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안 갈 타 벼랑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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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왕 :
-나는 이길 수 없다.
발아스 :
폐, 폐하!? 무슨 말씀이십니까!?
어둠의 왕 :
여전히 어둠은 세상을 침식하고 있다. 현재의 영역에 있으면 빛이 아닌 어둠이 승리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의미가 없다. 나는 패배했다. 그 빛의 왕과......나의 후계자.
둘을 이어주는 『신념』에.
발아스 :
..............
어둠의 왕 :
나는 결국 서로의 존망을 걸고 싸우게 되겠지.
그건 단순한 『힘』뿐만인 충돌이 아니다. 경쟁은 자연스레 마음도 서로 맞부딪히게 된다.
나는 왜 『존재』하는가. 무엇을 세상에서 『갈구』하는 것인가.
모든 것을 걸고 충돌했을 때. 신념에서 뒤쳐진 나는 마지막 단계에서 버틸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진다. 필연이다.
발아스 :
그, 그런 일이 생길 리가......
어둠의 왕 :
잊었느냐? 감옥 타르타로스에서의 추태를. 그건 아무리 봐도 내 패주였을 텐데?
발아스 :
....................
어둠의 왕 :
어둠이란 본능에서 태어나는 것이고.......바램이란 자신이라는 존재의 보존이다.........
하지만 본능이란 이렇기도 하다. 자신보다 강한 자에겐 굴복하며, 주제를 가리지 않고 연명을 꾀하지......
패배가 보일 때, 그곳에 무의미한 저항이란 없다.
발아스 :
서, 설마.....빛의 왕에게 항복할 것입니까......
어둠의 왕 :
그것도 여흥일지 모르지.
발아스 :
그, 그런.....! 폐하가 그런 생각을 하실 줄은......!
안식의 어둠으로 세상을 감싸기 위해......사라져간 동포들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을 텐데!
흑의 민족은! 무엇을 위해서!
어둠의 왕 :
......말했을 터다.
발아스 :
빛에 굴하는 건 어둠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암흑기사 발아스, 이 검을 쥐어들어-
어둠의 왕 :
동감이다.
발아스 :
.....!?
어둠의 왕 :
『흑의 민족은 무엇을 위해』......이런 말로 바꿔도 좋다. 『흑이란 무엇을 위해』.
그 의문에 대한 답이 필요한 국면이 된 거다.
암흑기사 발아스여. 만일 내가 해답을 얻지 못한다면-
-그 이후에는 마음대로 해라.
발아스 :
......폐하......?
어둠의 왕 :
나는 걸어야만 한다. 내 안에서 서로 싸우는 본능 중 무엇이 이길지-
발아스 :
......건다, 니......?
어둠의 왕 :
나는 어둠이다. 바라는 것은 자신의 영속이다.
거기에 매달려서는 광명을 얻을 수 없다. .....흐....흐흐흐흐......!
발아스 :
폐, 폐하.....!
어둠의 왕 :
난 『개인(個)』을 포기한다.
발아스 :
!?
............
..........................
어둠의 왕 :
그만큼 드문 일이었나?
발아스 :
......예......?
어둠의 왕 :
이 내가 두 발로 땅을 딛고 걷는 게........크크크크.......
지금까지였다면 생각도 못 했을 일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니까 『대적』은 시작된 거다.
이 『그릇』의 정체조차 짐작할 수 없는 내게, 이제와서 뭔 자긍심이 있겠느냐.
왕이란 옥좌에서 뽐내는 자가 아니다. 그런 모습은, 민중이 멋대로 생각한 것이다.
필요하다면 흙탕물이라도 마신다. 빛의 왕도 마찬가지다.
발아스 :
......예.
어둠의 왕 :
그러면......멀었나? 다리가.....크크크크......마치 봉 같구나......
발아스 :
.................
인안나 :
아직입니다.
어둠의 왕 :
그런가. 고된 일이군. ......크크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