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소설은
이젠 철이 지났지만, 6챕 막혔던 늒네가 왠지 기분이 미쳐서 걸캎세계관을 기준으로 써낸 창작글이야.
따라서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고 

원작붕괴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까 싫다면 뒤로가기 눌러도 돼!(그래도 대놓고 붕괴를 노리진 않으니까 봐주면 기뻐!)

덧붙여 실제 사건, 인물, 배경과는 일체 관련이 없어!


늒네의 말 : 뭔가 늘어질 것 같아서 그냥 최종장 분위기를 내보기로 함. 번외라고는 했지만 지금까지의 흐름은 동일, 각 인연이 개별적인 거라고 생각하면 됨.(A의 인연에서 B의 인연은 없던 일이 되는 것.) 처음으로 난관에 봉착했음. 결국 대충 씀. 본편들어가면 나아지려나......


전편링크 - [0]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3화 이후 번외편

[인연편1(지무카, 아이린)] [인연편2 (코넬리아, 로코코)] [인연편3 (주노, 유키)] [인연편4 (리타, 소쇼우신)] [보너스인연편5 (죠시주, 아니야, 소시)] [인연편6 (문, 이코스)]

----------------------------------------------------  

※ 최종장 돌입전, 각 캐릭터와의 개인 인연담같은 느낌으로 써보고 싶어서. 순서는 임의임.

지무유, 그루니에 편





< 인연- 지무유 >


무카가 쓰러졌다. 처음에 그 소식이 전해졌을 때는 나도 꽤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큰 이상은 아니고 약간 피로가 쌓였을 뿐이라는 모양이었다. 나는 내심 반성하며 무카에게 작전을 대비해서 제대로 휴식을 취할 것을 명령했지만 무카는 처음엔 반항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는 게 그녀의 주장이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무유의 도움으로 무카를 어떻게든 설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오늘의 당직은 나와 무유가 서게 된 것이다. 정확히는 무카가 설 예정이었던 걸 무유가 대신 맡게 된 거지만.



“정말로 괜찮았어?”


“네. 최근 언니는 조금 힘들어 보이기도 했구요. 아니면 점장님은 여고생이랑 같이 보내는 건 싫으신건가요?”


“오해를 부르는 것 같은 말투를 하지마… 그리고 현역은 아니겠지.”


“아아! 아직 현역의 자격은 있거든요!”



볼을 부풀리는 무유의 모습은 화가 났다기 보단 왠지 귀엽게만 보였다. 무카와 자매라는 말이 납득될 정도로 다재다능한 무유는 솔직히 이곳에서는 꽤나 언밸런스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무유가 있어주어 살아나는 건 사실이지만 처음엔 내키지 않는 기분도 있었다. 이런 세상이니까 한창 청춘을 구가해야 할 소년소녀들이 전쟁터에 내몰리는 거겠지만. 그래도 언니를 돕겠다고 부대에까지 자원해 온 여동생의 기특함을 무위로 돌리기엔 내 심장은 그렇게까지 차갑지는 못했다. 결국 무유와 둘이서 무카에게 나란히 혼나는 처지가 되어버린 건 씁쓸한 추억이다.



“아, 점장님! 이번엔 제가 할게요!”


“어, 진짜?”


“그럼요! 제대로 배웠거든요!”



의기양양하게 내게서 도구를 뺏어간 무유를 나는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내가 방금 내리려고 했던 건 우리 카페의 시그니쳐 커피였다. 다른 커피는 그냥 블렌더로 갈아서 전용장비로 적당히 우려낸 샷을 적당히 믹스해서 만들어내면 되지만 이건 다소 요령이 필요했다. 덧붙여 한정판매 품목이고 현재 제조 면허(?) 소지자는 나를 포함해 무카뿐이다. 무카가 엉성하게 가르쳤을 리는 없을테고 무유도 손재주가 없는 건 아닐테니 크게 걱정되는 건 아니지만…….



“거기 계속 계실거에요?”


“어?”


“보여지는 건 조금 부끄러운데요…….”


“으음.”



딱히 보고 싶다고 생각한 건 아냐. 나는 말없이 그 자리를 떠나 안쪽의 창고로 들어갔다. 대충 재고나 파악하며 시간을 보낼 셈이었다. 그런데 그럴 여유가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꺄아!”


챙그랑!


“…….”



이걸로 5번째. 아까부터 간간히 밖에서 들려오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소리들이다. 처음 몇번은 놀라기도 했고 걱정되서 얼굴을 내밀었더니 접근을 거부하는 무유의 강력한 반응이 되돌아와서 결국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대충 겉눈으로 흝어본 바 상처는 없는 거 같아서 일단 신경쓰지 않기로 했지만.



“우와앗!”


탕!


“…….”



어떻게 저걸 신경안쓰고 있을 수 있냐고! 그나저나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길래 저런 불길하기 짝이 없는 소리만 들려오는 거야? 심지어 그 장본인이 무유라는 게 더욱더 믿기지 않는다. 이코스나 아이린이라면 몰라도 말이지. 아이린은 그나마 처음에 비하면 적응해서 나아진 모양새지만 이코스는 원체 일을 빠져대서 익숙치 않다는 게 보이니 일을 시켜놔도 불안할 뿐이다. 어쨌거나 평소엔 무슨 일이든 잘하는 엘리트 타입인 무유니까 일에 서툴다는 건 상상이 잘 안가는데. 



“끝냈습니다~!”


“아, 응.”



무유가 부르러 왔기에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밖으로 따라 나갔다. 중간부터는 신경이 쓰여서 일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기는 했지만.



“음?”



들려왔던 소리와는 다르게 현장은 비교적 깔끔했다. 아니, 내가 가기 전 거의 그대로다. 달라진 건 제대로 시그니쳐 커피가 두 잔 놓여져 있는 상태라는 것. 내 의문을 눈치챘는지 무유가 입을 열고 있었다.



“아핫, 놀라셨으면 죄송해요. 간단한 테스트였어요.”


“테스트?”


“심리테스트 같은 거 있잖아요.”


“그렇군. 이상하다 싶긴 했다만.”



아무래도 그 소리들은 무유가 꾸며낸 장난의 결과물인 듯 했다. 요컨대 그렇게 해서 상대가 보이는 반응에 따라 결과가 나오는 듯 하다.



“그래서 난 어떤데?”


“몇번 확인하고서 신경쓰지 않는 유형이네요. 우유부단한 성격이군요. 여난에 휩쓸리기 좋아요.”


“…멋대로 지어내는 거 아냐?”


“속고만 사셨나요. 아님 찔리시는 거라도?”


“그러는 넌 어떤데?”


“몰래 확인하는 유형입니다. 우유부단한 성격이랑은 궁합이 좋대요.”


“뭐?”


“자자, 그보다 커피요, 커피.”



뭔가 억지로 화제가 돌려진 느낌은 들었지만 나는 더이상 추궁하지 않기로 했다. 뭔가 좋지않은 예감도 들고…. 무유의 재촉에 따라 확인한 커피는 겉보기에는 나쁘지 않아 보였다. 핵심 포인트인 층만들기도 제대로 되어있다.



“봐요, 됐죠?”


“그래. 충분해.”


“에헴!”



자랑스럽게 가슴을 펴며 말하는 무유에게 나는 엄지를 척하고 들어줬다. 손님도 비었고 잠시 브레이크 타임을 가질 겸 잡담을 나누며 무유가 만든 커피를 즐기기로 했다. 그렇게 마신 커피는 조금 달달한 맛이 났다.






< 인연- 그루니에 >


“점장님!”


“그루니에?”



갑자기 방으로 쳐들어 온 그녀때문에 나는 깜짝 놀라서 들고있던 서류를 손에서 놓치고 말았다. 그 순간, 낱장의 서류들이 흩날려 방바닥위에 뿌려지고 말았다.



“아, 죄송해요!”


“아니, 괜찮아.”



딱히 그리 중요한 서류도 아니었고. 나는 서류를 줍기 시작했고, 그루니에도 도와준 덕에 생각보다 빨리 정리가 되었다.



“도와줘서 고마워.”


“아니에요… 가 아니에요, 점장님!”


“으응.”



화를 내는 것처럼 볼을 부풀리고 한 손은 허리에 짚은 채 다른 한손은 집게 손가락을 편 모습의 그루니에였지만 솔직히 무섭다기보단 귀엽다는 느낌이 더 강해서 순간 어찌 반응해야 할지 망설이고 말았다. 그나저나 갑자기 찾아온 거였지. 딱히 잘못한 일은 없는 거 같은데 괜히 찔리는 기분이야.



“또 약을 받아가셨다면서요?” 


“응?”


“다 들었어요. 발뺌할 생각은 마세요.”


“하하….”


“웃음이 나오시나요!”



당연히 짚이는 일은 있다. 최근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처방받은 일이다. 부대원들에게 걱정끼치기 싫어서 나름 몰래 받아온 건데 그루니에가 어찌해서 알아버린 모양이다.



“아무리 중독성이 약하다해도 약에 의존하는 건 좋지 않아요, 점장님.”



뭔가 약쟁이가 된 기분도 들지만 순순히 수긍해두기로 했다. 괜히 항변했다가 그녀의 기분을 해치면 식사시간이 괴로워지거나 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많이 힘드세요?”



솔직히 대답하기가 곤란한 질문이었으므로 나는 그저 멋쩍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내 반응에 그루니에는 한껏 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제가 간섭하는 건 주제넘은 일일지도 모르지만요. 정 힘드실 땐 말씀해주세요. 몰래 그러시지 마시구요. 그게 더 서운해요.”


“응, 알겠어.”


“약속하신 거에요? 그럼 갑자기 이렇게 찾아뵈어서 실례했습니다. 저는 이만 돌아가 볼게요.”


“어, 벌써 가게?”


“점장님도 바쁘셨던 중인거 같고 더이상 제가 방해할 수 없으니까요. 저도 일이 남아있어서요.”



커피라도 권하고 싶었지만 정말로 곤란해하는 그녀의 표정을 보니 도저히 붙잡을 수가 없었다. 들은 얘기가 있어서 그녀가 실제로 바쁜 것도 알고 있었다. 사실 지금 보던 서류도 그쪽에 관련된 이야기였다. 결국 그루니에는 왔을 때처럼 훌쩍 떠나버렸다. 나는 살짝 아쉬운 마음으로 그녀가 나간 문을 바라보다가 다시 서류로 눈길을 돌렸다.



“상담할 수 없었군.”



서류의 내용은 그루니에의 소속 변경에 관한 거다. ‘인페르노 쇼크’사태로 급증한 부상자들과 고군분투했던 그루니에의 평가가 높아진 게 주 원인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여기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솔직히 말하면 그루니에가 남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건 이기적인 욕심이라는 것도 안다. 결국 여러 이유를 핑계로 써가며 외면했고 보류상태다.



“하아…….”



오늘 밤도 편히 잠들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 ……

[인연편6] 인연편7 [다음편(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