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 속, 한 옹달샘이 있었다.

옹달샘이 있는 숲은 언제나 적당히 습하고 적당히 따뜻하여 옹달샘은 항상 마르지 않았다.

이따금씩 노루나 다람쥐 같은 동물들이 와서 한 두 모금씩 마시고 그저 갈 뿐이었다.

마침 저기 방금 잠에서 깬 토끼가 오고 있다.

천적들은 없나 미어캣처럼 주위를 둘러보고는 허리를 굽혀 목을 축인다.

물은 언제나 맑고 시원하여 목마른 동물들에게는 최적의 수원이었다.

몇 초 지났을까, 토끼는 다시 제 갈 길 가기 시작한다.

바람을 타고 어렴풋이 토끼의 아쉬운 푸념만이 들릴 뿐이었다.


"아, 세수하러 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