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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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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편   https://arca.live/b/lastorigin/9756344

03편   https://arca.live/b/lastorigin/9875022

04편   https://arca.live/b/lastorigin/11385415

05편   https://arca.live/b/lastorigin/13814933

06편   https://arca.live/b/lastorigin/16908026

07편   https://arca.live/b/lastorigin/1901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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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편   https://arca.live/b/lastorigin/27801626

10편   https://arca.live/b/lastorigin/27931461

11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11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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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420778

14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532967

15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660379

16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788807

17편   https://arca.live/b/lastorigin/28925951

18편   https://arca.live/b/lastorigin/29106392

19편   https://arca.live/b/lastorigin/29322044

20편   https://arca.live/b/lastorigin/29499415

21편   https://arca.live/b/lastorigin/29749699

22편   https://arca.live/b/lastorigin/29912849

23편   https://arca.live/b/lastorigin/30100161


※해당 작품은 픽션입니다. 이 작품의 설정은 공식 설정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사령관과 따로 떨어져 격리실에 도착한 발키리는 방 내부의 상황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티아멧과 유미, 리앤 세 명 모두 벽에 등을 기댄 채 고개를 숙인 상태로 침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같이 가벼운 외상으로는 보이지 않아 누구부터 수복실로 옮겨야 할지 고민하던 발키리에게 구원의 손길이 당도했다.



"구조반 도착했…어머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죠?"


"다프네 양."



오르카 호에서 수복실의 관리를 맡고 있는 다프네가 도착한 것이다.


이런 경우는 처음인지 다프네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자신의 볼을 세게 집어 당겼다.


볼에서 느껴지는 생생한 고통에 다프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꿈은 아니군요. 발키리 양, 혹시 옮겨주는 걸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물론입니다. 제가 두 명을 들고 가겠습니다."



발키리의 호의 담긴 대답에 다프네가 반색을 표했다.



"정말 감사해요. 그럼 제가 리앤 양을 들고 갈 테니 티아멧 양과 유미 양을 부탁해요."



다프네는 여러 환자를 이송한 경험을 기반으로 자신보다 덩치가 큰 리앤을 능숙하게 등에 업었다.


발키리 또한 쌍둥이 아이를 다루는 것처럼 한쪽 팔에 한 명씩 티아멧과 유미를 끌어안아 가볍게 들어 올렸다.


곧 두 바이오로이드가 쿵쿵 발소리를 내며 격리실에서 벗어나 수복실로 향했다.



-


-



레오나 또한 별일 없이 목적지에 도착해서 사령관이 알려준 정보를 그대로 아르망한테 알려 주고 있었다.


앞뒤 상황이 생략된 사령관의 전달 내용에 아르망은 머리가 심히 지끈거려옴을 느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연산이 마비된 것 같은 통증을 억누르고자 아르망이 스스로 관자놀이를 거칠게 마사지했다.



"…폐하도 참 터무니없는 일을 연달아 저지르시는군요. 이번 일이 끝나면 여러모로 드릴 말씀이 많을 것 같습니다."



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으로 이를 아득바득 갈고 있는 아르망의 모습에 주변의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아르망이 속으로 칼을 가다듬는 사이, 용은 자신이 정리한 정보가 맞는지 레오나를 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레오나 소장. 지금 상황을 되짚어 보겠네. 혹시 사실과 무관하거나 다른 점이 있으면 끊어주시게. 현재 리리스 경호 대장이 겪고 있는

 이상증세가 시간이 지나면 풀릴 것이고,  그동안 리리스 경호 대장과의 불가피한 교전이 아니면무조건 피하라.

 그리고 사령관의 주위에 다른 이들이 계속 머물러선 안 된다. 내가 이해한 것이 맞는가?"


"맞아."



레오나의 확답에 용의 표정이 아르망만큼은 아니지만, 심하게 일그러졌다.


용을 알고 있는 이들이 보면 드물게 그녀가 화를 겉으로 표출하고 있다는 걸 누구나 알아챌 정도였다.


기가 막힌다는 듯 용이 한탄을 토해냈다.



"…다른 건 그렇다 쳐도 마지막 내용만이라도 부정해 줬으면 했네만… 아르망 추기경, 그대의 생각은?"


"지금 폐하가 하시는 행동을 보면 무슨 의도로 그런 말씀을 하신 건지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납득이 가진 않는군요."



그렇게 말한 아르망이 전파 용도로 설치된 마이크 앞에 서서 심호흡했다.


아르망은 일단 그가 원하는 대로 하되 그녀 나름대로 최소한의 안전망을 구축할 계획이었다.



"폐하의 뜻대로 하되 혹시 모를 보험을 들어두겠습니다."



곧 마이크가 켜지는 소리와 함께 아르망의 목소리가 오르카 호에 퍼졌다.



-


-



「지휘통제실에서 각 부대의 대원들에게 전파합니다. E3 상황을 유지한 채 EE1 명령이 추가되었습니다.

  대상 타깃은 '블랙 리리스' 입니다. 다시 한번 전파합니다…」

  

레오나가 제때 맞춰 통제실에 도착했는지 시기적절한 아르망의 전파가 함 내에 퍼졌고 그 내용에 사령관이 안심했다.


E1~4 상황은 경장형 바이오로이드에 한해 각각 소총부대 무장, 포병부대 무장, 비탄환부대 무장, 전원 무장을 축약한 용어였다.


즉 E3은 각 부대의 경장형 대원 중 총이나 대포를 쓰지 않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고,


EE1은 타깃과의 교전을 최대한 피하라는 명령이었다.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사령관은 리리스와의 거리를 최대한 벌리고자 그녀가 있을 연구실의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그녀와 약속한 100초는 이미 넘긴 지 오래였고 리리스가 사령관 몰래 작업해둔 것이 있음을 그는 모르고 있었다.


사령관이 가려는 앞길에 리리스가 천장 환풍구를 통해 불쑥 튀어나왔다.


소리 없이 나타난 그녀의 모습에 사령관이 화들짝 놀라며 뒤로 넘어졌다.


그 모습에 리리스가 기쁜 듯이 작게 소리 내 웃었다.



"어머, 벌써 잡히셨네요?"


"…어떻게 여기로 바로 온 거야?"



사령관의 의문에 리리스가 쿡쿡 소리를 내며 눈웃음을 지었다


그의 의문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이쪽 일에 전문직이라 볼 수 있는 레이스나 팬텀이라 해도 100초라는 시간의 거리를 가볍게 좁힐 순 없다.


게다가 리리스는 경호가 목적인 바이오로이드였기에 추적에 능한 다른 대원보다 시간이 더욱 걸릴 것이 사령관의 예상이었다.


그의 질문에 리리스는 대답 대신 자신의 머리띠 한쪽을 손으로 톡톡 건드렸다.


리리스의 손을 따라 그곳에 시선을 향한 사령관은 

그녀의 머리띠 양 끝에 달려 있어야 할 한 쌍의 머리핀 중 하나가 비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갑자기 엄습해오는 싸한 기분에 사령관이 조용히 자신의 손을 등 뒤에 가져다 댔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는 삼각형 모양의 어떤 물건이 붙어 있었는데 

조심스레 그것을 떼어내 확인하자 빨간빛으로 점멸하고 있는 리리스의 머리핀 하나가 그의 손 위에 놓여 있었다.


사령관이 아연실색하는 사이에 리리스가 그의 앞에 도착했다.


이대로 흘러가면 놀이를 시작한 지 5분 만에 사령관이 리리스에게 붙잡혀 끝날 위기였다.


하지만 그때 기적적으로 사령관은 뒤에서 누군가 나타난 인기척을 느꼈다.


아무도 없는 곳에 공간이 왜곡되는 것처럼 홀로그램이 벗겨지며 광학 미채 슈트를 걸치고 있는 팬텀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령관? 혼자 여기서 무엇을…헉!"



와락!


팬텀은 살았다는 얼굴로 자신에게 기쁨의 포옹을 하는 사령관에 의해 한번 놀랐고,


자신을 찢어 죽일 기세로 노려보고 있는 리리스의 시선에 몸을 벌벌 떨더니 이내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사령관 또한 리리스가 내뿜는 살기를 느껴 한마디 했다.



"리리스. 룰, 기억하지?"



사령관의 그 한마디에 리리스의 기세가 확 꺾였다.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리리스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아쉬움을 토해냈다.



"…후, 그렇네요. 하마터면 주인님과 보낼 시간이 줄어들 뻔했네요."


"딸꾹! 사…사령, 딸꾹!"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팬텀이 겪고 있는 딸꾹질이 멈출 리 만무했다.


쉽게 멎지 않는지 팬텀이 간절한 눈빛으로 사령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마음 같아선 알고 있는 민간요법으로 바로 낫게 해주고 싶었지만, 리리스한테 한번 잡힐 뻔한 이상 그럴 시간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등을 몇 번 토닥여준 사령관이 자리를 떴다.


약속한 규칙에 따라 리리스 또한 다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사령관이 떠나고 리리스와 단둘이 남은 상황에,

팬텀은 계속 딸꾹질 소리를 내면서 광학 미채 슈트를 작동해 그 자리를 벗어났다.



-


-



그 후에도 여러 차례 적절한 타이밍에 나타난 대원들 덕분에 사령관은 리리스한테 붙잡히지 않고 도주할 수 있었다.


한 두 번이면 모를까 계속해서 일어나는 우연에 사령관은 누군가 자신을 도와주고 있음을 깨달았고 

그 인물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리리스 또한 결정적인 순간에 생기는 방해 공작에,

웃고 있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짜증으로 인해 건드리면 터질 것처럼 일그러진 얼굴로 그를 추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소모전은 언젠가 허점이 생기기 마련.


외부에 나가 있던 대원들이 아직 복귀하지 않아 포위망에 틈이 있는 점을 이용해,

리리스는 결국 사령관을 막다른 골목에 내몰 수 있었다.


벽을 등진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사령관이 마른 침을 삼켰다.


누군가 만들어 준 여러 번의 도움 덕분에 시간을 많이 벌어 리리스가 제정신을 차리기까지 몇 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황.


이대로 잡혔다간 누군가의 흑역사가 늘어날 것을 우려한 사령관이 침착하게 시간을 끌기로 마음먹었다.



"저, 리리스? 우리 대화 좀 나누지 않을래?"



하지만 이런 상황마다 연달아 방해를 받아 온 리리스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을 시도였다.



"착한 리리스는 많이 참았어요, 주인님. 이 이상 봐 드리진 않을 거예요."



그렇게 말을 마친 리리스가 사령관을 향해 몸을 날렸다.


우당탕!


그녀가 날아오면서 생긴 반동으로 한 차례 몸을 뒹군 사령관이 앓는 소리를 내며 뒷목을 부여잡았다.


리리스는 그런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몸에 올라탔다.


사령관이 무어라 말하기 직전에, 그를 향해 몸을 숙인 리리스가 사령관에게 입을 맞췄다.


리리스의 두 손이 사령관의 손을 놓지 않겠다는 각오로 손깍지를 껴 꽉 붙잡았다.


리리스를 힘으로 뗄 이유도, 여력도 없던 사령관은 일단 리리스의 의도에 맞춰 주기로 했다.


몇 분 동안 이어진 딥키스에 둘의 열기가 복도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둘의 사이에 형성된 핑크빛의 야릇한 분위기에 리리스의 뺨이 붉게 물들었고 

사령관 또한 오랜만에 맛보는 풋풋함에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아마 다른 이가 이 광경을 봤으면 아마 첫날밤을 치르는 신혼부부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은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이 할 생각이고,

지금 일련의 과정을 목격한 이는 결코 정상이라고 볼 수 없는 정신을 소유한 자였다.


슈웅!


어마어마한 기세로 뒤에서 공기를 찢어발기며 날아오는 정체불명의 물체를, 리리스가 몸을 옆으로 굴러 피했다.


피하는 타이밍이 조금 늦었는지 리리스의 머리카락이 조금 잘려 나갔고 이내 물체가 벽에 부딪히며 쾅! 소리와 함께 먼지를 일으켰다.


먼지 꾸러미 너머로 희끗하게 보이는, 벽에 박힌 물건의 정체에 사령관이 멍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가위?"



한참 좋던 때를 망친 것에 분노한 리리스가 뒤로 고개를 돌려 무기를 던진 이를 향해 눈을 부라렸다.


어지간한 바이오로이드는 버티지 못할 정도의 살의가 덮쳤으나 그곳엔 일반적인 범주를 벗어난 존재가 있었으니,


페어리의 정원사이자 한 사람만을 열렬히 사랑하는 시저스 리제가 험악한 표정으로 리리스를 노려보고 있었다.



"주인님에게서 떨어져, 해충!"


"…이 망할 스토커가!"



격분한 리리스가 사령관과 처음에 맺었던 약속도 잊은 채,

허리춤에 매어 놓은 권총을 꺼내 들어 전방에 위치한 리제를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심상치 않은 기류에 사령관이 끼어들려 했으나, 그의 말을 꺼내기도 전에 리리스가 방아쇠를 당겼다.


탕!


조용한 오르카 호의 복도에 총성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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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붕이의 첫 소설연재가 다음 화에서 드디어 완결됩니다.

사이드 스토리로 누가 나올지 순서는 어떻게 될지는 몰?루


2021-07-20 16:33 - 오탈자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