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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 왕국에서 쫒겨난 노빠꾸맨과 엘리, 성밖으로 쫒겨나고 이들을 처음 맞이한 것은 정면에 길 하나가 늘어진 넓은 평원이었다. 엘리가 노빠구맨에게 말하였다.

 

“우리 이제 어디로 가야하냐?”

 

그러자 노빠꾸맨은 아주 자신있는 표정으로 손가락을 왼쪽 대각선 방향으로 가리키며 말하였다.

 

“저기지.”

“뭐?”

 

엘리는 노빠꾸맨의 어이없는 선택에 넋을 잃었다.

 

“이봐, 아무리 노빠꾸라지만 정면에 있는 길을 냅두고 저쪽으로 가는 건 좀...”

“저 길은 뭔가 맘에 안들어. 내 촉은 저쪽이니 거기로 가자고.”

 

엘리는 어쩔 수 없이 그의 선택에 따르기로 했고 이리하여 이들은 멀쩡한 길을 냅두고 평원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한참 이동하자 나무가 울창한 숲이 이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엘리가 노빠꾸맨에게 말하였다.

 

“야 여기는 그냥 숲인 거 같은데...”

“이 숲을 뚫으면 뭔가 나오겠지.”

“하지만 길도 없는데 숲을 어떻게...”

 

그러자 노빠꾸맨이 등 뒤에 숨겨놓은 도축용 칼을 꺼내며 말하였다.

 

“다 방법이 있어.”

 

그리고 노빠꾸맨은 무서운 속도로 나무를 차근차근 베어가며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엘리는 이런 노빠꾸맨의 돌진이 이해가 안 되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라가기로 하였다. 이렇게 이들은 직선으로 쭉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때 누군가가 나타나 말하였다.

 

“이봐! 벌목행위를 당장 멈추어라!”

 

그러자 노빠꾸맨이 불쾌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도대체 어떤 피라미가 나를 방해하는 거냐?”

“나는 산림청 직원이다. 이 숲은 환경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벌목을 할 수 없게 되어있다.”

“환경보호구역이고 나발이고 길 가는데 방해되는데 좀 베어도 되지않나?”

 

그러자 산림청 직원이 대놓고 분노를 표출하며 말하였다.

 

“이게 좀이냐?”

 

그리고 산림청 직원이 그의 앞에 서며 말하였다.

 

“이봐! 갈꺼면 멀쩡한 길로 갈 것이지 왜 아무 죄도 없는 나무를...”

 

노빠꾸맨은 단 칼에 산림청 직원을 베어버렸고 산림청 직원의 말도 영원히 끝나버렸다. 엘리는 무감각하게 이를 지켜볼 뿐이었다. 이후 이들은 나무를 베며 계속 돌진하였다. 이때 옆길에서 한 남자가 말을 타고 계속 돌진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들은 서로 교차된 지점에서 충돌하게 되었다. 

 

“이봐! 얼른 자리를 비키지 못할까?”

 

그러자 노빠꾸맨이 말을 탄 남자를 쳐다보며 말하였다.

 

“왜? 넌 저쪽으로 가고있었고 우린 이쪽으로 가고있었는데?”

“그런가? 그럼 빨리 이동 안 하고 뭐하는가?”

“귀찮게시리”

 

그리고 노빠꾸맨은 칼을 들고는 말을 탄 이를 반갈죽시켰다. 그리고 그가 매고있던 가방을 가지고는 말하였다.

 

“이 가방 가죽이라 그런지 매우 좋아보이네. 요긴하게 잘 쓸 수 있겠군. 일단 계속 가자.”

 

그러던 도중 그들은 통나무집을 하나 발견하였다. 때마침 날씨도 어두워지고 있어서 엘리는 그곳에 가서 쉬려고 했던 생각이었다.

 

“야! 여기서 자...”

 

하지만 우리의 노빠꾸맨은 통나무집도 거슬린다는 이유로 통나무집에 칼집을 박았다. 다만 워낙 튼튼한 탓인지 집은 멀쩡히 잘 버틴 것 같다. 엘리는 급히 노빠꾸맨의 철거 행위를 만류시키고 일단 통나무집에 머물기로 하였다.

 

통나무집에 들어가보니 그곳은 침대 하나와 책상 하나, 그리고 물이 담겨져있는 의문의 물통이 전부였다. 엘리가 노빠꾸맨에게 말하였다.

 

“우리 오늘은 여기서 자고가는거 어때?”

“흐음...”

 

엘리는 많이 쉬고싶었지만 노빠꾸맨은 계속 돌진하고 싶어했던 모양이다. 이때 갑자기 누군가가 덜컥 문을 열었다. 노빠꾸맨은 누군지 확인하기 위해 칼을 들고 대기하였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여자였으며 정체불명의 인형탈을 쓰고있었다. 인형탈을 쓴 자가 말하였다.

 

“너는 대체 누구지?”

“나는 노빠꾸맨이다. 니가 집주인인가?”

“그렇다. 어쩔래?”

“그럼 하룻밤만 재워줄 수 있나?”

“미안한데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재워주고싶진 않거든?”

 

그러자 노빠꾸맨이 죽일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런가? 예의없는 놈. 걍 죽어라.”

 

그리고 노빠꾸맨은 인형탈을 쓴 자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그런데 머리가 잘려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아주 멀쩡하게 서있었다. 뒤에서 같이 보고있던 엘리는 물론 그 유명한 천하의 노빠꾸맨도 머리가 잘려나갔음에도 당당히 서있는 그녀를 보고 당황하였다.

 

“너는 대체 정체가 뭐지?”

“나는 머리를 잃은 듀라한이다. 지금 내 머리는 로봇제국에서 만든 머리지. 이왕 죽일거면 차라리 몸을 갈랐어야지. 왜 목을...”

 

그러자 노빠꾸맨이 그녀의 몸쪽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는 오른쪽 손으로 강하게 휘두르는 칼을 막아내며 말하였다.

 

“미안하지만 타이밍은 이미 지났다.”

“젠장”

 

이리하여 노빠꾸맨은 일단 여자 처단을 멈추고 잠시 벽에 기대어 앉았다. 그 순간 통나무집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엘리가 집주인 듀라한에게 말했다.

 

“지금 집이 흔들리는 것 같은데...”

“뭐? 나름 튼튼하게 지었는데?”

 

듀라한이 급히 노빠꾸맨에게 말하였다.

 

“이봐! 집이 매우 흔들리는 것 같은데...”

“저 사람은 제 말 아니면 듣지도 않고 그냥 죽여버려요. 제가 나설게요.”

 

그리고 엘리가 노빠꾸맨의 몸을 흔들며 말하였다.

 

“지금 건물이 너무 흔들리는 것 같은데...”

“뭐?”

 

노빠꾸맨은 엘리의 말을 귓등으로 듣고 있었다. 그러자 듀라한이 엘리를 끌고 급히 밖으로 나오며 말하였다.

 

“이봐요! 저는 저 사람을 구해야...”

“어차피 저 사람은...”

 

그리고 막 밖으로 나온 순간 통나무집은 와르르 무너졌고 노빠꾸맨은 통나무 잔해에 깔렸다. 엘리와 듀라한은 무너진 통나무 더미를 보고 그저 멍때리고 있었다. 엘리가 말하였다.

 

“그럼 전 빨리 그...”

“됐어. 우리끼리의 시간을 갖자고.”

 

그리고 두 사람은 통나무 더미 옆 비상텐트로 들어갔다. 같이 누워있는 동안 듀라한이 엘리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닌 누구냐?”

“아 네, 저는 엘리 이그리드라고 해요. 저 녀석하고는 어린 시절부터 알던 사이죠.”

“그렇구나. 나는 베가 제클린이라고해. 만나서 반갑다.”

“저도 반가워요.”

 

그리고 엘리와 베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근데 좀 궁금한게 있는데요.”

“왜?”

“도대체 무슨 일로 머리를 잃게 되신건지...”

 

베가는 묵혀두었던 기억을 회상하기 시작하였다.

 

”뭐 예전에 보물을 찾기 위해 듀라한족끼리 탐험단을 만들어서 모험을 떠났는데 모험 도중에 적과 싸우다가 머리를 빼앗겼지.”

“저런...”

“모험이 끝나고 나는 다시 듀라한 종족의 마을로 돌아왔는데 머리가 없다는 이유로 같은 종족에게 배척받고 마을에서 쫒겨나게 되었어. 그렇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상황에서 숲속을 방황하다가 누군가를 만났는데 그 사람이 과학자라서 운좋게 새로운 머리를 얻었지.”

“그럼 지금 이 머리가...”

“맞아. 이 머리는 물을 에너지로 하는 로봇머리야. 통나무집 근처에 연못이 있어서 매일 거기서 물을 끌여와서 충전하거든.”

“그럼 그 과학자는?”

“그 과학자도 머리를 만들어주고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어. 이후 나는 숲속에 들어가서 이렇게 통나무집을 만들게 되었고. 그나저나 너는 아까 그 녀석과 다르게 꽤 착하네 근데 왜 재랑 같이 따라다니는거냐?”

“아 그게...” 

 

베가의 말에 엘리가 소곤소곤 말하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어쩔 수 없이 같이 있는 거에요. 뭐 조금만 맘에 안 들어도 다 죽여버리는 놈이라...”

“뭐 그런 것 같더라. 근데 니는 어떻게 저 녀석과 같이 다니는거냐?”

“사실 그게...”

 

그 순간 갑자기 통나무 더미에서 사람 손이 뻗쳐나오더니 더미 사이에서 노빠꾸맨이 기지개를 피며 아주 개운하다듯이 큰 소리로 외쳤다.

 

“예야! 기분좋다!”

 

그러자 베가가 엘리에게 말하였다.

 

“내가 저럴 줄 알았어. 이런 놈은 굳이 안 나서도 살더라고.”

“그래도 사람인데...”

“닌 저게 사람으로 보이냐? 참나...”

 

이때 노빠꾸맨이 그들을 바라보고 말하였다.

 

“이 녀석, 엘리하고 뭐라 씨부리고 있었냐?”

“뭐?”

 

그러자 엘리가 급히 일어나 노빠꾸맨을 바라보고 말하였다.

 

“이봐! 이제 그만 싸워. 저 사람도 머리를 잃어가지고 원래 있던 곳에서 쫒겨나서 여기에 머무르고있는 불쌍한 사람이라는데 저 사람이랑 우리랑 함께하는거 어때?”

 

그러자 노빠꾸맨이 엘리를 쳐다보고 말하였다.

 

“뭐라고? 솔직히 너랑 같이 다니는 것도 귀찮은데 한 놈 더 끼라고? 그것도 머리도 없이 살아있는 괴물을?”

“뭐? 니가 자꾸 이런 식으로 다닌다면 대체 누가 너랑 같이 다니겠냐?”

“솔직히 말해서 나 혼자서도 충분히 다닐 수 있거든? 오히려 니가 나 없으면 더 힘들걸?”

“이게 보자보자하니까...”

 

순식간에 이들 사이에 엄청난 긴장감이 돌기 시작하였다. 노빠꾸맨은 당장 죽일듯한 눈빛으로 칼을 들고는 말했다.

 

“이렇게 모험할거 같으면 걍 내가 혼자 가면 된다. 니들은 알아서해.”

 

그리고 노빠꾸맨은 다시 칼을 들고 계속 나무를 쓰러뜨리면서 전진하였다. 베가가 엘리에게 말하였다.

 

“참 어이없는 놈이네. 조금 화났다고 지 동료도 버리다니...”

“원래 저런 놈이라 하나도 안 이상해요.”

 

이후 깊은 밤이 지나 아침이 되었다. 일어나보니 노빠꾸맨이 나무를 베고간 길이 보였다. 엘리와 베가는 다시 짐을 싸고 그가 간 방향으로 계속 이동하였다. 그러던 도중 베가가 엘리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저 멍청이는 멀쩡한 길을 냅두고 왜 자꾸 나무를 베고가는거냐?”

“녀석이 원래 길을 안 믿어요.”

 

그렇게 계속 나무를 베면서 가던 도중 이들 앞에 정체불명의 동굴이 등장하였다. 베가는 동굴을 보고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엘리가 베가에게 물었다.

 

“혹시 이 동굴을 아세요?”

“글세...”

 

이때 엘리의 눈 앞에 동굴벽에 기대어 자고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직접 가서 확인해보니 노빠꾸맨이었다. 엘리가 노빠꾸맨을 깨우며 말하였다.

 

“이봐, 왜 여기서 자...”

 

그 순간 베가가 엘리를 끌고는 말하였다.

 

“내가 볼 때 저 녀석을 안 깨우는 게 더 나은 것 같아.”

“하지만...”

 

그 순간 노빠꾸맨이 막 일어나 기지개를 펴고 하품을 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일어나 엘리와 베가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야, 왜 니들이 내가 만든 길로 들어가서 여기까지 온거냐?”

 

그러자 베가가 말하였다.

 

“그럼 뭐 여기가 무슨 너의 왕국이냐? 다른 사람도 다 쓰는 숲을 훼손시켜가면서 길을 만든 사람이 누군데?”

“다른 사람도 쓴다고? 알 게 뭐야? 그리고 나 나무 베고 계속 지나가면서 사람은 커넝 동물 한 마리도 못 봤는데?”

 

그러자 엘리가 나서서 말하였다.

 

“이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공공재를...”

“하 시발 그놈의 공공은 개뿔 걍 내가 쓰고싶으면 내가 쓰는거지. 자 그럼 이제 잠도 깼겠다. 동굴로 들어가자. 니들도 들어오고 싶으면 들어오든가.”

“젠장”

 

그리고 노빠꾸맨이 앞에 선 가운데 엘리와 베가도 노빠꾸맨을 따라 동굴에 들어가기로 하였다. 과연 이들은 동굴에서 무슨 일을 겪게 될 것인가?


표지 제작자: GalaxyZFlip