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소설은 백합입니다. 백합물이 싫으시면 뒤로 가주세요!
스토리
23. D - 670
끼이익- 철컥-
"가자 세라야~"
"응!"
오늘은~ 언니랑 같이 링크장!
스케이트도 타보고 싶었고~ 시원한 곳에 있고도 싶고~
이럴때는 아이스 링크장 만한 곳이 없지!
"세라야, 근데 진짜 스케이트 타도 괜찮겠어?"
"응! 처음 타는 사람들이 잡고 타는 그거랑 언니가 붙잡아주면 괜찮아!"
"흐으음... 그래!"
나한테는 언니가 있고, 언니는 누구보다 날 많이 챙겨주니까.
심지어 내 주치의였잖아? 그러니까 내가 힘들면 바로 알아줄 거고, 내가 무리한다 싶으며 말려줄 테니까~
"있잖아 언니, 언니는 스케이트 잘 타?"
"으음... 아니? 나도 막 그렇게 잘 타지는 않아."
오오.....
이건 조금 신기한데?
언니라면 막 놀려 다니면서 스케이트도 많이 탈 줄 알았는데....
"그래도, 처음 타는 사람은 도와줄 수 있을 정도로 탈 수 있으니까 걱정 마!"
"나..나 언니 말고는 믿을 사람 없어..."
드르르르륵-
그리고, 그렇게 천천히 언니가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면서 백화점 안으로 들어간다.
백화점에 있는 링크장이 언니는 더 좋다고 하더라...
언니면 경기장 링크나 더 좋은 곳을 갈 수 있었는데, 백화점이 더 빌리기 쉽다고...
마침 오늘 백화점 쉬는 날이라 링크장을 빌리기도 쉬웠다고도 했으니까.
언니가 가능한 단둘이 타고 싶다고 해서.. 오늘 결국엔 스케이트를 타러 왔다.
이런 거 보면은... 언니도 아직 어리다니까..
그래서 좋아.
"죄송합니다, 오늘은.... 아, 어서 오시죠."
"안녕하세요~"
직원분이 우리를 말리려다가 언니인 걸 확인하더니 오히려 반겨준다.
백화점 안에 이미 소문이 다 퍼진거곘지..? 오늘 언니 온다고..?
...반대로 생각하면 언니처럼 당당하게 백화점 쉬는 날에 링크장 쓴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을 거 같은데...
"링크장까지..."
"아니에요, 저희가 알아서 갈게요."
"그럼..."
직원분은 언니의 말을 듣고는 다시 문앞에 서시고,
드르르륵-
"가자~"
"응~"
언니가 내 휠체어를 밀면서 다시 링크장으로 향한다.
근데... 조금 춥다..
지금 분명 겨울인데... 에어컨 틀어놨나?
"에취!"
"추워 세라야?"
"으응.. 조금..?"
휙- 투욱-
"앗..."
"아마 근처에 링크장이 있어서 추운 걸 거야. 언니 코트 입고 있어, 알겠지?"
"우응.."
언니가 벗어준 코트를 입고.. 그 안에 얼굴을 집어넣은 다음에..
킁킁...
흐아아... 안정된다...
언니의 냄새는 내 안정제야... 마음이 편안해져...
"메리... 원장님 맞으시죠?"
"네, 오랜만이네요."
"요즘은 안 힘드세요?"
...도대체 언니의 인맥은 어디까지일까?
이렇게 링크장 직원에... 백화점 직원... 경비원? 사람들까지 친한 정도면...
다 언니한테 치료받은 사람들인가?
드르르륵-
"가자 세라야~"
"어..언니 스케이트는?!"
"응? 이미 빌렸는데? 언니는 세라의 모든 걸 알고 있지~"
...하긴 그렇겠네, 언니라면 네 쓰리사이즈도 알 거 같아...
드르륵- 덥석- 번쩌억-
"꺄악?!"
"놀러 왔는데 다른 생각은 금지~!"
언니가 날 번쩍 들고 의자에 앉혀준 뒤에, 내 휠체어를 접어서 다른 곳에 넣어두고,
푹- 푹- 쫘악- 쫙쫙-
"흐흥~"
"언니 신나?"
"그야 당연하지? 세라랑 이렇게 같이 있는 게 얼마나 신이 나는데!"
요즘 언니 기분이 좋아 보여서 다행이다...
저번 주에는 거의 죽을 사람이었는데..
내가 그나마 괜찮아져서 그런가?
"가자 세라야!"
"나..나 손잡아줘..!"
탁.. 타악... 타탁...
그렇게 천천히 걸어가고...
"잠깐만 벽 붙잡고 있어, 알겠지?"
"으응..."
난 떨리는 다리를 뒤로하고, 벽을 붙잡은 채로 언니를 기다리고 있다.
스..스케이트 생각보다 힘들어...
얼음판에 있어서 중심을 잡기도 힘들고...
"세라야! 이거 가져왔어!"
그리고 언니가 가져온 거는...
왜.. 약간 어르신들이 쓸 만한 다리 4개가 있는 지지대? 약간 그런 걸 가져왔다.
내가 원한 거기도 하고...!
덥석- 덜덜-
"세라야, 막 춥거나 그러지는 않지?"
"응..! 따듯해!"
만약에 언니의 코트가 없었으면 이거 조금 추웠을지도...
이거 생각보다 따듯하다...
"언니 잠시만 몸 좀 풀고 올게? 나도 오랜만이라 조금 타봐야 감이 잡히거든."
"으응, 알겠어."
촤아아아악-!
언니가 빠르게 나가니까.. 무슨 눈보라가 치면서 눈앞에서 사라졌다.
...뭐야 저거. 무서워.
칙.. 치익... 칙...
그래도.. 오기 전에 스케이트를 어떻게 타는지 검색은 해봐서... 천천히 다리를 옆으로 밀면서 나아간다.
처음 타는 사람들은 뭐 붙잡고 다리를 옆으로만 타는 게 좋다더라..
이렇게 타더라도 뭐... 앞으로는 나가니까.
휘이익-
...방금 뭐였...
아, 언니겠구나.
방금 노란 머리에... 뭔가 빠르게 지나간 거면 언니가 맞아.
애초에 언니랑 나만 링크장에 있기도 하고...
그나저나 언니 진짜 빠르네... 무슨 3분도 안 돼서 링크 한 바퀴를 돌아...?
...아무리봐도 언니 스케이트 못 타는 거 아니야. 잘 타.
못 타는 척하는 고인물이야....!
촤아아악-
"퉤퉤퉤..!"
"헤헤, 미안 세라야~"
언니가 빠르게 브레이크를 해서 나한테 눈보라가 쳤고, 입에 들어온 얼음을 뱉었다.
링크랑 얼음... 막 그렇게 좋지는 않더라...
이것도 약간 화학제품이 들어가 있으니까...?
...몰라, 까먹었어.
"후우우~ 오랜만에 달리니까 좋다."
"언니가 나한테 거짓말했어..."
"뭘?!"
"언니 스케이트 못 탄다며! 잘 타잖아!"
"나... 거의 4년 만에 탄 거야 세라야..."
허윽...
"원래 한 번 익히면 그다음 부터는 몇 년이 지나도 조금만 지나면 익숙해지거든~"
"...그건 언니가 재능충이라 그런 거 아닐까?"
"나도 스케이트 익히는 데 2년 걸렸어.."
"...혼자서?"
"응."
그럼 재능충 맞잖아!!!
"난 세상에서 재능충이 제일 싫어..."
"그, 그럼 언니 싫어..?"
엇...
"싫어!"
"아...?"
털석-
"어..언니?!"
칙- 치익- 와락-
"시, 싫어하지 말아줘어어...."
"노..농담이야..! 내가 왜 언니를 싫어해...!"
"훌쩍... 정말...?"
에휴...
"언니는 농담이랑 진담을 구별 못 하는 게 가장 큰 단점이야..."
"직업상 어쩔 수 없다고... 아프다는데 농담으로 생각하면 큰일 나니까..."
...직업병.
"그럼, 빨리 다시 가자! 나 스케이트 계속 타고싶ㅇ..."
빠득-
신나서 일어났다가, 굉장히 안 좋은 소리가 내 발목에서 난다.
휘청-
"세라야!!"
덥석- 콰당-
"끄윽..! 끄아아아...!!!"
바..발목이... 완전...
"나야! 여기.. 그으...! 내가 자주 오는 백화점 있잖아!!! 빨리 구급차 불러!!"
"어..언니이..."
"세라야 걱정 마.. 금방 구급차도 올 거고, 내가 수술도 해줄게."
"나..나아..."
앞이.. 안 보여...
"세라야 일어나..!"
나... 이럴 땐 몸이 약한 게.. 너무 싫어...
언니랑 놀러 왔는데.. 이렇게 다쳐가지고.. 아무것도 못 하잖아...
"미안..해에...."
그리고... 난 정신을 잃었다.
고작 발목 꺾여서 기절...이라니...
...내 몸 너무 싫어어어어....
늦어서 죄송함닷..! 그리고... 분량상 지금보다 더 길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강제로 세라 발목을 꺾어서 기절시키기...!
여기서 TMI: 작가는 6년간 아이스하키를 했습니다. 물론 지금 7년 이상 쉬었어요. 지금 지내고 있는 나라가 나라다 보니... 하키를 하기 힘듭니다.
여튼, 발목 꺾인 세라는 메리가 알아서 치료해줄 테니 안심하고 넘어가자고요~
참고로, 스케이트 꽉 안 묶으면 진짜로 발목 나갑니다. 전 직접 봐서 알고 있어요... 물론, 세라는 중심을 못 잡고, 힘이 너무 약해서 넘어져가지고 부러진 거지만요.
아, 그리고... 작가가 이번에 여행을 가게 돼서 4/10~4/20일까지는 연재가 힘듭니다...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