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도의 포효가 울려퍼지다
캐트라 :
여기구나! 마물이 대량으로 출몰한다는 숲이!
아이리스 :
빨리 퇴치해서 평화를 찾아야 해... 가요 (플레이어) 님!
고개를 끄덕인 그 순간...
??? :
...하앗!
돌연 나타난 청년이 날카로운 기합과 함께 검을 한번 번득였다... 용솟음치는 마력의 칼날이 캐트라의 등 뒤에서 작렬했다!
캐트라 :
히...잇!? 무, 무무무무무슨 일이야~!?
몸을 움츠리는 캐트라. 뒤에서 마도의 직격을 받은 한 마리의 마물이 힘없이 쓰러졌다.
아이리스 :
마물...!? 소리도 없이 다가와 있었네...
??? :
미안, 놀라게 했군. 눈 깜짝할 사이라 말을 걸 여유가 없었어.
캐트라 :
아, 응... 도와줘서 고마워. 화려한 오빠.
더글라스 :
<화려한 오빠>는 별로 마음에 안 드는데. 더글라스라고 불러줘.
그런데... 혹시, 당신들도 마물 퇴치를 맡았어?
아이리스 :
네. 더글라스 님도 그렇군요.
더글라스 :
살짝 거친 일이 특기라서 말이야. 그걸로 밥을 먹고 살지.
캐트라 :
별거 아닌 게 아니~지! 대단했어, 방금 그 기술. 잘도 그런 걸 할 수 있네~!
더글라스 :
<되어 버려서> 말이지. 일단 <마검사 더글라스>로 통해.
그보다... 너희 괜찮으면 협력전으로 가지 않을래?
조금 서둘러야 하는 사정이 있어서 말이지. 이 숲에는 오래된 고아원이 있다고 하는군.
아이리스 :
고아원...이요?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요...
더글라스 :
이미 폐쇄되었다는 이야기니까. 단지, 아직 거기서 사는 사람이 있다고도 해...
빨리 도와주러 가려면 힘을 합치는 게 좋을 거 같아.
아이리스 :
알겠어요, 같이 가요, 더글라스 님!
더글라스 :
응. 잘 부탁해!
초급-마성이 가득한 숲의 깊은 곳으로
(클리어 이후)
더글라스 :
...여기군.
더글라스의 왼쪽 눈이 살짝 빛났다. 그러자 그는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숲의 갈림길을 나아갔다...
캐트라 :
대단~해. 어떻게 알았어?
더글라스 :
별거 아닌 특이체질일 뿐이야. 난 아무래도 마력이나 영혼에 민감한 것 같아.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며 더글라스가 말했다.
어떤 곳에 남아 있는 소울을 느끼거나, 누군가의 기척을 느끼는... 그런 것들이 <되어 버려서> 말이지.
아이리스 :
그러시군요... 딱 모험가 체질이네요!
더글라스 :
그럴지도. 실제로 그걸로 먹고 살고 있으니.
거기다... 모험가는 다양한 녀석들이 있잖아. 그래서 이런 눈과 머리카락 색이어도 눈에 안 띄니까.
캐트라 :
엇! 그 머리 진짜 머리였어?
더글라스 :
내 머리야, 내 머리. 원래 색이 이래. 염색하든 탈색하든 금세 이렇게 돼.
아이리스 :
그것도 특이체질의 영향... 인가요?
더글라스 :
글쎄, 아마도. 덕분에 이렇게... 가벼운 사람으로 보이는 게 고민이야.
캐트라 :
확실히 딱 봤을 때, 가벼워 보여~
뭐, 모험가 중에는 이상한 녀석도 많으니까, 눈에 띄지는 않는 거 같아.
아이리스 :
그럼 더글라스 님. 저희 섬에 오시지 않겠어요? 하늘을 나는 섬인데요...
더글라스 :
섬이... 난다고? 정말이야?
캐트라 :
진짜야, 진짜~ 비행섬이라고 해. 특이한 녀석들이 줄을 섰다고! 당신 정도는 보통으로 보여!
더글라스 :
호오... 그건 됐어. 재미있을 거 같군... 다음에 한번 들르지.
그때, 부스럭하는 소리가 났다... 나무 그늘에서 마물이 모습을 드낸 것이다.
그걸 본 더글라스는 사자가 송곳니를 드러내듯 웃었다.
더글라스 :
다만... 이 숲의 마물을 완전히 퇴치한 후에... 말이다!
중급-진흙에서 피는 단 한 송이의 꽃
(시작 직후)
더글라스 :
보자... 아무래도 이쪽 방향에서 누군가의 소울이...
...!
??? :
하아...하아...
무기를 손에 든 엘프의 여성이 나무줄기에 걸터앉아 거친 숨을 쉬고 있었다...!
아이리스 :
괜찮으세요!?
??? :
당신들은...
캐트라 :
마물을 퇴치하러 온 모험가야! 당신은?
클로에 :
내 이름은 클로에. 이 숲의 고아원 사람이야.
갑자기 많은 마물을 거느린 거대한 마수가 나타나서... 나로서는 역부족이라 그만...
더글라스 :
그야 그렇겠지. 혼자선 무리라구, 누님.
마물 퇴치는 내가 맡지. (플레이어)은(는) 이 분을 데리고 숲 밖으로...
클로에 :
그럴 순 없어...! 여긴, 내 숲인걸... 내가 지켜야 해...
캐트라 :
마음은 알겠는데...
더글라스 :
...어쩔 수 없군.
캐트라 :
응? 괜찮아, 더글라스? 그렇게 쉽게...
더글라스 :
말해봐도 소용없잖아. 얼굴 보면 알아... 이 사람은, 죽어도 고집불통인 타입이라고.
단, 앞으로는 안 내보내. 당신이 싸우는 건 정말 어쩔 수 없을 때뿐이야. 알겠어 누님?
클로에 :
...알았어. 고마워...
상급-빛바랜 추억이 있으므로
(클리어 직후)
아이리스 :
클로에 님, 이 숲의 고아원은 더이상 사용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요...
클로에 :
오십 년쯤 전이었나... 마물이 숲에 나타나게 되어 위험해져서 문을 닫았어.
캐트라 :
오십 년 전!? 아, 그렇지. 클로에는 엘프지.
더글라스 :
그때 고아원에 있던 아이들은 다른 곳에 맡겨졌던 거야?
클로에 :
응. 다행히 근처 마을에 새로운 고아원이 세워져서 그쪽으로 옮겼어.
더글라스 :
...그건 잘됐군. 하지만 그럼 왜 당신은 숲에서 계속 살고 있지?
클로에 :
나는 본래 이 숲에 살던 엘프야. 고아원을 시작한 건 숲에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이었어...
아이리스 :
숲에 버려진다...구요? 어떻게 그런 일이...
더글라스 :
입을 줄이자 라는 거지.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옛날 이 섬에서는 심한 기근이 계속되어...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집도 많았거든.
클로에 :
맞아... 그 말대로야.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들... 하지만 모두 아주 착한 아이들이었어.
이 숲에는 그 아이들하고의 추억이 많이 있어. 그러니까 여기를 나갈 수는 없어...
더글라스 :
숲 밖의 세계에는 재미있는 것이 많이 있다고. 마물도 점점 늘고 있으니 이주를 생각하는 게 좋아.
클로에 :
고마워, 더글라스. 하지만... 난 역시 이 숲에 남을 생각이야.
더글라스 :
하지만...
클로에 :
백 년쯤 전에...
이 땅의 귀족에게 숲에서 나가라고 요구받았던 일이 있어.
하지만 그때... 고아원에 있던 미챠라는 아이가 귀족을 설득해 주었어...
캐트라 :
아이가? 어떻게?
클로에 :
그걸 모르겠어.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아이가 귀족에게 맡겨지는 대신 퇴거 요구가 철회되었어.
그러니까... 미챠가 지켜 준 고아원이 여기 있으니... 난, 여길 떠날 수 없어...
초상급-적의를 나타내는 그림자를 없애다
대사 없음
절급-여전히 진흙 투성이 사자
(시작 직후)
캐트라 :
그, 그 녀석이 나타났어!! 저게 마물을 거느리고 있다는 마수!?
무시무시하고도 불길한 독기를 전신에서 내뿜는 마수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아이리스 :
어쩜 이렇게 진한 독기가 있지...!
클로에 :
녀석은 저 독기를 방패로 공격을 막아 버리는 거야...
더글라스 :
과연 그렇군. 하지만 어딘가 독기가 약한 곳이 있을 거 같아. 그 틈을 찾아!
클로에 :
...내가 미끼가 될게. 녀석을 유인할 테니까 그 틈에 약점을 찾아!
아이리스 :
안 돼요, 클로에 님! 너무 위험해요!
클로에 :
각오하고 있어. 이 숲을... 미챠의 뜻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더글라스 :
...정말 고집불통 누님이로군.
그래서 당신이 죽으면... 그게 그 녀석을 울리는 거라고!
그렇게 말하고, 앞으로 나서는 더글라스. 그 왼쪽 눈이 격렬한 마력의 빛을 발했다!
...으어으어어어어억!!
더글라스가 처절하게 울부짖자 마수의 독기가 회오리를 일으키며 그의 왼쪽 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에 호응하듯 사자의 갈기와도 닮은 긴 머리카락이 무지개색으로 빛나며 용맹스럽게 흩날렸다...
결국... 모든 독기를 빨아들인 더글라스는 비틀거렸다.
캐트라 :
자, 잠깐! 당신... 괜찮은 거야!?
더글라스 :
아무렇지도... 않아! 나는 특이...체질이라고 했...잖아!
아이리스 :
그렇다고 그런... 사람이 견딜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더글라스 :
<되어 버린다> 니까... 나...는!
클로에 :
...!
더글라스 :
이제 독기도 뭣도 다 없어졌군. 저 녀석은 마음껏 때려눕혀 주지...
가자, (플레이어)! 있는 힘껏... 한 방 먹여줄 테다!!
(클리어 직후)
캐트라 :
야호~! 쓰러뜨렸다~!!
더글라스 :
리더가 사라지면, 다음은 남은 마물을 각개격파하는 것뿐이야. 뭐, 어떻게든 되겠지.
클로에 :
고마워, 모두... 정말 큰 도움을 받았어.
더글라스 :
인사는 됐어. 우리는 이게 일이니까.
아이리스 :
더글라스 님... 정말 괜찮으신 거예요? 독기의 영향은...
더글라스 :
괜찮아,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다니까.
그보다 마물은 아직 남아있어. 나눠서 해치우러 가자고. 응?
후...여긴 이걸로 대강 끝났군.
클로에 :
그런 것 같네. 이제 마물은 없는 것 같아...
더글라스 :
...저기, 누님. 아까도 말했지만, 하루빨리 이 숲을 나가는 게...
클로에 :
미챠.
더글라스 :
...!
클로에 :
<되어 버린다>...그 입버릇... 너... 미챠 맞지?
더글라스 :
......
기억하고 있었어, 누님? 백 년 전 이야기인데 말이야.
클로에 :
역시... 그랬구나. 하지만... 그 모습은...
더글라스 :
나 옛날부터 특이체질이었잖아. 소울이라든지, 마력이라든지... 이것저것 보이기도 했고 말이야.
그래서 그때, 귀족에게 그걸 보여줬어. 그랬더니 『어딘가에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며 거래가 성립됐어.
그때부터는 뭐... 내 체질을 이용해서 여러 마법의 실험대가 되었지...
덕분에 많은 특기가 몸에 뱄어. 수명이라든가 머리 색이라든가, 쓸데없이 길어지기도 하지만.
클로에 :
그랬...구나...
정말 미안해, 미챠... 내가 말리지 못했어... 네게... 모든 걸 짊어지게 했어...!
더글라스 :
신경 쓰지 말라니까. <되어 버리>니까... 하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려.
그리고... 나, 이렇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이렇게... 자기 자신의 힘으로 누님에게 은혜를 <갚을 수> 있게 됐으니 말이야...
클로에 :
미챠...
더글라스 :
지금의 난 더글라스야. 마검사 더글라스. 그렇게 되기로... 정했어.
클로에 :
알겠어...
하지만... 그래도 넌 이 숲의 아이야. 그러니...
더글라스 :
...그래. 또 올게. 몇 번이고... 꼭.
지금의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어> 그러니까 다시... 만나자?
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