 당시 관리자가 가지고 있던 기록들은 파기 된 상태었습니다. 기술팀의 지원을 통해 데이터를 복구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사항이 나올 가능성이 점점 줄어드는 게 느껴지는 군요. 관리자. 보고서 대로 관리국 내에서는 배신자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의회가 인지하게 되었으며, 이 이후로 각 전대의 총괄적인 전수조사를 시작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저희는 사실상 흔적이 없는 상태로 조사를 진행하게 되었고, 당시 목표를 생포하지 못했다는 문제는 의회에서 또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상황입니다.]

 


오메가의 대답 이후로 베타의 녹색 불이 들어왔고, 관리자는 침묵 속에서, 활성화된 녹색빛을 바라보았다. 그 사이로 3명의 장치들이 미세하게 깜박이는 것이 눈에 들어왔고, 잠시 후 베타는 의원들의 의견을 정리했다듯 관리자의 눈앞에 활성화되었다.


 

[관리자 2662115. 현 관리국내에서 밀수 및 관리국 기밀에 관련된 자료를 누출을 막기 위한 작전에 대해서는 저희 의회에서는 부정하지 않겠습니다만 이후로 당시 작전을 진행을 했으며, 당시 관리자를 제거했던 부 전대장인 글룸 가드너에 대한 징계를 진행할 것입니다. 해당 전대원은 작전 및 부전대장으로의 모든 직위 권한은 정지 될 것이며, 현 관리자의 지도 아래에서 다시한번 관리국에 대한 재교육 및 재 훈련을 할 것을 명합니다. 이것은 관리국 의회의 명령이며, 거부할 경우 중징계가 내려질 수 있음을 명심하십시오.] 

 


의회의 결정에 관리자는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했고, 자신을 중심으로 모여있던 마름모 형태의 기기들은 하나 둘 비활성화 되며, 하나 둘 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기기들이 자리로 돌아갔을 때, 자신의 뒤로 성큼성큼 걷는 소리가 들렸고, 그는 천천히 돌아보았다. 자신이 보고 있는 전력이 비활성화 되어 있었지만, 전대장을 상징하는 제복과 코트에서부터 자신의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다 듣고 있었나?”

“그렇습니다. 관리자님이 의회와 접촉했을 때부터 듣고 있었습니다.”

“그럼 알고 있겠군. 전대장. 이 이후로 내가 글룸에게 어떻게 할지도.”

그의 물음에 그녀는 두 주먹을 움켜쥐고 있었다. 분노하고 있다. 의회의 결정은 더더욱 어처구니 없었으니까.



“그들이 글룸의 전투기록을 봤다면, 그런 징계를 할 수는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그들이 왜 부전대장에게 그런 모욕적인 징계를 주는 지 이해할 수 없군요.”

“모르는 게 아니네. 전대장. 그렇다고 그들의 이야기했던 것들이 틀렸다고 할 수 없고.”

관리자는 그렇게 말하며, 버튼을 눌렀고, 짙은 어둠으로 깔렸던 방은 짙은 장막의 어둠을 부수듯 열리며, 빛을 들여보내기 시작했고 눈부신 빛이 들어오는 사이로 관리자는 자리에 앉은 채 빛조차 닿지 않는 곳에서 뒷짐을 쥔 채 자리를 잡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자네가 작전을 진행했을 때부터, 이미 알고 있을 걸세. 지금 글룸이 지휘했던 이번 작전에서부터, 관리국 내부에서도 크게 요동치고 있다는 것을 말이야. 창설 이후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으니, 설마 싶은 생각 속에서 필사적이겠지. 혹은 당시 주동자를 붙잡아서 어디까지 뒤틀려버렸는지 추궁하고 싶어할거고.”

“그 과정에서 글룸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말로 의회의 말대로 그가 모든 것 무너뜨렸다고 판단하시는 겁니까?”

“정말로 내가 글룸을 쫓아보낼 생각이었다면, 그들 앞에서 주장을 했겠지. 내가 글룸에게 해가 가지 않게 끔 침묵을 유지했기에 그나마 정지선에서 막은 거야. 전대장. 그렇지 않았으면 글룸은 자네 전대에서 두 번다시 볼 수 없었을 테니까.”

그녀의 물음에 관리자는 그렇지 않다며, 확실하게 대답했고 그녀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 채 관리자를 바라보았다. 




“당분간이야. 전대장. 가능하면 이와 관련된 문제들이 해결되면, 내가 의회에 건의할 기회가 나올 걸세.”

“알겠습니다......”

“뭐 이 일은 여기까지하고..... 좀 더 편안한 얘기를 하지. 큰 고비를 넘기면 한숨을 돌릴 줄도 알아야지.”

관리자의 대답과 함께 뒤로 서서히 그녀를 위한 자리가 생겼고, 그녀는 관리자의 허락의 손짓에 생성된 자리에 앉았다. 그녀가 시선을 들어올리며 관리자를 주시했을 때, 그의 손에서는 생포한 '실험체에 대한 관련 기록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당시 관련된 실험체를 생포했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침식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적대적인 모습은 드러내지 않았다. 고 글룸의 보고서에 적혀있더군. 전대장 이 실험체가 우리에게 적대적이지 않는다고 확실히 할 수 있나?”

“전 글룸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관리자님. 저희 전대는 전선을 형성할 수 있는 '선봉대' 가 전무한 상황이었고, 그 단점을 그동안 커버했던 것이 글룸이었으니까요.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글룸은 저희 전대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전력입니다. 글룸이 전투기록은 이미 수십번 넘게 봤고......”

“정말... 내가 글룸을 이대로 버릴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야. 나 또한 글룸이 전대에서 어떤 역할인지 알고 있으니까. 약속 할게. 책임지겠다고 말이야.”

관리자는 자신의 두 손을 피며, 확실히 하겠다는 재스처를 취해서야 그녀는 답답할 듯이 터질 것 같았던 응어리가 풀렸다. 그녀는 뒤늦게 관리자를 너무 압박했다고 판단한 듯 고개를 숙이며, 사죄의 인사를 건넸고 그는 고개를 저으며 하지말라고 시선을 보냈다.



“적대적이지는 않다. 당시 검사기록에서는 관련 실험의 흔적들이 있으며, 이성이 있고 자신을 구해준 글룸 외에는 신뢰하지 않고 있지 않다. 라고 적혀있고........”

“지옥이나 다름이 없던 곳에서 나왔으니, 자신을 구해준 글룸외에는 경계를 할 수 밖에 없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긴 해. 첫번째 조각만 찾은 것만으로도 이미 자네와 글룸은 관리국의 소속 관리자가 정말로 벌인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가득찬 사건이 터지고 말았으니까. 살아있는 게 기적이지. 그렇다고 이 실험체에 대한 정보를 관리국 외부에 넘길 수도 없어. 이 실험체가 민간인에게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고.......”

“관리자님이 생각하시기에 글룸이 데리고 온 실험체에 대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녀의 물음에 관리자는 정말로 듣고 싶나 는 시선으로 그녀에게 역으로 시선을 보내자 그녀는 두 눈을 감은 채 수긍한 시선으로 관리자를 바라보았다.



“위험성이 높으면 나도 어쩔 수 없어. 내가 호의를 베푼다고 해도 이 실험체가 변이되거나 혹은 잠식되서 우리를 공격할지도 모르고. 전대장 자네도 알고 있을 텐데?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모두 생존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나?”

“네....... 그렇게라도 해서 부하들을 지휘하지 않는다면 제가 그들의 운명을 끝을 내야 하니까요. 그러기에 제가 그렇게 목표를 세워두었죠. 높게 잡고.... 거기서 줄어든다고 해도 생존률이 올라가니까요.”

“그래야 그나마 더 살아남긴 하겠지. 그래서 난 가능하면 자네 전대원들에게 해를 주는 존재가 되지 않길 바라고 있어. 그렇게 되면 자네가 나에게 들을 대답은 하나 밖에 없을 테니까.”

 


'처분해야 된다는 거겠죠.'

 


“전대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자네 뿐만 아니라 내가 선택해야 되는 걸 명심하게. 그 실험체가 정말로 위협적이 요소가 아니라면 다행이지만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알겠습니다. 그런 부분이 발생 할 경우 전대장인 제가 책임지겠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녀의 대답에 관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나라는 손짓을 보냈다. 그녀가 관리자를 향해 경례를 하며, 나갔을 때 관리자는 그 대답 사이로 기록 상에서 적혀진 실험체의 사진과 정보를 살펴보았다. 군데군데 실험의 흔적으로 가득 찬 상흔과 피멍으로 얼룩진 그녀의 얼굴과 창백한 색채의 머리칼에서는 피가 굳어버린 흔적이 군데군데 남아있었다.



“침식체들에게 언제 소멸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벌써부터 삐걱거리고 앉았다니......”

그는 한숨 속에서, 관리국 센터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관리국의 깃발을 바라보았다. 바람의 흩날림 조차 없는 관리국의 깃발은 방향을 잃어버린 듯 숙여진 채 어떤 움직임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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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원 관리국 

000 관리자 관할 M 전대 주둔지 

 


'부전대장님 죄송합니다만.... 가능하면 빨리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무슨 일인가? 싶은 생각 속에서, 글룸은 자신의 장비를 점검하자마자 곧바로 의무소대가 있는 막사로 향하고 있었다. 작전 이후로, 진정시켰던 실험체가 안정화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오만이라고 비웃는 것처럼, 의무소대에서 급한 요청이 들어오고 있었다. 글룸이 의무소대 막사 내부로 들어왔을 때, 내부에서는 고통에 울부짖는 듯한 비명이 들려왔고, 병사들은 진정 좀 하라고! 라고 짜증 섞은 외침이 들려오고 있었다. 


 

글룸은 그 소리가 자신이 들어가려는 204호 병실에서 들리고 있다는 걸 확인하자마자 달려오며 문을 열었을 때, 안에서는 잡동사니들이 이리저리 널부러져 있었고, 실험체는 이를 악물며, 자신을 향해 주사를 놓으려는 병사들을 죽여버릴 것 같은 경멸의 눈동자로 부릅뜨고 있었다.




“싫어! 죽기.... 죽기 싫다고! 제발..... 나에게 이상한 걸 놓치마라고!”

“진정제를 놓는 거라니까! 독약이 아니라고!”

“그만해... 제발...... 나 괴물이 되기 싫어! 다른 애들처럼 미쳐버리고 싶지 않다고!”

그녀의 공포에 짓눌리다 못해 경멸하는 눈동자로 부릅뜨며, 소리치는 사이로 글룸은 그런 그녀를 막고 있는 병사들을 밀어냈다.



“뭐하는 짓인가?”

“아... 글룸 부전대장 오셨......!?”

그의 물음도 잠시 글룸은 침묵 속에서, 무슨 짓을 하려고 했는지 대답하는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았고, 의사는 식은 땀을 흘리며, 상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실험체 관리라고?”

“네. 현재 이 환자는 관리국에서는 위험한 침식파가 감지되고 있으니까요. 병사들이 이 실험체로 인한 침식파 노출이 장기화 될거라고 판단해서 억제 주사를 놓으려고 했습니다.”

“침식파라니? 내가 확인했을 때, 이 아이는 단순 접촉이나 공격만으로 침식체로 만들지 않을텐데?”

“관리국 규율상에 몇 번이고 확인했습니다. 부전대장님. 지금 이대로 냅둔다면......”

그의 물음에 글룸은 성큼성큼 다가가며, 그를 벽까지 밀어버리듯 다가왔고 주사를 놓으려고 했던 의무병은 침조차 삼키지 못한 채 자신을 냉혹한 시선으로 주시하는 글룸의 모습에 눈조차 감을 수 없었다.



“저 아이는 침식체가 아니야. 다시 한 번 말하겠네. 의무병. 만약 이 이상으로 이 아이를 침식체 취급을 한다면,”

 


'나 또한 가만두지 않을 걸세.'

 


그의 대답. 그는 말로 끝내지 않았다. 슈트에서 새겨진 수많은 전투의 흔적과 흉터처럼 남아있는 기스에서 드러난 침식체들의 피와 살이 박혀진 흔적들까지.... 의무병은 공포에 질린 듯 고개를 수십여번 끄덕였다. 의무병이 물러나자 글룸은 자신을 바라보는 모든 병사들을 주시하며 말했다.



“이 이후로, 저 생존자에게 위협적인 언행 및 침식체 취급을 하며, 관리를 시도하는 건 엄격히 금하겠다. 이는 곧 현 부전대장인 나의 명령이며, 이 명령은 내가 전장에서 죽을 때까지 유지 된다. 제군들은 반드시 기억하도록.”

글룸의 대답에 병사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인 채 경례를 했고, 글룸은 물러나라는 듯 고개를 보냈다. 병사들이 썰물처럼 우르르 나가는 사이로, 실험체는 공포의 독에 취해버린 듯 이내 축 늘어진 채 글룸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 부하들이 꽤나 폐를 끼치게 했군. 사과하겠네.”

글룸은 그렇게 말했지만 그녀는 자신을 증오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제대로 찍혀버렸군. 물론 자신의 부하들이 멍청한 짓은 한 건 아니였다. 당시 의무소대에서 검사한 기록을 확인하면, 지금 이 앞에서 자신의 반자동 샷건의 안전장치를 켜놓은 것 자체가 정신나간 짓이나 다름이 없었으니까. 



“그래도 전과는 다르게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 같군. 저항도 하고 처음에 내가 구했던 것보다 더 힘이 있어보이고.”

“.........살아야 하니까. 그렇지 않으면 다들 날 폐기할 테니까.”

폐기. 그 대답에서부터, 글룸은 이 앞에 있는 그녀가 어떤 취급을 당했는지 상상조차할 수 없었다. 그녀를 비추는 햇빛 속에서, 글룸은 자신의 후각에서 시신들을 소각했던 재와 살이 타들어가는 냄새와 소리가 가득히 들려오고 있었다.



“너도.... 똑같지? 내가 살아야..... 더 실험을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날..... 먹여주고..... 더 버티라고 더 끔찍한 약물을 투여해도 찢어지지 않게 붙여주고 있잖아? 그래야.... 유능한 '실험체' 가 되니까. 안 그래?”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얼굴이 일그러진 채, 입가가 찢어질 듯 미소를 지은 채 그를 바라보았다. 곧 자신에게 닥쳐올 '추악한 실험' 이 다가온 다는 공포와 그런 공포에서 얼마나 자신이 초라하기 짝이 없는지 깨닫게 된 웃음. 




“할거면 지금해...... 난 준비 되었으니까. 자...... 얼른. 독이든 뭐든 다 버틸테니까. 폐기가 되서 소각 될 바에.... 더 버틸테니까. 얼른 시작해..... 흐흐흐흐.....”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두 팔을 들며, 글룸에게 보여줬을 때, 그녀의 두 팔에는 온갖 실험의 흔적이 자행한 것 같은 주사바늘과 수술의 흔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글룸은 침묵 속에서, 그녀의 두 팔을 소매에 넣었다. 



“왜? 오늘은 아닌 거야? 아직 내가 약해보여서?”

그녀의 조소가 섞인 질문에도 글룸은 그런 경련이 가득 찬 두 손을 꼭 잡았다. 

“전부터 널 구했을 때부터, 내가 확실히 약속하지.”

 


'난 너에게 그런 짓을 하지 않아.'


 

네가 무슨 짓을 당했는지 무슨 취급을 당했는지는 상상조차할 수 없지만, 이거 하나만 확실하게 얘기하지. 내가 널 구한 이상 내가 전장에서 죽을 때까지....... 너에게 그런 짓거리를 한 놈들에게 대가를 치루겠어.”

“거짓말....그걸..... 어떻게 믿어? 그걸....!?”

그녀의 대답도 잠시 글룸은 자신의 품 속에서, 인식표를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그 인식표에서는 수많은 전장의 흔적으로 가득 찬 듯 찌그러졌으며, 색이 변색된 채 녹이 슨 흔적들이 곳곳에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이게 내가 너에게 약속하는 증표야. 이건 당시의 내가 존재했다는 것을 상징하는 증표지. 하나는 내가 가지고 있고 다른 하나는........”

 


'타인에게 그 당시 내가 이곳에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표.'

 


이건 단순한 약속이나 계약이 아니야. 이곳에서 널 구했을 때부터, 시작한 약속이야. 난 널 버리지 않아. 그러니 더 이상 네 스스로 실험체라는 감옥 속에서 얽매이지 마. 그럴 수록 넌 고통스러울 뿐이니까.”

적어도.... 그게 자신이 그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대답이기도 했다. 뭐 그 이야기가 통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글룸은 체념 한 채 자리에 일어나려고 했을 때, 그의 육중한 슈트에 뭔가가 잡히고 있음을 느꼈다. 



“.......가지마....”

“......”

“나 혼자... 있고 싶지 않아...... 다시는..... 다시 그 차가운 감옥 속에 있고 싶지 않아.... 제발..... 나 혼자 두지 말아줘.... 제발....”

자신의 슈트를 잡은 그녀의 두 손에서 경련이 이는 사이로 그녀의 붉은 빛의 눈동자는 두려움과 슬픔이 섞인 채 자신을 붙잡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글룸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그녀를 안았고 그녀는 울음을 터뜨리며, 울기 시작했다. 



 

그녀의 등을 쓰다듬는 사이로 글룸은 그녀의 등까지도 자행한 것처럼 보이는 실험의 상흔을 목격했다. 팔부터 시작해서 척추까지...... 그 흔적들은 보기만해도 둔감한 자신마저 구역질을 느끼게 만들고 있었다. 그 상처는 그대로 낙인이 된 채 얼마나 많은 세월을 보냈던 걸까? 글룸은 두 눈을 감은 채 흐느끼며, 우는 그녀를 안을 뿐이었다. 


 

슬픔의 바다가 서서히 물러난 게 어느정도 지났을까? 그녀는 지친 듯 다시 침상에 누워있었고, 글룸은 슈트내에 있는 체온과 맥박을 체크하며,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이불 속에서, 자신의 상처가 욱신거리듯 가슴을 찢어질듯이 잡고 있었다. 그 사이로, 글룸이 보이자 그녀는 신기한 존재를 보는 것처럼 자신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살펴보는 그녀의 적안의 홍채가 커지고 작아지는 모습에 글룸은 머리칼에 눈이 가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너.... 매일 그거 입어?”

“매일 입지.”

“왜?”

“이걸 입어야 놈들과 싸울 수 있거든.”

“그 놈들이라는 게 누군데?”

 



'침식체' 

 



아주 간단했다. 자신이 이곳에 있는 이유는 침식체 때문이었으니까. 그 대답에 그녀는 익숙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도 봤어...... 그것들..... 매일 들어왔어. 그리고 내 몸이랑 그것들이랑.... 잘 맞는지.....”

“그만.”

글룸은 그렇게 말하며, 익숙하듯 감옥에 들어가려는 듯 그녀를 붙잡으며, 말했고 그녀는 뒤늦게 자신의 앞에 있는 글룸이 있다는 걸 인식한듯 다시 바라보았다.



“왜? 난 실험체야. 내가 살아있는건..... 더 '진보된 걸' 만들고 싶어하기 위해 날 만든 거야...... 내가 태어난 이유는..... 그거 하나 뿐인걸? 난 그렇기 위해 만들어진 거야.”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나?”

그의 물음에 그녀는 멍한 시선으로 어떤 대답을 하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몰랐지만 전과는 다르게 그녀의 눈동자의 움직임은 계속해서 곁에 있는 자신을 의식하듯 바라보고 있었다. 글룸이 자리에 일어나자 그녀는 반응하듯 몸을 일으켰고, 그녀의 눈동자에서는 다시 한 번 두려움으로 가득찼다. 




“잠깐만 기다려.”

글룸은 그렇게 말하며, 바깥으로 나갔고,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떨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귓가에 들려오는 병사들의 걸음소리와 총성. 수많은 소리들은 그녀의 머릿 속에 있던 수많은 끔찍한 기억들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녀가 두려움에 머리를 감싼 채, 두 눈을 꼭 감았을 때, 문이 열렸고 그녀는 고개를 들어올렸다. 안에서 들어왔을 때, 글룸은 기타를 들고 있었고 그녀는 멍한 시선으로 글룸의 손에 쥔 기타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글룸은 자신의 손을 보호하고 있던 장갑을 벗었고, 그 앞으로 살이 찢기고 터진 흔적들로 가득 찬 상처들이 그녀의 눈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 손에서, 부드럽게 기타의 줄을 스쳤고 그 스침 속에서 그녀의 귓가에서 들려오지 않을 것 같았던 선율이 한 가득 들려오기 시작했다. 

 


At night I travel

 

My nerves unravel It hurts to hide myself from you

 

With care I held it

 

Inside I felt it My favorite pain comes back to me

 

Don't break me

Don't let go

Don't try to leave Let your habits control you

 


글룸이 노래를 마친 채 자신의 기타를 내려놓았을 때, 그녀는 그 노랫소리에 멍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노래가 처음이었는지 아니면, 지독한 지옥에서 나왔을 때 듣게 된 낯선 기분인지 붉은빛의 눈동자는 한참동안 자신이 사용했던 기타를 한참동안 보고 있었다.



“그거..... 뭐야? 처음봐......”

“기타라고 하는 거야. 가끔 쉴 때면, 자주 듣던 음악이 생각나서 연주하기도 하거든.”

“연주? 그걸로?”

“어. 곧 알게 될 거야. 가끔 이렇게 여유가 있을 때,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글룸은 그렇게 말하며, 기타를 보여주자 침울에 젖어있던 그 눈은 어디갔는지 신기한듯 눈을 크게 뜨며 바라보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손톱으로 부드럽게 건드렸을 때, 음이 들리자 흠칫 놀랐고, 글룸은 미소를 지었다. 




“나도..... 너처럼 할 수 있어?”

“물론.”

글룸의 대답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을 때, 그녀는 그 사이로 글룸이라 적혀있는 명찰이 눈에 들어왔고 인식하듯 홍채를 움직이며, 조심스럽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글룸......가드너?”

“그래. 그게 내 이름이야. 너도 이름이 있어?”

“있었어.... 하지만 날 그렇게 부르지 않았어.”

있었다. 글룸은 궁금한 시선으로 그녀에게 물었고, 그녀는 입을 열며 그에게 들려주었다. 평범한 이름이잖아? 그 생각 속에서, 고개를 들었을 때, 누군가 바깥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긴장한 시선 속에서, 문소리가 들리는 병사에게 시선을 옮겼을 때, 병사는 글룸에게 뭔가를 속삭이고 있었다. 알았어. 라고 대답한 사이로, 글룸은 긴장한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금방 돌아올게.”

글룸은 그렇게 말하며, 방을 나갔고, 그 뒤로 짙은 적막함과 고독함이 그녀의 주변을 채우기 시작했다. 문이 잠깐 열린 틈사이로 그녀의 적안에서는 숨을 쉬기 힘들 정도의 감옥이 눈에 비추듯 들어왔다.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병사들 사이로, 자신의 몸에 경련을 일으키게 만드는 손길이 스쳐지나가며, 문이 닫혔을 때 침묵 속에서, 잠들었던 그녀의 심장은 두려움의 파도에 허덕이듯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 



 

/

 



이런 이야기를 집적 들려줘야 한다니, 글룸은 자신에게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목소리를 침묵 속에서 경청하고 있었다. 마른 침을 삼키며 지시를 내리는 사이로, 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 채 자신이 작전 상에서 어떤 부분이 문제가 있었는지 알고 있다는 시선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기에........ 자넬 부전대장에서 사병으로 박탈 할 걸세. 작전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고, 이로 인해서 관리국 내 배신자를 찾는게 힘들어졌으니까.”

“어쩔 수 없죠. 결국 저로 인해서 관리자님에게까지 지적을 받게 된 상황이니까요. 처벌에 대해서는 감수하겠습니다.”

글룸의 대답에 그녀는 이런 내용은 도저히 못 보겠다는 듯 종이를 구겨버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었으니까. 글룸은 전대장님? 이라고 물음여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다가갔고, 그녀는 뒤늦게 자신이 걱정된 듯 다가오는 글룸을 보고 고개를 들어올렸다.



“말이 안되니까....... 당시 전투기록에서 봤던 그 모습은 자넬 포함한 소대원 전체가 위험에 처할 뻔했던 상황이었어..... 그런데 내가 너에게 주는 게 이런 쓰레기 같은 처분이라니......”

“전대장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의회가 지적을 했듯 생포를 하지 못한 문제는 존재했습니다. 제가 그를 사살했을 때부터, 그들을 도와줬다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이런 처분에도 넌 그저 순응하겠다는 건가?”

“순응이 아닙니다.”

 


'전대장님과 관리자님을 위해서죠.'

 


만약 제가 이 처분을 거부한다면, 전대장님과 관리자님에게도 영향이 갈 것입니다. 전대장님께서 그 처분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건 아시지만 지금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보다는 전대장님이 계셔야만 이 전대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네가 날 믿었기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거야. 글룸. 내가 널 이런 취급을 시킨 게..... 한심하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마른 침조차 삼키지 못한 채 침울한 표정이었지만 글룸은 그렇게 생각하지 마라며,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전 부전대장보다는 사병이 편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전대장님의 잔소리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편하고요.”

“참..... 이런 상황에서 농담이라니..... 네가 어떤 위험에 처했는지 모르면서......”

“뭐 그럴수록 절 더욱 부려먹으면 되지 않습니까? 언제나 그랬듯이 말이죠.”

글룸의 대답에 그녀는 입을 가린 채 그의 특유의 농담은 도저히 못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한참을 터질 것 같은 웃음을 숨기던 그녀는 고개를 들어올렸고, 글룸은 부전대장을 상징하는 관리국 문양이 두른 뱃지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사병 글룸 가드너. 부전대장으로서 실격인 절 선택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에게 경례를 표했고, 그녀는 침묵 속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경례를 받아주었다. 전대장의 막사로 나왔을 때, 콜은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는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뭔가를 하고 있었다. 



만지작 거리는 사이로, 스마트폰에서 '카나미 키즈나 스트라이크!' 라는 여자의 음성이 들려오고 있었고, 그는 전장에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한참을 보던 그 사이로 글룸이 팔짱을 낀 채 다가가자 콜은 뒤늦게 글룸을 의식한 듯 그를 보며 말했다.




“어지간히도 전대장님과 관리자님에게 해가 되지 않으려고 애쓰시는 것 같군요. 부전대장님.”

“이젠 아니야. 콜. 이제 사병이니까.”

“사병이든 부전대장이든 결국 제 입장에서 상관인 건 똑같지 않습니까?”

“이제 내가 자네에게 상관이라고 부를 입장인데도?”

“그렇다고 저와 부하들에게 부전대장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글룸 사병님? 다들 전대장님 앞에서는 쉬쉬하긴 하겠지만 속으로는 다들 부전대장님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길 바라니까요.”

쓸때 없는 생각은 글룸은 고개를 저으며, 오버하지 마라는 듯 그에게 시선을 보냈다. 네네. 글룸 사병이라는 대답이 그의 목소리로 확실하게 듣고 나서야 그는 발걸음을 옮겼고, 콜은 그런 글룸을 따라 전대 주둔지를 거닐기 시작했다. 주둔지를 걷는 사이로 병사들이 평소처럼 그에게 경례를 하려고 했을 때, 뒤늦게 그가 부전대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듯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망설여하는 시선으로 글룸을 바라보았다. 


 

한순간 사병이 되었다. 작전에서는 문제가 없었으며, 자신들을 생환시키게 해주었지만 결과는 뜻밖이었으니까.

“이 이후로 전대장님께서는 후임은 결정하셨다고 하십니까?”

“아직은.”

“그렇군요. 의회의 결정이 갑작스러워서 준비를 못하시긴 했을 것 같았습니다. 관리자님도 여러가지 문제로 꽤나 골치를 썩고 있겠죠.”

“지금 내가 막았기 때문에 그 두분에게 피해가 안 된걸로도 충분해.”

“그렇죠. 의회가 그만큼 단단히 '화가 났다.' 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여전히 이해가 안되는 게 많아요.”

콜은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처사라고 생각하는 듯 고개를 저었다. 관련 전투기록은 분명 관리자에게 전달되었으며, 관리자는 분명 관리국 의회에게 전달해서 상황은 알고 있을 것이다. 당시 관리자는 최후의 수단으로 관리국 전대를 공격하려고 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었으니까.




“그때 전황을 봐도 정당방위라고 밖에 할 수 없었죠. 자기들이 그 입장이 되었다면, 당장이라도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을 거고, 사격을 할 수 밖에 없을 텐데..... 그것 때문에 트집을 잡으면서 글룸을 괴롭히는 지 말이죠.”

“그들이 원하는 목표는 생포였으니까.”

“그렇긴 하지만 그것치고는 과한 처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글룸 사병. 뭐 사병님이 그렇게 생각하신다면야. 상관인 저도 어쩔 수 없다 판단합니다만.”

“원래라면 자네가 나에게 이야기하는 게 그게 아닌 것 같은데?”

“네? 글룸 사병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시는 건지요?”

“입이 근질근질 거리는 거 보입니다만? 자네의 스마트폰에 있는 카나미 키즈나 스트라이크인지 뭔지 하는 걸 보면서 멍때리는 것만 봐도 알거든.”

글룸은 훤히 알고 있다는 시선으로 그를 뚫어져라 보았다. 보통의 콜이라면 자기 휘하에 소대원들에게 이런 저런 이유로 부려먹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최근 시작했다던 카운터 프론트라는 게임 때문이겠지.




“아하하... 그래도 제가 어떻게 우리 글룸 사병님에게.......”

“오히려 이 사병이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자네 농땡이를 더욱 더 편하게 감시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야.”

“마치 일부로 사병이 되었다고 밖에 해석이 안 되는데요?”



“뭐. 자네 핸드폰에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카운터 프론트' 를 하기 위해 사병들을 부려 먹는 모습이 보이면, 전대장에게 곧바로 서한을 보내야겠지. 전대장님이 중요시하는 건 '사병들의 생환률' 이니까.”

“아하하 아무리 그대로 우리 카나미 짱이랑 노는 것도 가끔 여유있을 때나 하는 거라고요. 전장에서 제가 부...아니 글룸 사병에게 짬처리하면서 카운터 프론트나 하겠냐고요.”

콜의 대답에도 글룸은 쭈욱 지켜보겠다는 시선으로 콜을 바라본 채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 사병보다 부전대장이 더 편했을 줄이야. 콜은 모처럼의 달콤한 '카운터 프론트' 즐길 시간이 물건너갔군. 글룸은 그동안 자신의 행동 패턴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단 한치도 놓치지 않을 테니까. 글룸은 그 사이로, 투명한 원통형 용기를 운반 중인 관리국 병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그 용기 속에서 자신이 구했던 실험체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아이는 어떻게 할 예정인가?”

“관리자님이나 전대장님이나 심사숙고 중이라고 하더군요. 막사에 오신 이후로 계속해서 서류 기록만 보고 계셨습니다. 저희가 구출하긴 했습니다만 지금의 그녀는 어디서 튈 지 모르는 탱탱볼 같은 존재니까요.”

“그 아이는 우리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야. 눈을 떴을 때 이곳이 지옥이라는 걸 알게 되고 도망치고 싶었을 뿐이니까.”

“그렇겠죠. 저희는 그 조각의 일부만 봤으니까요.”

그 조각 만으로도 둘은 그 아이가 어떤 끔찍한 일을 당했는지 상상조차할 수 없었다. 실험의 흔적으로 가득 찬 시신들 그리고 재가 되며 소각하는 순간까지 숨쉬기조차 힘든 듯 잠시 자리에 벗어나며, 구토를 했던 병사들의 모습까지 글룸은 그 작전에서 펼쳐진 순간들이 악몽이나 다름이 없었으니까. 




“보아하니 그 아이가 그런 꼴 되는 걸 두고보진 않겠다는 시선 같군요?”

“내가 구했으니까.”

“참 솔직하신 사병이군요.”

콜은 쿡 웃으며, 이왕 갈겸 같이 가자는 시선으로 글룸에게 시선을 보냈고, 글룸은 육중한 슈트를 다듬은 후 그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다. 주둔지 내부 깊숙히 자리 잡은 군내 야전 병원에 도착했을 때, 병원내는 뭔가 문제가 생긴 듯 병사들과 의무병들의 다급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었다. 글룸은 그 사이로 다급하게 상태를 확인하고 있던 병사를 붙잡으며, 물었다.




“무슨 일인가?”

“204호 환자가 사라져서 말입니다. 그래서 의무소대 요청으로 수색을 하고 있지 말입니다.”

“204호면...... 그 단발 은발의 빨간눈을 한 환자?”

“아!? 네. 맞습니다 콜 소위 님. 역시 대단하십니다! 쇠랑 선을 많이 다루셔서 그런지 머리가 아주 좋으시지 말입니다!”

“짜식. 그렇게 말하면 말한다고 내가 선물 줄 거라고 생각해?”

주겠지. 글룸은 팔짱을 낀 채 '불법거래' 를 하고 있는 장교와 일병을 바라보았다. 병사는 아 정말입니까? 하면서 궁금해 하는 사이로, 그의 포캣에 다시 한번 카나미 키즈나 스트라이크! 라는 여자 음성이 들려왔고, 병사는 아! 소리를 내며, 알고 있다는 시선으로 콜을 바라보며 말했다.



“콜 소위님도 카운터 프론트 하십니까?”

“에!? 뭐야 너도 하고 있어?”

“물론이지 말입니다! 요즘 여유 되서 하고 있었는데, 소위님도 하실 줄이야.”

“오호호 이거 봐라. 모처럼의 같이 하는 카붕이가 여기있었을 줄이야. 너도해! 지금 당장해!”

“너도 해! 지금 당장해! 지 말입니다! 들어보니까 카나미 목소리던데 소위님 가지고 계십니까?”

“물론이지. 보라고 우리 카나미 짱을.”

그 카나미 짱이 도대체 뭐가 대단한지 모르지만, 사병은 여고생 교복을 입고 있는 카나미가 화려한 이펙트로 침식체 같이 생긴 적들을 토막내버리는 모습에 입이 벌어진 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뽑은 겁니까? 전 연차 돌려도 진짜 더럽게 안나오지 말입니다.”

“연차는 말이야....... 우리 여고생 카나미 짱이 문고리를 잡고 있을 때! 뽑는 거라고. 문고리를 잡고 있으니까. 얼른 열어줘요! 관리자님! 이라고 부를때 말이야.”

“에이 그런 미신이 어딨다고요! 말도 안되지 말입니다.”

“진짜라니까! 참 조만간 내가 어떻게 우리 카나미짱을 뽑았는지 이야기를 하면, 너도 놀랄걸?”

콜은 그렇게 말하며, 카나미 키즈나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설명하는 순간 흠 소리를 내며, 팔짱을 낀 채 자신을 바라보는 글룸의 시선을 느꼈고, 콜은 아! 소리를 내며, 야! 얼른 찾아! 라고 말하며 병사를 등떠밀어 내보낸 후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두 팔을 피며 결백함을 보여주었다.



“이래뵈도 사기증진을 위한 선물이라고 하시면 됩니다. 생환률 100%를 위해서!”

“소위님의 만족도 100%를 위해서라고 해야겠죠? 오늘 키즈나는 흰색 씨?”

글룸의 대답에 콜은 엑! 소리를 내며, 얼굴이 잔뜩 붉어진 채 고개를 강하게 저으며 말했다.



“에!? 제 닉네임도... 봤다고요? 아하하... 대신 제 부하들에게 이 게임하고 있다고 얘기나 하지 마세요. 키즈나 짱이 부끄러워한다고요.”

“내 입으로 얘기하지도 않아. 이야기할 수록 불썽사나워지니까. 근데, 키즈나는 흰색이라고 쓰여있던데 흰색이 무엇을 의미하는 거지?”

“아! 아닙니다 자자 얼른 우리의 아가씨나 찾자고요 이렇게 있다가는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요.”

콜은 눈이 휘둥그래 진채 고개를 강하게 흔들며 의문에 빠진 글룸을 필사적으로 밀었고 글룸은 모습을 감춘 204호 환자를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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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알았어. 정문에서는 확인 못 했다고? 알았어.”

“그럼 주둔지 내부에 있다는 건가?”

“네. 지금 상태로는 회복중이었고, 이 주둔지 주변에 있겠죠.”

“흩어져서 확인하지. 내가 저쪽을 수색하지. 만약 발견하면 바로 의무소대와 수색대에게 보고......해주십시오.”

“네네~ 사병님. 확인하는 대로 파견하겠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하루아침에 전락한 탓인지 말을 꺼내는게 익숙치 않다니까. 콜과 헤어진 후 글룸은 자신의 슈트의 기능을 활성화 시키며, 실험체에 대한 정보를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붉은 눈동자. 창백한 머리칼의 군데군데 드러난 실험의 흔적으로 가득 찬 흉터와 상처의 흔적들. 글룸은 당시 자신과 접촉했을 때 남아있었던 그녀의 생체 지문과 머리칼을 중심으로 탐색기능을 활성화시킨 후 주변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주둔지 내 막사를 살펴보던 사이로 감지 시스템에 뭔가 감지되었고, 글룸은 그 밑으로 그녀의 머리칼로 보이는 한올이 눈에 들어왔다. 머리칼을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들어올렸을 때, 그 앞으로 문이 박살난 채 널부러진 무기고 문과 함께 무기가 탈취 된 것 같은 흔적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글룸은 자신의 반자동 샷건을 든 채 다음 흔적을 따라 걸어갔을 때, 자신의 슈트의 청각 장치에 들려올 정도로 진동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글룸이 그 소리에 이끌리듯 추적하기 시작했을 때, 누군가가 짙은 광기의 함성을 표호하며 뭔가를 강하게 내려찍고 있었다. 

 


글룸이 전술라이트를 활성화시키며, 필사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검은 색 그림자를 향해 비추었을 때, 갑작스러운 빛에 익숙하지 않았는지 손바닥을 가리며, 눈을 가렸다. 글룸이 사이트를 조준한 사이로 슈트가 눈 앞에 있는 대상을 빠르게 분석했다. 신원이 확인되었을 때, 글룸은 자신의 시야에 드러난 그녀의 모습을 보고 침묵 속에서, 조준한 채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멍한 시선으로 자신을 향해 총을 조준하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았다.



“.......날 죽이러 온 거야?”

“아니.”

글룸은 그렇게 말하며, 조준하고 있던 반자동 샷건의 총구를 내려놓자 그녀는 믿을 수 없는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았다. 



“왜... 안 죽여? 내가 도망치려고 하면..... 날 죽일 듯이 두들겨 패고 실험실로 보냈는데.......”

“이곳은 그런 곳이 아니니까. 다들 널 걱정하고 있어.”

“걱정...... 왜? 내가 실험체니까? 아주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까?”

그 물음에 그녀는 입가에 가득히 미소를 드러내며, 글룸을 바라보았다. 눈을 부릅뜨는 그 사이로, 자신에게 뭔가를 해를 가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지친 듯 웃는 나지막한 미소. 그녀는 이내 체념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끔찍한 순간이 다가올 것이라는 것처럼, 큭큭 거리며 경련과 두려움으로 얼룩져 있었다. 


 

글룸은 문득 그녀의 손에 익숙한 형태의 대검이 그녀의 손에 쥐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고, 꽤나 오랫동안 휘두른 듯 손목과 양팔에는 경련이 일고 있었고, 두 팔에서는 파편에 찢기고 베인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뭘 부수고 있었어?”

“어....... 저것들...... 날 고문하고 집어넣었던 기계장치들.... 다 찢어버리고 싶었거든.”

그녀는 그렇게 대답하며 손으로 가리켰을 때, MORSE-13 이라 쓰여진 실험체를 담았던 용기가 찌그러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 옆으로 폐기된 차량의 부품과 총기들을 화풀이 한 듯 부순 듯한 흔적들이 곳곳에 들어와 있었다. 글룸은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갔고, 그녀는 경계의 시선으로 그를 주시했지만 그는 자신의 몸보다 큰 MORSE-13 용기를 들어올린 후 지면에 박은 채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시 한번 휘둘러보겠어?”

“뭐?”

“부숴버리고 싶다며. 보여줘봐.”

글룸의 대답에 그녀는 침묵 속에서 자신의 눈 앞에 있던 감옥이나 다름이 없던 용기를 바라보았다. 뇌리를 자극하는 끔찍한 악몽과 같은 기억들이 자신의 뇌를 후벼파듯 들어왔고, 그 감각은 광기를 자극하며, 자신의 감옥을 향해 대검을 휘둘렀다. 강한 충격과 함께 부서지나 싶었지만 용기는 찌그러지는 것 외에는 변화가 없었다. 



“부술 수가 없어...... 나 다시 저기로....”

“다시 한번 해봐.”

“뭐?”

“부셔버리고 싶다며. 이대로 저 감옥에서 다시 들어가고 싶어?”

그의 물음에, 그녀는 믿을 수 없는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았다. 


 

“난.... 들어가고 싶지 않아.....MORSE-13 A 타입. 난 폐기물이라고 불렀어. 난.......”

“넌 그런 존재가 아니야. 넌 그저 실험을 위해서 폐기를 위해서 소각당하기 위해서 태어난 게 아니야. 넌 그런 존재가 아니야.”

“난......”

“네가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걸 증명해봐.”

이걸... 어떻게? 미친소리처럼 들려왔지만, 그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다시 후려쳤고 몸이 과열이 되며 터져버릴 때가지 대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 파열음은 이내 수색하고 있던 병사들의 귀에 울려퍼지기 시작했고 병사들은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콜과 병사들은 그 사이로 글룸이 실험체와 거리가 가까운 걸 확인하고 무기를 조준하려고 했지만, 누군가 손을 뻗으며, 그들의 움직임을 저지했다. 



“전대장님. 실험체가 탈주를 한 상황에서 지금은......”

“괜찮으니, 놔둬.”

그녀의 명령에 병사들은 일제히 무기를 내려놓은 채 실험체와 함께하고 있는 글룸을 바라보았다. 위험에 빠졌다고 하기에는 글룸은 뭔가를 이야기를 하며, 그녀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었고, 그녀는 전과는 다르게 선봉에서 활약했던 글룸의 모습처럼 대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전부터 봤지만 글룸 사병님이 저 아이에게 푹 빠지신 것 같은데요?”

“말을 삼가하게. 콜 소위.”

그녀의 냉혹한 대답에 콜과 병사들은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조언에 따라 그녀의 움직임은 점점 대담하면서 날카로워지기 시작했고, 순간 그녀의 눈에서 예리한 칼날 속에서, 눈 앞에 있던 감옥을 향해 일격을 날렸다. 한순간의 일격. 찌그러지기만 했던 감옥은 옆으로 찌그러지면서 동시에 두동강이 나버린 채 나뒹굴었다. 그녀의 지친 호흡 속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려고 했을 때, 글룸이 그런 그녀의 손을 붙잡으며 지탱해주었다. 그녀가 멍한 시선으로 자신의 손을 잡는 그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감옥이 없어졌군.”

글룸이 그렇게 말하며, 그녀를 대신해 무기를 쥔 채 부축했을 때, 눈 앞으로 누군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자신을 수색한 듯한 조명 라이트가 서서히 다가오는 그녀에게 비춰젔을 때, 메이즈 전대장의 표식과 함께 류드밀라라는 명찰을 착용한 그녀가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가 무슨 일이냐는 시선으로 보고하라는 듯 글룸에게 시선을 보냈고, 글룸은 그녀에게 다가가며 보고를 했다.



“찾았습니다. 전대장님 그리고..... 지금 상황은....”

“무슨 상황을 말하는 건가? 글룸 사병.”

“하지만 전대장님 지금 그녀는.........”

“우리 소속이지. 새로운 신병하나는 제대로 데리고 온 것 같군.”

그녀의 대답에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속에서 체념하던 그녀는 고개를 들어올리며, 류드밀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글룸의 어깨를 부드럽게 두드려 준 후 그녀의 옆에서 두동강이 나버린 MORSE-13 용기를 확인 한 후 다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걸 네가 베었나?”

“.......맞아. 하지만 나 혼자서는 할 수 없었어. 다......저....”

“글룸이라고 부르게. 메이즈 전대 소속 사병. 오래전부터 너와 함께 전장을 누볐고, 네가 위험해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널 구했지. 그리고 네 이름은 MORSE-13 A타입이라 부르는 실험체 같은 이름이 아니야. 그렇지 않나?”

 


'알렉스?'

 


그녀의 대답에 병사들은 믿을 수 없는 시선으로 류드밀라의 대답에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병사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은 듯 그녀가 몸을 돌렸고, 병사들은 일제히 침묵한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희들의 전우를 멍청하게 잊어버리다니..... 어쩔 수 없지. 글룸 가드너를 제외한 나머지 전대원들은 새벽 5시에 전부 집결 후 그동안 미루고 있던 대 침식전 작전을 개시한다. 생환률 100%를 달성하지 못하면 다시 진행 할 것이다. 훈련을 안 한 탓인지 많이 군기가 빠진 것 같군.”

그녀의 대답에 제군들은 일제히 공포에 질린 듯 절대 아니라며, 야! 신병이냐? 라고 외치며, 일제히 환영해줬지만, 류드밀라의 눈에서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아.... 이 상태로 침식전을 치루다가는 비명횡사할 것 같은데.”

“걱정 마십시오. 전대장님.”

“정말인가? 자네가 말하는 신병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네만?”

류드밀라는 그렇게 말하며, 갑작스러운 환영인파에 멍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알렉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실험의 후유증도 있고, 무기를 사용하는 능력에서는 능숙하지 못해. 우리 전대가 후방 화력을 담당한다고 하지만 이대로라면, 선봉을 지휘하는 능력은.......”

“저도 한때는 부전대장이었습니다. 류드밀라 전대장님. 제가 가지고 있는 무기들을 하나 둘 적응한다면...... 저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난 그렇다 치더라도 관리자님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군.”

류드밀라는 회의적이었지만, 그를 믿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 사이로 알렉스는 영원히 부술 수 없을 것 같았던 감옥이 두 동강 난 채 나뒹굴고 있는 모습을 멍한 시선으로 바라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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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루이스 침식사태 발생하기 4개월 전.

챔버 지부 더글라스 본사.

 


“저에게 남은 선택지는 없었습니다. 제가 물러나지 않았다면, 전대 자체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었으니까요.”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라고 해야 되겠군요.”

니콜라스의 대답에 글룸은 침묵 속에서, 조용히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실 뿐이었다. 상황 상 최선의 선택이라 자신은 생각했지만 그것을 '실행' 을 하게 된 그의 입장에서는 뇌리 깊숙히 박혀버린 폭발의 파편 덩어리나 다름이 없었을 것이다. 결국 자신이 죽였으니까.



“한순간에 사병이 되어버렸다니...... 당시 관리자와 전대장은 어땠는지요?”

“.......그런 부분은 신경쓰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특히나 전대장님은 너무 많은 짐을 지게 되어버렸다며, 몇 번이고 저에게 미안하다. 라고 대답을 했죠. 전우에게 너무나도 많은 짐을 준 자신이 더욱더 한심하다고 말이죠.”

“그렇게 아꼈단 말입니까?”

“전대장님은 부하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십니다. 마치 부모와 자식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부모와 자식이라.... 자신이 있었던 챔버와는 다르게 그라운드 원의 관리국의 이야기는 니콜라스 자신조차 호기심을 품게 만들 정도였다. 




“그런데 이상하군요. 정당방위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생포가 목적이었으니까요. 결국 제가 사살했을 때부터, 시작된 문제였구요.”

글룸이 니콜라스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대답하는 자신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의문으로 가득 차고 있었다. 그것이 사실일까? 보고서의 결과에 나와있는 해당 관리자와 자신이 지켜보았던 그 관리자는 너무나도 다른 분위기였으니까. 



“저와 마찬가지로 당신 또한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 같군요.”

“당시 현장과는 완전 달랐으니까요. 관리자님도 제가 작전에 있었던 것을 토대로 관리국에 보고를 올렸지만 관리국에서 받게 된 그 보고서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구요. 마치 니콜라스 부사장님이 겪으셨던 사태처럼 말입니다.”

“그는 마치 정신을 잃어버린 듯양 당신과 당시 전대원들을 공격하려고 했었구요. 기습을 당했으며, 극도로 공포에 질렸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차분했었구요.”

그렇게 생각해도 그 사태는 결국 그것으로 끝이었다. 어디까지나 자신이 봤던 목격담이었고, 그것을 증명할 만한 증거는 없었으니까. 니콜라스는 그런 글룸을 주시하던 중 벨이 울렸고, 글룸은 그 소리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며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니콜라스를 바라보았다.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하는 그 사이로 니콜라스는 아쉬운 시선을 보냈을 때, 미팅이 끝났다는 것을 느끼고 자리에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바쁘실 텐데 제가 시간을 낭비하게.....”

“아닙니다. 글룸. 모처럼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간만에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를 해버렸군요. 장준수가 이걸 보면 크게 꾸중을 듣긴하겠지만요.”

“미팅에 대한 결과는 언제 나옵니까?”

“결과라니요?”

니콜라스는 무슨 얘기를 하는건가 싶은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눈 웃음을 지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다가가는 그의 발소리가 언제부턴가 손에 닿을 정도로 거리가 유지 되었을 때,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를 보며 말했다.



“이미 당신은 저희 회사 소속인데, 결과라는 것을 굳이 말할 필요가 있는지요?”

“네? 미팅이후로 관련된 추가적인 면접은.....?”

“전 모르겠군요. 블랙호크의 대장인 당신이 아직도 그런 서류의 숲에서 해메고 싶어하시다니요. 당신에게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글룸 가드너. 당신과 함께하고 있는 무기들처럼 전장에 존재하셔야 하지요. 이런 곳에 있는 모습을 보아하니 제가 당신을 너무 '소홀히' 하는 것 같아 죄송스럽구요. 아. 아니면 다시 기억하셔야 겠구요. 제가 당신을 채용했을 때, 제가 어떤 행동으로 당신에게 '제스처를 취했는지 말이죠.”

니콜라스는 그렇게 말하며, 글룸을 향해 손을 뻗었고 글룸은 멍한 시선으로 그런 그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의 손을 잡는 것을. 이대로 있기에는 부사장인 그에게 무례가 될 것이기에 글룸은 장갑과 수많은 기기로 뒤덮은 손을 뻗었고 그는 육중한 장갑을 두른 그의 손을 잡은 채 악수를 시작했다.




“......고맙습니다. 부사장님.”

“그에 대한 감사는 나중에 하십시오. 이 순간부터 당신이 있던 전대처럼 바빠질테니까요.”

“그런 이야기는 전 관리자부터 들었습니다. 적응해야죠. 인간은 그런 생물이니까요.”

글룸은 그렇게 말하며, 악수를 끝낸 후 니콜라스 부사장을 향해 경례를 포했고, 니콜라스는 그런 그의 경례에 관리국의 예의를 표하듯 경례로 답해주었다. 글룸이 자신의 슈트 헬멧을 활성화하며 나가려고 했을 때, 니콜라스는 아. 소리를 내며 그를 붙잡았다. 




“또 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부사장님.”

“당시 작전에서 구했던 실험체 말입니다. 그 실험체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 실험체도 당시 시신들과 함께.......”

“아닙니다. 당시 제가 있던 전대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부전대장이 되었습니다.”

“호오.....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는 겁니까?”

“네. 다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곳에 있죠.”

글룸의 대답에 니콜라스는 전대의 생사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래서 그가 안타까우면서 자신이 그곳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원망했던 걸까? 




“만약 가능하다면, 그 전대에 대한 행방을 수소문해볼 수 있습니다. 사내에 중요한건 사원들의 복지니까요. 특히나 당시 전대는 관리국의 공식 전대였으니, 쉽게 찾을 수도 있을 거구요.”

“그렇게 하실 필요는.......?”

“모처럼의 즐거운 미팅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하지요. 글룸. 소속 전대의 이름과 전대장을 알 수 있을까요?”

니콜라스의 물음에, 글룸은 고개를 끄덕인 후 니콜라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메이즈 전대였습니다. 전대장은 류드밀라였으며, 부전대장은 알렉스 였습니다. 저는 사병이었구요.”

“알겠습니다.”

니콜라스는 돌아가도 좋다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고 글룸은 고개를 끄덕이며 니콜라스 부사장실로 나갔다. 

“부전대장이었던 당신이 갑자기 사병이 되었다....... 참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숨기고 있군요. 글룸 가드너.”

니콜라스는 쿡 웃으며, 재미있는 보따리들을 가득 숨은 것처럼 나가는 그의 발소리를 들었다. 글룸이 승강기를 탔을 때, 승강기는 최고층에서부터 서서히 1층으로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사이로, 승강기의 창문에서 세인트 루이스 상공에 다이브를 한 함선이 보였고, 그는 멍하니 그 함선을 바라보았다. 



 

'네가 실험체라고 부르기 전에 이름이 있었다고?'

 


'응. 알렉스. 날... 알렉스가 불렀어.'

 


“그런 연약했던 아이가...... 지금의 부전대장이라니.... 참 시간은 믿을 수 없군요.”

그 중얼거림 속에서, 글룸은 그리움에 젖은 시선으로 함선을 향해 손을 뻗었다. 어쩌면 손을 뻗게 된다면, 닿을 지도 모르는 함선이었지만 그저 지켜볼 뿐 자신의 손에 닿을 수 없었다. 그런 충동 속에 뻗는 자신의 귓가에 허상이며 존재하지 않는다고 속삭인다. 그걸 인정 할 수 없다고 해도 몸은 그대로 굳어버린 채 자신을 향해 서서히 멀어지는 함선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것이 글룸의 두 눈과 자신의 머릿 속에서 박혀진 트라우마의 조각들이었다. 아주 강렬하며, 자신의 몸을 각성시키며 강하게 요동치게 만들고 있었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