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기 말, 약 6,500년 전, 공룡이 멸종되었다.

 그리고, 그 후 나타난 것이 인간이었다.

 그리고, 인간은 아직은 멸종된 적은 없었다.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자잘한 전쟁, 두 번의 세계 대전, 여러 가지 전염병이 지나갔다.

 그것들은 인간들이 살아가면서, 마주했던 멸종의 위기란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거치면서도, 인간은 멸종하지 않았다.


 이렇게나 살아왔건만, 인간은 어째서 잔인하고 사악하게 살아남은 것인가.

 세상은 폭력, 차별, 환경 파괴, 증오, 죄악으로 심각하게 몸살을 앓고 있다. 심지어 그것들로 인해 인간들 자신들도 고통을 겪고 있고, 고통을 주고 있다.

 하지만 신은 관대하였다.

 하지만 이 관대함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아무리 신이 인간에게 관용을 베풀어도, 인간은 그것들 때문에 악해져만 가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문제에 골머리를 앓던 신은, 어느 날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인류를 멸망시키면 되는 게 아닐까?

 그것은, 최상이자, 최후이자, 최악의 해결 방안이었다.

 그리고, 신은 이것을 실행시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