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https://arca.live/b/writingnovel/45627410


2화:https://arca.live/b/writingnovel/45707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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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와."


나는 카인을 불렀다. 하지만 카인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창고로 들어가보니 창고 벽에 피로 글씨가 쓰여져 있었다.


"나는 너랑 맞지 않는거 같다. 짧지만 그동안 미안했고 고마웠어."


나는 그게 카인이 쓴 글이라는걸 알았고 나는 뭔가 시원하면서도 찝찝했다.


"참, 사라져도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마음에 걸렸다. 그는 뒷문으로 나갔으니 별로 멀리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나는 다시 일을 하려고 갔다.


"…"


조용한 꽃집에서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고 그때 한 노인이 들어왔다.


"어서오세요."


"네."


노인은 걸걸한 목소리로 응답했고 꽃 하나를 짚더니 계산대로 왔다.


"이걸로 하시게요?"


"네. 그리고 무슨 걱정있소?"


노인은 예리하게 나의 심리를 알아채었다. 나는 당황해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노인은 이해한다는듯이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무슨 문제인지는 모르겠소이만. 묻지는 않겠소. 오지랖일 수도 있겠지만, 그저 해줄말이 있소."


나는 노인의 말에 빠져들었고 조언을 구했다. 노인은 고개를 까딱러리고 목을 가다듬었다.


"꽃말같은거 좋아하오?"


"예, 저는 원래 꽃을 좋아했으니."


그러자 노인은 꽃 하나를 더 짚어왔다. 그 꽃은 빨강 매발톱이었다.


"이 꽃의 꽃말을 아시오?"


"네, 솔직 아닌가요?"


"그렇소. 그러면 이 꽃을 드리겠소. 물론 돈은 제가 낼거고. 당신의 마음에 솔직해지시오. 당신이 지금 무얼 하고 싶은지, 무슨 생각인지 떠올리시오."


"그리고, 자신, 그리고 자신이 생각을 신뢰하시오. 그리고 직접 부딪치는거요."


노인의 말에는 힘이 있었다. 사람을 끌어당기면서 북돋는 힘이. 그리고 그 힘은 나는 내 감정에 솔직해 짐과 동시에 용기를 얻게 해주었다.


"폼 좀 잡아본거지만. 도움이 되었소? 되었다면 다행이구려."


"아,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노인은 유유히 떠나갔다. 나는 그때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한 번 더 차올랐다. 거짓말을 했을 때 느낀 감정이 씨앗이었다면 지금은 개화였다.


지금의 나는 한 송이의 꽃이다. 이제 막 피어났다. 하지만 바람이 불어도 깇은 뿌리로 버텨낼 수 있을것 같았다.


나는 바로 가게문을  잠가놓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머릿속에는 카인을 만나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카인! 카인!"


나는 길거리마다 소리쳤고 치맛자락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지만 계속 달려나갔다.


하지만 갑자기 지가 쏟아졌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갔다. 그리고 계속 달려가다가 지쳐서 멈췄다.


"대체 어디있는거야..."


나는 숨을 가쁘게 쉬었고 그때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스쳐지나갔다. 나는 바로 내가 집에가는 길로 달려갔다. 카인과 처음만난 곳이다.


그곳에 도착했을때 카인은 지팡이를 어깨에 기댄채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버려진 길고양이 같았다. 나는 카인에게 다가갔다. 카인은 나를 보더니 피했다.


"피하지마."


"됐어. 나랑 얽히면 귀찮아진다고."


"닥치고 그냥 따라와."


카인은 서글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계속 그의 팔을 붙잡았다. 그는 내팽개치려고 했으나 나는 계속 붙잡았다.


나는 그의 팔을 잡고는 그대로 내 집까지 끌고갔다. 그는 힘 없이 나에게 끌려와서 집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리고 물기를 닦아내었다.


"왜 나를..."


"몰라.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그게 중요해? 그냥 내 마음이 시켰으니깐. 그저 그뿐이니깐."


카인은 내 말을 듣고는 나를 껴안았다. 그리고 나도 그를 안아주었다. 서로의 체온이 비에 젖은 차가운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