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대해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사이트. 다만, 아직도 연구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말까지...

나는 부작용이라는 말에서 오히려 호기심이 생겼다. 꿈을 통해서 뭔가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냥 꿈에서 깨어나면 만사가 오케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했다. 

더구나 외국에 있는 사이트도 아니고 한국어로 된 사이트이기 때문에 새로운 실험에 참여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즉시 그 사이트를 검색했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별로 없었다. 단지 외국어로 되어 있는 무수한 논문의 목록이 내 눈에 보기에는 무의미하게 나열되는 것처럼 보인다. 아직 이 사이트를 관리하는 사람이 독자적으로 연구해서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는가? 기술적인 면에서 다소 의심스러운 면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관련 논문을 수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직접 찾아가서 상담을 한다면 뭔가 판단이 서겠지...
다행스럽게도 사이트 관리자의 전화번호가 있다. 나는 즉시 전화를 했다. 다짜고자 꿈을 내 마음대로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아주 세부적인 요소까지 통제하는 것은 지금의 수준에서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꿈을 조작할 수 있는 단서가 점점 더 많이 밝혀지고 있어요. 지금의 수준에서도 대략적인 꿈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어요. 일단 꿈의 초기 단계를 입력하는 것은 가능해졌어요. 다만 꿈이라는 것이 인간의 무의식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꿈이 어떻게 발전해가는가에 대해서는 확실한 통제 기법이 없어요."

"우리는 꿈 속에서 주어진 여건에 따라 뭔가를 선택하잖아요. 혹시 꿈속에서도 현실에서와 같이 자유의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인간에게는 자유롭게 뭔가를 선택할 수 있는 의지는 없다고 보고 있어요. 심리적으로 내재된 에너지가 인간의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거든요. 저희가 연구하는 것은 무의식이라고 하는 인간의 심리 에너지가 인간의 의식작용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꿈이라는 것도 의식작용의 일부이거든요. 꿈에서는 무의식이 더욱 잘 발현되기 때문에 궁극적인 연구목적을 달성하는 1단계로서 먼저 꿈 현상에 대해 탐구하게 된 것이지요."

"자세한 내용은 직접 연구소에 직접 찾아가서 알아볼 수 있을까?"

"아, 아직 저희는 그럴 듯한 연구소 건물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 연구는 초보단계가 진행되고 있고, 국가나 기업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수준의 연구는 아닙니다. 저는 외국의 관련 논문은 거의 다 읽었어요. 또 인간의 무의식 심리의 발현을 촉발시키는 뇌 영역에 관한 지식을 기반으로 해서 그 영역을 자극시키는 아주 간단한 방법까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기술은 아주 커다란 설비를 필요로 하지 않고 있지요. 물론 정밀한 작업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다양한 장비를 확보해야겠지요. 아무튼 저희는 거창한 연구소 건물은 없고 버려진 학교 건물을 임대해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연구소 건물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요. 아무튼 찾아가서 뵐 수 있는 것이지요?"

나는 관리자로부터 연락처를 받았다. 그곳은 경기도의 한적한 시골마을이었다. 대략적으로 말해 군사분계선으로부터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정확한 위치는 내 수첩의 한 귀퉁이에 적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