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항상 버려지는 패였다.

버려지고

쓰러지고

부서지고

사라져도

난 항상 다시 패로 돌아갔다.

그것이 버리는 패의 숙명이었다.

깔끔하게 버리고 과감하게 친다.

그들이 우리에게 말해주었던 모든것이었다.

이제 나 또한 똑같이 그들을 처리할것이다.

- - -

푸른색의 진한비가 내리는 수많은 사람이 지나는 거리에서
환한 네온 사인이 거리 곳 곳을 비춘다. 길에는 웅덩이가 생기고
항상 알수없는 상자들이 가득한 그런 곳이다.

수많은 술들이 진열된 공간에서 4명의 남자가 포커 테이블의
앉아 서로 패를 주고 받으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었다. 

회색의 도시

"흐으으음 버릴만한 카드라"

"빨리 하이소 바빠 죽것는디!"

오직 포커테이블에서만 유일하게 조명이 밝게 비추었다.

눈앞의 사투리를 쓴 신조가 천천히 웃으며 자신의 카드를
포커 테이블로 밀어붙였다. 절도있는 행동이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옆에 있던 황금색의 진한 맥주를 챙겨
거만하게 앉았다.

다른이들은 상당히 신경도 쓰지 않는듯한 모습이었다.

그때 날카로운 소리가 아래층에서 울려 퍼졌다.

모든이들이 카드를 포커 테이블에 두고 자신의 옆구리로
손을 가져갔다. 모든것이 적막이었던 그때였다.
"냐옹"

작디 작은 동물의 울음소리가 방 안으로 퍼져들어왔다.

진지했던 그들의 표정은 이내 피곤한듯 귀찮은듯한 표정으로
다시 포커테이블의 앉았다. 밖에는 상당한 비들과 바람소리로
상황이 잘 들리지않았다.

-제발 제발

그는 다시 거만한 자세로 웃으며 다시 게임을 계속했다.

밖은 차갑고도 어두운 거리였다. 그나마 보이는 형형색색의
네온 사인들과 방 안에 술잔들이 겨우 겨우 보일정도로 심각하게 어두웟다.

신조앞에 수염이 수북한 남자는 이미 포기한듯 카드를 두고
1층으로 내려갔다. 고양이를 보러간것일수도 있었다. 

1시간 2시간 3시간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가

신조의 앞에는 수많은 현금들이 산을 이루고있었고 앞의
남은 두 남자는 짜증나는듯한 표정으로 신조를 날카롭게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이상했다.

아직 남은 한 사람이 어디로 사라진걸가

신조는 자신의 돈과 옆의 두 남자를 교차하며 보며 고개를
위로 약간 올리자 두 남자는 천천히 일어나 움직였다.

아래층에서는 아무것도 아무 소리도 나오지 못하는 듯
너무나도 조용했다. 밖의 비소리는 더욱 심해지고 바람소리가
심해져도 안들릴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신조는 옆의 
자신의 검은색의 권총을 집고 계단으로 향했다.

바닥이 낡은 듯 끼이익 소리를 미약하게나마 내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참아가며 계단을 확인하기 위해 움직였다. 술잔들과
포커 테이블들을 지나 찬장들을 지나 조명이 나오는 1층으로
향하였다.

신조의 얼굴은 이미 웃음기가 속 빠져나가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 밝은 조명위에 산처럼 쌓여있는 자신의
돈들을 보며 다시 나아갔다.

계단의 아래로 내려가며 천천히 생각에 빠진듯 하였다.

-망할 배신자 새끼들

-시발 왜 안오는거지?

-혹시 뭔가에 당한건가?

-아니야 고양이인데

-설마 또 다른 누군가가 있겠어?

-있는거 같아. . .

신조의 머리속은 오직 살고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나오기
시작하며 머리와 몸에서 식은 땀들이 나오고 입은 바싹 말라갔다. 진정하고 싶었지만 너무나도 두려웟다.

그리고 계단을 한칸 한칸 내려갔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너무나도 깨끗한 바닥과 카운터와 카운터의 앞에있는 
깨끗하고 단단한 창문이었다.

그의 머리속은 겨우 겨우 정리한듯 한숨을 쉬며 다시 돌아갔다.

그때 자기 자신의 돈들이 생각이나 다시 빠른 걸음으로
돌아가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러던 도중 귀를 자극하는
소음이 다시 들려왔다. 짫고 굻은 소리가 귀에 울려퍼졌다.

계단의 위로 돌아와서 보이는 건 아직 있는 돈들이었다.
포커 테이블 위에는 그때 그 순간이 생생하게 놓여있었다.

쾅!

소음이 신조의 머리위로 떨어졌다.

조명은 없어지고 창문 밖에 네온 사인만이 겨우 겨우 보여왔다.

붉은 빛이 긴 일자 창문을 타고 들어와 신조의 온몸은
붉게 물들어갔다. 자신이 겨우 만든 돈을 챙기고 나가려던
그 순간

돈이 사라졌다.

패들은 땅바닥에 떨어지고 잔들은 이미 깨져있었다.

그는 창문으로 두려운듯 뒷걸음질을 하며 창문으로 향하였다.
자신의 검은 셔츠와 풀린 단추를 보며 침을 삼켜갔다. 그때
비소리에 묻혀있지만 작은 발걸음이 들려왔다.

1층에서부터 계단 그리고 2층까지 발걸음은 더욱 커져갔다.

붉은 네온 사인은 더욱 밝아지며 마치 피빛으로 보였고
신조의 등 전체에는 피가 묻은듯 모든 곳이 붉었다.

그리고 어둠속에서 한 물체가 나타났다. 사람같았지만
숨은 쉬지도 않았고 덩치는 너무나 커다랐다. 하지만 
머리카락은 이상하게도 상당히 잘되어보였다.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왔다.

그는 도망가고 싶었지만 이미 때는 너무나도 늦어버렸다.

그때 눈앞의 무언가가 입을 열었다.

"패들은 버리라고 있는거라며?"

울렁이는 목소리와 함께 알수없는 커다란 소음같은 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마치 비소리같은 그리고 바람소리같은 소리가
신조의 온 몸을 타고 귀로 올라나아갔다.

"도 , 돈은 얼마든지 줄게 제, 제, 제발"

"난 돈을 원하는게 아니야"

물체는 앞으로 나아갔다.

신조의 몸은 이젠 가눌수가 없어 결국 바닥으로 곤두박칠 쳤다.
살고싶어 자신의 다리를 움직였지만 이미 두려움이 머리를 잠식
하여서인지 몸은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버리면 어디로 가지는 건지 알지?"

꿀꺽

침소리가 2층을 가득 채워넣었다. 신조는 누구인지 알고있었다.
자신이 버린 가장 좋은 패인 일명 ' 겜블러 ' 였다. 탁월한 실력
과 수많은 연줄이 그를 만들었지만 결국 버려지는 패일수밖에
없었다.

사람같이 생긴 물체는 다가왔다. 조명의 앞으로 한발짝 한발짝
공포스러운 소리만이 신조의 귀를 가득매워넣었다. 

-내가 안그랬어!

-오 제발. . .제발

-안돼 안돼 안돼

그리고 신조의 눈앞의 무언가는 사람의 형상을 띄며 나아갔다.

신조가 만든 최악의 상황이었다.

얼굴이 없이 마네킹 같은 얼굴을 한 무언가가
밝은 피같은 조명으로부터 튀어나왔다. 각종 기관은 없고
오직 코와 입만이 유일하게 남아있었다. 그나마 사람같이
보이는 머리카락과 커다랗게 둥근 원안경만이 존재했다.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귀에서 발소리는 너무나도 커져나아갔다.

멈추어가자 신조는 약간이나마 눈을 떳다.

자신의 앞에 있는 자신이 버린 패를 보며 떨려가는 동공과
함께 흐르는 눈물과 흐려가는 시아앞에서 그는 엄청난 고통을
느껴가며 천천히 사라졌다.

- - -

신조는 처리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