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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편   https://arca.live/b/lastorigin/29749699


※해당 작품은 픽션입니다. 이 작품의 설정은 공식 설정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편 섬 안으로 진입한 대(對)나이트메어 부대는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며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다.


며칠 전 6인방이 치렀던 전투데이터를 기반으로 아르망은 적의 특성과 능력을 파악할 수 있었다.


현저히 떨어지는 물리파괴력, 회피와는 반대급부로 리리스의 육탄전을 견디는 만만치 않은 육체의 강도.


당연히 그에 맞춰 특수부대를 구성했다.


오르카 호의 대중장 철충전의 스페셜리스트라고 볼 수 있는 이들이 한 팀으로 모여 적진 깊숙이 들어갔다.


메이가 쏜 미사일의 여파로 안개가 개어 시야가 탁 트인 상황.


다가오는 적들을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적들이 아군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대원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전방에서 걷고 있던 블러디 팬서가 갑자기 멈춰 섰다.


당연히 뒤에서 따라오던 이들도 덩달아 제자리에 섰다.


무언가 녹아내리고 있는 것 같은 거뭇거뭇한 형체를 본 블러디 팬서가 미간을 좁혔다.


그러곤 고개를 뒤로 돌려 자신이 본 것을 보고했다.



"라비아타 부통령, 전방에 식별 불가능한 개체가 있지 말입니다?"



그 말에 라비아타가 블러디 팬서의 옆에 서서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을 주시했다.


그녀의 말대로 액체처럼 꾸물대고 있는 검은 형체가 라비아타의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에 라비아타가 눈살을 찌푸리더니 침착하게 명령을 내렸다.



"일단 전원 전투준비를 한 상태에서 천천히 접근합니다."



그 말에 비스트헌나 칼리스타 같은 몇몇 대원들이 한층 더 긴장한 얼굴로 탄약을 일발 장전했다.


그걸 본 로열 아스널이 부대원들에게만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제군들. 저항 없는 샌드백을 치는 느낌으로 임한다고 생각해라.

 다들 실드 칙 정도는 가볍게 요리할 수 있지 않나?"



아스널의 농담에 돌처럼 굳은 표정을 짓고 있던 이들의 얼굴 근육이 조금이지만 씰룩였다.


몇몇 대원들은 풋하고 소리 없이 웃었다.


대원들 사이에 형성된 과도한 긴장감이 어느 정도 완화되자 아스널이 흡족하다는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을 본 라비아타 역시 아무 말 없이 양쪽 입꼬리를 올렸다.


그렇게 서서히 접근해 정체불명의 개체와의 간격이 50M 정도 남은 그때, 검은 덩어리가 갑자기 어떤 형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거리가 거리인지라 그곳에 있는 부대원들 전원 그것이 서서히 어떤 모습을 갖춰가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눈치챈 라비아타가 큰 목소리로 공격 명령을 지시했다.



"목표 타깃인 나이트메어에요! 전원 전투 개시!"



탕!


아스널이 쏜 대물 저격총의 총성이 전투의 개시를 알리는 축포가 되었다.


그녀의 뒤를 이어서 아머드 메이든과 캐노니어의 부대원들의 포격이 나이트메어를 향해 쏟아졌다.


곧 나이트메어가 있던 곳을 기점으로 먼지구름이 일어났지만, 그녀들은 눈도 하나 깜짝 안 하고 포격을 이어나갔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지형이라도 바꿀 기세로 모든 것을 쏟아낸 그녀들이 탄환 보급을 위해 잠시 포격을 멈추자,

시간을 벌기 위해 먼지구름 사이로 라비아타가 그녀의 신체보다 큰 투핸드 소드를 손에 쥔 상태로 파고 들어갔다.


그런데 라비아타가 본 것은 나이트메어로 보이는 개체의 파편이 땅 위 여기저기에 흩뿌려져 있는 광경이었다.


무언가 석연치 않은 느낌에 라비아타가 소리쳤다.



"부대 포격 일시 중지! 전원 경계태세로 전환하고 아스널 대장만 이곳으로 오세요!"



그 말에 부대 쪽 진영에서 술렁이는 목소리가 일어났지만, 라비아타가 의미 없는 말을 할 성격이 아니란 걸 알기에 순순히 명령에 따랐다.


아스널이 라비아타에게 다가와 의아하다는 기색으로 질문했다.



"무슨 일인가, 라비아타 부통령? 설마 나이트메어가 벌써 다운(Break)됐나?"


"…일단 저기를 좀 보실래요?"



자신이 본 것을 아스널에게 보여주자 그녀도 뭔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손가락을 턱에 갖다 댔다.


먼지구름이 거의 다 가라앉을 무렵 아스널이 입을 열었다.



"분명 데이터상으로 리리스 경호 대장의 육탄전을 버틸 만큼 내구성이 엄청나다 하지 않았나?

 그래서 장기전으로 흘러갈 것 같아 내가 필요하다 한 것이고."

 

"그런데 실제로는 이렇게…"



그때 기계가 맞닿으며 내는 불쾌한 소음이 둘의 귀에 들려왔다.


소음의 근원지에 시선이 향한 둘은 그곳에 나이트메어의 머리 부분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놀랍게도 머리만 남은 나이트메어의 머리에서 사령관이 쓰는 인간의 언어가 흘러나왔다.


머리만 덩그러니 남아 말을 하는 광경은 얼핏 보면 기괴하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증오해 마지않을 것들…!」



그 모습에 라비아타와 아스널이 무기를 들었지만, 머리만 남은 나이트메어가 그녀들에게 물리적인 해를 끼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나이트메어는 둘이 뭘 하든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이곳에서 끝났으나 이 몸이 심어놓은 악몽이 너희를 파멸로 몰아가리라!」



그 말을 끝으로 나이트메어는 완전히 작동을 멈췄다.


시간이 흘러도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자 라비아타와 아스널이 무기를 내렸지만,

나이트메어가 한 말이 둘의 뇌리에 남아 생각에 빠지게 했다.


하지만 이곳에 남아 둘이서 고민하는 것보다 다른 이들의 생각과 상황을 들어보는 게 맞다 생각한 라비아타가 먼저 제정신을 차렸다.


라비아타가 내린 부대 복귀 명령에 특수부대는 아리송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나이트메어의 잔해를 뒤로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나이트메어가 암시한 암운은 이미 오르카 호에 드리우고 있었다.



-


-



현재 리리스만 잠들어 있는 격리실.


그곳에는 깨어난 리앤까지 합류해 티아멧, 유미, 리앤 삼인방이 모여 얘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이야기의 주제는 스틸라인 온라인이었다.


티아멧은 유미가 하는 이야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고,

리앤은 유미가 말해주는 스틸라인 온라인에 흥미가 생겼는지 이것저것 물어봤다.


그렇게 한창 떠들고 있을 때 자고 있던 블랙 리리스가 서서히 눈을 떴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블랙 리리스가 초점 없는 두 눈을 한 채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리리스가 깨어난 걸 본 유미는 기쁜 표정으로 무전기를 통해 소식을 전했으나

평상시의 리리스와 달라 보여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인 티아멧과 리앤이 리리스를 경계했다.


곧 반대쪽에서 사령관은 아직 자고 있다는 레오나의 무전이 들려왔다.


그런데 사령관이라는 소리를 들은 리리스가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유미를 향해 돌진했다.


순식간에 옆에 나타난 리리스를 본 유미가 꺅 소리를 지르며 무전기를 손에서 놓았고 리리스는 정권을 내질러 무전기를 박살 냈다.


펑! 후드득.


무전기가 원형을 알 수 없을 만큼 심하게 부서져 바닥에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티아멧이 엉덩방아를 찧은 채 공포에 질려 벌벌 떨고 있는 유미를 급히 데려왔다.


자신의 손으로 기계를 부쉈음에도 리리스의 표정은 변함없이 고요했다.


그 모습을 본 세 바이오로이드의 머리에 경종이 울렸다.


지금 깨어난 리리스는 정상이 아니라고.


그렇게 판단한 리앤이 냉정하게 이 셋이서 할 수 있는 일을 떠올렸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리리스를 셋이서 저지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아무런 무장이 없는 맨몸이라 한들 기본적인 신체 스펙의 차이가 넘사벽이다.


리리스를 설득한다? 거리낌 없이 기기를 파손할 정도로 막 나가는 상태인데 우리 말이 들릴까?


결국 리앤이 내린 판단은 일단 오르카 호에 있는 모두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리리스를 자극하지 않도록 몰래 한 손을 뒤로 꼼지락거리면서 벽을 더듬던 리앤의 손에 유리가 만져졌다.


눈을 슬쩍 돌려 자신이 만진 것이 비상벨임을 확인한 리앤이 있는 힘을 다해 쾅! 하고 쳤다.


왜애앵!


오르카 호에 처음으로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리앤은 명치에 가해지는 무시무시한 힘에 정신을 잃고 말았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셋을 쓱 둘러본 리리스가 방을 나섰다. 복도에 있는 CCTV가 그녀를 모습에 담았다.



-


-



"유미? 커넥터 유미? 응답해!"



한편 갑자기 끊긴 신호에 레오나가 여러 차례 무전을 시도했지만 당연하게도 실패했다.


무전기는 이미 리리스에 의해 파괴된 상황이었기에,

레오나가 든 무전기에서는 연결이 끊겼음을 알리는 지직거리는 불쾌한 소음만이 들려왔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레오나가 손톱을 질근질근 씹었다.


그리고 그녀의 감이 적중했는지 오르카 호에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떻게 해야 하나 감조차 잡히지 않는 그때,

그 모습을 지긋이 바라본 발키리가 자신의 옷 안에서 레오나의 주무장인 P86G 피스톨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레오나가 놀란 표정으로 발키리를 보았다.


그 시선을 느낀 발키리가 그녀의 주무장인 모신나강에 탄을 장전하며 짤막하게 대답했다.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미리 챙겨둔 겁니다. 대장은 각하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조심히 다녀와. 너 다치면 사령관이 걱정하니까."


"…"



레오나가 한 말이 의외였는지 자신을 걱정해주는 그녀를 향해 발키리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고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오르카 호에 잔류해 있던 나머지 대원들은 갑자기 울리는 사이렌 소리로 인해 혼란에 빠졌다.


훈련인가 싶었지만, 오르카 호 여기저기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아르망의 단호한 목소리가 실제상황임을 알렸다.



"참모진의 아르망이 전파합니다. 현재 상황을 E3 상황으로 격상하고 각 부대의 매뉴얼에 따라 움직여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전파합니다. 현재 상황을 E3 상황으로 격상하고 각 부대의 매뉴얼에 따라 움직여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전파 끝."



그렇게 방송이 끝나자 오르카 호의 대원들이 상급자의 명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난리가 난 와중에 침대에 누워있던 사령관이 신음을 흘리며 깨어났다.


그 소리를 들은 레오나가 헐레벌떡 뛰어가 사령관의 손을 자신의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령관이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 올렸다.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이가 레오나임을 확인한 사령관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레오나? 어떻게 여기에…"


"달링!"



그가 무슨 말을 하건 아랑곳하지 않고 레오나는 사령관을 힘껏 끌어안았다.


기나긴 꿈에서 깨어나 현실에서 감동의 재회를 해야 할 둘이었으나 사령관에겐 급한 용무가 있었다.



"레오나? 지금 리리스가 위험해. 아니 리리스의 주변에 있는 애들도 위험해."


"달링?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 당장 리리스 주변에 있는 애들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그때였다.


쾅!


어지간한 충격엔 꿈쩍도 안 하는 닥터의 연구실 문이 단 일격에 부서져 바닥을 나뒹굴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광경에 사령관과 레오나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문 앞에는 닿는 순간 썰려 나갈 것 같이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블랙 리리스가 형형한 눈빛으로 그 둘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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