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4




타이칸을 통일하고 파식의 섬으로 향할 준비를 진행하는 가운데--


나는 돌연 켄세이 님에게 휴가를 명령받았다.


망설이면서도 쉬며, 비행섬 분들과 함께 휴가를 보낸 나는 타이칸 왕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돌아올 때가 와서 자키와 하오와 함께 군 편성에 착수, 왕궁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완전히 지고 말았네요."




왕궁에서 바라보는 성 마을은 밤이 깊어질수록 축제로 한창이다.


앞으로 타이칸은 평화로워지면 연일 축제로 소란스러울 것이다.




나는 호롱불의 빛에 의지하며 알현실로 향했다.


켄세이 님은 이 시간, 옥좌에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을 때가 많다.


언제나 남들을 휘두르는 주제에, 생각해야 할 건 제대로 하고 있으니 버릇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건 나 뿐일까.




폐하의 숙고를 방해하는 건 내키지 않지만, 일단 휴가의 답례만은 입에 올려야 겠다 생각하며 켄세이 님에게 얼굴을 보였다.




"켄세이 님, 늦어서 죄송합니다. 휴가를 주셔 감사했습니다."




"잘 쉬었나."




"예, 페하 덕에."




켄세이 님이 일어섰다.


그리고 마을을 바라볼 수 있는 창문으로 갔다.




"와라, 리 란."




"아, 예."




무슨 일일까.


나는 불려가서 켄세이 님의 옆에 서, 성 마을을 바라봤다.




"와아....."




전장 말고 옆에 섰던 적은 거의 없다.


조금 당황했지만 보석상자를 연 듯한 거리의 불빛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금방 잊고 말았다.




"좋은 풍경이지."




".....예. 정말로..."




"파식의 섬에서의 전쟁이 끝나면, 나라를 재건한다. 이 풍경을 우리 손으로 지키자."




".....예!"




"타이칸의 태평이 안정되면, 나는 이 세상에서 전쟁을 없앨 생각이다.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기 위해 세상을 쥘 거야."




다시 봐도 놀라서 기가 막힌다.


언제나 상상 이상의 발상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설마 그런 걸 생각하고 있을 줄은.




"그리고 하는 김에 전쟁이 끝나면 세레나를 타이칸에 데려올 생각이다. 그 바보를 단련시킬 거야."




옆모습을 올려다봤다.


정말로 즐거운 듯한 표정에 나는 멍해지고 말았다.




"놀랐나?"




"그건 놀랍지만...... 하지만 왜 세레나를 데려오는 겁니까?"




"......그녀석이 걷잡을 수 없는 엄청난 바보니까."




"엄청난 바보라고요?"




켄세이 님이 어깨를 들썩이며 웃는다.




"세상을 평화롭게 한다. 그런 이상을 말하고 진심으로 믿는 녀석은 그냥 바보다. 진심으로 그것을 입에 담고, 진심으로 그 이상에 맞서는 녀석이, 과연 이 세상에 몇 명이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제 옆에 한 명 있네요."




"......흠. 하지만 나도 타이칸을 통일할 때 까지 몇번이고 실패했지. 방해도 받았고. 그래도 타이칸을 하나로 통일해 평화로운 나라로 만든다는 꿈을 꿔 왔다. 이유는 없어. 합리적인 이론은 거기에 없다. 필요한 건 이상을 다하기 위한 각오와 의지다."




"켄세이 님....."




"절대적인 건 아니지만. 뼛속부터 바보인 게 아니라면, 그런 길을 나아갈 수가 없거든."




"......그래서 세레나를 단련시키려는 겁니까?"




"세레나가 처음 타이칸에 왔을 때, 그녀석이 말했다. 어둠의 왕을 무찌르겠다고."




"......아아, 그런 일도 있었죠."




"그녀석은 진심으로 말했어. 자신의 실력이 모자라다는 건 잘 알고 있어.그래도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이상에 손을 뻗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켄시이 님은 웃었다.


그리고 바보같은 녀석이라고 중얼거렸다.


조금 쓸쓸해졌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나는 '세상의 평화를' 이라는 식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




타이칸의 평화.


그걸로도 충분하다.


계속 전란의 세상을 살아온 몸으로 보면, 더없을 기적이다.


지금 그 이상을 바란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그러니 리 란."




"예?"




세레나와 켄세이 님이 함께 서는 모습을 상상하자, 왠지 조금 숙연해졌다.


그런 내게 켄세이 님이 명령했다.




"앞으로도 나를 도와라. 내가 방황을 끝내고 앞으로 향할 수 있는 것은 네가 있어서다."




"......예?"




"넌 내 옆에 있어라."




태연하게 엄청난 것을 명령해 온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 사람은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 때까지 나를 부려먹을 생각이다.




"부탁한다, 리 란."




'조금은 내 의견을 들어 주세요.'


그런 생각도 했지만 왠지 오늘만은 용서하자고 생각했다.




"맡기십시오. 리 란이 폐하께서 가는 길을 받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