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문구가 처음 등장하는건 <동국문헌비고 여지고>(1770)다.


輿地志云鬱陵于山皆于山國地于山則倭所謂松島也

(여지지에 따르면, 울릉 우산은 다 우산국 땅이며 우산은 왜인이 부르는 송도이다.)

 

그런데 동국문헌비고 여지고의 편찬은 신경준이 담당하였으며, 그 원전은 동일 저자의 <강계고>(1756)로 알려져있다.

 

강계고의 해당 원문은 다음과같다. 


愚按輿地志云一説于山欝陵本一島而考諸図志二島也一則倭所謂松島而蓋二島倶是于山国也

(내가 생각컨대 여지지에 따르면 일설에 우산 울릉은 하나의 섬이지만, 여러 서적을 고찰해볼때 두섬이다. 그중 하나가 왜인이 부르는 송도이고, 아마도 두섬은 모두 우산국이다.)


저 문장을 자세히 분석해보자.


1) 愚按 (내가 생각컨대)

2) 輿地志云一説于山欝陵本一島 (여지지에 따르면 일설에 우산 울릉은 하나의 섬이다)

3) 而考諸図志二島也一則倭所謂松島 (그러나 여러 서적을 고찰해볼때 두섬이다. 그중 하나가 왜인이 부르는 송도이다)

4) 而蓋二島倶是于山国也 (그리고 아마도 두섬은 모두 우산국이다)


일단 1)로 볼때 뒷문장들은 자신의 사견임을 전제하고 쓰였임을 알수 있다.

우선 2)에서 여지지의 인용문을 적은뒤, 3),4)에서 이를 반박하고 자신의 사견을 밝히는 구조로 되어있는것.

따라서 3)의 '그중 하나가 왜인이 부르는 송도이다'는 여지지에서의 인용이 아닌, 저자의 사견이라 볼수있다.


이에 대해 한국측 학자들은 2)~4)까지가 모두 여지지에서의 인용문이라는 주장을 하는데 이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

2)~4)까지가 모두 인용문이라면 이는 여지지에서 해당 문구를 그대로 옮겼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맨앞에 '내가 생각컨대'가 붙을 이유가 전혀 없다. 어떤 문장 전체를 인용하면서 서두에 '내가 생각컨대...'를 붙인다? 괴상한 소리죠.


거기다가 2)~4)까지가 모두 인용문이라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데, 바로 3)에서 ' 그중 하나가 왜인이 부르는 송도이다'라는 부분이 그것.

저게 모두 인용문이라면 여지지에는 '우산'이 아니라 '그중 하나'라고 적혀 있었다는 소린데, 이 문구만 가지곤 이게 울릉인지 우산인지 알수가 없음. 

그걸 신경준이 여지고에 옮겨적으면서 보다 명확하기 위해 우산이라고 했다? 오히려 신경준이 자의적으로 고쳐적었다는 개찬설의 또다른 근거가 되는셈.


3줄요약  

'우산은 왜인이 부르는 송도이다'라는 문장은 동국문헌비고 여지고에 처음 등장한다.

하지만 그 원전이 된 강계고에서는 이는 저자의 사견임을 알수 있다.

즉 '우산은 왜인이 부르는 송도이다'라는 문장은 여지지에는 없었다는 합리적 의심을 품을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