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씨]
“잘 왔어, 드디어 너희들이 기대하던 첫 번째 시간이야. 첫 시간이니 만큼 조금 심심풀이로 대충 데려와 봤어. 아마 다들 이름도 기억 못 할 거 같은데… 어찌 됐건!”
[L씨]
“무능함의 아이콘! 전직 붕괴의 기사단 제 3석이나 되면서 헌터 한 명에게 밑천이 다 털린 희대의 머저리! 오늘의 게스트인 라미르 틸라우를 소개합니다!”
[라미르]
“누가 무능함의 아이콘이야! 내가 어떻게 3석까지 올라갔는데!!”
[L씨]
“음~ 뭐 그건 둘째 치고~ 헌터 한 명에게 밑천 다 털린 건 사실이잖아? 자존심 안 세워도 돼~ 여기는 그런 공간이야~”
[라미르]
“그래서 뭘 하고 싶은 건데?! 댁이 불러놓고 성질만 돋구고 보내는 건 아니겠지!?”
[L씨]
“에이~ 내가 언제 성질을 돋궜다고 그래? 아, 맞다. 너를 이럴 생각으로 부른 건 아니고… 여기 있는 대부분은 네가 털린 이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를 모르거든? 그러니까 네 이야기나 해 보는 건 어때?”
[라미르]
“나 참… 크게 말할 것도 없는데… 잡혀가서 감옥에 갇혔지.”
[L씨]
“아… 이거 글렀네. 이젠 기억도 희미한가 보네.”
[라미르]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내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못한다는 건가?”
[L씨]
“아~ 그냥 그 부분은 집어치우고, 네가 탈주한 이야기나 풀어 봐. 기사단장이 갈궈서 탈주했다고 그랬나?”
[라미르]
“그렇지. 그 인간은 나를 싫어하면서 집요하게 괴롭혀댔지. 그러고선 2석은 내 자리가 아니었어. 자기 마음대로 정해서 앉혀버렸지.”
[L씨]
“음음~ 그래서? 거기에 2석을 뭉개고 앉고 싶었는데 실패하고?”
[라미르]
“그런데 한 기사단원이 내 이야기를 하더라고. 갈굼당해서 화나는데 그러기에… 그냥 쏴 죽여버렸지.”
[L씨]
“와우, 엉덩이로 깔고 뭉개고 앉아 죽인 게 아니라?”
[라미르]
“헛소리 하지 마.”
[L씨]
“하하~ 그건 그렇고~ 내 생각을 말해도 되나?”
[라미르]
“네 생각? 말해 봐. 어차피 여기는 네 공간이잖아.”
[L씨]
“내 생각에는 말이지… 기사단장은 석차가 있는 기사단원들 전부를 갈궜지 않아? 그리고 그 전에 너만 갈궜다기에는 2석을 더 많이 갈궜어.”
[라미르]
“갈굴만 했지. 나보다 무능한데 2석이라는 중책에 앉아있으니.”
[L씨]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전혀 이해 못 했네… 너만 갈군다는 건 네 피해망상이고… 2석이 더 유능했다는 소리거든.”
[라미르]
“뭔 소리야? 그 년이 유능할 리가…”
[L씨]
“네 말대로 2석이 무능하다 할지언정, 최소한 2석에 있는 만큼 기사단장의 신뢰를 받고, 너보다는 유능했다는 소리겠지~ 행실만 봐도 나오잖아? 너가 한 걸 그대로 말해보자면… 저격수면서 이겼다 싶으니 튀어나와서 나대다가 튀어나온 복병에게 당한 거잖아?”
[라미르]
“……”
[L씨]
“저격수란 모름지기~ 하면서 알려준 사람이 없었나? 아니면 훈련을 제대로 못 받았나? 저격수라면 모습을 드러내면 안 되지. 네 능력이면 다 네 능력으로 만든 녀석들로 싸우면 됐을 텐데? 저격수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머리통이 날아가는데… 이 정도만 봐도 넌 충분히 무능한 거 같은데? 더 파볼까?”
[라미르]
“그만! 이럴 생각으로 부른 거야? 불러서 기사단장처럼 갈구려고!?”
[L씨]
“아니… 뭐, 그럴 필요도 없지. 잡혀간 다음을 얘기를 못 하잖아. 지금 내가 말하길 원한 건 그 부분이라고.”
[라미르]
“다음이라니? 무슨 소리야?? 몇 년 뒤에 석방될 텐데?”
[L씨]
“와우, 머리가 없어져서 그런가? 기억을 못 하네.”
[라미르]
“아니 그러니까 무슨…?”
[L씨]
“너 죽었어. 원래 20년 징역이었지만 황명으로 사형을 땅! 땅! 잡힌 뒤 몇 일 뒤에 모가지가 댕강~ 하고 날아갔지. 참나, 황제는 이런 데에만 일을 열심히 한단 말이지.”
[라미르]
“어…?”
[L씨]
“길로틴으로 모가지가 떨어지는 순간 ‘절망’하면서 오줌을 찔끔 흘렸다는 건 비밀로 해 줄게? 어차피 남들은 죽으면서 그렇게 된 건 줄 알 테니. 솔직히 조금 웃겼는데 너는 전혀 못 웃을 이야기니까.”
[라미르]
“아… 아아아!!”
[L씨]
“어이쿠… 장난이 좀 심했나? 조금 맛탱이가 갔네…? 여보세요? 정신 줄 잡고 계십니까?”
[라미르]
“아아… 아… 내가… 죽…”
[L씨]
“벌써부터 못 해 먹겠네. 이거, 망가졌어… 농담이나 따먹으려 했는데 왜 이리된 걸까? 기사단으로써도 무능하고… 게스트로써도 무능하네?”
[라미르]
“우웨에에엑!”
[L씨]
“야! 토하지 마~ 치우기 힘들다고. 되돌려 줄 테니까. 그냥 삼켜.”
[라미르]
“우우웁?! 구웨에에에에엑!!”
[L씨]
“에휴… 안 되겠네. 이대로 둘 수도 없으니 그냥 슬슬 치우고 끝낼까? 다음에는 그냥 멀쩡히 살아 있는 게스트를 데려와야겠어.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시간에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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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분명 목적은 개그였는데? 그리고 본작이든 이쪽이든 질문 받습니다. 질문의 대답은 다음 시간에 L씨가 해 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