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위를 떠가는 낙엽처럼

우리의 관계는 딱 그 정도인가봐요

우리 만남에 운명이라는 것이 있었다면

넓게 펼쳐진 강물 위 포개진 낙엽 정도이고

우리 이별에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면

짧은 꿈을 껴안은 채 바다로 떠가는 낙엽 정도겠죠


우리는 서로의 모든 걸 알 필요가 있을까요

강물 위를 떠가는 낙엽처럼

잠시 몸을 부대끼며 온기를 나누고

때로는 산골짜기 계곡 위에서의 추억을 나누고

운명의 흐름에 따라 흩어지기도 때로는 부딪치기도

어쩌면 우리가 평생을 함께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서로의 모든 걸 알 필요가 있을까요


강물 위를 떠가는 낙엽처럼

우리의 사랑은 눈 먼 운명의 장난이니까요




31 (나의 행성) : https://arca.live/b/writingnovel/37355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