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셉이 소리를 질렀다.


“이놈아, 죠타로! 뭐라고 말 좀 해봐! 그 타이밍 안 맞는 꼴사나운 헛스윙 조작! 너 이 게임 해본 적 없는 게지?!”


테렌스는 아무 말없이 공을 던졌다. 죠타로 역시 이번엔 스타 플래티나를 이용해 버튼을 눌렀으나 늦고 말았다.


“스트라이크 투!!”


죠셉이 벌벌 떨다시피 하며 말했다.


“이번엔 공이 미트에 들어간 다음 휘둘렀어! 생 초짜구나! 죠타로, 너 이 녀석! 아예 비디오 게임이란 걸 해본 적이 없구나!”


그 다음공도 헛스윙이었다.


“스트라이크 아웃!”


죠셉은 분노하여 죠타로의 멱살을 잡았다. 아마 손자가 아니라 남이었으면 주먹이 날아갔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게 장난인 줄 아느냐, 죠타로! 똥폼 잡고 있을 때가 아니란 말이다! 넌 지금 네 영혼을 걸고 있는 거야! 이젠 기권할 수도 없다고!”


죠타로는 평온하게 말했다.


“이거야 원… 이럴 때는 격려를 해줘야지. ‘1회초란다.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니 힘내렴 죠타로.’ 라고.”


“무슨 생각인 게냐…? 아무리 네 스타 플래티나가 초정밀 조작이 가능하다 해도, 비디오게임에 무지한 주제에 놈에게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해? 뭘 생각하는 거냐, 죠타로?! 대체 뭘 생각하는 거냐고!”


테렌스는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말했다.


“죠타로, 혹시… 초보인 척해서 나를 방심케 하려는 작전이라면 소용없다고 충고해주지! 나는 그 어떤 상황에도 방심하지 않아. 갓난아기라 해도 영혼을 건 상대는 온 힘을 다해 해치운다!”


죠타로는 어느때 보다도 더욱 진지하게 말했다.


“영감, 난 아무 생각도 안 해. 그저… 저기 앞에 앉아 있는, ‘이 게임 만은 아무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확고한 자신을 가진 쓰레기 자식의 코뼈를 부러뜨리는 일만 생각하지. 카쿄인의 영혼을 되찾는 것만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뭐든 상관없지만… 아직 1회초 원 아웃이니 시합을 재개하지. 11점 차이가 나면 콜드 게임으로 시합은 그 자리에서 끝난다는 점을 잊지 말고.”


죠타로가 버튼을 누르자 2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2번 타자, 등번호 31번!”


투수가 공을 던지자 죠타로는 정확한 타이밍에 배트를 휘둘렀다. 그러나, 배트가 너무 높았다.


“스트라이크!”


죠셉이 말했다.


“이게 뭐야… 이번엔 배트와 공이 40센티는 떨어져 있었어!”


“스트라이크 투!!”


“스치지도 않는구먼.”


그 다음 공, 이번에도 헛스윙이었다.


“스트라이크 아웃!”


죠셉은 식은땀을 철철 흘렸다.


‘틀렸어… 실력 차이가 너무 크다… 이래선… 일본이나 한국 리그에서 꼴지를 도맡아 하는 최약팀이 메이저리그 우승 팀에게 도전하는 거나 마찬가지지… 너무… 너무나도 처참해.’


그 다음, 등번호 8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이번에도 순식간에 헛스윙으로 스트라이크 투. 테렌스는 생각했다.


‘보아하니… 정말로 초보자인 모양이군. 못해도 너무 못해! 유도의 달인이 상대의 유도복 매무새만 보고도 실력을 판가름하듯, 이 반응과 느낌을 통해 알았다… 죠타로는 정말로 비디오게임의 초보자라는 사실을! 그래도 나 다비는 결코 방심하지 않는다. 이 게임에 나오는 타자의 약점은 모두 알고 있지. 다음은… 바깥쪽… 낮은 곳에… 최고 주특기 구질인 슬라이더를 꽂아 삼자범퇴 시켜주마.’

“1회초 노 볼 투 스트라이크 투 아웃. 그럼 던지겠다.”


“그러시지. 이제 배팅 쪽은 대충 익혔다.”


테렌스가 공을 던지는 순간 나온 죠타로의 발언에 그는 당황했다.


‘뭐라고…! 지금… 뭐라고 했지! 이 녀석…! 배팅 쪽은…이라고? 대충 익혔다고 했나…? 대체 무슨 소리지?! 무슨 소리냐?!’


공이 날아오는 순간…

따아악!!

경쾌한 소리와 함께 배트에 맞은 공은 우측 담장을 향해 힘껏 뻗어 나갔다. 테렌스는 경악했다.


“뭐야아아아아!”


“죠타로!!”


“굿! 제법 재미있는 게임인걸…”


우익수가 열심히 달렸지만 이젠 그럴 필요는 없었다. 죠셉이 소리쳤다.


“이, 이건! 설마! 쭉쭉 뻗는다! 계속 날아간다!”


‘지금 이 녀석이 뭐라고 했지?! 이제 배팅 쪽은 대충 익혔다… 익혔다고 했나?!’


공은 우측 담장을 넘어 돌아오지 않았다. 죠셉은 싹 반색하고서 환호했다.


“너… 넘어갔다! 이거 꿈이지! 꿈이지! 으하하하하!”


“홈런!!”


테렌스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죠셉은 더욱 신나 하며 소리쳤다.


“홈런! 홈런이라고! 으하하하하!”


“죠타로! 네놈 아까 뭐라고 했지?! 익혔다! ‘배팅은 대충 익혔다.’라고 했나?!”


“두 번 말할 필요는 없지.”


테렌스는 더더욱 바짝 긴장했다.


‘이, 이 녀석… 분명 초보자였는데… 그런데도 겨우 여덟 차례의 스윙으로 익혔단 말인가… 초정밀한 스타 플래티나의 움직임을 가진 쿠죠 죠타로! DIO님께서 가볍게 보지 않고 형이 패배한 이유를 지금! 실감하고 깨달았다…’


테렌스는 드디어 진정한 적수를 만났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후후후… 재미있군. 나의 적수라면 이래야지… 하지만 너의 그 무시무시한 본성을 1회초라는 초반에 내게 드러냈던 것을 앞으로 후회하게 될 거다…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